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568)
568화 시장에 돈이 갑자기 풀리면 (5)
[경찰, 마늘밭에서 300억 찾아!]TV에서 기자들에게 인터뷰하는 서인표 경무관.
종로경찰서 형사과장 때부터 와이케이에 충성한 서인표는 1992년 현재, 경무관까지 올랐다.
그리고 올해, 치안감이 되겠지.
군대로 치면 투 스타, 즉 사단장과 비슷한 직위에 오른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그 서인표가 TV에서 기자들에게 입을 잘 털어 그럴듯한 말을 늘어놓고 있었다.
[국민들이 피해 본 금액을 단 한 푼이라도 더 되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사실, 마늘밭의 돈을 찾아낸 것은 최덕배.
윤기는 이번에 작전 세력들이 착복한 이익을 어떻게든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돌려줄 생각이었다.
물론, 잃은 돈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액수겠지.
하지만, 이 돈은 국가가 환수하거나 그럴 돈이 아니라, 피해자들이 우선 구제되어야 할 돈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김병규를 비롯한 다른 작전 세력 일당들이 대형 로펌들을 고용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대형 로펌들의 고용비가 한두 푼이 아닌 만큼, 그 녀석들이 대형 로펌을 고용하는 순간 피해보상에 쓰일 돈이 쓸데없이 나가게 될 테니까.
어차피 질 재판인데 돈을 써서 무엇하겠는가?
그렇다고 대형 로펌한테 ‘너희가 걔네한테 받은 돈은 피해자들의 돈이니까 내놔’라고 하는 것도 좋지 못하다.
그래서 윤기는 대형 로펌들을 향해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한 것이다.
정말 하고 싶은 대로 하는지 보려고 말이다.
“아주 툭하면 유흥업소에서 탕진했다고 하고, 사기꾼들 레퍼토리는 언제나 똑같네요.”
지금 나오고 있는 인터뷰는 생방송이 아니라, 9시 뉴스에 나오고 있는 영상.
따라서 윤기의 대저택에는 모처럼 서인표 경무관이 찾아와 같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거 다 이유가 있습니다. 유흥에 탕진했다고 하면 경찰들이 거기서 자금 추적을 대부분 중단하거든요.”
“어휴….”
“솔직히 경찰 입장에서도 그 말을 마냥 믿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어른의 사정’이라는 게 그 시점에서 발동하는 거죠.”
“어른의 사정이라…….”
“예. 유흥비로 탕진했다고 하는 녀석들이 나오면 오히려 좋아하는 경찰들이 있습니다.”
“왜인지 알겠군요.”
고개를 끄덕이는 서인표 경무관.
“예, 생각하시는 그겁니다. 유흥비로 탕진했다고 범죄자가 직접 말했으니, 그 녀석이 숨긴 돈은 주인 없는 돈이 되는 거거든요.”
결국, 숨겨 놓은 돈을 일부 경찰관이 찾게 된다면, 그 돈은 찾아낸 경찰관이 꿀꺽한다는 얘기다.
“물론, 정의감에 불타는 녀석들은 그 돈을 찾아서 상부에 보고합니다. 하지만, 상부에서도 해당 경찰관을 설득하는 경우가 있어요. 반반씩 나누자고 말이죠. 어차피 범죄자는 자신이 탕진했다고 말했으니까요.”
“이번 경우에도 제가 지시를 안 내렸으면 눈에 불을 켜고 찾으려는 경찰관들이 있었겠군요.”
서인표 경무관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이 있을 때, 갑자기 휴가 내는 녀석들을 유심히 봅니다. 혹은 아예 휴직하는 녀석들도 있지요. 물론, 그 녀석들이 모두 돈을 찾아내는 것은 아니지만요.”
“좀 멍청한 방법인데요?”
“경찰이라고 해서 다 똑똑한 것은 아니니까요. 머리가 돌아가는 녀석들은 자기가 찾는 게 아니라, 자기 가족을 시킵니다. 그러면 뭐 다른 경찰들 입장에서 알 일이 있나요?”
“뭔가 재밌는 일도 있었을 거 같아요.”
서인표 경무관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동시에 돈을 찾아서 실제로 싸운 녀석들을 한번 봤습니다.”
마찬가지로 쓴웃음을 짓는 윤기.
“그러면, 범죄자들 중에서는 출소하고 나서, 숨겨둔 돈 찾아서 호의호식하려고 했는데, 아무것도 없는 땅만 파게 되는 녀석이 있다는 거네요.”
“바로 그겁니다. 그 표정을 한번 직접 보면 재밌을 거 같은데, 그래도 조금 비슷한 걸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아는 교도관한테 부탁해 놨습니다. 오늘 소식, 녀석한테 전해 주면서 사진 좀 찍어 달라구요.”
“오, 교도소에 카메라 반입이 되나요?”
“당연히 안 되죠. 하지만, 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씨익 웃는 서인표 경무관의 말에 윤기 역시 씨익 웃었다.
그리고, 이날 밤.
교도관 하나가 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병규 일당에게 이 소식을 전해 주었다.
그야말로 나라 잃은 표정을 지은 것이 고스란히 찍혀 있는 김병규 일당들의 표정.
여러 장의 사진을 본 윤기가 헛웃음을 지으며 서인표 경무관을 향해 말했다.
“어차피 세상에 나오지도 못할 녀석들이 무슨….”
김병규를 비롯한 작전 세력들이 받은 형량은 최하 70년 이상.
그렇기에 살아서 나올 수 있는 녀석은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된다.
가장 젊은 나이에 나올 수 있는 녀석이 126살 때 나올 수 있으니까, 세계 최고로 오래 살면 혹시 모르긴 하다.
이렇게 일단락된 작전 세력들에 대한 형사재판.
어느새 6월도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일의 마무리가 아직 완벽하게 된 것은 아니었다.
* * *
작전 세력들에게서 환수한 금액은 2천억이 조금 안 되는 금액.
YS는 7월 마지막 날의 주가를 기준으로 이번 작전 세력들이 형성한 주식에 손해 본 피해자들에게 조건부로 공평하게 보상해 주겠다고 선언했다.
보상은 공평하게 해 줄 것이지만, 만약 보상받은 금액보다 적은 피해를 봤다면, 그만큼을 빼고 주겠다는 얘기다.
물론, 큰 손해를 봤을수록 이번 YS의 대처에 불만을 터뜨리긴 했지만, 워낙 손해를 본 사람들이 많은 데다가 공평한 보상이 맞다는 국민 여론이 매우 우세해서 큰 잡음까지는 없었다.
“이번에 손해를 본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야.”
5월과 6월은 그야말로 광기로 들어찬 달이었다.
5월 중순에 있었던 선거 결과는 급증하는 주식들로 인해 제대로 관심조차 받지 못했을 정도.
심지어 N과 YS가 합작으로 추진한 ‘무임승차 폐지’와 관련한 것도 어물쩍 넘어가게 되었다.
왜?
정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주식으로 향했다.
[JD가 남긴 마지막 적폐를 없애겠습니다! 무임승차 제도를 폐지하여 전 국민의 부담을 줄이겠습니다!]{노인을 무시하는 YS를 이대로 두고 볼 수 없습니다! JD 때처럼 확실한 복지정책으로 국민 여러분을 부양하겠습니다!}
각각 YS와 여당 대선 후보의 발언.
만약, 국민들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돌아가지 않은 상황이었다면, 여당 대선 후보는 그야말로 죽살나게 욕을 먹었을 것이다.
감히 JD를 따라 한다니.
더불어서 YS 역시 욕을 좀 먹었겠지.
무임승차를 폐지한다는 발언을 했으니까 말이다.
실제 선거에서도 노년층의 표를 좀 잃었다.
하지만, 생각한 것보다는 확실히 조용하게 일이 끝났다.
당선되자마자 조용히 무임승차를 폐지한 YS.
하지만, 언론도 국민도 모두 이번 작전주와 관련한 보도를 내보내기 바빴기 때문에 무임승차와 관련한 사항은 잘 언급이 되지 않았다.
물론, 왜 공짜로 탈 수 없느냐고 뭐라고 하는 노인들이 있기는 했지만, 지금은 1992년.
평균 수명이 72살인 시대다 보니, 공짜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노년층의 숫자 자체가 적었고, 무엇보다도 승차할 수 있는 대중교통의 숫자가 적었다.
그렇기에 정말,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불만 여론.
따라서 YS는 불만 여론에 대해서는 그냥 무시하고 강행하는 것으로 마음먹었다.
어중간하게 언론에 나와서 해명하거나 하면 그게 오히려 불똥 튈 가능성이 높으니까.
[어차피 사람은 자기가 불편한 게 아니면 별로 관심이 없어. 그러니까 괜찮을 거야.]이 말 이후로는 완전히 신경을 끈 YS였기에 지금 윤기와 YS의 화제는 단연코 이번 작전주였다.
“예, 그래서 회수한 2천억을 우선 피해자 구제에 써야 한다는 거죠.”
“그나마도 어떻게 자네가 돈 위치를 다 알아내서 다행이야.”
만약 윤기가 돈 위치를 먼저 알고, 서인표에게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돈이 되었을 가능성이 분명 있었다.
“그렇죠. 그나저나 각하, 피해자의 구제는 사실 이제 더 할 것이 없어요.”
YS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어쨌든 자기들이 돈에 미쳐서 생긴 피해니까 말이야. 그리고 가해자들도 아주 화끈한 형량을 먹었지. 진짜 자네 덕분이야. 자네가 교도소를 늘리지 않았다면 그런 형량은 불가능했겠지. 아, 재판의 반자동화도 그렇고.”
윤기는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받았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하네요. 그런데, 한 가지 더 추진해야 할 사항이 있어요.”
“무엇인가?”
YS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상장 주식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자격증이 필요하게끔 하는 거죠.”
“호오, 자격증?”
윤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주식의 장점이 접근성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헛소리예요. 접근성이 없는 주식은 서민들 입장에서 돈을 잃는 지름길일 뿐이죠. 상장 주식을 거래하고 싶다면 반드시 자격증이 필요하도록 제도를 도입했으면 해요.”
“좋아, 마침 이번에 이런 일이 있었으니 시기도 적절하구만.”
N은 윤기의 말을 들으면, 조심스럽게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위험성을 반문하는 타입.
반면 YS는 자신의 생각이 윤기와 일치하면 쿨하게 바로 추진하는 타입이었다.
그리고 YS는 윤기의 말에 한 가지, 원래 역사에서 자신이 추진했던 제도를 떠올렸다.
“그래, 금융실명제가 필요하겠구만!”
YS의 최고 업적을 꼽으라면 반드시 거론되는 금융실명제.
이 금융실명제가 여론의 힘까지 업을 수 있는 상황에서 시행될 기회가 왔다.
“네, 그것도 시행하면 정말 좋겠네요.”
“좋아, 그러면 지금 바로 시행하면 되겠는가?”
“일단 세부적인 사항을 정한 다음 시행하는 거로 하죠. 제가 처음부터 진두지휘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7월이랑 8월은 조금 바쁠 것 같거든요.”
“어라, 그런가? 아!”
YS는 윤기가 왜 7월과 8월에 바쁠지 깨닫고는 무릎을 탁 쳤다.
“네, 그것 때문이에요.”
그렇다.
조만간 메릴이 출산한다.
* * *
비록 윤기가 바쁘게 지냈다고는 해도, 메릴이 임신한 동안은 정말 가능하면 최선을 다해서 국내에 있으려고 했다.
그 덕분에 메릴은 임신 동안 내내 나름 꽤 괜찮은 기분을 유지했다.
그리고 오늘.
메릴은 상당히 부푼 배로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윤기는 그런 메릴의 배에 귀를 갖다 댔다.
“애기들이 발로 차!”
마치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는 윤기의 모습.
실제로 메릴의 부푼 배에서 뽈록 하는 모습이 잡히면서 윤기의 볼을 살짝 찔렀다.
“우리 애기들이 축구선수가 되고 싶은가 봐.”
“그러게, 발힘이 쎄.”
서로가 환히 웃는 메릴과 윤기.
“여자아이일까, 남자아이일까? 아니면 둘 다일까?”
쌍둥이를 임신한 메릴.
그런데 놀랍게도 윤기와 메릴은 아직 아이들의 성별을 모르고 있었다.
[어…, 육아용품 미리 사 놔야 하지 않아?]전직 산부인과 의사이자, 지금은 와이케이 제약의 사장인 이인해의 말.
하지만, 윤기는 이인해의 조언에 어깨를 으쓱였다.
“필요한 물건을 당일 살 수 있는 재력이 있는데 별로 상관없잖아요? 그날의 호기심으로 놔둘래요.”
메릴 역시 이에 동의했기에 둘은 태어날 아이가 어떻게 될지 무한한 호기심과 함께 기다렸다.
“잘자.”
메릴의 뺨에 가볍게 키스를 한 윤기.
이후 메릴과 윤기는 함께 잠이 들었다.
그렇게 새벽 2시.
윤기는 메릴이 자신의 손을 꽉 잡는 느낌에 잠에서 깼다.
“으, 응…?”
잠결이지만, 바로 메릴을 바라보는 윤기.
그러자 살짝 식은땀을 흘리는 메릴이 보였다.
“나…, 배…, 배가 아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