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596)
596화 쇄국정책의 장점 (5)
[어…?]{중국 정부가 한국전쟁에 참여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
그야말로 가불기.
만약, 여기서 맞다고 하면?
중국이 왜 한국전쟁 때 ‘중국 인민지원군’이라고 정규군의 명칭까지 바꿔서 의용군처럼 보냈을까?
애초에 6‧25 전쟁은 북한의 불법 남침으로 시작되었다.
따라서 UN군이 대한민국의 편을 드는 것은 국제법상 문제가 없다.
하지만, 북한 편을 든다면?
국제법상으로 불법이기 때문에 추후 전쟁 책임이 막중해진다.
괜히 소련이 소극적으로 지원했겠는가.
소련은 북한에 물자를 아주 빵빵하게 지원해 줬다.
전차, 전투기 같은 군수물자를 판매했고, 군사고문관도 3천 명 이상 대기시켰을 정도.
다만, 소련의 군사고문관들은 북한군이 38선을 넘는 순간 동행하지 않았다.
이것은 소련이 한국전쟁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다.
물자 판매야 물자를 판매한 거라고 변명하면 되지만, 군인이 참전하는 것은 국제법상으로 명백한 불법.
하지만, 중국은 중국 인민지원군이 참전한 것이라고 하면 종전 협정에 참여할 권리를 잃게 되는 것이고, 중국 정부가 개입한 것이라고 하면 국제법상 불법을 저지른 과오를 변명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중국은 일단 침묵했다.
지금은 머리를 굴려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
그렇다면 중국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만약, 원래 역사에서의 90년대 중국이었다면 ‘중국 인민지원군’이 맞다고 했을 것이다.
90년대의 중국은 아직 세계를 상대로 제조국의 위치, 시장국가로서의 위치를 확립하지 못하고 있을 때였으니까.
하지만, 윤기의 역사에서의 90년대 중국은 달랐다.
이미, 미국이 대놓고 중국과의 교류를 중단한 상황.
따라서 중국 입장에서 미국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었다.
더불어서 서유럽의 제조 위탁이 본래 역사에 비해서 꽤 높은 수준이었다.
원래대로라면 동유럽이 서유럽의 제조를 어느 정도 위탁해 줘야 하는데, 소련이 붕괴하지 않은 바람에 서유럽 입장에서 생산을 위탁할 수 있는 국가가 상당히 한정되어 버렸다.
소련도 안 되고, 한국도 안 되고, 동유럽도 안 되는 상황.
그럼 남은 건?
중국과 일본, 아프리카, 남미 정도인데, 아프리카는 군벌이 너무 많아서 안정성이 심각하게 떨어지고, 남미는 윤기 역사에서 친미 성향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과 일본밖에 없으니 서유럽 입장에서는 중국이 뭐라고 발표하든 조용히 있거나 지지할 수밖에.
따라서 윤기의 역사에서의 중국은 침묵을 깨고 자신의 의견을 다시 발표했다.
[그렇다, 중국 정부가 참전한 것이 맞다. 중국은 동맹을 버리지 않는다.]그야말로 당당한 중국.
그렇다면 미국은 여기에 어떻게 반응했을까?
한국어 기준으로 딱 세 글자만 말했다.
{알았다.}
* * *
대한민국, 소련, 미국, 북한.
이 네 곳의 최고 통수권자가 대한민국에 모였다.
YS.
고르바초프.
부시.
김일성.
그야말로 절대 한자리에 모일 가능성이 없다고 사료되던 네 명의 인물들.
이 네 명이 모이자, 기자들은 연신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더불어서 외국인 기자들도 있었다.
미국인 기자들, 그리고 미국 신문사를 경유해서 허가받은 타국의 기자들까지.
그야말로 셔터가 무수히 눌리는 가운데, 네 사람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거, 전 대통령님께 너무 죄송한데요? 1년만 딱 더 하셨어도 이 자리에 앉으셨을 텐데, 이거 아무래도 제가 운을 타고났나 봅니다.”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N.
정말, 대놓고 좋아하는 N의 모습에 기자들은 좋은 셔터 찬스라 생각하고 다시 마구 셔터를 눌렀다.
“저야말로 이 자리에 저를 불러주셔서 영광입니다. 우리 소련은 한국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말이지요.”
고르바초프는 소련이 한국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관철했다.
그렇다면, 여기에 왜 온 것일까?
애초에 정전협정 때 서명한 것도 아니니 소련의 서기장인 고르바초프가 종전 협정에 올 이유가 없다.
물론, 지금은 종전 협정이 아니라 정상회담.
10월 중순인 지금, 다음날이 종전 협정이고 오늘은 그저 회담일 뿐이다.
“종전 협정이 완료되면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에 있는 시베리아 철도와 대한민국의 철도가 이어질 텐데 당연히 오셔야지요.”
부시의 입에서 나온 정답.
더불어서 부시는 중국이 자신을 거스른 만큼, 일부러 고르바초프를 불렀다.
중국은 못 오는데 소련이 온다면 중국 입장에서 매우 열 받을 테니까.
이미 중국을 확실한 미래의 적으로 돌린 만큼, 부시 입장에서 더 이상 거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세계 초강국 미국의 대통령인 만큼, 부시는 자신의 행보를 믿었다.
“이 모든 것이 부시 대통령님의 결정 덕분이지요. 우리 소련은 앞으로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힘쓸 것을 약속드립니다.”
대놓고 부시의 얼굴에 금칠해 주는 고르바초프.
이는 부시에게 노벨 평화상을 안겨 주기 위한 윤기의 전략이기도 했다.
[노벨 평화상? 받으면 좋겠지만, 나는 그런 것보다 인민의 안정이 더 중요하다네.]‘윤기 평화상이라도 드릴까요?’라고 우스갯소리를 들은 고르바초프가 껄껄 웃었던 것은 덤.
더불어서 YS 역시 노벨 평화상에는 욕심내지 않았다.
어차피 ‘종전 협정을 이루어낸 대통령’, 이 하나만으로도 역사에 길이길이 이름이 남을 텐데 뭐 하러 노벨 평화상에 욕심을 부리겠는가?
그렇다면 남은 것은 김일성.
당연히 말할 것도 없다.
다만.
‘만약 내가 이 자리에서 진실을 폭로한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 북한의 최고 통수권자는 자신이 아니라 아들 김평일이며, 자신은 고르바초프에게 납치당해 시베리아에서 힘든 생활을 보냈다는 사실.
이 사실을 기자들 앞에서 폭로한다면 어떻게 될지 김일성은 짱구를 굴리고 있었다.
사실, 김일성 입장에서 한 가지 조건만 추가된다면 충분히 배팅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중국이 김일성의 현 상황에 대해 알고 있었다’라는 조건 말이다.
만약, 그랬다면 중국은 김일성을 소련에서 빼 오기 위해 첩보작전을 실행했을 것이다.
어쨌거나 대외적으로 북한의 최고통수권자는 김일성.
그런 상황에서 김일성이 중국에서 뿅 하고 나타나서 진실을 폭로한다면?
부시 역시 김일성에 대한 진실을 모르기 때문에 단번에 윤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것이고 종전 협정에 관한 이야기도 흐지부지되었겠지.
아니, 그 수준을 넘어서 폴슨까지 경질되고 미국은 새로이 전략을 수집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김일성에 대한 진실을 몰랐고, 김일성은 진실을 폭로할 용기가 없었다.
더불어서 윤기는 아예 존슨까지 대기시켜 놨다.
만약 김일성의 상태가 심각하다면 김일성의 ‘안전주의’를 자극하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김일성은 존슨을 이용하지 않아도 결국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였다.
“제 과거의 과오가 드디어 청산된다고 하니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비록 인민들을 위해서였다고는 하나, 남조선, 아니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 드렸습니다. 종전 협정이 완료되면 대한민국 정부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결국, 자신의 현재 처우가 개선되는 쪽으로 판돈을 배팅한 김일성.
이 모습에 윤기는 속으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야, 시키지도 않았는데 저런 말까지 하는 것을 보면 대우를 조금 개선해 줘야 하나?’
고르바초프 역시 티를 내진 않았지만 같은 생각이었다.
더불어서 부시가 함박웃음을 지은 것은 덤.
“이거, 세계 역사에 새로운 장이 열리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건배할까요?”
말과 함께 한국 전통주 잔을 들어 올리는 부시.
이에 YS와 고르바초프, 그리고 김일성 역시 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잔을 비운 후, 김일성은 눈물을 흘렸다.
‘우우…, 이게 얼마만의 술이야….’
술맛에 감격해서 우는 김일성.
하지만, 기자들에게는 김일성이 부시의 이번 행동에 감화되어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였다.
“이거, 우리 김일성 주석께서 이번 종전 협정에 감동하신 것 같습니다. 부시 대통령님 덕분에 이런 모습도 다 보는군요.”
아주 적절한 YS의 지원사격.
그리고 다음 날.
유엔군 사령관을 겸직하고 있는 주한미군 사령관과 김일성은 종전 협정에 서명했다.
* * *
중국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종전 협정에 참여하기 위해서 중국 정부가 전쟁에 참전한 것이라고 했는데, 중국 없이 종전 협정이 완료되었으니까.
그렇기에 중국은 미국에 항의서한을 보내고, 국제사회에 미국을 지탄했다.
[중국이 참여하지 않은 종전 협정은 국제법 위반, 인정할 수 없어!]어떻게 보면 중국의 논리가 맞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 윤기, 그리고 부시가 일을 진행한 방식은 아주 간단했다.
{어쩌라고?}
그렇다.
이게 윤기와 부시가 이번 일을 진행한 방식이다.
한국은 UN에 가입하지 않았다.
그리고 중국과의 민간 교역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척을 진다고 해서 문제가 생길까?
전혀 없다.
심지어 북한은 친중파가 척살된 지 오래다.
김정일을 정치권에서 제거하면서 같이 제거된 장성택을 비롯한 친중파.
이제는 소련으로부터 식량과 전기를 받고 있는 만큼, 중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
더군다나 김평일은 윤기의 충복 아니던가.
사실 김평일은 김일성의 대우를 조금 좋게 해 준다는 내용에 살짝 아쉬움을 드러내긴 했었다.
하지만, ‘정통성 있는 북한의 후계자’가 될 수 있게 해 준다고 하니 나름대로 만족한 듯 동의.
여기에 미국과 소련까지 동의하니 사실상 종전 협정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
유럽 입장에서 이번 일에 대해 침묵할 수 있어도 미국을 지탄할 순 없다.
중국에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긴 했어도 아직 경제적 종속 단계는 멀었으니까.
제3국가들은 더더욱 미국을 욕할 이유가 없다.
중국이 제3국가들과 일대일로를 강력히 추진하는 것은 2010년대 후반이었으니까.
“우리가 종전하겠다는데 지들이 어쩔 건데요?”
“그렇지. 우리가 종전하겠다는데 지들이 어쩔 거야?”
청와대에서 포도주스로 건배하는 윤기와 YS.
YS의 주량은 보통 포도주 반병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윤기가 술을 안 마시기 때문에 포도주잔에 포도주스를 따라서 건배하고 있었다.
일종의 축배 분위기를 내기 위함이랄까?
그리고 잠시 후, 윤기와 YS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코코아로 건너뛰었다.
“커피도 나쁘지 않지만, 역시 코코아가 제일이야.”
“저도 이제 분위기 안 잡아도 되니 코코아로 가려구요.”
커피는 어른의 분위기.
코코아는 어린이의 분위기.
이것은 그야말로 국룰.
하지만, YS가 대놓고 직설적인 면모를 보였기 때문에 윤기도 YS 앞에서는 나름대로 편하게 지냈다.
크림빵에 코코아.
조촐하다면 조촐하지만, 맛있지 않은가.
크림빵을 바라보며 윤기는 어쩐지 과거가 떠올랐다.
‘생각해 보면 나의 정치는 크림빵에서 시작된 건가?’
어린 시절 원희와 했었던 크림빵 경쟁.
그 시절 생각을 떠올리며 한입 베어 무니, 달콤한 크림의 맛에 절로 미소가 나왔다.
“자네는 참으로 서민적인 재벌이야.”
“이런, 빨리 서민을 부자로 만들어야겠는데요? 그래야 제가 비싼 것을 먹어도 이상하게 안 보이죠.”
호들갑을 떠는 윤기의 모습에 다시 웃음을 터뜨리는 YS.
잠시의 간식시간이 지나고, YS가 다시 국방개혁과 관련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국방개혁에서 시작된 종전 협정.
그러나 아직도 국방개혁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말이야, 아직도 북한을 못 믿겠다는 놈들이 있는데 어떻게 하지?”
종전 협정을 맺어도 북한이 뒤통수를 치면 어쩔 거냐고 악을 쓰고 반대하는 자들.
윤기는 싱긋 웃으며 초강수를 가볍게 말했다.
“기존 휴전선에 존재하는 북한의 모든 부대가 중국 쪽의 국경으로 이동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