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623)
623화 와, 시베리아 철도! (2)
의외로 한국에서 시베리아 철도의 존재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았다.
소련이라는 거대 국가와 북한을 잇는 철도 공사.
당연히 엄청난 인력이 투입될 수밖에 없고, 공사 기간 역시 길다.
그렇다는 건?
각국의 위성들이 보기 싫어도 보게 된다는 얘기다.
당연히, 각국의 정보단체에서 정치가들에게 내용이 전달되었고, 이러한 내용은 언론을 통해 세계로 뻗어 나갔다.
단지, 한국과 북한 사이의 철도를 잇는다는 내용만 퍼지지 않았을 뿐.
그런데, 그것도 얼마 전부터 추측하는 사람들이 나타났었다.
이유는 바로 종전 협정.
북한과 한국 사이의 분위기가 워낙 좋으니 ‘혹시?’ 하고 추측하는 사람들이 생겼던 것이다.
그리고 오늘, 윤기가 YS와 시베리아 철도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자, 당연히 대한민국 행정부에도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딱히 특급 기밀이라고까지 할 것은 없었기 때문에 윤기와 YS가 정보 차단을 하지 않은 사안.
그렇기 때문에 김칫국을 마시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소련과 북한을 잇는 시베리아 철도, 대한민국에도 이어지나?] [이미 송유관을 건설한 소련과 북한, 혹시 대한민국도?]언론이야 당연히 이런 기사를 쓸 수 있다.
그러니 언론이 뭐라고 떠들든 윤기 입장에서 이래라저래라할 이유도 권한도 없다.
문제는 국회의원들이었다.
“각하, 조만간 시베리아 철도 공사가 시작된다면서요?”
YS의 집무실을 찾아온 7명의 국회의원들.
그들을 보며 YS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역시 입단속 안 시키면 소문 퍼지는 거 순식간이라니까.”
국회의원들은 모두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대표 격으로 말하는 한 명의 국회의원이 있었다.
“각하, 저희가 찾아온 이유를 아시겠지만, 가능하시다면 저희 선거구에 시베리아 철도 정차역을 좀…….”
뒷말을 흐리는 국회의원.
그 모습에 YS는 참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그냥 적당히 얼버무렸다.
“아직 확정된 게 아무것도 없어. 나중에 확정 나면 추가로 설명할 테니까, 일단 나가 봐.”
“그래도 각하께서 힘을 쓰시면 어떻게든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꼭 좀 부탁드립니다.”
“나도 잘 모른다니까, 일단 나가 봐.”
이날 하루, YS는 참 많은 국회의원들의 방문을 받았다.
그리고 다음 날.
YS는 진절머리를 치며 윤기에게 말했다.
“이제 슬슬 국회의원 끗발 떨어진 거 깨달을 때도 되지 않았나? 왜들 이러는 거래?”
YS의 말은 사실이었다.
원래 국회의원이란 게 무엇인가?
선거철에 전통시장 가서 떡볶이 좀 잡숴 주시고, 순대도 입안에 좀 밀어 넣고, 오뎅 한 작대기 들고 사진 좀 찍는 것이 바로 국회의원.
그리고 당선되는 순간 이런 서민 음식하고는 이별한다.
90년대라면 고급 요정에 가서 옆에 여자 끼고 비싼 양주 마시고, 금두꺼비도 좀 받아 주시는 것이 바로 국회의원.
그런데, N의 정부부터 이러한 그림은 차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첫 번째 이유는 뇌물을 줄 재벌들의 현금이 엄청나게 줄어들었다는 것.
JD 때 날린 현금 1,000억이 아직도 복구 안 되고 있을 정도니 말 다 했다.
두 번째 이유는 윤기가 국회의원들 중 굵직굵직한 자들을 따로 챙겨 주고 있었다는 것.
N의 정부 초창기, 윤기는 국회의원들을 두루두루 챙겨 줬다.
그래야만 입법부를 장악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검찰로 치면 검찰총장만 챙겨 주는 방식.
물론, 검찰 쪽에서 최후의 발버둥을 한번 치긴 했다.
YS로 대통령이 바뀌고 나서 검찰총장 역시 한본찬에서 다른 인물로 바뀌었는데, 해당 인물은 검찰의 희망으로 분류되기까지 했다.
[꼭 정권에 대항해야 합니다!]당연히, 이러한 제안에 동의해서 검찰 추천을 받아 후보에 오른 해당 인물.
하지만, 윤기는 그가 거절하지 못할 조건을 제시했고, 그는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다른 검찰 사람들을 배신했다.
국회의원들 역시 비슷한 상황.
그런데 이마저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이유는 바로 예전 검찰에게서 입수한 국회의원들의 비리 관련 문서들 덕분.
덕분에 어지간한 국회의원들은 행정부에 반항하려고 할 때마다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정말 대놓고 반항하려고 한다?
그러면, 검찰총장이 ‘이놈!’ 하면서 끌고 간다.
법관들의 생사여탈을 쥐고 있는 대법원장.
마찬가지로 검찰 인원들의 생사여탈을 쥐고 있는 검찰총장.
아직 경찰청장이 되지는 못했지만, 경찰 내부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서인표 ‘치안정감’까지.
오랜 기간 윤기의 밑에서 충성을 바쳐온 서인표는 어느새 경찰청장의 바로 아래 단계까지 승진한 상태였다.
이렇듯 판결을 내릴 판사들과 구형을 할 검찰, 여기에 수사할 경찰까지 윤기의 손아귀에 있는데 국회의원들이 도대체 뭘 하겠는가.
“연봉이요.”
의외로 윤기는 정답을 내어놓았다.
“응?”
“연봉이요. 국회의원 연봉 높잖아요.”
2020년 국회의원의 연봉은 무려 1억 5,188만 원.
여기에 의정활동 경비, 정근수당, 명절 휴가비, 가족수당, 자녀 학비 보조금, 보조 인력의 급여까지 합치면 7억 가까이 된다.
보조 인력의 연봉은 예외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를 뺀다 해도 무려 2억 5천.
“음…, 연봉 때문인가?”
“지금 대한민국의 국회의원들은 ‘끓는 물 속의 개구리’랑 똑같아요.”
“아, 그 이야기 나도 들어 봤어.”
처음부터 끓는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바로 튀어나오지만, 아주 천천히, 정말 끈덕지게 시간을 들여서 물을 끓인다면 개구리는 물 밖으로 탈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처음에는 제가 국회의원한테 두루두루 잘해 줬잖아요? 그리고 다른 집단도 꽉 잡고 있으니, 국회의원들은 우리가 제안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밖에 없었죠.”
“그렇지.”
“그중에서도 국회의원들의 명줄을 뒤흔든 법안은 두 개예요. 하나는 부동산, 다른 하나는 주식.”
“아!”
박수를 짝 하고 한 번 치며 ‘알겠다’는 표정을 짓는 YS.
“제가 부동산 폭등도 억제해 놨고, 주식 폭등도 억제했어요. 그럼 남은 건 재벌인데, 다른 재벌들은 현재 국회의원에게 뇌물을 바칠 메리트가 없네요?”
“요약하자면, 지금 국회의원들은 의외로 연봉이 큰 메리트다?”
“네, 맞아요. 그리고, 아마 불안해서 그런 걸 거예요.”
“불안하다고?”
“네, 사고 치는 국회의원을 빼면 딱히 면면을 우리가 교체하지는 않지만, 다들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들지 않겠어요? ‘혹시 우연히라도 내가 선거에 진다면?’이나 ‘만약 내가 다른 사람으로 교체된다면?’ 같은 생각이요.”
“아아…….”
윤기는 N의 시절 지원해 줬던 국회의원의 목록을 굳이 교체하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목록이 100퍼센트 유지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추문을 일으켰던 국회의원을 저번 총선에서 지원해 주지 않았기도 했고, 지원해 줬는데도 애매한 이미지 때문에 선거에서 떨어진 사람들도 있죠.”
윤기는 바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 시베리아 철도의 정차역을 지역구에 유치하겠다고 홍보해서 이미지를 쌓을 생각일 거예요. 꽤나 확실한 카드니까요.”
“하긴, 시베리아 철도의 정차역이 생긴다면 관광업이 발달할 수가 있으니까.”
“그것도 있지만, 물류 허브가 되는 게 가장 베스트죠. 대전이 바로 대표적인 사례잖아요?”
“아, 그렇네.”
고개를 끄덕이던 YS가 이제 모두 알겠다는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면, 어떻게 할 셈인가? 국회의원들 요청 들어줄 거야?”
윤기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시베리아 철도의 정차역은 최대한 개발이 안 된 지역에 세울 거예요.”
윤기는 균형의 수호자다.
* * *
일단 YS가 국회의원들을 대하는 노선은 확실히 정해졌다.
“야, 상식적으로 너네가 선거에서 지는 게 말이 되냐?”
또다시 자신을 찾아온 국회의원들을 향해 YS는 한심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건 그렇습니다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심리가 있어서 말입니다.”
멋쩍은 미소와 함께 뒤통수를 긁는 국회의원 한 명.
그 뒤로 다른 국회의원들 역시 비굴한 웃음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하고 있었다.
“도대체 뭐가 ‘혹시나’ 하는 심리인데?”
“아니, 그거야 뭐…….”
다시 말을 흐리는 국회의원들을 향해 YS가 혀를 찼다.
“야,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국회의원 당선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왜 이렇게 불안해하는 거야, 어?”
윤기와 YS 입장에서는 그렇다.
선거 자금 확실히 지원해 주고, 와이케이와 연계하여 지역 사회에 이미지를 좋게 할 기회까지도 주고 있는데, 뭐가 문제냐는 것이다.
그런데, 국회의원들 입장에서는 조금 생각이 달랐다.
“그래도 승리할 확률을 100퍼센트로 굳혀 두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연신 비굴한 웃음을 흘리는 국회의원들.
일단, 윤기가 장악하고 있는 입법부의 정당들은 기존의 국회의원들이 마찬가지로 내부 장악을 하고 있었다.
한 번 국회의원을 하면 계속 국회의원을 하도록 말이다.
그런데 국회의원 자리는 한정되어 있다.
그렇다는 건?
국회의원이 하고 싶은 다른 사람의 불만이 필연적으로 쌓인다는 얘기다.
따라서 저번 총선 때 공천받지 못한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모여서 새로운 정당을 만들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그리고 적은 사례지만, 이들은 윤기의 지원을 받은 국회의원들을 저번 선거에서 이겼다!
그리고 윤기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뭔가 이상하겠지.
윤기가 한 번 손을 잡았던 사람을 버리고 새로운 손을 잡다니 말이다.
그런데, 다 이유가 있었다.
“야 이, 병신새끼들아! 저번 총선에서 진 놈들은 죄다 해선 안 될 짓 해서 떨어진 거잖아! 비서를 성추행하고, 술 처먹고, 일반인 귀싸대기 때리고, 바람피우다가 아내한테 소송당해서 이미지 떨어지고! 얘네가 진 게 내 탓이냐?!”
그렇다.
윤기는 먼저 부하를 버리는 일은 없지만, 하지 말라는 짓을 한 부하는 거리낌 없이 버린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어떻게 와이케이의 이름으로 계속 지원할 수 있겠는가.
이걸 알아야 하는데, 국회의원들은 그저 불안하다고 YS에게 떼를 쓰고 있는 격이다.
“크흠, 크흠, 그, 그렇긴 합니다만….”
그래도 뭔가 아쉬운 듯한 국회의원들.
YS는 그런 국회의원들을 향해 소리를 버럭 질렀다.
“다 꺼져, 이 머저리들아! 무슨 말도 안 되는 요청을 해 오고 있어!”
결국, 명백한 축객령을 내린 YS.
그런데, 이들이 떠나고 5분도 되지 않아 비서가 새로운 국회의원들이 왔다는 사실을 알렸다.
“아이고, 머리야…….”
한동안 고생 꽤나 할 YS였다.
* * *
국회의원들의 불안과 관련해서는 어쩌다 보니 YS가 총대를 메게 되었다.
그런데, 상황은 의외로 새로운 국면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새로운 상대’가 나타났다는 거지만 말이다.
국회의원을 제압했더니 나온 새로운 상대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일반 국민들이었다.
물론, 전체는 아니고 일부.
[우리 지역에 시베리아 철도 정차역을 지어라!]그렇다.
핌피(PIMFY) 현상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