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644)
644화 너 내가 다 봤어 (1)
서준이와 하윤이의 돌잔치는 도대체 얼마나 어마어마할까?
그리고 누가 초대를 받을 수 있을까?
당연한 말이지만, 이번 돌잔치는 다른 재벌들에게 있어서도 상당히 기다려지는 일이었다.
[[[[[이번에는 꼭 눈도장을 찍어야 해!!]]]]]하지만, 윤기는 저번처럼 재벌들을 일괄적으로 초대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유도 선언했다.
{도청 장치 때 일 때문에 아는 사람만 초대할 거예요.}
덕분에 재벌들은 빡쳤다.
그냥 빡친 것도 아니고 아주 개빡쳤다.
[[[[[진짜 개색기들 때문에!!]]]]]윤기와 한 번 만날 수 있는 건 경제학적으로도 엄청난 가치인데, 도청 장치 때문에 망했다.
그렇기에 서준이와 하윤이의 돌잔치는 기본적으로 와이케이 그룹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들로 한정되었다.
직계 가족들, 혈족들, 인척들, 그리고 측근들.
다시 이들의 혈족과 인척들.
이것만으로도 이미 숫자가 몇천 명을 넘겼다.
그리고 돌잔치인 오늘, 윤기와 메릴은 각자 서준이와 하윤이를 안고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엄마와 아빠를 닮아서 정말 눈부시게 귀여움을 뽐내는 두 아기.
초롱초롱한 눈으로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무릇 사람들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우리 애들이 저 아기들을 닮았다면….] [우리 부모님이 저분들을 닮았다면….]그야말로 ‘웃픈 패륜(?)’이 벌어지고 있는 사람들의 머릿속.
더불어서 저택 인력들은 들어오는 선물들을 정리하느라 그야말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금반지는 됐어요. 저, 금 많아요.]농담이 아니라, 정말 금을 수백 톤 넘게 소유하고 있는 윤기.
거스터 공화국을 공격하면 황금왕이 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괜히 도는 게 아니다.
B-2 폭격기가 눈을 부릅뜨고 지키고 있는 거스터 공화국.
근처에 있는 국가들이 전부 아프리카 빈곤국인 것을 감안하면 금을 보관하기에 그 어디보다도 안전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선물을 받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윤기는 돌잔치 때 어떤 선물을 받을지 궁금하기도 해서 일부러 그냥 놔두었다.
따라서 저택에 그야말로 산처럼 쌓이는 선물들.
물론 현금 선물도 있었지만, 윤기가 워낙 부자였기에 방문한 사람들은 대부분 현금보다는 물건을 선물하는 경향이 강했다.
“자, 그러면 모두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간입니다!”
사회자의 우렁찬 외침.
야외에 임시로 설치된 무대가 있었고, 그 무대 위에 서준이와 하윤이가 집을만한 물건들이 정말 잔뜩 깔려 있었다.
돌잔치의 3대 국룰인 실, 연필, 돈은 물론이고 다른 물건들까지 잔뜩 정렬되어 있는 무대.
“회장님! 사모님! 서준 도련님과 하윤 아가씨를 내려놓아 주세요!”
무대 위에서 서준이와 하윤이를 내려놓는 윤기와 메릴.
그러자 서준이와 하윤이는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로지 측근과 직계 혈족들만이 올라올 수 있는 무대 위.
그리고 무대 아래를 가득 메우고 있는 다른 사람들까지.
서준이와 하윤이는 수천 명의 성원 속에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과연 어떤 물건을 처음 잡게 될까?
“너는 애들이 뭘 잡았으면 좋겠냐?”
최기현의 말에 콜슨이 말할 것도 없다는 듯이 외쳤다.
“실이지! 우리 서준이랑 하윤이는 오래 살아야 돼.”
“역시 그렇지? 돈이고 붓이고 다 필요 없어. 역시 실이야.”
윤기와 메릴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어차피 돈이야 썩어날 정도로 많고, 공부도 꼭 잘할 필요는 없다.
그저 씩씩하게 오래오래 살아 주기만 하면 된다.
물론, 측근들은 의견이 조금 갈렸다.
아무래도 와이케이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농후한 서준이와 하윤이다 보니 연필이나 붓이 매력적으로 느껴진 것이다.
“아, 그리고 보니 윤기 녀석, 너한테 안기지 않았었냐?”
문득 생각났다는 듯한 콜슨의 말에 최기현이 거드름을 피웠다.
“엇흠! 그렇지. 우리 윤기가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어휴…, 그나저나 서준이든 하윤이든 한 명이 나한테 오면 좋겠어. 나도 그런 경험 좀 해 보게 말이야.”
“네가 그런 말 하니까 갑자기 나도 욕심이 생기는데?”
최기현 & 콜슨 :
나 서준이와 하윤이가 다가와서 안기는 상상함.
하지만 어림도 없지.
놀랍게도 서준이와 하윤이는 두리번거리더니 정아가 있는 방향을 향해 기기 시작했다.
“아…, 정아한테 가려나 보다.”
못내 아쉬워하는 콜슨의 말에 최기현 역시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하긴, 정아가 서준이랑 하윤이를 엄청 챙겼으니까 말이야.”
실제로 서준이와 하윤이는 정아의 바로 앞까지 도착했다.
“꺄악, 서준아, 하윤아!”
그야말로 감동한 듯, 좋아하는 정아.
하지만, 갑자기 박연지가 정아의 옆에 나타났다.
“정아야, 반칙하면 안 되지?”
뒤로 숨기고 있던 정아의 손을 앞으로 공개하는 박연지.
“앗, 엄마!”
“에효, 누구 닮아 이런 건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박연지의 모습과 동시에 정아가 들고 있는 달콤한 바나나가 사람들에게 공개되었다.
“에헤헤….”
어물쩍 웃음으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정아.
그렇다.
정아는 자신의 등 뒤로 바나나를 흔들었고, 서준이와 하윤이는 익숙한 색깔의 흐릿한 물체를 귀신같이 파악한 것이었다.
“누나! 누나!”
“언니! 언니!”
정아가 얼마나 많이 애들과 시간을 보냈는지 명확하게 보여 주는 모습.
물론, 서준이와 하윤이의 목표는 정아가 아니라 바나나였다.
“뭐하니, 안 주면 애들 울어.”
박연지의 말에 어색한 웃음과 함께 바나나를 뚝 잘라 두 아기의 손에 쥐여주는 정아.
그러자 서준이와 하윤이는 환한 미소와 함께 꺄꺄 웃음을 터뜨렸다.
조막만 한 손에 들린, 속살만 남아 있는 바나나.
서준이와 하윤이는 작은 입으로 바나나를 먹기 시작했고, 이 모습이 그야말로 사람들의 심장을 강타했다.
[[[[[너무 귀엽다!!]]]]]이 모습을 보던 윤기가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바나나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 거지?”
세계 제일 재벌 4세가 처음 잡은 것은 다름 아닌 바나나.
돌잔치 업계에 바나나 광풍이 몰아칠 것이다.
* * *
서준이와 하윤이의 돌잔치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우와, N이다!”
오늘 윤기의 돌잔치에 참석하는 것을 허락받은 몇 안 되는 MEV 계열의 기자가 탄성을 터뜨렸다.
어느새 나타난 N이 윤기와 악수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 것이다.
“여행은 어떠세요?”
최근 인생을 즐기고 있는 N.
돈 걱정 없이 호화로운 여행을 즐긴다는 것이 가져다주는 재미를 누구보다도 확실히 즐기고 있는 N이었다.
“끝내준다네!”
N의 옆에 있는 N의 부인은 윤기를 향해 살짝 고개를 숙였다.
“정말 고마워요. 회장님 덕분에 요즘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이이가 권력에 오염되었을 때와는 정말 달라졌거든요.”
조금 더 이어지는 말.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안 받아서 이이가 혈기도 아주 왕성하답니다. 앞으로도 권력이랑 상관없는 인생 살게 해 주세요.”
그나마 자리가 자리인지라 상당히 순화해서 말하는 N의 부인.
“여, 여보!”
“왜요, 이런 말 해도 되잖아요?”
그야말로 좋아 보이는 부부 금실.
N에 이어서 찾아온 것은 YS였다.
“늦어서 미안하네. 급한 회의가 있어서 말이야.”
“시베리아 철도요?”
“그래, 그거.”
YS야 평소에 윤기를 자주 만나니, 부인과 함께 가볍게 인사만 하고 모처럼 만난 N이 있는 곳을 향했다.
그럼, 이게 끝일까?
아니다.
“헉! 고르바초프다!”
소련의 고르바초프.
그 고르바초프가 윤기의 돌잔치에 나타난 것이다.
그렇기에 기자들은 연신 셔터를 눌러대기 바빴다.
“오늘은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참석하겠다고 떼를 썼지.”
윤기를 와락 껴안는 고르바초프.
이것은 고르바초프가 ‘우리 이렇게 친함!’이라고 과시하는 것과 같았다.
“잘 오셨어요!”
마찬가지로 고르바초프를 와락 껴안는 윤기.
고르바초프는 이에 끝나지 않고, 사진을 찍는 기자들을 향해 나지막하게 말했다.
“우리 친해요.”
소련어가 아닌 한국말!
비록 유창한 수준까진 아니었지만, 소련의 수장인 고르바초프가 하는 이 행동은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 분명했다.
[고르바초프, 유창한 한국말 선보여!]분명 유창하지 않았지만, 신문에는 이렇게 기사가 나갈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부시는 이곳에 참석했을까?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했다.
지난 1년간 미국은 소말리아와 관련한 문제를 겪고 있었는데, 이게 상황이 좀 애매하게 돌아갔기 때문이었다.
[미안하네, 정말 가고 싶었는데….]못내 아쉬워하는 부시를 나름대로 위로한 윤기.
하지만, 고르바초프가 참석한 것만으로 충분했다.
여기에 DJ를 비롯한 유력 정치가들의 방문 역시 이루어졌다.
그야말로 무수한 악수 요청의 현실판.
윤기는 노가다 시절과 비교조차도 되지 않는 자신의 상황에 다시 한번 만족했고, 이에 따라 참석자들에게 추첨을 통한 경품을 뿌렸다.
경품은 단 한 가지.
그렇다면 윤기가 뿌릴 경품은 무엇일까?
“여러분, 워낙 고가의 장비다 보니 모든 분에게 드릴 수 없어서 아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장치는 여러분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 줄 겁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큰 기대에 사로잡혔다.
대한민국, 아니 세계 1위의 재벌이 이렇게까지 말하면서 주려고 하는 선물.
도대체 무엇일까?
“여러분, 항공기에 블랙박스라는 게 있다는 것은 다들 아시죠?”
당연히 참석자들 대부분이 다 안다.
항공기 안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기록해서 사고가 났을 시에 당시 정황을 확인하게 해 주는 기기.
“제가 소련에 세운 연구소에서는 차량용 블랙박스를 개발했습니다!”
세계 최초의 차량용 블랙박스는 캐딜락을 비롯한 자동차 회사에서 1994년부터 도입한다.
하지만, 윤기는 이들보다도 빨리 블랙박스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덕분에 1년 빨리 나올 수 있었던 차량용 블랙박스.
물론, 아직 시제품이라 판매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선물용으로는 확실한 상품이었다.
“차, 차량용 블랙박스요? 그런 게 가능합니까?”
기자 중 한 명의 말에 윤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이 장치는 운전 중 평소와 다른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당시의 상황을 제한적으로 기록해 주고, 짧은 시간이지만 영상을 녹화합니다. 오늘 추첨에 당첨되신 분들께 바로 설치기사를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세계 최초로 차량용 블랙박스를 쓸 수 있다는 엄청난 특권.
이날, 500명의 선택된 사람들은 자신의 차량에 설치할 수 있는 블랙박스를 얻게 되었다.
* * *
뭐든지 처음일 때는 체감이 잘 안 된다.
요즘이야 블랙박스 성능이 워낙 좋지만, 1993년의 블랙박스 성능이 좋아 봤자 얼마나 좋겠는가?
당연히 제대로 체감되지 않았다.
따라서 처음 블랙박스를 받았을 때는 기분이 좋았던 사람들 역시 영 기분이 애매했다.
블랙박스를 설치하기 위해 차량 몇 군데에 뚫은 구멍을 볼 때마다 뭔가 아련해지는 기분.
그나마 윤기에게서 직접 받은 선물이라는 것이 이러한 상실감을 채워 주었다.
‘그냥 받지 말 걸 그랬나?’
지금 도로를 주행 중인 기자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다.
“뭐, 뭐야?!”
정차 중인 자신의 차량을 향해 전력으로 달려오는 성인 남성을 발견하자 자신도 모르게 육성을 내뱉는 기자.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쿵! 쿵! 쿵쿵쿵!
전력 질주로 달려온 남자는 기자의 차 유리에 미친 듯이 자신의 머리를 박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