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istant Manager Kim Hates Idols RAW novel - Chapter (1)
김 대리는 아이돌이 싫어-1화(1/193)
| 1화. Prologue 김 대리는 아이돌이 싫어
밤 11시가 넘은 시각, 자택.
나는 방에서 아직도 일을 털어 내지 못한 죄로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
[~꺼지지 않는 불꽃 스파크의 7주년을 축하합니다~]그래도 분홍빛 현수막 파일의 완성이 코앞이었다.
이것만 마치면 잘 수 있다.
남 부장의 독촉 연락도, 매일같이 메일함에 쌓이는 수십 개의 참고 자료와도 모두 안녕할 수 있었다.
남들보다 하루 더 먼저 추석 연휴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도 내 연차 당일 취소하기만 해 봐. 고용노동부 취조실 앰배서더로 만들어 준다.’
누구 때문에 내 연차가 9월인 지금 열일곱 개나 남았는데.
이번만큼은 양보 못 한다. 내 휴가 절대 지켜.
어느 커뮤니티에서 옮은 말을 읊조리며 나는 타이핑에 열을 올렸다.
그렇게 달력 한번 보고 포토플랫에 집중하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끝. 더는 안 만진다, 진짜.”
한참을 씨름한 끝에, 근성으로 만든 파일의 이름이 드디어 ‘스파크_7주년_기념카페(현수막)’으로 변경되었다.
이제 메일만 보내면 끝이다. 나는 서둘러 인터넷 창을 열었다.
그러자 현수막에서도 지겹게 봤던 아찔한 얼굴들이 날 반겼다.
스파크의 소식을 항상 확인하라기에 연예 뉴스를 메인 페이지로 설정해 둔 탓이다.
바로 이 썩을 놈들이 우리 회사 부장 따님의 마음을 훔친 괴도들이자, 나를 이 시간까지 잠 못 들게 만들고 있는 주범들……인데.
“뭐야.”
그곳에서 나는 보고 말았다.
지금까지 색깔을 2만 8천 번 정도 바꿔 가며 어느 게 더 예쁠지 고심했던 현수막의 주인.
그 빌어먹을 스파크의 이름이 들어간 한 줄의 기사 제목을.
『스파크, 마의 7년 넘지 못해…… 해체 수순 밟기로.』
“X발…….”
그 뒤로는 기억이 흐릿했다.
하도 꼴받아서 뒤로 넘어간 건지, 아니면 극심한 수면 부족으로 키보드에 대가리를 박고 잠든 건지는 모르겠다.
야근하다 기절한 것도 아니고 상사 따님 대신 덕질하다 기절하다니.
쓰러진 곳이 사무실도 아니라 산재 처리도 안 될 텐데.
하나부터 열까지 어이가 없었다. 까매진 시야가 내 미래 같았다.
* * *
따사로운 햇살. 조용하고 평화로운 아침.
몇 시간이나 잔 건지 모를 만큼 개운하게 풀린 몸까지.
말할 것도 없이 근래 최고의 컨디션이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코앞에 나무판자가 보인다는 점만 빼면.
‘천장이 원래 이렇게 가까웠나.’
어쩐지 천장이 내 눈 바로 앞에 있는 듯했다.
사물이 실제 위치보다 이렇게까지 가깝게 보이다니. 아무래도 잠이 덜 깬 모양이다.
주 7일 출근에 이어서 월요일까지 야근을 했으니 정신 못 차릴 만도 하지.
거기다 2주간 작업한 현수막이 쓸모없어졌다는 충격적인 소식까지 접했으니.
피곤할 법도 하다. 언제 침대로 와 누웠는지도 기억이 안 나니 말이다.
시간을 확인하려 핸드폰을 잡기 위해 머리 옆으로 손을 뻗었을 때, 언젠가 팀원들이 지나가며 했던 대화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늦잠 잤을 땐 이미 공기부터가 다르지 않아?’
‘알죠. 이상하게 몸이 개운하고 햇살은 따사롭고.’
‘주변이 고요하잖아. 그때부터 식은땀 나는 거지.’
평온한 공기 일치.
개운한 몸 일치.
고요한 분위기…… 완벽하게 일치.
‘X됐다.’
나는 용수철처럼 상체를 일으켰다. 그러다 이상하리만치 낮아져 있는 천장에 머리를 부딪힐 뻔했다.
착시가 아니라, 정말로 천장이 낮아져 있었다.
‘자는 사이에 집이 주저앉기라도 했나?’
나는 지각 사유로 ‘집 천장이 무너짐’을 작성해도 될지 고민하면서 고개를 돌렸다.
옆에는 더욱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져 있었다.
누군가가 손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의 건너편 침대에서 내 쪽을 등진 채 자고 있었다.
침대며 바닥에는 처음 보는 짐들이 부산스럽게 널려있었다.
독립한 이후 줄곧 1인 가구였던 나의 보금자리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일단 우리 집은 아니네. 확실히 아니야.’
불가사의한 점은 시야가 조금씩 넓어짐에 따라 시시각각 늘어 갔다.
하지만 알 게 뭔가. 쟤가 우리 집에 쳐들어온 게 아니라면 내가 쟤네 집에 잡혀 온 걸 텐데.
나는 곧바로 베개를 집었다. 사내 산악 동호회에서 수년간 짐꾼 역할을 하며 다진 근력을 활용할 때였다.
신중하게 녀석의 머리 한 뼘 위 정도로 타점을 잡고 있던 찰나 눈앞에 섬광이 일었다. 동시에 반사적으로 두 눈이 감겼다.
힘겹게 눈을 떴을 땐, 믿을 수 없는 현상이 펼쳐져 있었다.
+
[SYSTEM] 김이월 대리(이하 을)의 인생 재사용이 승인되었습니다.+
‘……? 이게 뭐야.’
허공에 글씨가 뜬 것이다.
그것도 이해가 하나도 가지 않는 내용으로.
내가 환경친화적인 삶을 추구하긴 하지만 인생까지 재사용할 생각은 없었는데.
아니면 이게 황 대리가 겪고 있다던 비문증인가?
하지만 황 대리가 말한 증상 중에 ‘결재창이 눈앞에 아른거려요.’는 없었다.
만약 그랬다면 황 대리는 출근을 할 게 아니라 퇴사를 해야 했을 거다.
“…….”
지금까지 완벽한 근태를 자랑해 온 나의 첫 늦잠.
초면인 주제에 이불까지 덮고 숙면 중인 괴한.
갑자기 끌려온 남의 집에서 펼쳐진 허공 타이핑 쇼까지.
나는 이런 상황을 통틀어 뭐라고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개꿈이네.’
지각이 아니라는 걸 깨닫자 순식간에 마음이 편해졌다. 나는 다시 이불을 덮고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그때였다. 다시 한번 눈앞이 희게 빛났다.
불빛 좀 안 보이게 해 달라고 요청이라도 하려던 찰나,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
[SYSTEM] ‘책임자’ 님의 업무 지시가 도착했습니다.▶ 김 대리가 이번 기수 애들이랑 데뷔 좀 해 줘야겠어. 이거 진짜 좋은 기회다? 분명 나한테 고맙다고 할 날이 올 거야. 위에서 기대하고 있다는 거 항상 잊지 말고.
[SYSTEM] ‘을’의 KPI로 ‘6인조 보이 그룹으로 데뷔’가 지정되었습니다.+
책임자 같은 소리 하네.
내가 질색하는 게 딱 세 가지 있는데 하나가 직계 1촌이고 다른 하나가 직장 상사인 남 부장, 마지막 하나가 책임이다. 내가 딱 말단 체질이어서 말이다.
심지어 시스템의 어투는 남 부장 그 자체였다. 남 부장이 살아 돌아온 줄 알았다.
아 참, 그 양반 아직 정정하지.
꿈이라지만 아침부터 상사를 사칭한 메시지를 보내다니 용서할 수 없다.
아무리 상도덕이 없는 업계라도 최소한의 인간적 존중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스미싱으로 신고해 버릴라.
게다가 뭐? 보이 그룹으로 데뷔?
말도 안 되는 소리.
끔찍한 악몽이었다. 차라리 천장에 이마를 박고 광명 찾는 게 나을 것 같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
* * *
아이돌과 나의 질긴 악연은 신입 사원 때부터 시작되었다.
입사한 지 일주일 된 내게, 부장으로 승진하기 전이었던 (구)남 팀장이 처음 한 질문은 이거였다.
‘김이월이, 포토플랫 좀 다룰 줄 알아?’
아는 것도 모른다고 말해야 한다는 진리를 몰랐던 나는 ‘자격증은 있습니다.’라는 망언을 해 버리고 말았다.
그 뒤로 내 인생은 개같이 꼬였다. 그날부터 나는 남 부장의 공식 잡일 기계로 선정되어 버렸다.
남 부장이 지시하는 잡일은 비단 회사 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부장 놈 따님의 최애가 속해 있다는 보이 그룹 ‘스파크’가 라디오에 출연하면 녹취록을 따는 일부터.
라이브 방송이 시작되면 모션 단위로 캡처본을 뜨고, 생일 카페라는 곳에 쓰인다는 컵 홀더를 디자인해 발주하는 일까지.
나는 스파크가 활동만 시작했다 하면 난생처음 해 보는 일들을 벌게진 눈으로 처리해야 했다.
팔자에도 없는 아이돌 팬질의 시작이었다.
‘걔는 이런 걸 왜 남한테 돈 주고 맡긴다는 건지 몰라. 김 사원 하는 거 보니까 방법만 좀 배우면 집에서 하겠던데.’
‘하하, 이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팀장님.’
‘내가 집에서 한마디 했어. 돈 아낄 줄 모른다고. 그리고 어제 만들어 준 현수막 그거 우리 애가 수정해 달라네.’
‘예?’
‘황제 최제호가 아니라 센터 황제 최제호라고 써야 한대. 1시까지 내 메일로 보내 놔.’
그렇게 내가 따님의 최애라는 스파크의 센터, 일명 ‘센터 황제 최제호’의 움짤 전문 찜기가 된 지 어언 6개월이 되었을 때.
남 부장의 따님은 센터 황제 최제호 개인 팬에서 스파크의 올 팬으로 성장하셨다.
Only 센터 황제 최제호라더니.
제호 너만 보인다고 했으면서.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쪄내야 할 움짤이 다섯 배 늘어나면서 졸지에 인간 움짤 찜기로 전락한 나의 기력은 빠르게 소진되었다.
물론 가만히 앉아 시키는 일을 고분고분 따르기만 한 건 아니었다.
직장인이라면 이렇게까지 수발을 들어야 하는 건가 싶어 주변에 자문도 구했었다.
그걸 다 해 줄 필요가 없단 말을 듣고 나서는 ‘죄송하지만 더 이상의 일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백 한 가지 방법으로 해 봤지만, 그 뒤로 꼬투리만 엄청나게 잡힐 뿐이었다.
‘이월 씨, 이게 대체 무슨 말이야? 나는 왜 이월 씨가 쓴 게 하나도 이해가 안 가지?’
‘이거 조 과장한테 검토는 받고 올린 거야? 조 과장 오라 그래.’
하루에 네 번 확인 요청을 하고 여덟 번 속으로 욕하고, 여섯 번 고개를 숙이는 나날.
그 밑에서 죽어라 버티며 덕질 업무를 거부했던 나는 부하 직원들을 쥐어짠 남 팀장이 부장으로 승진을 한 날 결국 백기를 들었다.
그렇게 산지옥을 선사한 가증스러운 스파크놈들이 돌연 해체를 선언해 버린 것이다.
무려 7주년 서포트를 강제로 준비하던 내 코앞에서.
가뜩이나 아이돌이라면 피눈물이 나올 지경인데. 이 상도덕 없는 놈들.
거울은 안 봤지만 눈에 핏발이 섰을 게 분명하다. 안압이 올라가는 게 실시간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퇴사하고 할 일 모음’을 1번부터 차례대로 복기했다.
“으음…….”
열심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는데 건너편 침대에서 자던 놈이 몸을 뒤척였다.
설마 시스템에 나온 이번 기수 애들 중 한 명인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나 같은 아저씨랑 아이돌이 되는 벌을 받게 된 건지. 저 청년도 어지간히 불운한 팔자인 모양이다.
꿈이긴 해도 동정 정도는 해 주려던 찰나 녀석의 잠든 얼굴이 이쪽을 향했다.
놀랍게도 아는 얼굴이었다.
선이 굵은 이목구비에 짙은 눈썹.
날렵한 얼굴선과 길게 뻗은 목선까지.
각막에 각인이 된 탓에 못 알아볼 수가 없는 얼굴이었다.
3년이 넘도록 나를 잠 못 들게 만든 남 부장 따님의 최애, 센터 황제 최제호의 어렸을 적 얼굴과 똑같았으니까.
여기서 스파크가 나와?
심지어 하필 쟤가?
사진 보정 한 건을 누락했다는 이유로 퇴근한 나를 회사로 복귀하게 만들었던 그 낯짝이 내 눈앞에 있다? 눈깔이 뒤집혀도 무죄다.
전기장판 위에 누운 것처럼 온몸이 후끈거렸다. 화병이 확실했다.
그래도 참자. 이건 꿈이니까.
자는 사람의 멱살을 틀어쥐고 ‘기껏 인별 아카이빙 중이었는데 피드를 밀다니 제정신이냐?’라고 따져 봤자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터였다.
어차피 그 고통은 상사에게 협박당해 밤 9시까지 남의 게시글을 스크랩하던 부하 직원이 아니면 모르겠지.
하지만 들끓는 화는 어찌할 수 없었다. 분노가 척수에 새겨진 모양이었다.
‘설마 나머지 네 명도 스파크의……?’
5인조 그룹 스파크에 나를 더하면 딱 시스템이 지정한 6인조였다. 앞뒤가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졌다.
지금 이 순간 남 부장의 따님과 연락할 수만 있다면 물어보고 싶었다.
5-1은 0이라고 했던 그분에게.
정말 죄송한데, 5+1은 어떻게 되는 거냐고 말이다.
나는 저 꼴같잖은 메시지를 보기 전에 눈을 감지 않은 것을 격렬히 후회했다.
그리고 아주 강력하게 지금의 상황을 부정했다.
스파크라면 사절.
센터 황제 최제호라면 날 호텔에 가둬 놓고 룸서비스만 먹이며 일을 시킨다 해도 절대 사절이었다.
멤버별로 웃는 얼굴 캡처본을 50장씩 떠야 했던 내게 2시간의 라이브 방송 동안 딱 세 번 웃어 준 놈들이랑 데뷔?
‘응. 절대 안 해.’
내 마음의 빗장이 잠기는 소리가 들리기라도 한 걸까?
이전까지 떠 있던 글씨들이 사라지더니 새 문장이 나타났다.
+
[SYSTEM] ‘책임자’ 님의 업무 지시가 도착했습니다.▶ 요즘 애들은 돈 받은 만큼 일한다고 한다며? 그런데 회사 생활이 그렇게 되나. 그래도 내가 평가에 야박하진 않아. 우리 김 대리는 일한 만큼 받자. 괜찮지?
[SYSTEM] ‘을’의 최종 KPI 달성 실패에 따른 ‘인사 불이익’이 지정되었습니다. [SYSTEM] ‘을’의 최종 KPI 달성에 따른 ‘성과 보상’이 지정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화가 나는 구절투성이였다.
내가 저 말에 넘어갈 거라고 생각하나?
시스템이라는 게 얕볼 정도로 내 인생이 상당히 물렀단 점은 부정하지 않겠다.
남 부장의 헛짓거리를 다 받아 준 시점부터 고생길을 자처한 거나 마찬가지였으니.
하지만 꿈에서까지 정품 호구로 낙인찍히고 싶진 않았다.
저딴 걸 계속 볼 바엔 차라리 눈을 손가락으로 찌르려는데 시야가 다시 빛났다.
이어진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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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평산업 강제 재입사 및 퇴사 시 이직 제한 조치 발생
▷ 최종 성과 보상 수령 기회 영구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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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도 못 한 구 회사에 강제로 재입사를 시키겠다는 문구였다.
한평산업 같은 개X소에 또다시 들어가라니.
화장실 휴지가 떨어졌다고 하면 마트 할인 기간까지 기다리라고 하는 회사에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입사해야 한다니!
심지어 퇴사하면 이직을 제한하겠다는 소리까지 하고 있었다.
남의 커리어에 연탄재를 바가지로 뿌릴 생각이 만만해 보였다.
그 빌어먹을 회사에서 정년을 맞이해야 된다고?
그럴 순 없다. 오죽하면 내 인생 최대의 후회가 한평산업에 이력서를 넣은 것이겠는가.
아니다 X발. 그날 그 시간에 구직 사이트에 들어간 것부터가 통탄스럽다.
뒤에 있는 설명은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다. 한평산업 재입사에 눈깔이 뒤집혀서 머리가 잘 안 돌아갔기 때문이다.
‘최종 성과 보상?’
최종 보상이랄 게 뭐 중요한가. 이미 재입사부터 하기 싫어 죽겠는데.
나는 이보다 더 거지 같은 상황은 없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연이어 나타난 설명을 보기 전까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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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최종 성과 보상’이 고지됩니다.▷ 누나(혈육)의 사망 무효화 및 재회 기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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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죽은 누나와 다시 만날 기회가, 고작 ‘보상’이라는 단어로 제시된 것이다.
누나가 죽은 걸 무효화해?
아무래도 아홉수가 세게 들어온 것 같았다. 그게 아니면 밤마다 남 부장 지옥 가라고 소원 빈 게 걸려서 역풍을 맞았거나.
정말이지, 꿈나라가 아닌 지옥에 떨어진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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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I: 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 성과 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