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istant Manager Kim Hates Idols RAW novel - Chapter (149)

김 대리는 아이돌이 싫어-149화(149/193)

| 149화. 재발 방지책 수립 (2)

‘대리님은 여가 시간에 주로 뭐 하세요?’

‘저 어제도 회사 문 닫고 퇴근했는데요.’

‘아앗…….’

고등학생 때까지 공부만 한 세월 12년. 군대에 한평산업까지.

내 생의 대다수엔 여가 시간이 없었다. 그나마 대학생 때 베이스 좀 친 게 취미의 전부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런 내게 할 일도 없고,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베이스도 없는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내 집도 아닌 텅 빈 숙소에서 나가지도 못한 채로.

‘심심하다.’

쉬는 거? 최고지.

침대에 누워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 직장인은 없다. 나 또한 어제는 종일 누워만 있었다.

그런데 세상엔 군중 심리라는 게 있어서 말이다.

한 숙소에 여섯 명이 사는데 그중 다섯 명이 아침에 연습하러 가서 밤에 돌아오는 갓생을 살고 있다. 이런데 혼자 아무것도 안 하면 마음이 편하겠냐고.

덕분에 나는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 됐다. 혼자만 인생을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뭐라도 하고 싶어서 습관적으로 노트북을 켜면…….

『spArk의 보물 창고

비밀번호를 입력하십시오.』

……사람 열받게 만드는 잠금 문구만 뜰 따름이었다. 참고로 뚫어 보려다 실패했다.

‘결승전 모니터링이나 할까.’

무대 끝나고 드러눕는 바람에 정작 나도 스파크 무대가 어떻게 송출되었는지를 못 본 터였다.

아직 반납 전인 내 핸드폰으로 미튜브에 접속하자 그룹별 무대 풀 버전 영상이 차례로 나왔다.

‘음?’

무언가 이상했다.

나는 여섯 개의 최신 동영상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리고 영상들의 조회수와 제목을 번갈아 보았다.

≫ 파르테 – 『크라운』 │ 79만

로그 – 『파이널』 │ 63만

스파크 – 『시정가』 │ 134만

올오버 – 『유토피아』 │ 58만

스티키 – 『드리밍』 │ 42만

베리온 – 『골』 │ 27만

스파크만 조회수 너무 튀지 않나?

썸네일에는 벌써 100만 조회수 달성 금박 리본까지 달려 있었다. 최종 1위를 차지한 파르테의 1.7배 정도 되는 수치였다.

밑에는 ‘생방에서 쓰러진 아이돌’, ‘부상 투혼 펼친 남돌’ 따위의 낯간지러운 제목을 단 영상이 줄줄이 이어졌다.

‘영상이 이 정도로 뜰 정도면 뭐든 반응이 있었다는 소린데.’

무대 영상 보는 것은 잠시 미루고 커뮤니티로 향하자, 한바탕 불타올랐던 흔적이 여실히 보였다.

≫ 우리 아왕실 결승전 얘기하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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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망의 스파크 ㅋㅋㅋㅋㅋ

진짜 입 떡 벌어짐 다른 팀들이 결승이라고 이 악물고 빡센 거 가져와서 그런가 체감상 얘네가 엄청 튄 느낌?

그리고 왜 스팤 나올 때마다 여기 불바다 되는지 알겠더라

확신의 비주얼 그룹 진짜ㅋㅋㅋㅋ 심지어 한복 입었는데 다들 어깨 만주벌판임

이청현 나올 때마다 숨 못 쉼 그러다 최제호 나오면 심장 부여잡음 → 이 짓을 무한으로 반복함

저번 경연도 글코 이번 무대도 돈 팍팍 쓴 티 나서 좋았엉 눈이 즐거웠음ㅎㅎ 왜 팬들이 맨날 소속사 개X소라 아쉬워하는지 알 거 같더라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대형이었음 지원 팍팍 받으면서 자본 냄새 철철 나는 레전드 찍었을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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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여기다 내 일기 써 놨냐

└ 이청현 나올 때마다 숨 못 쉼 >> 이거 난 줄ㅋㅋㅋㅋㅋㅋ 그치만 너무 잘생겼어 짜릿해 잘생긴 게 최고야

└ 전원 성인이 된 미래가 가장 기대되는 그룹 1위

└ 뭔 느낌인지 알겠는게 막 딱딱한 안무를 추는 게 아니라 되게 부드러움…… 근데 또 각은 칼각이라 쾌감 개쩖

└ 이거다

≫ 북부에 대공이 여섯 명이나 있어도 되는 거냐

치안은 좋겠다

└ 뭔 소린가 했네ㅋㅋㅋㅋㅋㅋㅋㅋ

└ 대공님들 모아서 루비 큐브도 할 수 있을 듯

└ ㄴㄴ안 됨 루비 큐브 4인용이라 대공 두 분은 뒤에 서 계셔야 함

└ 사교계 가면 이목을 휩쓰는 대공 간지 어디 갔냐? 게임에도 못 끼고 폼 다 뒤졌네

└ 아 제발ㅋㅋㅋㅋㅋㅋ

≫ 아왕실 압축판이라는 스파크 무대 요약 (대놓고 영업글 주의)

아왕실 1화부터 입덕부정기 겪던 날 스파클러라고 인정하게 만든 과몰입 서사……. 너무 좋아서 올려 봄! 같이 죽자

(포지션 경연은 예외인 거 같아서 제외)

1. 자기 PR 무대(Flowering)

조선 건국을 아이돌 데뷔라는 컨셉에 비유해서 보여 줌

이월이 말로는 기획할 때 맨땅에 헤딩하듯 0의 상태에서 발돋움하는 느낌을 주는 데 집중했다고 함

ex. 원래 무대: 문 여는 소리 + 이청현이 무릎 꿇고 앉은 자세로 시작 → 오프닝 시퀀스 추가하고 전원 잠에서 깨어나는 안무로 시작

한 나라를 세우고 틀을 잡아 가는 모습을 어떻게 보여 줄까 고민했는데 멤버들이 데뷔하는 과정이 비슷한 것 같았다면서 이걸 다 집어넣음 (그래서 제호야 너 늦잠꾸러기라고? 억울하면 라이브에서 해명해)

시작이라는 키워드에 맞춰서 가사도 많이 바꿨다고 하더라 (긴긴 밤 어둠 속에서 → 긴 새벽이 다 가도록 / 밤하늘에 보내는 → 하늘을 물들이는)

2. 곡 바꿔 부르기(Desire)

원곡 컨셉은 성물 대전쟁이었는데 어째서 스파크는 스포츠물로 나왔나 싶었던 무대

원곡의 성물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 조선 역사의 당파 싸움, 아이돌들의 성적 싸움에서 경쟁이라는 키워드만 가져왔다고 함

개인적으로 이 경쟁이라는 요소를 보는 사람이 스트레스받지 않게 하고 즐거움만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컨셉을 고민하다 스포츠로 정했다는 게 인상적이었음

↑↑ 이거의 연장선으로다가 최후에 얻는 게 트로피나 메달 같은 물질적인 것보단 ‘명예’라는 게 보이도록 구성했다고 하더라

3. 커버곡(별빛)

과학이나 예술 같은 문화유산을 소재로 삼은 무대야

빛나는 존재를 갈망하며 매일 하늘을 바라보는 천체 연구자 컨셉이라는데 이게 스파크가 추구하는 자신들의 모습이라고 함

이청현이 무언가를 깨닫는 연출을 한 것처럼 언젠가는 빛을 발견하고 싶다고

스타가 되고 싶어서 매일 밤 별을 보고 얼굴에도 별 글리터 뿌렸나 본데 너넨 이미 스타야 못 믿겠으면 거울 봐

+ 아왕실 무대 중에서 유일하게 클래식 샘플링이 들어갔는데 조선시대의 문화 교류를 간접적으로 보여 주고 싶었다고 함ㅋㅋ 우리 이월이 컨셉 변태가 틀림없다

나중에 알려 준 건데 무대에 띄워 준 조명 효과도 천상열차분야지도래

이청현이 전구를 여는 순간(지식의 본질에 접근함) 별들이 쏟아지고(깨달음을 얻음) 천상열차분야지도가 나옴(우주의 모습을 보게 됨)…… 이 서사 어떻게 안 사랑하는데ㅠㅠㅠ

무엇보다 무대가 너무 예쁨…… 내 최애 무대야…… 이거 보고 스파크 팬질 계정 새로 팜 이때 애들 얼굴 레전드니까 아직도 안 본 사람 있으면 꼭 봐

4. 최종 경연(시정가)

스파크가 왜 아이돌과 조선 역사를 동시에 다뤘는지 보여준 무대 = 프로그램이 ‘아이돌 왕조실록’이기 때문

맨 처음에 나오는 나레이션이 아왕실이라는 프로그램의 소개 멘트라고 생각하고 작성했다고 함

자신들은 프로그램에 들어갈 무대를 쓰는 기록자라는 컨셉이고ㅇㅇ

마지막에 멤버들이 글자 일부가 되는데 기록자인 자신들을 의미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들도 누군가에게 하나의 기록으로 남고 싶다는 뜻이래

아왕실 참여 결정했을 때부터 계획한 무대라 제일 오래 작업하고 수정도 제일 많이 한 작업이랬음

후기 요약: 아이돌과 왕조실록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천재 아이돌 스파크 너무 고생 많았고 김이월 평생 프로듀싱 해

└ 1은 좀…… 너무 끼워 맞히는 거 같은뎅

└ ‘아이돌’에도 초점 맞췄다고 했잖아 윗댓 난독이야????

└ 양쪽을 적절히 섞은 거지ㅇㅇ 왕조실록에만 집착했으면 얘네 아왕실 내내 한복만 입었을 거 아냐

└ 선택 잘한 거 같아 너무 컨셉충 같지는 않으면서 서사도 잡고

└ 맞아 막판에 공개해서 반전 주는 거 잘 노린 것 같음

└ 이걸 서바이벌 프로그램 하나 안에서 기획했다는 게 미X놈임 세계관 들고 오는 기획사들 다 앨범 3개씩은 내면서 설명하는 걸 두 달만에 다 풂

≫ 스파크가 찐 1위인 이유

: 조회수만 봐도 답 나옴

└ 비빌 수 없는 차이인데 ‘그’ 그룹만 이 악물고 모르쇠 중

└ 무지성 투표 추하다…… 나 같으면 저렇게 1위 해도 창피할 듯

└ 내 돈 내고 투표하는 팬이 이런 얘기를 들어야 하는 이유가 대체 뭐야? 누가 보면 득표 수 조작한 줄 알겠네…… 스파쿨병 수준 알만 하다

└ 스파클러 아니고 유목민인데 지 혼자 찔려섴ㅋㅋㅋㅋㅋ 응 알겠어 팬들한테 투표 독촉하는 너네 파르테가 짱이야

└ ???: 1등 못 하면 속상할 거 같아요ㅠㅠ

└ ㄹㅇ 저랬다고? 돌 본인이?

└ ㅍㄹㅌ ㅁㅇ 버블팝 치면 나옴 전문은 더 가관

‘이게 다 몇 개야?’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면 후기 글이 올라오기 마련이라지만, 한 페이지가 특정 그룹의 이야기로 도배되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딜 가든 스파크 얘기가 보였다. 그것도 호평 일색으로.

그리고 이렇게 된 데엔…….

≫ 오늘 자 생방에서 실신한 남돌

이월이라고 스파크 멤버인데 아왕실에서 결승 무대 끝나자마자 쓰러짐

얼마 전에 기사 났던 걘데 후유증인 거 같다고 말 나오는 중

(사진은 내림)

무대할 땐 멀쩡해 보여서 몰랐다는 반응이 대다수

└ 친구야 사진 내려 주라…… 당사자한텐 별로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일 수도 있어

└ 머리 맞았다고 들은 거 같은데 어떻게 나왔나 했다 진짜 이 악물고 나왔나 보네

└ 이 악물고 나온 거 맞음 무대는 다 했다는 거 보면

≫ 이월이 네가 아이돌에 진심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진심이라는 걸 알고 싶진 않았어

따뜻하게 병원 밥 먹으면서 쉬고 있을 줄 알았는데 눈을 의심했다

└ 와 팬들도 몰랐구나

└ 팬덤 다 상상도 못 했을걸? 나도 밥 먹으면서 보다가 숟가락 떨어트림 애초에 얘 전치 8주 나왔었잖아

└ 그 정도면 쉬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팬들은 뭐라고 안 해???

└ 스파클러들 죽창 들고 소속사 앞에서 대기 중이었는데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결정한 거래서 일단 조용히 넘어감

└ 유에이도 생각이 있으면 지금 애를 억지로 내보내진 않겠지…… 개처럼 뚜들겨 맞은 지 얼마나 됐다고

└ 그래도 처맞아서 그런가 이번엔 사과문이랑 공식 입장 빨리 올리더라

≫ 무대 너무 멀쩡하게 잘하길래 다 나은 줄 알았는데 갑자기 화면에서 애가 없어져서 놀람

└ 원래는 춤까지 추게 할 생각 없었다는데 본인이 댄브부터 들어가겠다고 했대서 이마 X나 치는 중 김이월 너 환자야

└ 머리띠로 상처 가리고 나와서 더 맴찢이야 ㅅㅂ

└ 이젠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황제 감금 시켜야 함…… 다 김이월이 자초한 일임 견뎌라 김이월 네가 자초한 특급 복지다

……내 영향이 있는 것 같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 와중에 UA와 멤버들이 뭐라고 얘기했나 싶어 팬카페도 들어가 봤다.

≫ From. 성빈

스파클러, 다들 걱정 많으셨죠?

이월이 형은 방금 숙소로 돌아왔어요.

부상이나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갑자기 활동량이 많아져서 그랬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늦은 시간까지 응원하고, 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언제나 사랑합니다! ♥

└ 청현 @성빈 그 형은 좀 혼내야 해. 형이 대표로 뭐라고 좀 해 봐.

└ 성빈 @청현 형한테 어떻게 그래^^;;;;;

└ 청현 @성빈 형이 리더잖아!

≫ From. 주우

마지막까지 응원해 줘서 고마워요.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 얼떨떨했지만, 정말 기뻐요.

조만간 여섯 명 다 같이 축하하는 자리라도 만들려고요. 이월이 형 다 나으면요!

그때까지 스파클러도 아프지 말고 건강 잘 챙겨요. 건강 제일.

≫ From. 기연

2등이라니…… 감사합니다. 긴 시간 동안 지치지 않고 즐길 수 있었던 건 전부 스파클러 덕분이에요. 고마워요. 정말로.

이월이 형이 고생 제일 많이 했는데 지금은 자느라 정신이 없네요. (+제호 형도 이월이 형 옮겨 놓고 방전 됐어요.)

나중에 형 깨면 스파클러가 많이 혼내 주세요. 저희 말은 안 들어서 죽겠어요.

내일 올라갈 아왕실 비하인드 영상도 많이 봐 주세요. 잘 자요.

└ 제호 뭔 방전이야

└ 기연 @제호 안녕히 주무세요 형

내 얘기가 한가득 있더라. 팬분들을 안심시키려고 한 행동이었을 테니 뭐라고 하진 않겠지만 정신이 아득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심지어 핫한 게시글엔 ‘프로 아이돌 김이월 어록 모음’이라는 것도 있었다. 아왕실의 여파가 엄한 곳까지 영향을 끼친 모양이었다.

두렵다. 저 게시글 안에 뭐가 적혀 있을지 짐작도 안 간다.

그러나 아이돌이 여론을 무시할 수는 없는 법.

나는 조심스럽게 댓글이 폭주하고 있는 게시글을 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