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
Chapter 1 – 프롤로그
《에픽 월드》란 게임이 있다.
서사 자체는 흔해 빠졌다.
대륙에 위기가 찾아왔고, 그 위기를 위해서 주인공과 소년의 동료가 힘을 모아 세계를 지켜내는 내용.
게임 난이도는 어렵지만, 클리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에픽 월드에는 플레이블 캐릭터란게 존재한다.
주인공 격인 캐릭터도 가능하고, 그에 준하는 애들로도 플레이할 수 있다.
나는 평소와 같이 에픽 월드를 플레이 하기 위해서 게임을 켰다.
[에픽 월드의 새로운 버전이 있습니다. 다운받아보시겠습니까?(Y/N)]나는 Y를 눌렀다. 업데이트하는 동안 나는 패치 노트를 살폈다.
별다를 건 없었다. 그냥 자잘한 버그 몇 개를 수정하는 패치노트.
그러나 아래로 내려갈수록 내 눈이 이채를 띄기 시작했다.
패치 내용을 요약하자면, 새로운 버전이 나왔고, 플레이블 캐릭터를 제외하고도 내가 커스텀 할 수 있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재빠르게 캐릭터 생성 버튼을 눌렀다.
[캐릭터 커스텀 모드는 난이도가 지옥으로 고정됩니다. 계속하시겠습니까?(Y/N)]‘난이도 지옥?’
에픽 월드에서 난이도는 어려움밖에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아무리 나라도 어려움 난이도는 슬슬 질려가서 새로운 난이도가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개꿀이네.’
나는 마우스를 움직여서 Y를 눌렀다.
그러자 상태창이 나왔다.
▼
BN1043666-1678554696
근력 : 2
민첩 : 2
체력 : 2
마력 : 0
정신 : 2
재주 : 2
◈재능
-X
◈기예
-X
◈체질
-X
캐릭터 생성창은 간단했다.
[새롭게 커스텀 할 수 있는 캐릭터는 무료로 재능, 기예, 체질 중 하나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한 가지를 고를 수 있는 건가.’
한번 둘러보니 Ex급의 재능 빼고 S급 아래로는 무엇이든지 고를 수 있었다.
‘하긴 Ex등급이 있으면 게임이 너무 쉬워.’
S급에서 잠재능력 하나는 최고라 평가받는 대기(S+).
몬스터의 약점이나, 캐릭터의 정보등을 엿볼 수 있는 조율자의 눈(S+).
탐나는 것은 많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미 얻어서 써봤던 것들. 스피드 런을 해볼까 고민했지만, 그것보다는 나는 재밌는 걸 하고 싶었다.
재능이나 기예, 체질등을 보면서 뭐가 재밌을까, 고민하다가 나는 메모장 한구석에 처박아뒀던 조합이 떠올랐다.
‘이렇게 되면 그 조합을 쓸 수 있겠는데?’
나는 ‘이론상’으로만 가능한 루트를 찾았다.
솔직하게 말해서, 이건 이론상으로도 불가능해서 폐기했었지만, 지금은 별로 상관없다. 알파이자 오메가인 체질을 바로 고를 수 있으니.
그리고 체질을 골랐다.
──────────────
【역천지체(S-)】
하늘을 거스르는 육체.
이 육체를 가진 자는 모든 이치를 거스른다.
:역천의 기가 몸 안에 감돌고 있습니다.
:육체의 주인은 마나를 사용할 수 없다.
:육체의 주인은 마나에 대한 간섭에 절대적인 내성을 지닌다.
──────────────
그러나 《에픽 월드》는 리스크가 있다면 리턴이 확실한 게임.
역천지체는 몸 안에 특별한 기가 감돌아서 마력을 사용할 수 없는 지체다. 역천의 기 자체가 마력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게 있으면 그걸 배울 수 있지.’
역천지체의 주인은 굉장히 특별한 ‘무공’을 익힐 수 있다. 마력을 사용할 수 없는 것도 큰 이점이다. 마력과 관련된 이능을 차단하니까.
대신 《에픽 월드》는 마력이 전부는 아닐지라도, 그에 가까운 세계다.
다른 이들이 누릴 수 있는 것은 내가 못누린다는 것과 동의어. 마냥 좋은것만은 아니기도 했다.
역천지체를 끼워 넣은 다음,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창이 나타났다.
“…….”
묘하게 나를 닮은듯한 남자가 있었다.
마치 내 모습을 본떠서 만든 캐릭터 같은 느낌.
‘우연이겠지.’
나는 캐릭터를 아주 조금만 바꿨다.
피부는 하얗게 만들고, 콧대는 높이고, 키도 좀 늘리고, 얼굴을 작게 만들고, 다리를 길쭉하게, 만지다 보니 어깨도 좁은 것 같아서 좀 넓히고, 살은 빼고 근육질로.
‘……꽤 괜찮네.’
모니터 화면에는 절세의 미남이 있었다. 185cm에 갈색 빛을 띄는 흑발에 날카로운 눈매, 웃는 모습이 인상적인 남자가.
나는 그리고 캐릭터 생성 창을 눌렀다.
어떤 이름을 할까-고민했지만 이내, 평소에 쓰는 파인애플 피자 맛있어. 라는 닉네임을 쳤다.
아니, 치려고 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손이 저절로 내 이름을 작성했다.
이서하.
그 세 글자를.
▼
[이름 : 이서하]근력 : 2
민첩 : 2
체력 : 2
마력 : 0
정신 : 2
재주 : 2
◈재능
-X
◈기예
-X
◈체질
-역천지체(S-)
캐릭터를 생성하시겠습니까?(Y/N)
나는 마우스를 움직여 Y를 눌렀다. 그러자 모니터에서 빛이 번쩍였다.
***
……라는 게 사건의 결말이다.
눈을 뜨고 의식을 차리니 게임 속 이었다. 아카데미물의 왕도식 전개.
그러나 그 주체가 나라면 정말 암울하기 짝이 없는 전개가 된다.
“이게 말이 되는 전개야?”
나는 단지 게임을 했을 뿐이다.
5,500자에 달하는 분량을 적지도 않았고, 가끔 커뮤니티에서 불평불만은 해왔지만, 그거야 누구든지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암울해서 테이블 위에 머리를 박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실이 변할 리가 없었다.
삼 일.
나는 삼일동안 내가 처한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서 노력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호텔에 있었고, 그 호텔은 숙박비를 지급해, 모든 식비가 미리 지급되어 있어서, 의식주에는 큰 문제가 없다.
‘문제는 기간제 의식주를 제외한 모든 게 문제긴 한데.’
준비된 호텔도 곧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약 2주. 그 시간이 지나면 끝난다.
한국영웅학교에 입학하지 않으면, 나는 맨몸으로 이곳에서 살아나가야 한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되나.
몸뚱아리는 절세의 남자다.
이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잘생기고 보면 어떻게든 살 방법은 있으니까.
그리고 신분증도 존재한다.
나는 지갑 한쪽에서 신분증을 꺼냈다. 신분증이랑 카드. 신분증에는 무표정한 내가 사진에 찍혀 있었다.
그리고 카드에는 핸드폰으로 확인한 결과, 약 천만 원 정도의 현금밖에 없다.
‘밖에서 재시작하기에는 너무 애매한 금액이지.’
나는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열었다. 바깥에는 청명한 하늘이 떠 있었다.
“어? 벌써 천공섬이 오는 기간인가?”
“시간 진짜 빠르네…….”
사람들이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봤다.
그리고 이내, 거대한 그림자가 지상을 잠식하는 것이 보였다.
그 끝.
하늘에서 섬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천공섬.
문자 그대로 하늘에 떠다니는 섬이었다.
“하.”
탄식이 흘렀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저 광경은 명백하게 내가 게임 속으로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나는 핸드폰에 현금 천만 원. 그리고 신분증 하나 들고 이 세계에 떨어졌다.
‘진짜 답이 없네.’
정말 막막했다.
차라리 역천지체가 아니라 Ex급으로 진화할 수 있으며, 잠재능력 하나는 미친듯이 뛰어난 대기, 눈 하나는 미쳤다고 평가되는 조율자의 눈이었다면, 어떻게든 먹고 살 방법이 있을 거다.
그런데 역천지체라니. 처음부터 고생길이 활짝 열려있다.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그랬다면 반드시 대기를 골라서 육성할 것이다.
‘아니, 이 게임을 아예 손도 대지 않았겠지.’
한숨을 푹 쉬고 소파에 누웠다.
이 세계에 떨어진 뒤,
나는 나름 고민했었다. 주인공격인 플레이블 캐릭터가 과연 이 세계를 구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김서현.
아마 그라면 이 세계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내가 끼어든다고 하면 물음표가 여러가지 붙는다.
왜냐하면 이곳은 ‘마인’이라고 불리는 악당들이 있기에.
내 안전을 이 세계가 지켜줄 것 같지는 않다. 선량하고 정의로운 영웅들이 있지만, 결국 타인이다.
최후에 나를 구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나뿐이다.
‘결국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학교에 입학하는 게 방법이군.’
다행히도 방법은 없는 것은 아니다.
역천지체로 입학 시험을 날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그러나 그것만 믿을 수는 없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필요하다. 그 대가로 천만원을 전부 써야겠지만……목숨값이라 생각하면 싸게 먹힌다.
마음을 다 잡고 결심을 하는 순간,
띠링.
기계음이 들리며 망막에 푸른색 창이 떠올랐다. 창에는 검은색 글자로 이루어진 문장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신은 이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 선택받은 사람입니다.] [특전을 지급합니다. 아이템이나 다른 대상의 상태창을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을 지급합니다. 재능 「열람(-)」을 획득합니다.]──────────────
메인 퀘스트Chapter. 1 : 입학시험
한국영웅학교에 입학하십시오.
◈보상 : 5,000P 내용에 따라 보상 추가, 재능, 기예, 체질을 구매할 수 있는 다차원 유료 상점 추가.
◈실패 : 사망.
──────────────
“…….”
내 눈앞에 퀘스트창이 나타났다.
나는 찝찝한 표정으로 퀘스트 창을 바라봤다. 퀘스트 창이 나타난 타이밍이 너무 절묘해서 그랬다.
나는 퀘스트 창을 훑었다.
여기까지 온 상황에서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건 사치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해내야 한다.
나는 퀘스트 창을 꼼꼼히 읽었다.
그리고 내 눈은 점점 이채를 띠기 시작했다.
재능과 기예, 체질을 구매할 수 있다고?
이렇게 되면 내가 원래 생각했던 루트를 순식간에 단축 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말해서 이정도면,
꽤 할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