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03
Chapter 103 – 신앙의 의미(6)
마인의 머리가 으깨지면서, 몸이 잿가루로 변하기 시작했다. 잿가루 중, 일부가 몸속으로 흘러들어왔다.
[개념 스탯 역천이 1 상승합니다.]역천의 기의 총량이 는 것을 확인하며, 이서하는 심호흡을 했다.
마인은 죽었다.
그러나 빌런은 남아있다. 깨진 가면 사이로 빌런이 보였다. 한쪽 팔이 날아가고, 반으로 토막이 난 검을 들고 있었다.
“하, 씨발. 이 놈이 고작 억 단위라고?”
허탈하게 웃는 빌런. 나는 흑천을 뽑았다.
“너, 기분 나쁜 가면남 새끼.”
빌런은 이를 악물었다. 저놈은 자신을 죽일 거다.
저 놈의 칼은 마인에게 향했지만, 빌런인 자신 역시 살려두지 않을 테니.
깨진 가면 사이로, 한쪽 눈에서 살기가 흐르는 것이 그 증거였다.
“네놈의 끝은 죽음이다. 너는 너무 설쳤어. 서울에 있는 마인을 모조리 족쳤으니, 이제 높은 분들이 네놈을 죽이기 위해서 움직일 거다.”
이것은 일종의 저주.
제 죽음이 억울하기에 내던지는 저주다.
“그러니…….”
“어쩌라고.”
놈은, 이서하는 무심하게 답하며 검을 휘둘렀다.
*
서걱.
하는 소리와 함께 빌런의 목이 날아갔다. 불쾌한 감촉이 손끝을 스쳤다.
나는 정심으로 정신을 다스렸다.
불쾌한 감정이 한순간에 가라앉는다.
띠링! 하는 소리와 함께 망막에 반투명한 화면이 비쳤다.
[업적 내용 정산 중…….] [서브 퀘스트 Chapter. 1 : 신앙의 증명을 완벽하게 끝마쳤습니다. 업그레이드됩니다.] [당신은 당신의 신앙을 증명했습니다. 황금과 불꽃. 이 증명은 당신의 신앙이 진화할 때, 한가지의 갈래로 변화할 것입니다. 보상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됩니다.] [설화련이 당신에게 강렬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당신을 보면서 결연의 감정을 느꼈습니다. 5,000p를 획득합니다.] [인연관계가 추가됩니다.] [부녀. 설화련이 당신에게 느끼는 감정은, 아직은 부모님을 대체해서 당신에게 의존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처음에는 부녀일지 모르지만, 당신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설화련이 여기에 있었나?’
[업적 내용 정산 중……신앙 스탯이 신성의 일면을 획득해 신성으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연금의 신성과 불꽃과 황금의 신성. 둘 중 하나를 택해주세요.]나는 선택지를 바라봤다. 둘 다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역천의 기와 합쳐진 신성이다.
거절의 의지를 담자, 화면 한쪽에 문자가 떴다.
[유예하시겠습니까?]‘어.’
[확인했습니다.]나는 보상을 바라봤다. 아쉽지만, 보상은 신앙을 신성으로 올리는 것이 끝이라는 듯, 5,000p만을 주고 끝이었다.
그보다 설화련이 이 근처에 있었나.
호흡을 가다듬으며 나는 자리를 떴다.
땅바닥에 주저앉아서 쉬고 싶지만, 이 거리에는 사람이 너무 많다. 카메라도 몇몇이 이미 나를 찍고 있고.
‘영상이라.’
나는 고민했다. 전자마녀에게 부탁한다면, 사태는 가라앉을 거다.
그러나 저번 사건으로 전자마녀는 꽤 무리했다.
그렇다면 차라리 흑천을 가려달라고 하고 다른 신분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나는 그것을 전자마녀와 연락해서 상담했다.
-괜찮은데?
전자마녀가 말했다.
-일단 동영상은 모조리 내가 동결시켜놨어. 하지만 황금 불꽃을 쓰는 장면은 내가 따로 편집하지 않고, 하이라이트 장면처럼 내가 만들어 줄게.
그렇게 말하고는 5초 만에 동영상이 왔다.
-여기.
나는 동영상을 틀었다. 흑천은 절묘한 각도로 검을 잡고 있다는 인상만 새겨졌지, 가운데 붉은 색 선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검 자체를 쓰는 장면도 없었고, 황금 불꽃과 가면에 중점을 뒀다.
-그런데 왼쪽 가면의 눈 부분이 깨져서 눈이 나오는 건, 편집하기가 좀 힘드네.
“……이 정도는 뭐.”
솔직히 말해서 조금 멋있어서 나왔으면 했다. 나는 전자마녀에게 이걸 퍼트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요즘 신체는 어때?”
-정말 좋아. 맛 구현 능력이 있는 게 정말 말도 안 돼! 나 요즘 서울 오마카세 다녀서 점령하는 게 취미가 될 정도라니까?
전자마녀가 즐겁다는 듯 재잘거렸다.
적당히 그녀와 이야기하고 통화를 끝마쳤다.
‘음?’
흑신무로 몸을 조율하다가 몸 내부에 있는 이물질을 발견했다.
‘탁기인가.’
조금 전, 싸움에서 죽은 피를 태운 흔적이었다. 이대로 쌓이면 몸에 안 좋기에 나는 별수 없이 그걸 입으로 배출했다.
“케헥.”
나는 피를 토했다. 검은색의 피가 흘러나왔다.
‘기분 나빠.’
메스꺼워하며 죽은 피를 바라보고 있는데 인기척이 느껴졌다.
“어르신…….”
고개를 돌리니 설화련이 슬픈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
설화련은 이서하와 마인의 싸움을 지켜봤다.
언제든 싸움에 낄 수 있도록, 몸을 조율하면서.
‘여차하면.’
어르신은 살려야 한다. 설사 내 목숨이 없어지더라도, 어르신만은 살려야 했다.
비장한 각오를 담은 채, 설화련은 싸움을 주시했다.
그러나 어르신은 오히려 마인과 빌런들을 몰아붙였다. 처음 보는 황금의 불꽃을 사용하면서 말이다.
‘역시 대단하셔.’
자신은 꿈에도 못 이룰 경지였다. 상격을 홀로 2명이나 감당하다니. 어쩌면 어르신은 최상격을 목도한 진정한 강자일지도 모른다.
설화련은 주변에서 어르신을 촬영하는 핸드폰이나 카메라들을 부수고는 조용히 어르신을 따라갔다.
“케헥”
그리고 보았다.
어르신이 검은색의 피를 토하는 모습을.
‘……설마.’
황금빛으로 타오르는 불꽃이 생각에 미쳤다. 그것은 평범한 불꽃이 아니었다. 신성한 느낌마저 드는 성화(聖火)였다.
그러나 그 힘을 거저 얻었으리란 생각을 하기 힘들다. 그것은 모든 것을 부정하는, 어르신이 가진 힘의 정반대에 서 있는 힘이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어르신은 자신의 생명을 불태워서 얻은 힘일 것이다. 설화련은 이를 물었다. 어르신은 저렇게 싸우고 있는데, 자신은 어르신의 무력을 보고 아이처럼 흥분했을 뿐이었다.
그것은 어르신이 태운 생명의 잔재였음에도.
눈에서 눈물이 흐를 것 같았다.
어르신,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어찌 그런 희생을 짊어지신 건가요.
“저 없는 사이에 그렇게 힘든 싸움을…….”
“……?”
“조금 전에 싸움을 지켜봤습니다. 황금빛의 불꽃을 두른 어르신은 멋있었지만…….”
설화련이 말을 흐렸다. 슬픈 눈동자로 이서하를 바라봤다.
“어르신의 헌신은 어찌보면 숭고합니다. 소중한 타인을 위해서 목숨을 불태우는 것을 인간은 하기 힘들어 하지만.”
그것은 분명 숭고한 희생이다. 만약 어르신의 행적이 훗날 사람들에게 알려진다면 그는 위인(偉人)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설화련은 그게 싫었다.
“완전한 타인을 위해서 지금까지 마인을 잡으셨다니…….”
“화련아.”
“죄송합니다, 어르신. 저는 어르신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저는 어르신이 소중하니까요.”
어딘가 결연한 표정으로 설화련이 말했다.
자신은 그런 것보다 어르신과 함께 있으면 좋았다. 마치, 어린아이들이 떠드는 말처럼, 그저 부모같이 자신과 함께 있으면 좋다고 생각했다.
“화련아, 내 이야기를…….”
“어르신의 희생은 숭고합니다. 하지만 저는 어르신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아니, 싫습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타인보다는 어르신이 더 좋으니까요.”
설화련은 이를 악물고는 말했다. 다짐과 함께였다. 자신은 약하다. 너무나도 약했다. 어르신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하나만 남은 자신의 가족을 말리기 위해서는 자신은 너무 약했다.
남은 가족은, 더는 잃고 싶지 않다. 설화련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어떻게 말려야 할까.
만약, 자신이 조금 더 강했다면, 어르신을 억지로 막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제가 더 강해지겠습니다. 어르신이 희생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모든 마인들을 몰살하기 위해서.”
그렇게 말하고선 설화련은 몸을 돌렸다.
어쩌면 그런 생각도 들었다. 어르신은 가문의 복수를 위해서 이렇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복수는 복수를 부른다.
설화련은 어르신이 그곳에 몸을 담는 것보다는, 행복하게 살기를 바랐다.
복수는 내가 짊어지겠다. 그 업은 당신의 것이 아니다. 암살가문의 모든 것을 물려받은 오롯이 나, 설화련의 몫이었다.
머리가 어지럽다. 이성적인 사고가 되지 않는다. 설화련은 머리를 돌렸다.
‘어르신.’
가문에 남아있는 유일한 자신의 가족을 지키고 싶다. 그것뿐이었다.
***
설화련과의 오해는 최악이었다.
하지만 설화련의 오해를 굳이 풀어야 할까? 지금 오해하고 있는 상태면 더 강해질 것 같은데.
‘오해는 나중에 풀지 뭐.’
그것보다는 힘들다.
힘을 제한해서 싸워서 그런지, 평소보다 써야 할 힘을 더 썼다.
아니, 상격 두 명이 적이었으니, 이정도로 끝난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나는 가면을 벗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전자마녀의 도움을 받아 CCTV 위치를 모조리 확인하고 먼 곳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근처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나는 영상을 확인했다.
‘빠른데?’
전자마녀가 배포하겠다는 영상은 벌써 순위에 들었다.
[상격의 마인과 빌런을 막은 정체불명의 은둔고수 등장!]이라는 제목이었다.
조금 오글거렸지만 나는 그것을 확인했다. 마인이 날뛰자 내가 뛰어들어서 마인과 빌런을 죽여버린 내용이었다.
-와 ㅁㅊㄷㅁㅊㅇ. 새로운 상격의 출현인가?
ㄴ상격보다는 최상격에 가까운 듯?
-진짜 장난 아니네. 왼쪽 깨진 가면 눈만 봐도 존잘인게 보이네;;
-〈진버지〉
진리+아버지의 합성어로 진리님을 아버지처럼 자상하고 인자하게 느끼는 젊은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진버지〉, 참 재미있고 따뜻함이 묻어나는 신조어이다.
ㄴ이거 완전 Young 한데요? 완전 MZ인데요?
ㄴ이샛기들 신자냐? 신자인척하는 안티냐?
ㄴ안티새끼들이자나ㅅㅂ
ㄴㅅㅂ 가면남 영상에 진리 들고오지마라. 진리가 ㅈㄴ대단한건 ㅇㅈ인데 너희 때문에 싫어지려 하잖아.
ㄴ진리님이 대단한 건 당연한건데…….
ㄴ진리님이 대단한 건 당연한거야.
ㄴ이새끼들아!!! 너희 때문에 싫어질것 같다고!!!!
ㄴ우리가 싫다고?
ㄴㅅㅂ이새끼들 단체로 난독증있음? 눈깔 맛이 갔나?
ㄴ우리는 진리님을 눈으로 본 순간 그분의 지혜를 접하고 맹인이 되었지. 진───맨.
ㄴ씨발놈들아 저리 꺼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