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07
Chapter 107 – 흑천(4)
“네, 네가 어, 어떻게? 서, 설마 허몽의 탑을 클리어했다고?”
하성휘의 목소리가 떨렸다.
허몽의 탑은 악명높은 탑이다. 온갖 환상을 보여주며, 탑을 등반하는 등반자들끼리 싸움을 부추긴다.
그렇기에 난이도는 극악하다. 위천의 여단을 이끄는 단장조차도 허몽의 탑을 클리어하지 못해서 하성휘를 겨우겨우 빼낸 것에 그쳤다.
다만 나는 다르다.
역천의 기로 온갖 환상에 면역이기 때문이다.
저주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내게 통하는 것은 직접적인 공격들인데 그런 공격들은 내가 사전의 차단 한다.
저주술사와 환상술사는 최소 격 2단계가 있어도 해볼 만 한 수준.
‘그나저나 절대 명령권이라.’
나는 하성휘를 바라봤다.
환몽의 탑에서 모종의 이유로 바깥으로 나온 서큐버스.
나는 환몽의 탑을 완전히 클리어 했다. 그 덕분에 절대 명령권을 얻은 것이겠지.
‘정말 좋은데?’
그녀의 격은 상격이다. 그러나 환경에 따라서 최상격조차도 잡아먹을 수 있는 포텐셜을 가지고 있다.
나 같은 놈이 아니라면, 동격의 경지에 이른 이는 상대하기 가장 까다로운 존재 중 한 명이다.
실제로 에르실을 제외한 학교의 인물들은 모두 하성휘의 환술에 단단히 곤혹을 치렀다. 김서현마저도 그랬었다.
나는 하성휘를 바라봤다.
절대명령권을 얻자마자 그녀의 변신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분홍색의 머리와 분홍빛 눈동자.
하성휘 본 모습이 맞다.
그리고 혹시 모르니 성신안으로 그녀의 몸을 훑었다. 도청장치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주변의 시선들이 이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우선 여기서 벗어나야 했다.
“먼저 장소부터 바꾸자. 따라와.”
“네…….”
뭔가 멍한 표정으로 하성휘가 말했다.
이거 진짜 최면 같은 건가. 헛웃음을 흘리며 하성휘를 으슥한 곳으로 이끌었다.
골목길로 향하자 인파가 사라졌다.
그러자 하성휘의 눈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너, 너! 어, 어떻게 환몽의 탑을 크, 클리어 한 거야!?”
“다 방법이 있지.”
어깨를 으쓱하며 하성휘를 바라봤다.
하성휘가 얼굴을 붉히며 나를 바라봤다.
“나, 날 이, 이런 곳에 끌고 와서 뭐, 뭘 하려고! 난폭한 짓을 할 생각이지?! 어, 얼굴이 잘생기면 다냐! 처음이니까 사, 상냥하게…….”
“헛소리 말고.”
하성휘가 뭔가 미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이게 아닌데. 라는 눈빛이었다.
저 눈빛을 보니 전전 여친이 생각났다.
다른 건 몰라도 그녀의 조언은 내 인생에 꽤 큰 도움이 되었었지.
-서하야. 너는 잘 생기고 여자가 이상하리만치 잘 꼬이니까 아래를 좀 조심해야 해. 네가 원하면 내가 언제든 빼줄 테니까, 말만 하고. 그리고 혹시라도 다른 년들 유혹에 넘어가면 콘돔은 꼭 착용하고. 다른 건 다 용서해도 아이만 안 낳으면 돼. 그리고 성욕이 강한 애들은 다 창녀거든? 성병의 위험이 있으니까…….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이었지만, 그녀의 집착은 꽤 심했다.
친하게 지내던 사람은 전 여친하고 직장 상사랑 후배뿐이었는데.
아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나는 허몽의 각인을 바라봤다. 절대 명령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감이 안 잡힌다. 그냥 명령하면 되는 건가?
화악.
각인에서 분홍빛이 뿜어졌다. 사용법이 머릿속에 흘러들어왔다.
‘이렇게 쓰는 건가.’
말에 힘을 담는다. 이것은 일종의 신비에 가깝다. 역천의 기와 충돌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우선 저 벽을 바라보며 물구나무를 서봐라.
“뭐?”
하성휘가 멍한 표정을 지었지만,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내가 가리킨 벽을 향해서 물구나무를 섰다.
그러나 정신력이 조금 깎여나간 것을 느꼈다. 그 힘은 미약하지만, 소모도는 있단 걸 깨달았다.
‘꽤 쓸만한데.’
나는 물구나무를 선 하성휘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선 위천의 여단 정보나 내놔.
나는 하성휘에게 여러 가지 질문들을 던졌다.
“위천의 여단은 기본적으로 도둑 집단이에요. 인원들은 모두 빌런. 마인은 안 받고 있어요.”
“기본적인 거 말고, 다른 정보. 여단 인물들의 능력이나 특징 같은 거 말해 봐.”
“우선 마공녀는 마공의 대가야. 그녀가 가진 수라마귀는 마공과 너무 궁합이 좋아.”
“다른 점은?”
“천마라고 불린 인물의 흔적을 찾고 있어.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불렸던 11대 천마의 흔적을 찾는다면 마공녀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공헌해서 다른 단원들도 잠깐씩 관심을 보이고 있지.”
“그렇군.”
나는 하성휘에게 정보를 이것저것 들었다. 그렇기를 한 시간.
‘별로 달라진 점은 없는데.’
나는 하성휘를 바라봤다.
하성휘는 아직 바깥에 나온 인물이 아니다. 위천의 여단에 오는 임무들을 맡을 때도 다른 모습으로 나가서, 위천의 여단 인물 중에서 부하로 두면 꽤 편리한 인물이긴 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녀를 이용해서 여단들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것이다.
마공녀는 경고했다. 위천의 여단이 직접 움직일 거라고. 그 수는 못해도 다섯 명 이상일 거다.
‘하지만 믿을 수 없어.’
하성휘를 믿을 수 없다.
절대 명령권이 있다고 하지만, 내가 온갖 방법으로 그녀를 제한한다고 해도, 몽환의 탑에서 하성휘를 빼 온 단장의 능력이라면 풀 수 있을지도 모른다.
‘꽤 거슬리는데.’
단장이 가진 재능은 「규율의 단죄(S+)」. 위천의 여단이 결속하는 이유임과 동시에, 외부에 침략에 당하지 않은 이유기도 했다.
「규율의 단죄(S+)」가 갖춘 능력은 시전자가 어떤 존재에게 규율을 부여한다. 이 규율을 어긴다면 단죄를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이 단죄라는 게 시전자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내가 온갖 제약을 달고 하성휘를 제약해서 위천의 여단 내부에 심어도, 단장이 수상함을 느끼고 그녀에게 「규율의 단죄(S+)」를 걸고, 페널티를 부여한다.
일시적으로 외부의 압력이 통하지 않는다는 페널티를 걸어서 내 정보를 적에게 알릴 수 있다.
턱을 쓰다듬으면서 고민했다.
그렇다면 결국 내가 데리고 다니는 방법이 가장 좋다.
‘…….’
나는 영천을 바라봤다. 혹시 영천을 하성휘의 몸에 넣을 수 있을까 해서였다.
‘영천. 하성휘라는 애 조종 가능해?’
-으음, 서하 님이 지속해서 역천의 기를 불어넣어 주시면 가능하지만…….
영천이 말끝을 흐렸다.
하긴, 하성휘가 나한테 맥없이 당했지만, 그녀가 약하다는 소리는 아니다. 상성에서 완전히 털려버린 케이스.
그렇다면 우선 데리고 다녀야 하겠군.
나는 각인을 바라봤다. 절대 명령권을 내리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니 각인이 옅은 분홍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너는 무슨 이유로든 나를 배신할 수 없다.
가장 첫 번째는 이것.
-너는 어떤 이유로도 위천의 여단에게 표식이나 문자, 전화, 목소리, 환상과 그 외의 수단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없다.
하성휘가 움찔거렸다. 전달할 속셈이었군.
-내 목숨이 위험하면, 네 목숨을 바쳐서라도 나를 구해라.
-내가 위천의 여단과 싸울 시, 규율을 어겨서라도, 나를 도와라.
그 외에 이것저것 명령어를 말했다.
그러자 내 념이 절반쯤 깎여감을 느꼈다.
‘명령어를 중첩할 때마다 소모도가 급격하게 높아지는군.’
이래서는 한번에 많은 명령어로 제약할 수 없다.
최소한의 명령어를 내리고, 나는 하성휘를 이끌었다.
“차 있지? 거기에 도청장치는 있어?”
“없습니다…….”
억울한 표정으로 하성휘가 말했다. 왜냐하면, 내게 존댓말을 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원래 조교의 시작은 존대로부터 시작된다. 출처는 바로 전여친이다.
나는 하성휘를 이끌고 근처 폐공장으로 향했다. 차에서 내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한국은 이런 곳이 많다.
차원이 겹쳐지면서 많은 곳들이 부서지고, 그 땅위에 건물들을 건설했지만, 중간에 북한이란 땅이 생겨서 그곳을 개발하러 많은 이들이 떠났기 때문이다.
‘위천의 여단이라고 해도 바로 반응할 것 같진 않지만.’
혹시 몰라서 이렇게 하성휘를 끌고 왔는데, 반응은 없나.
“……!”
검귀의 날카로운 감각이 경고했다.
여긴 위험하다.
나는 반사적으로 허공에 발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도약.
동시에 귓가에 총소리가 들렸다.
타앙.
총소리가 들렸다.
나는 총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감각이 좋군. 일개 학생 따위가 가지고 있을 감각이 아니야. 일격을 피한 걸 보면, 상격에서도 수많은 전투를 치른 존재가 가질 수 있는 감각일 텐데…….”
고저없는 남자의 목소리.
그곳에는 하얀색의 제복을 입은 회색 머리의 남성이 있었다. 하얀색의 제복 모자를 쓰고, 허리춤까지 내려오는 오른쪽으로 쏠린 망토.
정복의 오른쪽 심장 부분에는 독수리의 아래 만자가 그려진 기묘한 상징이었다.
“하필 저 미치광이가 온 건가.”
하성휘가 쯧, 하고 혀를 찼다.
그는 내게 시선을 고정했다. 나는 속으로 웃었다. 처음부터 월척이 걸렸다.
“마음에 드는 눈이군.”
그렇게 중얼거린 놈은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피웠다.
“나는 그레이. 검은 태양을 모시는 나치 제국의 슈츠스타펠(Schutzstaffel)이다. 애송이, 네놈의 이름은?”
나는 그레이의 말을 무시하고 흑천을 겨눴다. 회색 머리의 남자가 입꼬리를 올렸다.
“전쟁의 예절도 모르는 놈인가. 덤벼라.”
“하성휘. 준비는 됐나?”
“……네, 보자마자 준비했습니다.”
“호오? 내가 올 것을 알고 준비했다고? 어디서 정보가 새었…….”
푹!
칠흑의 팔찌에서 만들어낸 단검이 그레이의 허벅지를 꿰뚫었다.
“……도대체 언제!”
“도대체 언제부터 내가 함정에 걸렸다고 생각했지?”
“뭐?”
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그레이에게 다가갔다. 하성휘의 최면 능력은 확실히 동격에서 상대가 없다는 것을 확신했다.
흑천을 들어 올렸다. 평소와는 달리 느긋한 몸짓으로. 그러나 그레이의 시선은 오른쪽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마치 나를 인식하지 못하는 듯.
역천의 기를 뿜었다. 그제야 표정이 바뀌었다.
‘역천의 기가 가진 단점인가.’
상대에게 걸린 환상마저도 푼다. 나는 쓰게 웃으며 흑천을 내리쳤다.
*
*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여단의 단장은 가면을 매만지며 생각했다.
한 순간 이었다.
자신과 관련된 존재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연락이 끊겼다.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는 이들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은밀했다는 소리. 그리고 그것은 세계에서 한 손에 꼽는 초월적인 존재가 움직였음을 뜻했다.
위천의 여단 단원들이 그것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
단장은 시선을 돌렸다.
수배지에는 절세의 미남자가 뒤를 돌아보며 웃고 있었다. 그 현상금은 무려 50억.
‘이서하인가.’
직감적으로.
단장을 지금까지 살린 감각이 경종을 울리고 있었다. 이서하를 건드린 대가다. 라는 듯이 말이다.
‘일부로 살려뒀다.’
우주에서 별빛이 내렸다고 한다.
지구상에 있는 자신의 관계자들이 연락이 끊긴 시점에 나온 말이었다.
그렇다면 움직인 것은 서예빈. 황제가 직접 움직였다.
단장의 눈이 우묵해졌다.
“이미 되돌릴 수는 없다.”
어차피 여단의 단원들은 모두 체스 말 같은 것. 슬슬 손을 뗄 데가 되었다.
이서하와 부단장을 바꾸고, 그들을 흡수한다.
그리고 자신은.
‘새로운 악의 좌에 오르면 된다.’
칠악이 팔악으로 늘 것이다.
그리고 황제에게 여단의 복수를 하면 될 것이다.
“모두 모여라.”
단장은 위천의 여단을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