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40
Chapter 140 – 사도(6)
씨앗의 내부로 침입하자 보이는 것은 새카만 암흑의 공간이었다.
위도 아래도 모조리 검은색뿐인 공간. 바닥은 투명한 유리가 깔린 듯이 걸을 수 있는 것이 존재했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시야는 뚜렷해서 내부를 관찰할 수 있었다.
-여기가 사도의 내부…….
-흉흉하다. 이곳에 있는 것 자체가 기분이 불쾌해져.
흑천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나 역시 동감한다. 고개를 끄덕이고 나는 안쪽으로 걸어갔다.
또각또각.
나는 거침없이 걸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내 감이 이쪽이 길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흑천을 빼어내서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게끔 준비했다.
‘공격해올 것 같지는 않은데.’
놈의 행동은 명백하게 이상했다.
나와 싸울 때, 내가 공격해도 씨앗은 당혹스러운 감정을 보였을 뿐이었다. 그러면서도 나에 대해 공격은 하지 않았다. 백홍에 겨울의 검을 집어넣으며 나는 앞으로 걸어 나갔다.
‘속도를 높이자.’
-주인, 서두르지 마라. 이런 곳에서 서두르는 것이 더 위험하다.
‘괜찮아.’
밖에 두고 온 이들이 마음에 걸린다.
김아라와 김서현. 그 둘이 나를 말릴까 봐 나는 그들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왔다. 어쩌면 내가 없는 사이 나를 구하겠다고 무리를 할지 모른다.
휘리릭!
씨앗의 내부에서 무수히 많은 촉수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족히 수백 줄기는 되어 보일 것 같은 숫자. 그들에게서 적의는 느껴지지 않았다.
-기분 나빠요…….
-당연한 일이다. 사도는 외계의 것이 직접 빚은 생물. 그것은 어지간한 마인들보다도…….
-아뇨, 생김새 말이었어요.
-……그렇군.
달칵.
심상에서 스위치가 켜지는 소리가 들리며 성신안을 발동한다.
내부를 관찰했다.
보이는 것은 모조리 검은색일 뿐인 부정한 힘.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부정한 기운들.
[!계@#지가 사용자의 의식을 잠식합니다.] [개념 스탯 역천이 !계@#지를 막았습니다.]‘거슬려.’
아까부터 부정한 힘들이 내 근처에 몰리고 있었다.
마치 타락이라도 시키려는 듯했다. 내가 이 정도의 느낌이라면, 다른 이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사도에게 먹힌 이들이 대부분 타락해서 나오는 게 이런 이유인가.’
더 황당한 것은 아직 의식이 제대로 치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의식을 치른 죽음의 씨앗은 이런 형태가 아니다.
‘그래서 내가 온 것이지만.’
불안정하게 강림하고 초기 상태라지만, 사도를 정면에서 쓰러트릴 힘은 아직 없다.
아직은.
그렇기에 내부에서 놈을 망가트리며 의식을 저지해서 원래의 세계로 보내야 했다.
방법은 알고 있다. 그리고 역천은 그 힘을 사용하기에 꽤 적합한 힘이었다.
츠츠츠츳.
촉수에서 죽음의 기운이 농밀하게 응축되고 있었다. 닿는 것만으로도 어지간한 영웅들은 죽는다. 저것은 그런 힘이다. 우스운 것은 저것이 나에게 살의를 가지지 않은 본연의 힘이라는 것이고.
휘리릭!
죽음의 촉수들이 뒤엉키고 합쳐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하나의 인형(人形)을 만들어 내었다.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존재였다. 눈이 두 개 달리고 입이 붙어 있었다. 난생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흐흐……. 나의 형제여…….】
윙윙거리며 목소리가 뇌에 그대로 꽂히는 느낌.
-언어를 말하는 것만으로도 정신력이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었다.
에픽 월드에서 나오는 김서현의 속 마음이 떠올랐다. 그녀가 말한 것만큼 심하지 않았다.
다행히 역천이 차단해주고 있는 듯싶다.
‘형제라.’
놈은 나를 그렇게 칭했다.
그렇다면 내가 지닌 역천지체와 관련이 있는 것이겠지.
‘생각해보면 역천은 정말 의문 덩어리야.’
별빛의 마력도 그렇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별빛의 마력은 외계의 적을 없애는 데에 더없이 적합한 힘을 갖고 있다. 어지간한 상성 관계 따위 정도가 아니라, 천적 이상의 무언가였다.
“형제?”
【역시……아직 개화하지 못했구나……괜찮다……머지않아 너 또한, 스스로가 무엇인지……자각할 수 있게 될 테니…….】
나는 눈을 찌푸렸다.
힘을 개화한다고? 역천이 여기에서 더 나아갈 길이 있나?
그리고 나아가도 문제였다.
역천의 끝은 저 존재들과 같아질 수 있음을 뜻하니.
“이곳에 강림한 목적이 뭐지?”
【유희.】
그것은 즐거움을 입에 담았다.
【나의 신을 추종하는 것들이……제물을 바쳤다……그것들의 비명과 절망은 나의 신을 기쁘게 만들지…….】
놈의 눈이 반달로 휘었다.
그 안의 감정은 기쁨과 환희로 질척거리는 부정한 감정.
“그런가.”
나는 흑천을 들어 올렸다. 역시 이 놈들은 대화가 통하는 상대가 아니다.
이 놈들의 목적은 이 세계의 멸망. 인간들을 가축처럼 갖고 놀면서 자신만의 쾌락을 탐한다.
【인간처럼……굴지마라……형제여.】
“형제라고 지껄이지 마. 짜증 나니까.”
지잉-!
흑천이 검명을 토해낸다. 흑염휘성신이 흑천에 흑염을 불어넣었다.
‘아쉽네.’
아직 검기는 쓸 수 없다. 내 심상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 잠깐……너를 가둬야겠군.】
“해보든가.”
휘리릭!
수백 줄기의 촉수들이 적의를 가지고 나를 노렸다.
카앙! 촉수가 흑천과 닿자, 흑염이 촉수들을 불태웠다. 그러나 그 틈 사이에 수십 줄기의 촉수들이 나를 노렸다. 위력은 약하지만, 수가 너무 많다.
‘줄여야겠어.’
흑익 발동.
어깻죽지에서 외날개가 퍼졌다. 불꽃과 근원을 담은 흑익이 연꽃처럼 퍼지기 시작하며 촉수들을 잘랐다.
[개념 스탯 역천이 1 상승합니다.] [개념 스탯 역천이 1 상승합니다.]촉수를 잘랐을 뿐인데 역천이 상승했다. 아까와는 달리 살의를 품었기 때문일까.
【역시……까다로워.】
놈이 무어라 중얼거렸다.
나는 땅을 박찼다. 최대한 중심 쪽으로 향해서 도약했다.
철컥.
촉수를 흑익으로 요격한다. 너무 많은 숫자는 백홍에서 겨울의 검을 뽑는 것으로 커버한다. 미처 막을 수 없던 것은 갑옷으로 대충 막았다.
[재능, 검귀(S)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쩌저저저적!
겨울의 검이 주변의 모든 것들을 얼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근력만으로 효율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중심에서 흑천을 땅에 꽂았다.
흑신무 오의.
무저갱.
화륵.
한 줄기의 흑염이 피어올랐다.
그것은 이내 소용돌이치듯 어마어마한 속도로 가속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흑염의 줄기는 어느새부턴가 수십 줄기로 늘어나면서, 내 주위를 흑염의 소용돌이로 만들었다.
‘좀 더.’
가속한다. 무저갱은 애초부터 자신마저 통제할 수 없는 심연. 그러나 역천이 너무 늘어난 탓에 아직도 통제하기가 쉬웠다.
흑염이 통제를 벗어나는 것을 느낀다. 주변의 모든 것을 흡수하며 몸집을 불려나가던 무저갱은 순식간의 씨앗의 절반을 잠식했다.
【아아, 역시. 너는 내 형제가……맞았다…….】
그 말과 함께 씨앗이 움직였다.
수백 줄기의 촉수 끝에서 죽음의 기운이 응축되기 시작한다. 아무리 나라도 직격당하면 즉사 당할 정도로 위험한 공격.
씨앗은 그것으로 무저갱의 심연을 공격했다.
심연이 한껏 뒤틀린다. 그게 끝이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심연은 죽음의 기마저 흡수하며 몸집을 불려 나가기 시작했다.
【역시……모든 것을 집어삼키는……하지만 아직 능력이 미숙해…….】
씨앗이 그 말을 내뱉으며 죽음의 기운을 손아귀에 모았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힘이 그곳으로 응축되기 시작했다.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씨앗이 하려는 짓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회수.
통제를 벗어나려는 무저갱을 모조리 회수했다. 그 과정에서 손실은 일어나지 않았다. 흡의 결 덕분이었다.
‘까다로운데.’
사도급에서 사용하는 권능의 발현.
그것이 발현되었다면 무저갱은 죽어서 회수조차도 못했을 거다. 하지만 이 정도 깽판을 쳤다면 슬슬 내가 찾는 것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찾았군.’
내 반대편에서 거뭇거뭇한 씨앗 하나를 발견했다.
핵.
모종의 이유로 중국에서 인신 공양으로 적당히 제물을 바쳐서 사도를 끌고 온 것 같다.
지금 시점에서 사도가 나타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불합리하다. 그렇다면 무언가 조건을 가지고 이곳에 겨우 헌신했다는 뜻이다.
저것을 부수면 사도는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흑천을 들고 다시 공격하려는 찰나. 나는 눈썹을 찌푸렸다.
화악!
빛줄기가 뿜어졌다. 나는 이와 비슷한 현상을 한 번 본 적이 있다.
‘……안 오기를 바랐는데.’
이곳에 오기 전.
나와 김서현은 어떤 유물 하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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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을 유구하는 검은 손」
: 하루에 한 번 시야에 잡히는 존재의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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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의 힘은 유물로밖에 상쇄할 수 없다. 가 이 세계의 진리다.
‘무조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막을 방법은 있다. 그에 준하는 권능이나 신비 정도뿐이지만. 나는 사도를 바라봤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이 사도이기에 이렇게 쉽게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겠지.
빛줄기가 사라지면서 하늘색 머리의 소녀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오지 말라고 했잖아.”
“하지만 잘 왔지?”
김서현이 주변을 보고 내 쪽으로 오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대놓고 든든하다. 그녀는 전위 후위 중위 모든 것이 가능하니.
‘영천.’
-네.
‘지금부터 모든 주술 남발해. 내가 역천을 줄테니까.’
조금 늦게 천천히 공을 들여서 기회가 오면 바로 공격하려고 했는데, 계획을 바꿔야겠다.
“서현아.”
“어.”
“여기서는 숨길 것 없이 마음껏 날뛰어도 돼.”
“……알고 있었어?”
김서현이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알 수밖에 없다. 그녀가 여자라는 것은 몰랐지만.
’34, 174시간이었나.’
내가 김서현에게 투자한 시간은 그 정도쯤 되니까.
【허튼 발버둥……어차피 이 세계는 멸망이 예정되어 있지……형제여.】
“꺼져. 그딴 결말은 없으니까.”
씨앗의 말에 나는 비웃어주며 중지를 치켜올려 줬다.
“지구는 멸망하지 않을 것이고, 너희는 다시 외계에 처박힌다.”
그게 내가 만들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