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6
Chapter 16 – 에르실(4)
역천은 모든 이치를 거스른다.
이능, 마법, 검기, 호신강기……. 마력이나 그에 따르는 것들로 발동한, 모든것을 무효화 하는 힘.
이 세계에 존재하는 힘과 법칙들은 역천을 버티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이 역천이 만능이라는 소리는 아니다
‘상격’이라고 불리는 단계에서부터는 역천의 기운으로 모든것을 해결할 수 없다.
상격이라 불리는 경지에 오른 이들은 세계의 법칙을 자신만의 심상에서 꺼낸 법칙으로 세계를 물들인다.
흑경(黑勁)은,
그들을 죽음으로 끌어내리기 위한 힘이다.
역천의 기운을 한곳에 모아, 그것을 내부에서 진탕 시키는 힘.
검은색의, 부정한 힘이 손아귀로 모였다. 뱀이 발버둥친다.
에르실의 마력실이 툭툭 끊어지기 시작한다.
김아라는 당분간 움직일 수 없다. 그녀가 아직 힘을 개화한 지 얼마 안 된 것도 있고, 근원력은 다루기 힘든 힘이니까.
그래도 상관은 없다.
이제 끝났으니까.
나는 속으로 념을 일으켰다. 그리고 다리에 역천을 불어넣고.
있는 힘껏 도약했다.
그림자 뱀이 몸을 뒤틀었다. 그러나 내 몸은 이미 뱀의 몸뚱아리에 닿았다. 손이 뱀에게 닿았다.
퉁.
가벼운 소리가 인다. 그러나 내포된 힘은 가볍지 않았다.
역천으로 뭉쳐진 흑경은 그림자 뱀의 모든 것을 꿰뚫고, 뱀의 내부로 들어갔다.
내부에서부터 시작되는 폭주. 역천은 모든것을 역류시킨다. 오롯이 자신만이 정답이라는 듯, 다른 마나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역천이라 한다.
-키에에에에에에에에엑!
그림자 뱀이 고함을 지른다. 김아라와 에르실이 전투태세에 들어갔다.
그러나 나는 가만히 있었다. 저게 뱀의 마지막 페이즈니까.
그림자 뱀이 저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숨이 멎기 직전에 나오는 행동이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터무니없는데.’
나는 뱀을 바라봤다.
고작 일격이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직접 보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다.
-키에에엑! 키엑!
몸을 뒤틀며 고함을 지르는 그림자 뱀은 검은색 피를 뱉어내며 쓰러지기 시작했다.
회광반조였다.
퉁!
그림자 뱀이 쓰러지며 사방에 먼지를 일으켰다.
나는 따뜻한 눈으로 뱀을 바라봤다.
아까 전, 비닐을 감정했을 때 나온 등급이 D-등급.
그정도면 뱀을 벗겨 먹어서 방어구를 만들면 C등급은 받지 않을까.
그리고 그림자 뱀에게는 내단이 있다.
그것을 나는 쓸 수 없지만, 그걸로 더 좋은 걸로 바꿔먹을 수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 메인은 따로 있다.
[메인 퀘스트Chapter. 1.5 : 그림자 뱀을 토벌 완료!] [보상으로 5,000P가 지급됩니다.] [단 일격으로 그림자 뱀을 토벌! 믿을 수 없는 기록을 달성! 보상이 한층 업그레이드됩니다!] [2,000P가 추가로 지급됩니다!] [5,000P 기예 전용 작성권이 지급됩니다!]나는 흡족한 눈으로 보상창을 바라봤다. 포인트는 정말 만족스럽다. 안 그래도 요즘 포인트 수급량이 굉장히 더뎠는데.
[15,500P]‘……?’
포인트를 확인하다가 멈칫했다. 생각보다 포인트 수급량이 훨씬 많았다. 어디서 이렇게 나온 거지?
이건 나중에 확인해 봐야겠군.
나는 기예 전용 작성권을 바라봤다. 이 보상도 만족스럽다.
‘보법을 익히는 게 더뎠는데, 이걸로 급한 대로 때울 수 있겠어.’
상태창.
▼
[이름 : 이서하]근력 : 3
민첩 : 5
체력 : 6
정신 : 5
재주 : 5
개념스탯
역천 : 2
◈재능
-「열람(-)」, 「불가해한 재능(A-)」 「손재주(B+)」
◈기예
-「흑신무(?)」, 「이카르의 심화 영력 제어술(C)」, 「흑섬검법(D)」
◈체질
-「역천지체(S-)」
지난번과 비교하면 이것저것 추가되어있는 상태창.
나는 기예란에서 흑신무(?)를 바라봤다. 등급이 들어가는 란이 물음표가 떠 있었다.
‘이건…….’
에픽월드에서 이런 등급이 존재하기는 한다. 김서현이 익히고 있는 천년무맥 그 자체.
그리고 ‘중간보스’격에 해당하는 인물이 가지고 있다.
나는 그것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조금 전의 그 힘은 뭐예요?”
에르실의 눈이 이상했다. 눈동자가 떨리는데 읽혀지는 감정은 달랐다.
저 뱀을 한방에 해치우다니……역시 수석. 이런 반응을 기대한 건 아니었다.
경악에 가까운 눈빛.
아마 내 힘에 대해서 어느정도 파악한 것 같은 반응이었다.
‘멜라니가 말해준 건가.’
초월자들 사이에서는 무슨 네트워크나 커뮤니티 같은 거라도 있나. 멜라니가 사는 차원은 천마와 별개의 차원으로 알고 있다.
“내 힘이지. 것보다 에르실, 이것 좀 옮기게 도와주라.”
“엑, 좀 많이 더러운데요…….”
그런데 에르실이 해주지 않으면 나나 김아라가 들고갈 수밖에 없다. 나는 그림자 뱀을 바라봤다.
확실히. 검은색의 피를 울컥울컥 토하는 그림자 뱀은 미관상으로도 별로였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나는 교관이 나눠준 보석을 깨부쉈다.
“어? 교관들을 부르는 건가요?”
“응. 어차피 그림자 뱀은 온갖 재료로도 사용하니까, 조금 떼어주고 도움 받는 게 낫지.”
내 말에 에르실이 꽤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제가 제 몫에서 뺄게요. 어차피 저는 한 게 별로 없으니까.”
“나도…….”
에르실과 김아라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런 건 확실하게 해야 된다.
“내 몫에서 뺄 거야. 부른 건 나니까.”
“지, 진짜요?”
에르실의 입꼬리가 희미하게 올라갔다.
그럴만하다. 그림자 속성을 개화한 괴수는 마법 시약으로도 쓰인다. 구하기 힘들고 희귀한 재료라는 거지.
나는 에르실과 김아라를 보며 웃었다.
‘아직 쟤네로 뽕을 뽑는 건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이걸로 마음의 빚은 지워 뒀다.
에르실과 김아라는 선의 인물. 이런 걸 미리 지워두면 나중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지금은 뱀의 시체 가격이 조금 높을지 몰라도 훗날 비교한다면 손톱 쪼가리를 주고 뼈를 취할 거다.
그때가되면, 후회해도 늦으리라.
거기까지 생각하니 위쪽이 시끄러웠다. 드디어 교관이 온 모양이다.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음?
나는 념을 일으켜서 흑천마검을 가져왔다. 내 의지에 따라 흑천마검이 손에 잡혔다.
나는 념을 응용해서 뱀의 사체를 살폈다. 역천은 흑경 한번을 사용했다고 바닥난 지 오래.
‘내단이 꽤 멀리 떨어져 있군.’
나는 내단이 있는 곳으로 가서 흑천마검으로 뱀의 가죽을 뚫었다.
휘적휘적.
뱀의 시체를 가를 때마다 검은색의 피가 쏟아진다.
“으으.”
그 피를 보며 에르실이 괴상망측한 소리를 내었다. 그러고 보니 이런 걸 싫어했었지. 나는 피 냄새를 억지로 참으며 념을 운용해서 내단을 꺼냈다.
‘휴.’
-원래 그렇게 사용하라고 있는 힘이 아닌데.
흑천마검의 말을 무시했다. 사용자에 따라서 효율 있게 쓰는 게 맞지.
나는 내단에 묻은 피를 털어내고 미리 가져온 목함에 넣었다.
***
“말이 안 되는 군…….”
서우주가 침음하면서 그림자 뱀의 사체를 바라봤다.
검은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뱀은 그 자체로도 그로테스크 했다.
“어떻게 잡았지?”
“김아라가 앞에서 그림자 뱀을 막고, 에르실이 움직임을 제약하게 한 뒤, 제가 죽였습니다.”
서우주는 김아라와 에르실을 바라봤다. 둘이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누가 억압하지 않은 분위기.
‘흠.’
서우주는 그림자 뱀을 바라봤다. 덩치부터 죽은 피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마력.
하나하나 예사롭지 않다.
아마 자신이 이 괴수와 싸웠어도, 최고 컨디션이었다면, 10번 중 5번은 질지도 모른다.
‘바로 짠 조로 이런 괴수를 잡았다라.’
자신이었어도, 아니, 한국영웅학교가 설립된 이래, 학교의 이름을 높인 학생들로 조를 짜도 이런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점수는 어느정도 받을 수 있을까요?”
“당연히 만점일겁니다.”
에르실의 말에 조교가 말했다.
“무엇보다 이 그림자 뱀. 조만간 이무기가 되었을지도 몰라요. 아마 교장 선생님에게 보고를 올린다면, 좋은 물건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진짜인가?”
“네.”
괴수 생태학에 뛰어난 조교가 저리 말하니 믿음이 간다. 그래도 우선 교수에게 사체를 건네고 정밀 검사를 받게 한 다음에 하는 게 맞겠지.
서우주 교관은 그걸 이서하 일행에게 말했다.
“좋아요. 아, 혹시 조교분들 중에서 저 비늘이 필요하신 분 있나요?”
“팔 건가?”
“네, 팔기도 할 건데, 저희가 좀 지쳐서요. 저것 좀 옮겨달라고 부탁하려고요.”
“……그렇군. 그건 괴수 생태학 교수에게 내가 말해놓지. 거기에 뛰어난 대학원생이 있으니, 사체를 온전히 보존해 줄 것이야.”
“아, 그럼 그분한테 비늘 몇 개 드리면 되겠네요.”
“……교수한테 주는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
“…….”
이서하는 잠깐 어이없는 눈으로 서우주 교관을 보다가 말했다.
“그럼 저희 이번 시험에서 몇 점 정도 받는 건가요.”
“괴수 시험은 종합 평가지.”
서우주는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 이들이 보여준 건 이미 자신이 합격선으로 생각했던 점수는 훌쩍 웃돈다.
“10점 만점에 30점이다.”
서우주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