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69
Chapter 169 – 축제(7)
-주인은 심상의 크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나?
과거에 있었던, 흑천의 말이었다.
흑천은 팔짱을 끼며 내 심상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계를 더 넓게 침식하고, 법칙을 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게 되는 거지.’
-맞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인, 내 전 주인은 심상의 크기를 보고 이렇게 평하였다. 내가 가진 세계의 크기라고.
‘……?’
-같은 말이지. 말장난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심상의 크기만큼 무인들이나 주술사, 그러니까 이곳에서 영웅이라는 존재들은 그 심상의 크기에 따라 법칙을 왜곡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그 존재가 초월을 이룬 존재가 된다면 그 의미는 남다르지.
그렇게 말한 흑천은 내게 말했다.
-그러니까 주인, 주인이 강해질 방법은 이 심상을 채워야 한다. 주인이 사는 세계와 다름이 없는 크기의 바다. 그리고 하늘을 대신하는 저 광대한 하늘 말고. 저건 별로 좋지 않아. 억지로 얻은 듯한 힘이야. 무언가 옭매어서 얻은 힘은 훗날 주인의 심상을 잡아먹을 수 있어.
불길한 소리와 함께였다.
그리고 지금 다시.
‘태양이 없는 하늘은 너무 칙칙하지. 저건 어때?’
-나쁘지 않다. 물론 저 검은 태양을 온전히 받아들이진 못한다. 저건 생명의 힘으로 차버린 어떤 것이니까. 주인이 가진 힘, 흑염휘성신으로 대체하자.
흑천은 그리 말하며 웃었다.
-주인, 전대 주인이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불렸는지 아는가?
‘뭔데.’
-불합리한 존재. 모든 힘을 부정하며, 모든 것을 거스르는 역천의 존재라 했다.
‘…….’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부정한 힘으로 이루어진 검은색의 태양. 그것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주인은 자신의 힘을 믿지 못한다. 흑천과 흑해, 둘 다 강한 힘인 것은 맞다. 전대 주인이 남긴 드문드문한 기억 속에서도 저 두 개의 힘은 두 손 안에 들 정도로 위험한 힘이지. 약화한 상태임에도 그래.
흑천은 내 옆에서 태양을 향해 손을 가리켰다.
-그러나 역천은 그것들에 뒤처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강한 힘이지. 그런데도 주인이 약하다고 느끼는 것은 흑염휘성신의 그릇을 아직도 못 채워서 약하다고 느낄 뿐이다. 역천은 그것들에 뒤처지지 않아. 오히려 저것들을 합해도 역천에 뒤처진다.
확신이 어린 말투로 흑천이 내게 말했다.
나는 손을 펴서 올렸다. 심장이 있는 부근. 지금은 흑염휘성신으로 대체된 곳.
두근.
흑염휘성신이 흑천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두근거렸다.
화륵.
모든 것을 거스르는 부정한 검은 불꽃이 피었다.
그 크기는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마치 저 태양을 불사르겠다는 듯 그 크기와 밀도가 어마어마했다.
치이이익!
멸해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흑염을 꺼내자마자 일어난 일이었다. 마치 흑염보다 자신이 약하다는 듯 증발하는 멸해.
‘……진짜라고?’
솔직히 말해서 흑천이 말한 것에는 과장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다가 쓰게 웃었다. 내가 가진 개념 스탯 역천의 수치는 100.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김서현조차도 25살에서야 가능했다. 심지어 개념 스탯보다 올리기 쉬운 특수 스탯이.
‘하긴 그때는 어려움이니까.’
흑천을 들었다.
흑염이 호응했다. 내 주변을 감싼 검은색의 불꽃이 그림자처럼 일렁거렸다. 특수 스탯 영을 품은 효과였다.
[특수 스탯 투쟁이 호응합니다.]투쟁의 신이 남긴 힘이 흑염에 깃들었다.
-절망하라.
하늘의 위에서 힘러가 말했다.
검은색의 태양의 모습을 한 채였다. 온갖 촉수들이 뭉쳐지고,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역겹기 그지없는 태양이었다.
이계의 존재에겐 생명을.
지구의 존재에겐 죽음을 내리는 힘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내 심상의 세계가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시간이 거의 다 되었다.’
그리고 놈의 힘이 막강한 증거였다. 나는 모든 힘을 흑염으로 전환했다. 넣을 수 있는 것은 모조리 넣었다.
[염마(S-)가 흑염휘성신에 종속됩니다.]흑염휘성신이 비명을 질렀다.
중단전, 코어에 해당하는 부분이 삐거덕 거린다. 울컥-하고 피가 솟았다.
우득.
무언가 뒤틀리는 소리가 났다. 바깥이 아니라, 몸 안에서. 흑신무로 몸을 조정해야 했지만, 무시했다.
‘놈부터.’
이를 악물었다.
해야 할 일은 명확했다. 흑염휘성신의 흑염을 모조리 꺼내는 것. 내 심상의 세계가 호응했다. 흑염이 심상의 세계를 침식하며 타오르기 시작했다.
‘단 한 번.’
흑염이 몸을 불태웠다.
내 역량을 넘는 힘이라는 듯이 몸속이 뜨거운 불로 가득 찼다. 문자 그대로의 뜻이었다. 흑염휘성신의 그릇은 너무나도 방대했고, 내 심상세계도 내게 허락되지 않은 힘이었다.
수명을 깎아 먹는 힘.
상관없다. 어차피 회복할 수단은 많다. 흑천과 영천이 비명을 지르지만, 말리지 않는 이유였다. 놈을 죽이지 않는다면, 죽는 것은 바로 나다.
화르르르륵!
거대한 흑해는 존재하지 않았다. 내 심상의 세계는 연옥과도 비슷하게 되었다. 모든 것을 불사르는 흑염이 가득 차 있는 공간.
그곳에서 검은 색의 살덩이가 내려왔다.
태양을 자처하는 끔찍한 것이 절대적인 힘을 품은 채였다.
[개념 스탯 역천의 이해도가 증가합니다. 개념 스탯 역천이 증가합니다.] [개념 스탯 역천이 품을 수 있는 한도에 도달한 상태입니다. 개념 스탯 역천이 증가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그 위의 어떤 힘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절대 스탯의 단서를 획득했습니다.]무언가가.
몸속에서 크게 확장되는 기분이 들었다. 역천의 대한 이해도가 한껏 증가한 느낌이었다.
-죽여주마! 거짓된 신과 세계를 지키려는 어리석은 것아!
진각을 밟았다.
검은색의 땅이 움푹 패였다.
흑염휘성신(黑炎輝星神).
겁천화(怯天火).
세상과 하늘을 모조리 불사를 불꽃이 현세에 강림했다.
*
-……무슨.
검은 태양과 불꽃이 부딪치기 직전이었다.
지금까지 있던 전투 경험이 그를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그럴 리가.’
힘러는 이를 악물었다. 검은 태양께서 자신을 살려주실 것이다. 그렇다면 이 목숨을 바쳐서 저 소년에게 죽음을 바라야 했다. 혹은 그에 준하는 상처를 입혀야 했다. 그래야 신에게 면목이 설 테니까.
검은 태양과 세상과 하늘마저 불태울 겁화가 부딪쳤다.
수천 개의 촉수가, 이족(異族)에게 끊임없는 생명을 부여하는 생명의 기를 지닌 채 불살라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불사를 흑색의 겁화. 마치 세상을 태우듯이 타올라서 흑색의 태양을 삼키기 시작했다.
-……이런 건 있을 수가 없다!
힘러는 절망하듯이 외쳤다.
생명이 불살라진다. 역천은, 하늘을 거스르는 힘은 모든 것을 남기지 않았다. 존재 이유가 마치 모든 마의 것들을 불사르겠다는 듯이, 검은 색의 태양을 집어삼키었다.
힘러는, 그가 구현한 검은 태양의 모든 것이 타오르고 있었다.
‘있을 수 없다!’
있어서도 안 되었다.
이건 인간에게 허락된 힘이 아니었다. 자신의 힘을 쌓고 초월한 이가 얻을 법한 힘이었다. 아니, 그보다도 더.
-검은 태양이시어!
힘러는 자신의 생명을 꺼냈다.
지금까지 검은 태양께 바쳤던 수백만에 이르는 영혼을 꺼내었다. 탐욕스럽게 생명을 탐하는 수백만에 이르는 촉수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지금까지 쌓아 올린 힘이다. 세계가 목도한, 나의 위대한 신에게 바치는 경의였다.
그리고 마지막 발악이었다.
세계를 뒤덮는, 세계를 태울 흑색의 불꽃이 모든 것을 불살랐다. 그의 생명을, 그의 마력을, 그의 격을.
‘안 돼…….’
이것은 위험한 힘이었다.
마를 멸하는 힘과는 그 결이 달랐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게 하고 모든 것을 부정하는 듯한 힘이었다.
모든 것을 불사르고, 그 격마저 불사른다. 마인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모든 존재에게 평등한 힘이었다. 모든 힘의 상하 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한다는 말이었다.
진실로 위험한 존재였다.
‘제국에게 정보를…….’
알려야 했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했다.
저것은 모든 것을 불살라야 했으니까.
자신의 생명은, 나치 제국과 검은 태양을 헌신했던 군인의 삶은 여기서 끝이었다.
털썩.
목만을 남긴 채 그는 땅으로 추락했다. 흑색의 땅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의 심상 세계가 끝나감을 의미했다. 힘러는 조용히 한 존재를 바라봤다.
-그랬군. 이제야 신이 남긴 말을 이해하겠다.
“네놈이 죽는 것? 혹시 이용당한 걸 이제야 알았나?
-푸흐. 푸하하하하하하!
힘러는 웃었다.
그래, 그렇게 착각해라. 멸해를 다루는 존재는 죽었다. 그 죽음은 갑작스러웠다. 작년까지 멀쩡히 있었던, 외계의 바다를 이루던 존재는 갑작스럽게 사라졌으니까. 외계의 하늘과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게 아니었다. 멸해와 멸천은 조용히 준비하고 있었다. 저 존재에게 숨어서.
많은 시선이 느껴진다.
외계에 있는 진실된 신들이. 그들의 격은 자신이 모시는 검은 태양과 비슷했다.
다른 시선도 느껴졌다.
경계의 안에서 진실된 신들에게 패배한 패배자들이. 거짓된 신들 역시 시선을 보내고 있음을 눈치챘다.
‘알 수 없을 것이다.’
놈들은 그저 심상 세계에서 자신이 패했다는 것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힘러는 모든 것을 부정하는 힘의 편린을 보았다.
그들은 검은 태양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다. 같이 지구의 생명체를 탐하는 존재일 테니.
다만, 힘러는 아쉬웠다.
자신이 그 대업의 앞잡이가 되어 그것을 바라볼 영광을 얻고 싶었는데.
한편, 이서하는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무슨 헛소릴…….’
힘러를 바라본다.
그러나 놈은 거짓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고 보면 놈은 헛소리했었다. 멸해가 죽었다고.
‘설마…….’
멸해를 다루는 존재는 게임 속에서 살아있다.
게임 속에서. 그 존재는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그저 존재할 뿐이었다. 감정이랄 것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떠다니는 존재. 그런데도 지구에 강림되어 모든 생명체를 멸할 존재였다.
이서하는 잠시 눈을 감았다.
어차피 죽여야 할 존재들이다. 이놈들이나, 저놈들이나. 그리고 경계 바깥에 있는 놈들이나.
‘지금은 웃어라.’
흑천을 들었다. 길쭉하게 솟은 검기가 그의 목을 갈랐다.
희미한 미소가 얼굴에 감돈 채였다.
*
심상의 세계가 사라지고.
나는 내 심상을 구성하는 것들이 완전해짐을 느끼고 있었다.
‘이것이 상격의 격…….’
지금까지와는 다른 힘이었다. 완전해졌다.
그것 하나로 내 전력의 상승이 어마어마했다.
띠링.
푸른색의 화면이 망막을 비추었다.
[당신의 이명은 구원자 입니다.] [업적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10,000,000p를 획득 하였습니다.] [……!] […….]그리고 무수히 많은 메시지 창들이 나를 반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