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76
Chapter 176 – 전초전
악마, 단탈리안을 붙잡은 후로 나는 단탈리안을 데리고 길드로 향했다.
길드에는 이미 많은 인원이 있었다. 일장로, 마공녀, 하성휘.
그리고 길드의 잡무를 맡아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인 전자마녀.
‘길드 인원 대부분이 무력이 강하고 잡무에 약하니, 전자 마녀의 중요성이 높아지네.’
조금 어이없는 일이었다.
사실 전자마녀를 잡무에 쓰고 있기는 하지만, 그녀를 고작 잡무에 쓰는 일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기도 했다.
조만간 길드원을 모집해야 하겠다.
회계 쪽에 아는 사람은 없지만, 인맥빨로 어떻게든 해봐야지.
길드 안으로 들어오자 일장로가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천마시여, 이 존재는?”
“새롭게 받아들이는 부하다. 악마의 탑에서 헛짓거리하고 있던 71위 악마기도 하지.”
“뭐야, 나 같은 놈이 또 있어?”
허몽의 탑에서 탈출한 서큐버스, 하성휘가 단탈리안을 훑었다.
고혹적인 분홍빛의 눈동자가 훑자, 단탈리안이 흠칫했다.
“육체 능력보다는 다른 능력들 쪽에 집중했네? 하긴, 악마들은 처음부터 「스킬」을 타고나니까.”
“「스킬」?”
“악마들의 말에 따르면 태초의 의지라는 것에 기대서 사용하는 힘이지. 모든 악마는 특수한 힘을 타고났어. 그리고 그 힘들은 어지간한 이능을 가볍게 짓누를 힘을 가지고 있지.”
마공녀가 궁금해하자 내가 적당히 답해줬다.
표공 같은 경우에는 뭘 할 겨를도 없이 죽어버렸다. 아마 그는 짐승이나 마수 따위를 저장하는 힘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단탈리안의 힘은 사용자가 가장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 때를 재현하는 건가.’
불편한 점은 추측으로밖에 알 수 없다는 점이었다.
악마의 탑에서 대부분의 악마는 이미 다른 이들의 손에 죽어서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아무튼 하성휘. 이놈을 잘 처리해.”
“아니, 왜 나야? 유능한 애들 많이 있잖아!”
“해.”
허몽의 탑 각인에 힘을 주고 말하자 하성휘의 입술이 튀어나왔다.
“어디까지 허용되는데.”
“죽이지 말고, 사지도 멀쩡하게 있어야 해.”
“……뭐야, 너, 쟤한테 뭐 했어? 쟤가 왜 저리 민감하게 반응해?”
“하성휘. 천마의 전언이다. 얌전히 따르도록.”
“네에, 네에. 그런데 너, 단탈리안이라고 했지?”
-사, 살려만 주십쇼!
“살려는 줄게. 근데 차라리 죽여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괴롭힐지도 몰라.”
-히, 히익! 제, 제발 목숨만은…….
“그래. 그렇게 빌어야지. 네가 그거 말고 도대체 뭘 할 수 있는데?”
하성휘가 단탈리안을 끌고 갔다.
나는 사무소로 가서 급하게 내가 처리해야 할 것들을 처리하기 싲가했다.
전자 마녀가 아무리 내 대행이라고는 하지만, 길드장은 나이기에 내가 반드시 처리해야 할 일이 몇 가지가 있다.
‘길드원들이 보는 눈도 별로 좋지도 않고.’
허몽의 각인으로 노예나 다름없는 하성휘나 천마를 신봉하는 일장로, 마공녀는 다른 마음을 먹기 힘들지만 다른 이들은 다르다.
아니, 오히려 일장로나 마공녀는 전자 마녀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볼지 모른다. 그녀는 내가 해야할 일을 도맡아서 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길드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갈려는 찰나였다.
“서하야, 지켜봐 줘. 내가 진리 갤을 지키고 있어…….”
“…….”
나는 인기척을 죽이고 잠깐 나갔다.
5분 뒤에 다시 들어오면 되겠지.
‘진짜 주변에 정상이 없네.’
나라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했다.
*
나는 전자 마녀가 수배했던 공터로 향했다.
흑천이 일검을 날려서 산을 날려버렸었던 장소. 그곳에서 검술을 수련하기 위함이었다.
-주인 같은 경우는 진득하게 수련하는 것보다는 한 번의 실전이 더 좋지. 무엇보다 재능을 살 수 있으니.
‘하지만 지금은 기본기가 필요해.’
-맞다. 원래라면 한참 전에 느꼈어야 헀을 일이지만, 웃기게도 주인의 능력이 너무 뛰어나서 이제야 제대로 된 수련을 하게 된 것이니까.
흑천이 내 옆에서 둥둥 떠다니며 말했다.
-그러나 기본기만으로 역천에 반기를 든 존재가 있다.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법칙을 바꾼 이들이 있다. 주인은 모르겠지만, 검귀와 검마가 그 존재였다. 한 번의 휘두름으로 오악(五岳) 중 하나인 화산(華山)의 절반을 갈라버린 검귀나 이 시대의 언어로 말하자면 중격에 해당하는 50명과 상격의 10명을 몰살시킨 검마가 그러한 존재지.
‘그래?’
-그저 단순할 뿐인 베기와 찌르기뿐이었다. 다만, 그들은 검에 마음을 담았지. 의지로 세계의 법칙을 갈랐다. 그저 그뿐이었다. 다만, 그 베기는 무엇이든지 벨 수 있는 베기였고, 찌르기는 무엇이든 관통하는 찌르기였지.
‘일전에 만났던 검귀 같은 놈들이군.’
-그래. 그놈도 검귀였지.
무저갱을 처음 사용했을 때.
전신에 상처가 났던 검귀와 대치했던 때를 떠올렸다.
-경지에 이르는 것은 힘들다. 하나만 해도 그렇지. 보통 천재라 평가되는 이들조차도 하나의 끝을 보기 위해서 평생을 투자한다. 그런데도 대부분은 그 꽃을 피워낼 수 없지. 그저 꽃봉오리로 삶을 마감한다. 주인은 어떻게 보면 그들 모두가 부러워할 힘을 갖고 있어.
‘그렇지.’
-하지만 주인은 너무 할 수 있는 게 많아. 지금까지는 그게 도움이 되었지만, 초월의 경지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그 초월자들조차도, 하나의 것을 초월시키지, 여러 가지를 초월할 수 없다. 천마마저도 그랬다. 주인의 심상은 벌써 흑해와 흑천, 흑양(黑陽)을 만들었기에 이야기가 조금 다르지만.
아무튼. 이라고 흑천은 덧붙였다.
-지금은 하나하나 돌아봐야 할 시간이다. 다행히도 나와 영천은 하나의 길을 걷고 깨달은 자. 주인에게 많은 도움이 될 거다.
-어? 저는 초월자까진 안 되었는데요?
-……그 직전까지는 가지 않았느냐. 아무튼 우선 검을 휘두르자.
나는 자세를 잡았다.
흑천을 쥐고 발검의 자세를.
발도하는 즉시 위력을 높여주는 백홍 덕분에 나의 시작은 발도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묘한데.’
그런데 불편한 점이 몇 개 보였다.
나를 기점으로 원형의 형태인 영역을 만들어주는 「무예의 원(S)」이 내 단점을 즉시 파악하게 만들어 줬다. 그리고「흑염신무(S)」에 맞게, 「대종사의 자질(S)」이 자세를 고쳤다.
‘온갖 영감이 떠오르는군.’
발을 어떻게 써야 효율적인지, 검을 휘두를 때마다 내가 어떤 목적을 가져야 할지.
그것들에 대해서 떠오르고 있다.
-……터무니없군. 군더더기가 있었는데 사라지고 있어.
-저 정도면 검술 하나만으로도 검귀를 따라잡겠는데요?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되겠군.
흑천은 그리 말했다.
나는 검법을 다듬었다. 보다 날카롭게. 내 몸에 맞게. 그 과정을 거치니 자연스레 랭크가 올랐다.
[「흑염신무(S)」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흑염신무(S)」가 「흑염신검(S+)」으로 진화합니다.]-다음 단계는 검에 념(念)을 담는 경지다.
‘역시 념인가.’
흑천의 일검은 이상했다.
검기를 길게 방출한 것도 아닌데, 산이 두동강이 난다. 그리고 그런 것은 이 세계에 두 가지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초월자들이 만드는 힘인 심검(心劍)이나 의념(意念)이라 불리는 기술을 검에 담아 법칙을 비트는 힘 정도뿐이었다.
-검에 의념(意念)을 쓰는 순간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지. 개념마저 벨 수 있는 검기를 구축할 수 있고, 법칙을 비틀어 내 시야 내에 모든 것을 벨 수도 있다. 검기의 진화 형태인 검강을 만들어 모든 것을 멸(滅)하는 파멸의 빛도 만들 수 있지.
흑천의 말에 나는 정신을 가다듬었다.
념(念).
여기에 내 의지로 법칙을 비튼다.
우웅!
「영존(S+)」이 세세한 작업을 도왔다. 의념이 증폭한다. 검기를 만들기만 했던 정신이 다른 힘으로 검을 날카롭게 벼린다.
‘이건.’
직후, 무언가가 막는 듯한 기분이었다. 직감적으로 이게 세계가 정한 법칙임을 알 수 있었다. 내가 해야 할 것은 이것을 거스르는 것.
‘저리 꺼져.’
마음먹자마자 법칙이 사라졌다. 마치 무언가에 의해서 부정된 듯 했다.
검날에 의념을 담았다. 의혼이 내 의념을 증폭했다.
의념은 홀로 있을 때, 약하지만, 다른 것과 합쳐지면 독보적인 능력을 자랑한다.
벤다(斬).
그러한 뜻을 검에 담았다. 흑천을 붙잡는다. 평소와는 다른 기운이 느껴졌다.
-아니, 한 번에…….
-뭐, 서하 님이니까요.
서걱.
그리고 숲이 베였다.
*
-어처구니가 없군.
경계.
귀환자가 만들어둔 마인들의 안식처.
마인들은 이곳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 격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경계의 안은 그들에게 많은 제약을 만들어 내었다. 세계를 외계의 존재에게 내다 팔고, 패배한 대가의 말로였다.
그곳에는 많은 이들이 있었다.
중심에는 탁자가 있었고, 넷의 존재가 그곳에 있었다.
칠악(七惡).
세계를 위협하는 거악(巨惡)들. 한명 한명이 인간세계에서 일컬어지는 초월자와 맞먹는 이들이었다.
-흉악은 아직도 골골대나?
-그래. 잔악도 그렇지. 무슨 이유인진 모르겠지만 천견에게 당한 상처가 너무 컸다. 놈은 잔악에게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줬어.
-흉악은 패왕을 너무 무시했어. 싸워보니까 알겠더라. 놈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더군. 조만간 순수한 근력으로 제주도를 들어 올려 던질지도 모르겠어.
가볍게 답하지만 말한 이도 역시 죽을 뻔했다.
사도 소환 의식을 진행함과 동시에 흉악을 붙잡으려 했기 때문이다.
원래대로라면 이곳에서 큰 소리를 땅땅 쳤어야 했었지만, 사도 소환 의식은 실패했다.
사도는 물러났다. 다시 그가 있던 세계로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군. 사도께서 쉽사리 물러나실 리가 없을 텐데?
-뭐야, 또 내 탓을 하게?
-아니, 그것보다 중요한 점을 말하는 것이다. 사도께서 이제 막 소환되셨다고는 해도, 신의 사도이시다. 그걸 다시 되돌릴 수 있는 존재는 내 기억을 뒤져도 한 놈뿐이지.
-검성인가.
-그래. 놈뿐이다. 그러나 놈이 있었다면 저것이 살아 돌아올 수 있을 리가 없지.
광악(狂惡)은 차분하게 말했다.
-네놈들 혹시 이번에 새롭게 들어선 상격에 대해서 알고 있나?
-상격 따위를 우리가 알아서 뭐 하게.
-확인했다. 아랫것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아서 말이지.
성악(晟惡)은 웃음을 지은 채로 말했다.
-이명부터가 심상치 않더군. 놈이 떠올라. 세계가 겹쳤을 때, 불모지였던 땅을 일궜던 남자가.
-……이명이 뭔데.
-구원자.
-……뭐?
-거창하기 그지없는 이명이야. 고작 상격이 되어서 받을 수 있는 이명 따위가 아니다. 아마도 놈은 우리 거악이 벌인 일에 발을 하나씩 걸치고 있어.
-좋아. 그 정도의 반응이면 일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봐도 좋겠군.
광악은 체스의 말을 들어서 체스판 위에 두었다.
-우선 구원자를 알아내라. 놈이 우리의 주적(主敵)이 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