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8
Chapter 18 – 홍유화(2)
수요일에는 건전한 취미와 관련된 수업이 있다.
연금술이나, 독서, 요리와 관련되거나 역사에 관한 공부도 할 수 있다.
나는 연금술 강의방으로 따분하게 하품을 하며 걷고 있었다.
‘아는 사람이 홍유화랑 서가연 뿐인가.’
김서현은 요리부에 들어갔다.
밥이나 간식 등을 맛있는 걸 많이 먹을 수 있다는 이유도 있지만, 어렸을 적에 던전에서 조난을 당해, 훗날을 대비해서 그때도 맛있는 걸 먹고 싶어 한단 이유였다.
‘어처구니가 없기는 한데.’
사람마다 추구하는 것은 다르니까.
김아라는 독서, 에르실은 다도, 홍유화는 원래대로라면 김서현을 따라서 요리부에 가겠지만, 지금은 나를 따라올 것이다.
그리고 서가연.
서가연이 이곳에 온 건 연금술은 배워두면 돈이 된다는 이유였다.
그녀의 가정환경은 그리 부유하지 않으니까.
‘그 외에도 나름 있기는 한데.’
한국영웅학교에서는 이런 취미를 굉장히 권장한다. 거기다가 재료 같은 것들은 좋은 것들로 지원해주고.
드르륵.
문을 여니 여기저기서 시선이 집중된다.
특히나 강렬한 시선이 두 개 포착되었다.
홍유화. 그리고 연금술 교수랑 오붓하게 이야기를 하던 파마의 마녀 송라희.
그녀가 마법사로도 이름을 날렸지만, 마녀로서 유명한 이유이기도 하다. 연금술에 조예가 있어서.
“죄송합니다. 조금 늦었네요.”
“괜찮습니다, 마침 시작하려고 했으니까요.”
연금술 교수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맞이해줬다.
그런데 그녀 앞에 검은색 비닐 같은 비늘이 있었다.
‘진짜로 빼앗아 갈 줄 몰랐는데.’
그림자 뱀을 옮기면서 그림자 비닐을 어느 정도 쥐여줬는데, 빼앗긴 것 같다.
대학원생은 절대 되지 말아야지. 속으로 다짐하면서 나는 자리를 둘러보았다.
자리가 비어있는 곳은 많았지만, 나는 굳이 서가연 옆에 자리를 잡았다.
“안녕.”
“어, 어? 아, 안녕.”
서가연이 허둥대며 나에게 인사했다.
“그런데 연금술도 배우는 거야?”
“으응. 연금술은 여러모로 유, 유용하다고 들었거든.”
서가연이 슬쩍 교수들 눈치를 보며 말했다.
“그럼 다들 연금술에 대해서 알아 볼 거예요. 오늘은 가장 기초적인 포션에 대해서 배워볼 겁니다.”
교수가 푸근하게 웃으며 말했다.
“혹시 제가 만들 포션이 무엇인지 아시는 분?”
“마비 해독제입니다.”
“맞아요.”
홍유화가 말하자, 연금술 교수가 포근하게 웃으며 말했다.
“괴수들을 마주할 때, 마비독을 가진 괴수들이 있답니다. 매년 수많은 영웅 지망생들이 고블린이나, 대형거미 등 그들을 얕보고 죽지요.”
죽음이라는 말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래서 오늘은 마비 해독제를 만들거예요.”
“마비 해독제를 만들면 다른 것도 만들어봐도 되나요?”
“네, 제가 만족할만한 해독제를 만드시면요. 아 참, 재료는 전부 얼마든지 사용해도 된답니다?”
교수의 말에 다른 이들이 전부 눈을 빛냈다.
그러나 나는 저 말이 함정이란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연금술 교수가 만족할만한 약을 만들기가 쉽지 않거든.
“저기 질문 해도 되나요?”
“네, 하셔도 됩니다.”
“그럼 해독제는 어떤 레시피로 만들어야 되나요?”
“해독 성분이 있는 재료로 만드시면 됩니다.”
연금술 교수가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그제야 사태 파악을 한 몇 명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아 참, 연금술 키트는 나눠 드릴게요. 전부 공짜니까 마음껏 쓰셔도 돼요.”
교수의 말에 조교들이 우르르 와서 키트를 분배해 줬다.
“저는 괜찮아요, 미리 사둔 게 있어서요.”
내가 키트를 꺼내자 연금술 교수 눈이 반짝거렸다.
“어머, 그거 어떻게 구하셨나요. 연금술 길드에서 골드 이상만 구매할 수 있는데…….”
“운이 좋아서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연금술에서는 운도 실력이에요. 이서하 학생이라고 하셨죠? 수석이라고 해서 이런 쪽에는 둔할 줄 알았는데, 제 착각이었네요.”
연금술 교수가 나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소름이 돋았다. 교수가 지켜보겠다는 의미에는 대학원생이 될 수 있는 트리가 있기 때문이다.
“너.”
홍유화의 목소리.
홍유화는 어느새 내 근처로 와서 나에게 말했다.
“연금술에 자신이 있지?”
“응.”
솔직히 말해서 이 세계에서 도구만 같아도 나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지만, 개인적으로 헛소리라 생각한다.
당연히 장인이 도구를 좋은 걸 쓰면, 결과물도 좋은 게 당연하지.
“한 가지 내기할래?”
“내기?”
나는 눈이 반짝거렸다.
홍유화는 적탑의 탑주인 외손녀. 그 재능은 가히 눈부셔서 그녀는 이미 차기 적탑주라고 소문날 정도였다.
그리고 무엇보다……홍유화는 호구 기질이 강하다.
“무슨 내기?”
“해독제를 만들어서 교수님이 더 마음에 든 쪽이 이기는 거야.”
“그럼 보상은?”
“……음.”
홍유화가 고민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
“네가 말해. 나는 네가 원하는 게 뭔지 모르거든. 물론 내 권한을 넘어가는 건 안되고, 어지간하면 들어줄게.”
도도한 어투로 말했다.
나는 환하게 웃었다.
“좋아. 하자, 내기.”
“무르기 없다.”
“그럼 제가 점수를 매기면 되는 건가요?”
어느새 다가온 연금술 교수가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네, 부탁하겠습니다.”
***
홍유화는 실력에 자신이 있는 표정으로 재료들을 쓱쓱 골랐다.
‘나쁘지 않네.’
아마 저대로 해독제를 만든다면 그 등급은 C+를 받을 거다.
학생 치고는 굉장히 높은 점수.
내가 없더라면 그녀는 이곳에서 만점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으리라.
나는 바구니를 들고 약초를 고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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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화초(E+)
핏빛 색깔을 띠는 약초.
:독성분이 들어있다.
:신선도 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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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음화(E+)
어둑한 색을 띠는 약초.
:차디찬 음기가 가득 차 있다.
:신선도 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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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광화(D+)
달빛을 받으면 빛을 띠는 약초.
:독 성분과 음기가 차 있다.
:신선도 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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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베리(F+)
핏빛 색깔을 띠는 베리의 일종.
:양기가 가득 차 있다.
:신선도 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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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에 있는 열람(-) 덕분에 신선도가 좋은것들로만 골랐다.
전부 독을 제조하는 데 쓰이는 약초들. 그러나 이것들은 전부 합치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역효과를 낸다.
물론 잘못 제조하는 순간 한 방울로 수십 명을 죽일 수 있는 지독한 독물이 탄생한다.
‘걔는 좋아하겠네.’
아직 만나지 못한, 마인의 팔을 수집하는 게 취미인 귀공녀가 떠올랐다.
“……전부 독초네요?”
“그런데 신선도가 전부 좋은것들로 골랐어요. 신선도로 봐서 연금술 초짜는 절대 아닌데.”
송라희 교수와 연금술 교수가 나를 유심히 쳐다본다.
나는 집중했다.
모니터 너머의 세계와 이 세계는 다르다.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지만, 오차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내가 내기에 승낙한 것은 믿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손재주.
육체를 사용하는 모든 행동에 보정을 도와주는 재능.
그거 하나만 믿고 이 일을 저지르지는 않았다.
「알턴의 비전 연금술(B)」
최근 포인트를 모으면서 기예에서 연금술을 하나 구매했기 때문이다.
‘후우.’
나는 약초를 가지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식들이 머릿속에서 부상한다. 온갖 약초들의 정제법부터 시작해서 비약이라 불리는 물건들의 레시피까지.
‘얼추 맞는군.’
모니터 화면 너머로 보았던 약초들을 정제하는 방법과 비슷하다.
나는 약초를 절구로 빻으면서 정제수를 만들었다. 정제수에 가루로 만든 약초들을 들이 붓자 지독한 냄새들이 흘러나왔다.
혈화초를 넣은 액을 4. 야음화를 넣은 액이 2. 월광화를 넣은 액은 3. 블러드 베리를 넣은 액은 1.
정량에따라 물약들을 넣는다.
연기가 피어오른다. 지독한 냄새들이 옅어지기 시작한다.
“독을 독으로 제압하고 있어. 맙소사, 저걸 고작 저런 키트로 한다고?”
“그것보다 방금 비율 보셨어요? 저게 더 중요한 것 같은데…….”
“순서와 비율. 둘 중 하나라도 틀린다면 바로 독극물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약이네요.”
중얼거림을 무시한 채 나는 해독제를 숙성기에 넣었다.
숙성기는 약초를 넣으면 빠르게 숙성시켜주는 도구다. 이것 때문에 내가 돈을 탈탈 털어서 주문했지.
그렇게 기다리기를 5분.
포션의 색이 맑은 노란색을 띠자 나는 그것을 들어 올렸다.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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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해독제(A)
노란빛을 띠는 해독제. 마시면 일정 등급 아래의 독을 모조리 해독하며 독에 대한 내성을 영구히 길러준다.
:B등급 이하의 모든 독을 해독한다.
:1시간 동안 B등급 아래의 독을 차단하며 독의 내성을 영구적으로 올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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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라희 교수와 한윤비 교수가 당신이 만든 해독제를 보고 경악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해독제를 만들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업적! 3,000P를 증정합니다!]나는 창을 보며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이게 고작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해독제라고?
처음에 연금술 길드에 가입했을 때, 다이아 등급을 받았던 게 떠올랐다. 이정도면 다이아가 아니라 간부급으로 줘도 되지 않나?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고작 이정도 수준이라면, 생각보다 업적 작을 해서 포인트를 쉽게 쉽게 모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슬쩍 주위를 둘러봤다.
송라희 교수와 연금술 교수가 경악 어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가 봐도 나의 승리로군.’
자 그럼 어떤 것을 내기 보상으로 받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