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94
Chapter 194 – 연합(5)
최후의 기사, 사자왕.
그 존재는 인류에게 있어서 희망의 등불 중 하나였다.
파워 인플레가 산으로 가는 시점에서도 유의미한 전력 중 하나이며, 훗날에는 용과 비슷한 전력인 사도와 공멸하기도 한다.
명백히 그 존재가 초월의 영역에 들었음을 뜻하는 바이며, 그가 가진 힘이 외계의 존재와 천적에 가까운 힘을 발휘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즉, 간단하게 말하자면 지금 죽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란 뜻이다.
“……사자왕의 실종이라.”
“영국에서도 아는 인물들은 몇 없지만, 그것도 얼마 안 가서 퍼질 거야. 사자왕은 영국의 상징이나 다름이 없는 존재거든.”
그렇기에 이번 임무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라고 백지연이 중얼거렸다.
“그럼 어디로 갑니까?”
“사자왕이 마지막에 있었다고 알려진 장소가 나치 제국의 영토야. 원래 나치 제국에 납치당하면 그 생사를 장담할 수 없지만, 상대는 다른 누구도 아닌 사자왕이라서 협회는 사자왕이 아직도 생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
내가 아는 사자왕이라면 넉넉잡아도 일주일은 무사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사자왕이 언제 실종되었냐는 것인데.
“실종은 어제로 추정되고 있다. 사자왕은 대단한 능력을 지녔지만, 그럼에도 협회는 삼일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군요.”
“그래서 연합은 프랑스에서 출발해서 나치 제국의 영토를 침범할 거다. 한쪽은 소란을 일으키고, 한쪽은 사자왕을 추적한다. 이것이 작전의 개요다.”
“제가 미끼면, 저 먼저 출발해야 하겠네요.”
“그래……그리고 높은 확률로 죽을 거다.”
“괜찮아요. 말했잖아요, 제 목숨 하나는 챙길 수 있을 정도라고.”
“그랬지.”
백지연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참 씁쓸한 일이지. 그래, 알았다. 어차피 내가 말로 해도 알아서 갈 놈이니. 어디로 가는지는 아나?”
“프랑스 파리의 북쪽인 아미앵 아닙니까?”
“맞아. 국경지대로 향해. 그곳에 있는 다른 영웅들과 협업하면 된다.”
“벌써 전달했습니까?”
“물론이지. 그들은 나치 제국에 원한이 많거든. 가족 전부가 납치되어서 마인병이 되었다거나, 자신의 애인이 독일 땅에 죽어서, 샅샅이 해부되고 고위 마인병이되었다거나 하는 애들이야.”
“그렇군요.”
“복수심을 태우는 놈들이지. 안타까운 놈들이지.”
백지연이 나를 바라봤다.
“마지막으로 묻겠다. 갈 건가?”
“네.”
나는 쓰게 웃었다.
‘저녁은 글렀군.’
서글프게 웃으면서 홍유화에게 문자를 보냈다.
*
나는 곧장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워프 게이트가 상용화된 이 세계에서 유럽 여행은 순식간이었다.
프랑스 파리.
그곳에 도착하기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물론 협회에서 내려온 공문 덕분에 돈도 들지 않았다.
‘권력이 좋긴 하네.’
나른하게 하품하면서 주변을 걸었다.
길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다. 환하게 웃는 소녀와 그 소녀를 보고 웃는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의 뒷 주머니에서 지갑을 훔치는 소년.
평화로운 파리의 거리였다. 겉으로는.
지갑을 훔치는 소년을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근처 경찰에 보내준 다음에 나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소 상격 이상만 보낸다고 했으니, 나치도 반응할 테고.’
사자왕 구출 작전에 참여하는 연합의 일원들은 모두 강하기 그지없는 영웅들이다.
스스로 길드를 만들어 일가(一家)를 만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의 영웅들. 어떤 나라를 가서 산다고 해도, 어마어마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이들이다.
협회가 은밀하게 움직인다지만, 사람의 수가 많다. 움직이는 이들 대부분이 엉덩이가 무거운 이들이다.
거기에다가 정보나 첩보 쪽이 뛰어난 나치 제국이다. 협회가 예언의 존재가 누군지 모를 때, 나치 놈들은 알아내서 습격할 정도의 정보 차이가 있다.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사자왕은 나치에게 납치당한 게 아니라, 어디 금지 같은 데에서 길을 잃은 것일 수도 있고.’
사자왕의 성정을 생각하면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그는 어마어마한 길치니까.
나는 프랑스 파리에서 한쪽을 응시했다.
한쪽에는 성당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영국에서 원탁이 깨어났고, 그리스에서 올림포스가 강림했고, 스웨덴과 핀란드에 아스가르드가 강림했다.
그리고 프랑스는 신과 성기사가 강림했다.
그들은 기사를 신봉했고, 성기사가 탄생했다. 백신전에 비하면 그 힘은 미약하지만, 이들이 속한 단체는 세계 단위로 등급을 매기자면 20위 권 내로 들어가는 강력한 집단이다.
집단이었다.
나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골목길을 이용했다. 코트를 걸치고 현혹의 무면탈을 장착한다.
화륵.
발밑으로 불길이 일었다.
화악.
동시에 황금빛이 일어났다. 개념 스탯 연금이 땅을 강하게 만들었다.
[환염신보(S)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한 번의 도약으로 조심스레 이동한다. 5층의 건물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이동한다.
[파리 끝에 개조한 오토바이가 있어. 그거 타고 가.]전자마녀가 문자로 위치를 표시해줬다. 나는 안내를 받으며 오토바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워프 게이트를 이용하면 좋겠지만, 국경지대인 아미앵과 가장 가까운 워프 게이트는 파리밖에 없었다.
나는 오토바이를 탔다. 오토바이 앞에 패널이 있었다. 패널이 켜지며 SD 형태의 전자 마녀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앞으로는 이곳으로 연락할게. 말로 해도 돼. 음성인식 기능까지 있거든.]“그래? 그러면 아미앵까지 어느 정도 걸릴까?”
[아미앵 대성당까지 110km쯤 되니, 부산과 서울 거리의 삼 분의 일?]“……더럽게 머네.”
[걱정하지 마. 여러 가지 개조를 거친 거라서 최고 속도가 시속 300km짜리 오토바이거든. 그거 구하느라 힘 좀 썼지.]전자 마녀가 옛 헴-하고 가슴을 폈다. 그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럼 움직여 볼까.”
나는 오토바이를 몰고 격전지로 향했다. 오토바이는 전자 마녀가 호언장담한 대로 어마어마한 속도를 자랑했다. 한순간에 시속 250km를 넘으며 질주한다.
그렇게 달리기를 잠시, 멀리서 도시 지역이 보였다.
한쪽을 응시한다.
끝부분에는 어두컴컴한 하늘이 보였다. 마기로 잠식된 하늘이다.
그 아래에 많은 이들이 있었다.
영웅으로 보이는 이, 영웅이 되지 못해 헌터의 삶을 살아가는 이. 그들에게 돈을 벌고자 그들을 유혹하려는 여인들과 진득한 술의 냄새.
정리되어있으면서도 묘하게 늘어진 모양새였다.
하긴, 그럴 만했다. 이곳이 수십 년 째 유지된 국경지대인 탓이다.
두근.
심장에 자리 잡은 흑염휘성신이 요동쳤다. 용혈이 아니다. 이것은 마에 적대적인 역천의 기 특성이었다.
‘이렇게 적대적이다니.’
살아생전 처음이었다.
어쩌면, 내 영향을 받아 이렇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이건 적대적이다기보다는…….
저벅저벅.
인기척이 느껴졌다. 나에게로 향하는 인기척이.
시선을 돌리니 제복 차림의 남녀 두 명 보였다. 검은색의 제복. 태극마크가 심장 부분에 달려 있었다. 협회의 직원이라는 증거였다.
그리고 검은색의 제복은 어두운 일을 담당하는 쪽이란 뜻이었다. 남자가 무표정하게 나를 바라봤다.
“네가 이번 임무의 ‘알파’인가?”
“네, 그렇습니다.”
“나쁘지 않군. 이번엔 제대로 된 인력을 보내준 것 같아.”
“보이는 격이 상당한데. 그런데……굉장히 익숙한 가면이네. 네가 바로 한국의 다크 히어로인 가면남인가?”
“가면남?”
남자가 인상을 찌푸렸다.
“해괴한 별명이군.”
“그래도 실력은 확실해. 홀로 상격 두 명의 마인과 빌런을 상대로 적을 압도했으니까?”
“……백지연 님이 굳이 이곳에 배정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겠지.”
거기까지 말한 남자가 나를 바라봤다.
“그럼 브리핑부터 먼저 할까. 이번 작전은 간단한 작전이야. ‘미끼’가 나치 놈들의 이목을 끈다. 그리고 ‘그물’이 미끼에 걸려든 적들을 소탕한다. 그 과정에서 시선을 끌면서 ‘눈’ 부대가 사자왕의 행방을 찾는 거지.”
“사자왕을 찾는 건 걱정하지 마. 영국 왕실이 엄청 안달 났거든. 사자왕을 찾지 못하면 영국 왕실을 비호해주는 이가 없어서, 그쪽도 정말 필사적으로 찾을 거야.”
작전을 들으면서 생각했다.
나쁘지 않은 작전이다. 허술하기 그지없는 이들이지만, 전원이 상격 이상이 투여된 작전이기 때문이다.
상격 쯤 된다면 각자 전투 센스라던가, 스스로의 무력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알아서 하라는 식이겠지.
다른 이들의 명령에 따르기에는 자존심도 굉장히 강하니까 잘 듣지도 않을 테고.
나는 작전 개요를 듣고, 적당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얼마 후, 다른 팀들까지 전원 도착했다.
“그럼 이제부터 사자왕 구출 작전을 개시한다.”
*
어둠이 가라앉은 곳에서 한 남자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역시 내가 인정할만한 남자다. 벌써 행동에 게시하다니.”
아돌프는 눈을 감았다. 이만한 적수는 오랜만이었다. 등골이 짜릿하며, 본능이 적을 당장 죽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저만한 남자에게는 그에 어울리는 죽음이 따로 있다. 아직은 아니다.
“내가 오만했다는 것을 인정하겠다. 그러나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첫 번째에는 제법 매서운 잽을 맞았다.
그 상처는 아직 다 낫지 않을 정도였다. 슈츠슈타펠의 인원 대부분이 부활이 불가하다는 판정을 받았으니까.
무엇보다 뼈가 아픈 건 힘러가 죽었다는 사실이다.
전초전에서는 자신이, 자신의 제국이 가면의 남자에게 한 방 얻어맞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이번에는 자신의 힘이 미치는 땅이니까.
“기대해도 좋아, 가면남. 최고의 밤을 선사할 테니까.”
아직 네가 죽기에는 이르다.
다만 자신은 선사할 뿐이었다. 놈에게 있어서 평생 지워지지 않을, 지독한 악몽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