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34
Chapter 34 – 침략(3)
통제실.
그곳에는 수많은 교수가 있었다.
돔 형태의 경기장을 수백 개의 화면으로 분할해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들 모두가 관찰과 관련된 재능을 가진 인물들.
“이번에 1등은 누굴까?”
“난 수석, 이서하 한 표. 쟤는 진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보이지 않는것도 있지만……진짜 무서운 건, 쟤는 진짜 까도 까도 뭐가 계속해서 나와.”
이들 대부분은 이서하에 관심을 두고 있다.
원래 수석에 대한 교수들의 관심은 지대하다지만, 이번 수석은 특별해도 너무 특별했다.
시련의 탑을 가장 먼저 클리어 했으며, 그 재능의 편린조차도 짐작하기가 힘든 인물.
황제라는 이명을 가진 서예빈이 근래에 가장 관심있게 지켜보는 인물이기도 했다.
황제, 서예빈.
이 학교가 창설된 지 35년이 되었지만, 그녀가 흥미를 느낀 인물이 지금까지 열 명도 채 안됐다는 걸 생각하면 그는 주의 깊게 봐야 할 인물이다.
“움직임은 평범해. 몸을 단련한 흔적은 보이지 않지.”
“마나의 선택을 받았다는 증거지.”
“단련이 필요 없었나 보지. 송라희 교수님 실습시간 자료 못 봤어? 저 놈, 송라희 교수님의 저주를 아무렇지 않게 파훼한거?”
그 소년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그건 일종의 괴이(怪異)였다.
그들의 상식으로는 설명이 불가한 종류의 것.
“상격에 들려는 그림자 뱀을 고작 셋이서 토벌하고.”
“그 과정에서 그림자 뱀을 일격에 죽였다. 원인은 이서하가 날린 일격이었지.”
세인트 로열로즈.
그는 대단한 인물이다. 천국이라 불리는 곳에서 백 년에 한 번 태어날까 말까 한 인물이라 불린 자.
그럼에도 이서하의 상대냐고 묻는다면 그들은 물음표를 붙일 것이다.
그럼에도 다만 그들은 바랬다.
저 소년의 편린을 보여줄 수 있기를 말이다.
“뭐야.”
한 교수가 멍하니 화면을 보며 중얼거렸다.
이 공간은 돔을 보기 위해 집중되어 있지만, 그들의 재능은 다른것들 마저 볼 수 있게 만들었다.
하늘이 마치 유리처럼 깨지려고 하는 광경이 보였다.
그리고 황제 서예빈의 별이라 불리는 궁수가 그를 요격하기 위해서 나온 것도.
그리고 그 상대가 칠악이라 불리는 괴물이란 것도.
“……흉악(凶惡)?”
동시에 송출되는 화면들이 노이즈가 걸리기 시작한다. 흑과 백의 화면으로 바뀌면서 이내 그것들이 전부 꺼졌다.
“마인의 습격이다! 당장 모두 알려!”
“전화가 안됩니다! 전자기기를 무력화시키거나 통화가 안되게 만든 것 같습니다!”
“공간단절 계열 같습니다. 돔 내부가 아예 보이지 않아요!”
“그럼 움직여! 당장! 학생들이 위험에 처해있다!”
관리실 내부가 삽시간에 소란스러워졌다.
서예빈은 대단하다.
그러나 그녀와 그녀 휘하의 별에 기댄 학교의 전력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
교수 중 한 명은 침을 삼켰다.
어쩌면, 아니 확실하게. 큰 참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
“이게 뭐야…….”
나는 경악어린 표정을 했다.
너무 경악스러운 광경이 보였기 때문이다.
톡! 톡!
실시간으로 핸드폰이 울린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설화련에게 준 예비 핸드폰 번호가 계속해서 울리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 설화련에게 온 톡이 10개가 넘어가는 상황.
……얘가 이런 애 였나?
이 게임을 수없이 많이 해본 만큼, 나는 설화련을 플레이해봤고, 김서현으로 그녀를 공략까지 할 만큼 나름 설화련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언제나 싱글벙글 웃으며 데이트 신청을 하러 올 때는.
-이봐, 오늘은 날이 좋은데 마인이나 잡으러 가지 않을래?
라며 데이트 신청을 했던 게 떠올랐다.
……그것보단 이게 더 나은 것 같은데.
아닌가?
한숨을 푹 쉬고 나는 답장했다.
설화련
-어르신.
-혹시 이 번호가 어르신이 맞나요?
-이서하라는 좀 생긴 녀석이 어르신의 번호를 줬다고 해서 이렇게 연락드립니다.
-혹시 아니라면 톡이라도 주십시오.
-이서하……놈은 역대급 천재라 좀 힘들지만 제가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좀 소름이 돋았다.
근데 좀 생겼다니, 너무하네.
이정도면 굉장히 잘생긴 게 아닌가?
내가 정말 괜찮은 본판에서 좀 만져가지고 절세의 미남이 되었는데.
나
-하지마라.
설화련
-넵.
-그런데 어르신이 맞으신 가요?
나
-2주 전에 가면 쓴 남자.
설화련
-맞으시군요!
설화련은 그 뒤로 톡을 대충 50개 정도 보냈다.
나는 질린 눈으로 핸드폰을 바라봤다.
“이서하 학생 준비되셨나요?”
“네.”
한윤비 교수 대타로 나온 조수가 나에게 물었다.
나는 몸을 일으키며 대련장으로 향했다.
모의전에서 자신의 몸을 가늠하고, 상대를 쓰러트리기 위해 전략을 짜는 약 10분의 시간을 준다.
10분의 시간이 지났다.
나는 비약 3개를 연달아 마시고, 모의전으로 향했다.
-상태는 어떤가?
‘괜찮아.’
컨디션은 최고다.
다만, 상대가 난적일 뿐.
‘문제는 이것만 있는게 아니란 건데.’
마인들은 반드시 서가연을 노린다.
서가연이 가진 별의 마력은 마인들의 천적.
그 빛을 쬐는 것만으로도 마인들의 격하나를 낮출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힘이기 때문이다.
홍유화가 찬탈자라는 이명이 있었다면.
서가연이 가진 이명은…….
거기까지 생각을 하고 멈췄다.
세인트가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으며 경기에 올라왔다.
“후, 이 좋은 날. 내가 모시는 광명의 신께 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가 없지.”
“…….”
어처구니 없는 행동에 멍하니 있다가 원래 그런 놈이란 걸 깨달았다.
속으로 한숨을 쉬다가 흑천이 한쪽을 응시하는 것을 깨달았다.
‘흑천?’
-주인, 싸움은 안 하는 게 좋겠다.
‘무슨 소리야?’
나는 의아한 눈으로 흑천을 바라봤다.
흑천이 한 곳을 응시하고 있다. 나는 흑천을 따라 하늘로 시선을 돌렸다.
“뭐야…….”
동시에 에르실이 멍한 소리로 중얼거렸다.
……하늘이 깨져나가고 있었다.
“지금부터 시합은 모두 중지한다! 모든 학생은 전부 뭉쳐라!”
“교수들은 학생들 바깥으로 엄호해! 가장 첫 번째는 학생들의 안전이다!”
나는 멍하니 하늘을 보고 있었다.
진짜로 학교를 쳐들어온다고?
황제인 서예빈을 상대하려면 최소 그에 따르는 인물이 와야 한다.
그 인물은 못해도 칠악 정도는 돼야 할 테고.
그리고 저 현상은 나도 꽤 눈에 익은 것이다.
흉악이라는 인물 자신의 힘으로 하늘의 공간을 우그러트린 것.
……그렇다면 이곳도 안전하지 않다.
나는 빠르게 주위를 둘러봤다.
가장 먼저 서가연을 찾아야 했다.
“바깥과 연락은?”
“안됩니다! 바깥과 안쪽의 모든 것을 차단하는 결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계라면 다행이다.
역천의 힘으로 금방 부술 수 있으니까.
그것보다 서가연이…….
“누구 찾아?”
“……방금 찾았어.”
내 옆에서 있는 서가연이 말갛게 웃었다.
“나를 찾고 있던 거였어?”
“응, 저번에 말했다시피, 마인들은 네가 가진 마력에 쪽을 못 쓰거든.”
일전에 악령이기는 했지만, 서가연을 노리던 악령들은 그녀가 별의 마력을 개화하자마자, 모조리 증발하듯이 사라졌다.
“그럼 서하는 지금 내가 필요한 거지?”
“그렇지.”
내 말에 서가연이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데, 도와주겠어?”
“물론이지. 지금까지 서하가 도와준 게 얼만데.”
“고마워.”
“근데 어떻게 할 거야?”
“별의 마력은 어느정도 쓸 수 있어?”
“지금은 아주 조금밖에 쓰지 못해.”
“그정도면 괜찮아.”
아주 조금이라도 상관없다.
그것으로 마인을 옥죄일 수 있으니까.
나는 서가연을 데리고 결계 근처로 향했다.
이런 결계는 보통 그 중심인 핵이 있는데, 그 핵을 해제하면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하게 해제된다.
‘반대로 말하면, 결계는 그 핵을 어렵게 해서 어떻게든 가두려고 하는 것이고.’
그래서 결계를 탈출하는 방법은 까다롭다.
다만, 나에 한해서는 너무 쉬워서 탈이지만.
다른 이들에게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다.
***
“송라희 교수. 어떤 결계인지 확인이 가능한가?”
“……이거 수준이 너무 높아요. 못해도 중상격에서 상격인 결계사가 한 달이란 시간을 투자한것 같은데.”
송라희 교수의 안색이 완전히 새하얘졌다.
파마.
마법을 파훼하는게 일절인 그녀로서도 지금 쳐진 결계는 수준이 달랐다.
그럼에도 그녀가 가진 파훼 지식은 뛰어나서 결계를 해체할 수 있지만.
“공간 자체를 단절하는 결계예요. 어떤 방식으로든 외부의 개입은 교장 선생님이 직접 나서야 파괴하기 용이하겠죠. 제가 직접 한다면 못해도 3시간은 잡아먹을 거예요.”
시간을 너무 잡아먹는다.
“그러면……”
“아마도 저희가 자의적으로 탈출하기는 힘들 겁니다.”
“교장 선생님이 오기 전까지 이곳에서 학생들을 지켜야 되는건가.”
교수들이 암담한 표정을 지었다.
상대는 작정하고 학교에 침입한 인물들.
그 상대들이 어떤 수단을 쓰는지조차 확인도 못한 상태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담보로 잡혔다.
콰아앙!
동시에 한쪽에서 폭음이 들리면서 어두운 마력들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마인들의 등장이었다.
“송라희 교수. 우선 결계를 해제해주시오. 마인들은 우리들이 막을테니.”
서우주 교관을 필두로 무기를 점검한 이들이 앞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격전.
송라희 교수는 최대한 결계의 핵을 분석하며 그것을 풀어내려고 했다.
옆에서 나타난 수석의 말 한마디가 아니었다면.
“……그거 그렇게 하는거 아닌데.”
자신도 모르게 말을 내뱉은 이서하는 아차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