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35
Chapter 35 – 침략(4)
뭐라고?
송라희는 잠깐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러니까 이서하가 나한테 지금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고 한 건가?
송라희는 반사적으로 이서하를 노려보려다가 멈췄다.
지금 중요한 건 자존심 따위가 아니다. 학생들의 안전이지.
저 정도의 말이야, 지금 상황을 넘어가서 혼내줘도 문제없다.
이서하라면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자신의 마법을 태연할 정도로 쉽게 넘겼으니.
“너는 이 결계에 대해서 아는 모양이구나?”
“……네.”
이서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다행히도 송라희는 지금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내가 좀 심한 말을 하기도 했고.’
나름 반성 중이다.
“파훼법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니?”
“네.”
이서하는 짤막하게 답하고는 말했다.
“카르사라는 사람이 만든 공간을 단절하는 결계예요. 구조를 굉장히 세밀하게 짠 것이 특징이죠.”
이서하는 열람으로 결계를 보면서 말했다.
이 결계는 공간 자체를 외부로부터 격리시키는 구조다.
공간을 다루는 힘은 굉장히 세밀하게 작업해야 그나마 건드릴 수 있는 분야다.
이 세계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속성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서하는 이것을 빠르게 설명하면서 말했다.
“공간 결계와 마법의 차이점은 아주 약간 비트는 것으로도 차이점이 어마어마하죠.”
공간 마법은 잘못 사용하면 위치가 잘못 특정돼서, 공간 마법을 사용한 이가 공간에 휘말리게 해 몸을 갈아버릴 위험이 있다.
어줍짢은 지식으로 도전했다가 갈려버린 마법사의 수는 이미 셀 수조차도 없다.
다만 결계는 다르다.
결계의 핵의 주변 공간을 뒤틀기 때문이다.
이 결계는 여러 방면으로 쓰인다.
“……그러면.”
“네, 이런 구조의 핵은 아주 약간의 비틀림만 있으면 돼요.”
“그래서 그런 말을 했구나.”
“…….”
이서하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굳이 책잡힐 말은 하지 않는 게 좋으니.
송라희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이서하의 말을 들으니 알겠다. 자신이 잘못된 방식으로 결계를 풀고 있었음을.
말하자면 넌센스 문제를 수식으로 풀어서 해결하려 했던 모양세.
자신이었어도 한마디 했을……지는 않은 거다. 아무리 그래도 교수인데.
이서하는 결계 안쪽으로 가서 주저앉았다.
눈을 감았다.
성신안.
달칵.
심상에서 무언가가 켜지는 소리가 들리자, 눈을 떴다.
공간이 물결치는 모양으로 바뀐다. 세상이 뒤바뀐다. 형형색색의 배경으로. 세계가 화폭처럼 변했다.
그것은 일종의 마나를 보는 형식이었다.
‘볼 때마다 신기하네.’
밝은 새벽을 보는 눈이 결계를 가둔 공간을 꿰뚫고, 핵을 발견했다.
이서하는 그것을 보고 역천을 일으켰다.
검은색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힘이 핵을 감싸는 보호 술식을 약간 비틀었다.
제거하자면 제거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쥐꼬리 같은 역천을 더 쓰기는 힘들다.
하루라도 빨리 역천을 올리는 데에 집중해야겠군.
속으로 한숨을 쉬며 이서하는 작업을 끝냈다.
그 광경을 송라희는 입을 벌리며 멍하니 보고 있었다.
‘뭐지?’
저건 일반적인 힘이 아니다.
단숨에 핵을 관찰해버린 이서하의 눈도 놀랍지만, 마력을 부정하는듯한 저 힘에 더 관심이 갔다.
‘외계의 힘은 아니야.’
흔히 말하는 마인들이 쓴다고 알려진 힘이 아니다.
그 기운은 분명 거칠고, 난폭하지만, 외계에서 끌어다 오는 힘과는 달랐다.
그것은 보기만해도 정신이 깎여나가는 힘이기에 바로 알 수 있었다.
“이제 됐어요. 이거면 금방 해제될 거에요.”
“이렇게 간단하게?”
“결계와 마법의 차이점이죠. 결계는 아주 미세한 틈만 있어도 금방 해제되거든요. 그 구조가 세밀하면 세밀할수록 그 차이는 더 벌어져요.”
이서하가 여상하게 말했다.
“상황은 생각보다 좋지는 않네요.”
이서하는 한쪽을 보며 말했다.
교수들이 마인들을 막고 있으나 밀리고 있다.
그들 대부분이 현직임을 생각하면 말이 안되는 광경이기는 하지만……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교수이기 때문에 밀릴 수밖에 없다.
마인들은 철저하게 ‘학생’들만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김서현은 봉인 상태니까.’
이서하는 김서현을 살폈다. 그의 움직임이 굼뜨다.
그가 자랑하는 ‘용의 심장’에서 나오는 마력도 보이지 않고.
에르실은 잘하고 있다.
환상마법을 조율해서 20%에 해당하는 마인들이 서로 싸우게끔 만들고 있고.
순위권에 있는 놈들은 알아서 잘 해먹지만……그 아래가 문제였다.
십수명이 뭉쳐도 마인을 홀로 대적하기가 어렵다.
애초에 그렇기에 빌런 중에서 마인이 되는 놈들이 넘쳐나고, 마인이 사회에 악이라고 규정되어있지만.
뭐, 그래도 정리될 거다.
세인트가 있으니까.
별빛의 마력만큼은 아니지만, 그가 지닌 빛의 마력은 마인들에게 끔찍하리만치 강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
“송라희 교수님은 교수님들 좀 도와주세요.”
“너는?”
송라희는 이서하를 바라봤다.
이럴 때, 학생의 손을 빌리는 게 우습지만……이서하라면 분명 엄청난 전력이 되어줄 것이 분명하다.
이서하는 그 눈에 멋쩍게 웃었다.
“저희는 할 일이 있어서요.”
“위험한건가?”
“생각보다 별로 안 위험해요.”
“그래, 네가 한다면 분명 필요한 일이겠지.”
송라희는 그렇게 말하곤 몸을 돌렸다.
결계가 서서히 옅어지고 있는 게 느껴졌다. 당황한 마인들이 거세게 공격하고 학생들과 교수들이 희망을 얻었다.
이서하는 이미 자기 할 몫은 다 했다. 더 바라는 건 염치가 없지.
송라희는 그렇게 다짐하며 마인들을 향해 뛰어갔다.
***
나는 서가연을 바라봤다.
서가연이 흔들림 없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겁은 먹은 것 같지 않네.’
다행이다.
서가연이 외유내강의 캐릭터긴 하지만, 너무 서두르게 온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이정도면 걱정은 없을 것 같네.
나는 서가연을 바라보던 눈을 옮겨 허공을 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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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퀘스트 Chapter. 3 : 마인들의 습격에서 서가연을 지켜라.
제천회(制天會)로부터 서가연을 지켜라.
◈보상 : 10,000P 내용에 따라 보상 추가.
◈실패 : 서가연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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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떠 있는 메인 퀘스트 창.
솔직히 말해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카데미물에서 마인들이 대규모로 침입하기는 하지만, 이 학교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인류들 중에 초월자라 불리는 서예빈이 이곳의 교장으로 학교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최소 후반부에서 잡아볼 만한 각이 나오는 칠악이 개입했음이 분명하다.
‘뭐가 되었든 벌어졌으니.’
탈출구를 모색해야 했다.
나는 제천회에 대해 생각했다.
제천회(制天會).
저놈들은 천마를 기다리는 족속들이다. 지금은 빌런에 있는 놈들이지만, 훗날 마인 집단 중 한 곳을 차지하는 놈들이다.
그리고 지금 소교주라는 놈도 있고.
‘그놈은 진짜 강하니까.’
서가연이 가진 별빛의 마력을 이용해서 처리해야 했다.
‘천마가 나 일려나.’
가능성은 있다.
원작대로라면 지금 있는 소교주가 모종의 이유로 죽은 다음 마인이 그곳을 장악해 마인이 되는 놈들이지만…….
‘흑천.’
-왜 그러지, 주인?
‘혹시 내가 천마가 되면 집단 같은 게 있나?’
-그럴리가. 원래 전 주인을 따르던 놈들은 다섯 갈래로 갈라졌다. 지금은 전통마저 희미해져 있겠지. 그리고 주인의 차원과 전대 주인의 차원은 많이 다르다.
흑천은 거기까지 말하다가 멈칫했다.
-아니, 어쩌면 있을지도 모르겠군. 이 세계는 여러 차원과 ‘겹쳐’졌다고 했으니. 그렇다면 주의해라. 어떤 식으로 변했을지 나도 감이 잘 안잡히니까 말이다.
“빛이여!”
세인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그의 뒤에서 광명이 솟구치며, 주변의 마인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저 싸움은 곧 끝날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후속타로 올 소교주를 쳐야겠지.
“우린 다른 곳으로 향하자.”
“다른곳?”
“어. 저놈들의 머리에 해당하는 녀석을 잡으러 갈거야.”
나는 서가연을 데리고 이동했다.
흐트러지는 결계 바깥으로 나오니 한 여성이 보였다.
핏빛으로 이루어진 강처럼, 허리까지 내려오는 찰랑이는 머리카락과 눈동자.
요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중국식 전통 복장.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우릴 바라보고 있었다.
“한국영웅학교는 볼수록 놀랍군. 흉악을 상대하러 별과 황제가 갔는데도, 벌써 결계를 뚫는다니. 상정 이외로군.”
여성은 느긋하게 한손을 뒷짐 지며 우리를 바라봤다.
“그래도 나쁘지는 않아. 덕분에 눈요기를 했으니.”
그녀의 눈이 나를 보더니, 요사한 반달을 그렸다.
“조용히 하고 덤벼.”
서가연이 전투적으로 말했다.
한쪽 손으로 검을 든 자세. 여인이 피식 웃었다.
“기본기는 탄탄하군. 그러나 기본기만 탄탄하다. 없는 재능을 노력으로 때웠군.”
나는 흑천을 꺼내는 대신 아공간에서 철검 하나를 꺼냈다.
나를 묘한 눈으로 보는 여인.
“쌍검을 다루는 건가? 아니 그러기엔 자세가 검인데. 왜 나를 보고 검을 뽑지 않는 거지?”
여인이 나를 보며 말한다.
“나를 본래 쓰는 무기가 아닌 걸로 쓰러트릴 수 있다고 생각하나? 오만하군.”
여인이 아주 잠깐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
그녀는 검집을 빤히 바라봤다.
마치 존재해서는 안될 것을 본 표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