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38
Chapter 38 – 정리
모의전이 끝난 뒤.
나는 펜트하우스에서 오랜만에 푹 쉬고 있었다.
-주인은 지금까지는 너무 달리기만 했다. 모처럼의 휴식을 취하는 게 정신에 이로우니 오늘 하루는 푹 쉬어도 된다.
흑천이 직접 말했으니, 오늘 하루는 아예 통째로 쉴 생각이었다.
‘뭘 하지.’
요새 너무 달리기만 해서 그런가. 뭘 해도 감흥이 별로 없었다.
게임을 할까 했지만, 전생에서 했던 게임이 생각보다 별로 재미가 없어서 때려치웠다.
‘영상이나 볼까.’
이 세계에도 전생에 유명했던 동영상 사이트와 유사한 사이트가 있었다.
너튜브.
전생과 다른 점이라면, 영웅이라는 존재들이 직접 올린 영상들이 다수 존재했다.
그러다가 최신 뉴스란에 보이는 소식들이 눈에 띄었다.
[학교를 침입한 마인들의 정체는?] [세계 최고의 아카데미, 한국영웅학교. 마인들이 침입하다! 학생들의 안전 과연 안전한가?]솔직히 말해서 이건 천재지변 같은거다.
감히 누가 학교를 노리고자 칠악 중 한 명이 나섰다고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저들이 이걸 알아줄 의무는 없다. 그래서 이렇게 헐뜯는 거고.
‘감히 간도 크지.’
나는 하품을 하면서 안에 있는 내용을 봤다.
대충 한국영웅학교의 위상을 추락시킨 서예빈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동영상이었다.
-ㅋㅋㅋㅋㅋ진짜 뉴스 겁나 웃기네.
ㄴㄹㅇ. 보니까 칠악이 나서서 서예빈도 어쩔 수 없이 거기로 갔건만. 서예빈이 빠졌다? 최소 도시 하나는 날아갔음.
ㄴ이런거 좀 신고하면 내려갈 수 없음? 한국에 사는 놈들이 가장 한국 영웅을 물어뜯고 자빠져있네.
댓글에는 서예빈에 대한 찬양이 가득했다.
대충 그런 영상들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문득 나와 관련된 영상을 찾았다.
[현재 한국영웅학교에서 가장 잘나가는 수석은 과연 누군가?]라는 유튜브 영상 제목이었다.
웃긴 건 내 얼굴이 모자이크가 안 된 영상.
‘……나 아직 일반인인데.’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보기로 했다.
-현재 한국영웅학교는 황금기수라 칭해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국의 최고 마도사의 수제자인 김서현부터 적탑주의 손녀인 홍유화, 창술명가로 유명한 박씨세가에서 배출한 창술의 귀공자 박운혁에 성기사인 세인트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역대급이라 불릴만한 한 소년에 의해서 순위가 밀려났는데요, 영상에서 확인해 보시죠.
라는 내용으로 내 낯이 뜨거워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칭찬들이 가득했다.
수련의 탑에서 모든 기록을 갈아치운 역대급 속도로 클리어한것부터, 어디서 새어나갔는지 모르겠지만, 그림자 뱀을 잡았다는것까지.
다만, 그림자 뱀은 나 혼자 잡은 것으로 되어 있었다.
-저게 말이 됨? 저게 이제 막 입학한 학생이라고?
ㄴ쟤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미 소문이 쫙 났음. 김서현이나 에르실 투톱체제로 갈 것 같았는데 쟤가 압도적인 원톱이라고.
ㄴㄹㅇ?
ㄴㅇㅇ지금 협회에서도 눈독 엄청 들이고 있는 애임.
-다른건 모르겠고, 역대급 얼굴이기는 하다.
ㄴ진짜진짜로요ㅠㅠ얼굴 보자마자 눈이 다 정화되네.
그 뒤의 내용은 간단했다.
한국 영웅의 미래라느니, 어쩌면 위대하고 위대한 대영웅의 뒤를 이을 존재가 될지 모르겠다느니, 온갖 호들갑을 떨면서 이 영상은 끝을 맞이했다
나는 조용히 영상에 신고를 누르고 뒤로 가기를 눌렀다.
***
쉰다고 해도 맘 편히 쉴 수가 없었다.
이렇게 보니 일 중독자 같지만, 나는 평소에도 나름 쉬면서 쉬엄쉬엄 일하고 있다.
‘재미도 있고.’
게임을 하는 기분이라고 해야 되나.
운동은 고되다. 그러나 스탯이 차근차근 올라가는 재미가 있다.
노력에 따라 정당한 보상을 받는다.
그래서 나는 쉴 틈 없이 나를 몰아붙일 수 있었다.
하지만 휴식이 필요한 것도 사실.
그래서 오랜만에 연금술 길드에 들어가 봤다.
연금술 길드는 역시나 나에 대한 찬양으로 가득했다.
나는 다 무시하고 검색어에 랩실탈출하고싶어를 입력했다.
내가 대충 적어준 레시피가 그녀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그녀는 내가 준 레시피로 돈을 벌고 있었다.
-본 레시피는 진리님의 도움을 받아 완성된 레시피입니다. 이 레시피의 저작권은 진리님에게 존재합니다.
라는 추신을 달아놓고.
‘……지금 돈도 없을 텐데.’
내가 가진 돈은 어느새 10억 넘게 모였다.
레시피라는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천문학적인 돈이 모이는게 특징이라, 시간이 더 흐르면 알아서 모이겠지.
저작권을 포기하고 랩실에게 준다는 댓글을 단 후, 나는 다른 레시피들을 몇 개 올렸다.
혹시나 누가 시비를 걸까 봐 랩실 레시피 저작권은 랩실에게 준다고 말해놨다.
그 뒤 쪽지를 확인해보니 꽤 흥미로운 쪽지가 하나 있었다.
[연금술 모임에 초대되었습니다.]-안녕하십니까, 진리님. 저는 이곳 연금술 길드를 관리하고 있는…….
연금술 모임은 가상공간에서 모여 토론을 나누는 장이다.
그 주최는 전자마녀가 만든 가상공간이라 전자마녀가 아니라면 그곳을 건드릴 생각을 누구도 하지 못한다.
‘흠, 슬슬 전자마녀와도 접촉해야 하는데.’
그녀는 꽤 다양한 루트가 있는 존재다.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마인이 될 수도 있고, 선인이 될 수 있는 존재.
미리미리 접촉해서 이쪽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맞다.
그녀는 현실에서 영향력을 끼치기 힘들지만, 전뇌세계 쪽에서는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존재니까 말이다.
나는 전자마녀만 알 수 있는 암호를 레시피 한 쪽에 적어놓고 빠져나왔다.
꼬르륵.
배에서 배고프다고 소리를 냈다.
‘그러고 보니 아무것도 안 먹고 있었네.’
나는 대충 반 팔에 반바지를 입고 바깥으로 나왔다.
때는 점심.
점심으로 뭘 먹어야 좋을까 고민했다. 그것보다 같이 먹을 사람을 찾으려고 핸드폰을 뒤졌다.
그리고 깨달아 버렸다.
‘……친구가 없어?’
폰을 쭉 둘러보니 정말 친구가 없었다.
대부분은 여자애들.
그러고 이 나잇대의 여자애들이 으레 그렇듯, 남자애들과 노는 건 관심이 있는 애들하고 놀려고 한다.
심지어 친구로 등록된 사람이 고작 10명도 채 되지 않는다.
내 대인관계.
이대로 괜찮은 건가.
진지하게 대인관계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자니, 저 멀리서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다.
김서현이 혼자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걷고 있었다.
“안녕.”
“어, 서현이네. 안녕.”
김서현이 반갑게 웃으며 나를 맞이했다.
“밥먹으러 나온 거야?”
“응, 그렇지. 너도?”
“응. 오늘은 밖에 좀 놀러 다니고 싶어서.”
“그럼 같이 다닐래?”
“그럴까?”
내 제안에 김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먹을래?”
“난 먹고 싶은 게 별로 없는데. 걷다가 맘에 드는 가게 있으면 갈래?”
“그러자.”
우리는 거리를 걸었다.
거리는 한산했다. 모의전이 끝난 주말이라 그런가.
학생들은 대부분 휴식을 위해서 바깥으로 나가서 집으로 향했다.
“뭐 먹을지 정했어?”
“저기 돈까스 집 어때?”
“그러자.”
돈까스 집에서 김서현은 매운 돈까스를 시키고 나는 그냥 치즈 돈까스를 시켰다.
“훈련은 어때?”
“오늘은 쉬는 날이래.”
“하긴, 서하는 너무 열심히 단련만 하긴 했어.”
김서현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돈까스가 왔다.
시뻘건 양념으로 범벅된 돈까스를 입에 넣는 김서현.
나는 조용히 김서현을 바라봤다.
김서현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무림의 모든 무공을 이어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최고의 마도사에게 마법을 사사하는 소년.
뿐이랴.
그는 모든 이능에 적성을 가지고 있다.
거기다가 무한에 가까운 마나를 뿜어내는 용의 심장까지.
타고난 재능이 아니다.
그는 그렇게 만들어진 거니까.
나는 돈까스를 잘라서 입에 넣었다.
***
인적이 드문 훈련장.
서가연은 멍하니 밤하늘을 바라봤다.
밤하늘은 별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과학이 발달했던 시절에는 별을 볼 수 없다고 했었지만, 지금은 마도공학으로 환경오염문제가 거의 없어서 볼 수 있었다.
별들이 반짝인다.
마치 그녀가 개화시킨 마력처럼.
‘어떻게 알았을까.’
서가연은 이서하를 떠올렸다.
처음에는 신기했다.
별세계에서 온듯한 남자였다.
그렇게 잘 생긴 사람이 있다는 것에 처음으로 놀랐고, 그가 훗날 시련의 탑과 관련된 모든 기록을 경신한 소년이란 것에 두 번 놀랐다.
그리고 그 사람이 자신에게 관심을 둔다는 것도.
그 후에는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그와 함께 있으면서 그가 자신에게 관심을 두고,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이 서가연은 좋았다.
‘온전히 나한테 오는 호의는 아니겠지만.’
이 호의는 그녀가 가진 별빛의 마력에서 나오는 것이리라.
그러나 서가연은 그게 더 좋다고 생각했다.
‘나는 별로 예쁘지 않으니까.’
홍유화처럼 화려하지 않다. 그녀처럼 관리가 잘 된 몸매도 없다.
같은 여자가 봐도 멋진 김아라랑도 다르다. 홍유화의 흉부는 컸지만, 김아라는 그보다 한 차원 다르니까.
에르실처럼 소녀 같지도 않고, 짓궂은 장난을 치며, 남자 마음을 가지고 놀지도 못한다.
적당히 부푼 가슴.
평균인 키.
얼굴은 예쁘다고 생각한 적이 있지만…여기에 와서 그 자신감은 꽤 꺾인 상태다.
서가연은 속으로 한숨을 쉬며 훈련을 재개했다.
만약 이서하가 자신의 힘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의 관심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서하는 친절했다.
그러나 서가연은 알고 있다. 사람이 친절해지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단 것을.
만약 그녀가 별빛의 마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이서하는 관심을 둘 것이다.
그러나 그런 관계의 끝은 결국 좋지 않다.
서가연은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별빛의 마력을 꺼냈다.
화아악!
눈부시게 새하얀 별빛이 그녀의 몸속에서부터 뿜어져 나왔다.
서가연은 자각하지 못하지만, 그녀의 머리색과 눈색 역시 별빛의 마력과 동화하며 머리색이 은색으로 반짝거리며 눈색이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이서하가 봤으면, 차애캐가 각성한 장면이라고 박수를 쳤을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