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44
Chapter 44 – 수업(4)
서가연은 정말 환하게 웃고 있었다.
시련의 탑에서 활약을 못하면 보상을 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순수하게 웃고 있었다.
“미안.”
“응? 아, 서하가 보상을 주겠다고 한 거? 난 괜찮은데.”
서가연이 옅게 웃었다.
“오히려 나는 받은 게 많은데, 이렇게라도 서하에게 도움이 돼서 기뻐.”
성신안을 아직 켠 상태라서 서가연의 상태가 더 잘 보였다.
서가연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문득 떠올랐다.
내가 서가연을 두 번째로 좋아하게 된 계기가.
이곳에서 완전한 선악은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강제로 선의 역할을 한 김서현은 언제나 자기가 지키는 선이 맞는가에 대해 고민했었다.
홍유화는 찬탈에 실패하고, 믿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종국에는 타락하는 루트가 있었다.
서예빈은 오롯하게 자신만이 옳다며 자신만이 세계를 구할거라 믿는다.
그러나 서가연은 달랐다.
선에도 악이 있음을 외면하지 않았다.
다른 이들은 루트에서 타락하는 모습이 한 번쯤은 있었지만, 그녀만은 없었다.
“서하야?”
“……응, 가자.”
밖으로 나오자 빛이 뿜어졌다.
성신안을 켜서인가.
환한 황금빛의 빛에서 공간이 일그러지면서 물건을 토해내는 것이 보였다.
나오는것은 저번과 같은 검은색의 목함.
‘영약 종류인가.’
차라리 이게 낫다.
어지간하면 서가연에게 먹일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그 사이로 또 하나의 물건이 나왔다. 조금 더 커 보이는 다이아몬드가 박혀있는 은빛의 팔찌.
나는 재능 열람으로 감정했다.
───────────────────────────
【순백의 팔찌(B)】
옛날에 뛰어난 장인과 연금술사가 힘을 합쳐서 만든 도구.
일찍이 별의 아이라고 불리는 존재가 사용하던 팔찌.
:마력 5추가.
:정신 5추가.
:내장 스킬 「별빛의 세례」
───────────────────────────
“…….”
감정을 하다가 멈칫했다.
팔찌가 너무 서가연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물건이다.
‘서예빈이 개입했나.’
시련의 탑은 상대에게 맞춰서 물건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런 물건은 없을 텐데.
나는 다른 목함도 열었다.
서예빈의 팔찌와는 다른, 검은색의 팔찌였다.
───────────────────────────
【흑색의 팔찌(B)】
옛날에 뛰어난 장인과 연금술사가 힘을 합쳐서 만든 도구.
팔찌에서 어둠의 마력을 받아 사용할 수 있는 검을 만들 수 있다.
:내장 스킬 「흑검·분열」
───────────────────────────
‘본래 한쌍의 용도인가.’
콤보용으로 쓸 수 있게 만들어진 물건.
그러나 순백의 팔찌는 서가연에게 어울린다.
흑색의 팔찌는 내가 더 잘 쓸 수 있고.
“가연이 너는 순백의 팔찌가 좋아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해?”
“난 서하가 주는게 좋아.”
“…….”
의심이라고 한 점 없는 얼굴. 오히려 그녀의 마음은 내가 다 가져갔으면 하는 표정이었다.
“그럼 이걸로.”
나는 순백의 팔찌를 들어서 서가연의 오른쪽 팔에 걸쳐줬다.
그녀는 왼손잡이 이기에.
그곳에는 좀 있을 무기선별 때 마도서가 머물 장소이기 때문이다.
”…….”
순백의 팔찌는 B등급의 무구.
고작 시험 하나를 쳤다고 해서 얻기에는 과분한 물건이란 것을 아는지, 서가연의 얼굴은 빨개져 있었다.
나는 흐뭇하게 웃으며 그 광경을 바라봤다.
-……이번 대의 주인은 남자라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좋아해야 되는 것인지.
흑천이 자그맣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
홍유화는 낮게 한숨을 쉬었다.
김아라는 조용히 호흡하며 쉐도우 울프였던 것을 바라보았다.
이서하가 가르쳐준, 혈통 능력은 과연 상상 이상이었다.
‘근원력…….’
그것은 본디 존재하지 않는 것까지 타격하게 해준다.
그녀가 가진 힘을 마력보다 몇 배는 더 강화해준다.
피부가 질겨지고, 육신은 하루가 다르게 강건해지는 것을 느낀다.
다만, 아쉽게도 키는 별로 커지지 않았다.
팔 다리는 조금 길쭉해 졌지만, 가슴이나 엉덩이가 조금 커지게 된 게 고작.
이러면 오히려 불편한데.
김아라는 시선을 돌려 전광판을 바라봤다. 전광판에는 벌써 순위가 적혀 있었다.
이서하, 서가연 조-13:14.04
홍유화, 김아라 조-25:57.35
박운혁, 하유리 조-26:09.52
“아슬아슬하게 이겼네.”
“또 졌어.”
김아라의 말에 홍유화가 이글거리는 눈으로 전광판을 바라봤다.
12분 차이다.
자신이 생각한 최고의 조합을 짰음에도 또 이서하에게 밀렸다.
‘이번에는 이길 줄 알았는데.’
김아라는 상상이상의 전위였다.
박운혁보다……아니, 그녀의 힘을 이용한 공격은 마법사의 일격과도 같다. 전사의 공격과 동일성상에 올리는 건 그녀에게 실례이리라.
그런 주제에 방어력 역시 말도 안 되게 뛰어나다.
그나마 반응속도가 조금 느리지만, 그것 역시 흠이 아니다. 그녀의 속도는 박운혁보다 조금 덜 빠른 정도에 불과하니까.
그럼에도.
졌다.
완벽하게 져버렸다.
이서하는 이제 700등에 든 서가연을 데리고 저 속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홍유화는 김아라와 함께 밖으로 나섰다.
이글거리는 눈으로 그녀의 추종자를 찾았다.
“고, 고생하셨어요.”
“이서하랑 서가연 조 녹화한거 있지?”
“네.”
기본적으로 시험을 볼 때 녹화하는 것은 자유다.
상대를 연구해서 약점을 찾고 공략한다면, 오히려 교관들 쪽에서 그들에게 점수를 내 줄 정도.
왜냐하면 그들은 언젠가 빌런에 맞서야 할 영웅들이기 때문이다.
영웅들은 대중에게 노출된다. 훗날을 위해서 이런 식으로 연구하고 약점을 찌르면 가산점을 부여한다.
“줘.”
“네, 여, 여기 있습니다.”
홍유화는 비디오를 받아들고, 김아라에게 수고했다고 말했다.
“보상은 어떻게 나눌까?”
“보상? 아.”
홍유화와 김아라는 보상을 확인했다.
붉은색의 단과 허리띠가 보였다.
“좋네. 일 등급 화정이랑 순간적으로 가속을 높일 수 있는 허리띠네.”
어느새 다가온 이서하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감정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어?”
“응. 내가 눈이 좀 좋거든.”
이서하가 자기 눈을 가리키며 말했다.
“뭐, 감정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
이서하가 웃으며 대답했다.
홍유화를 바라보며.
홍유화는 기분이 나빴다. 이번에는 ‘승자’가 이서하라서 그가 자랑하려는 듯이 왔기에.
‘아니, 이건 그가 나를 의식한다는 증거.’
홍유화는 도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서우주 교관님, 기숙사로 돌아가도 되겠습니까?”
“물론이다.”
서우주의 허락을 맡고서는, 홍유화는 도도한 걸음으로 기숙사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30평짜리 자기 기숙사 침대에서 홍유화는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 천장을 바라봤다.
입꼬리 한쪽을 올린 이서하의 잘 생긴 얼굴이 천장 한쪽에 걸려 있었다.
“씨잉, 진짜 이기면 단 줄 알아? 내가 언제까지 패배만 할 것 같아?”
홍유화는 눈이 그렁그렁해졌다.
이런 치욕적인 패배.
압도적인 패배를 주는 이는 그녀의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그녀는 언제나 승리만 하던 인물.
이런 모욕감은 처음이었다.
으득.
이를 악물며 홍유화는 천장에 가득한 이서하의 사진들을 노려봤다.
그리고 자신의 추종자로부터 빼앗은 영상을 틀었다.
홍유화는 TV를 노려다 보면서 상상했다.
언젠간 무릎을 꿇게 만들어주겠다고.
자신의 앞에서 무릎을 꿇는 이서하를 상상하며 홍유화는 입꼬리를 올리며 TV에 나오는 이서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
펜트하우스 개인 훈련장.
나는 그곳에서 흑검을 생성했다.
길이는 적당하며 흑색으로 덮어진 모습이었다.
‘이런 느낌인가.’
획-.
가볍게 휘둘렀다. 무게는 가볍다.
경도를 확인해 보기 위해서 검신을 손가락으로 튕겼다.
팅.
맑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꽤 괜찮은데?”
-나쁘지 않은 무구다. 수준 이상의 대장장이가 만들었군.
그리고 여기서 분열.
흑검이 4자루로 분열했다.
념을 이용해서 띄웠다.
그 중 한 자루를 잡고 역천을 불어넣었다.
쩌쩍.
흑빛의 검신이 균열이 가더니 이내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역천은 역시 버티지 못하는군.”
-후후, 하늘마저 거스르는 힘을 고작 무구 따위가 거스를 수 있을리가 없지.
묘하게 뿌듯해하며 흑천이 말했다.
-오롯이 흑천마검인 이 몸만이 주인의 힘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니 주인은 나를 좀 더 아껴줘야 한다.
‘지금도 아끼고 있는 거 아닌가?’
-…….
흑천은 어이없는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최소 하루에 한 번쯤은 검을 닦아보도록 노력하는 게 어떤가?
‘……굳이 안 닦아도 녹이 슬거나 하지도 않는데?’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흑천마검은 S등급에 있는 무구다.
검은 적당히 날카롭다.
예기가 주인의 실력을 죽이지 않기 위해서.
경도는 서예빈 정도의 실력자가 아니라면 부서지리라곤 상상도 못할 정도로 단단하고, 기본적으로 보관을 적당히 해도 녹이 슬거나 날이 상하지 않는다.
S급 부터는 무구가 되었든, 유물이 되었든, 영약이 되었든 나라 단위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지닌 것들이니까.
그리고 나는 최소 삼일의 한 번쯤은 흑천을 닦는다.
-이 세상에서 천으로 검날을 슥-하고 문지르는 걸 닦는다고 정의하나?
흑천이 어이가 없어 하며 말했다.
‘……알았어.’
이러니 저러니해도 일단 내 스승은 흑천.
굳이 거스를 필요는 없지.
나는 흑천을 내려놓고, 펜트하우스 구석에 마련된 천을 적당히 찢었다.
손재주의 출력을 최대로 올렸다.
흑천이 만족할 때까지 관리해준 다음, 무공을 하나 뜯어먹을 속셈이었다.
그리고 흑천을 천으로 닦는 순간.
-흐으으읏♡
흑천이 신음을 질렀다.
“…….”
-…….
방은 한참동안 침묵으로 가득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