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50
Chapter 50 – 유산
서가연은, 어느새부턴가 사람들의 심상을 느낄 수 있었다.
별빛의 마력이 가진 힘 때문일까.
“가연아, 너 실력이 많이 늘었더라?”
‘쟤 분명 무슨 영약 처먹었을 거야.’
라던가.
“요즘 서하랑 잘 다니던데, 서하랑 친해?”
‘다리라도 벌렸나? 이서하가 왜 이딴 년이랑 친하지?’
라던가.
어차피 그들은 서가연하고 별로 상관없는 인간들이라 서가연은 별로 상관없었다.
하지만.
가끔씩 궁금했다.
이서하는 자신을 어떻게 바라볼지.
다행히도 심상을 느끼는 힘일까. 이 힘은 이서하에게도 통했다.
아니, 그렇다기보다는 별빛의 마력이 이서하의 어떤 힘에 이끌린다고 해야 되나.
서가연에게는 이서하의 심상이 보다 잘 느껴졌다.
이상할 정도로.
‘유화는 다르던데.’
김아라, 홍유화, 김서현.
그들 모두에게는 심상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서하의 심상은 느껴졌다.
선명하게.
일전에 파트너로 김아라가 이서하를 골랐을 때.
서가연은 이서하를 내심 포기했다. 그녀는 강하다.
서가연 하고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서가연은 아마 포기했을 거다.
이서하는 김아라가 다가오자 곤란했다. 자신 쪽으로 눈길을 보내며.
그래서 서가연은 다가갔다.
“어떻게 할래?”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서가연은 이서하에게 물었다.
천견.
그의 이름을 모를 수 없는 인물은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이서하가 없었다면, 자신은 따라갔을지도 모른다.
‘싫어.’
그건 싫었다.
이서하랑 같이 있고 싶었다. 이런 마음이, 그에게 부담스럽다는 것은 알지만.
서가연은 이서하가 좋았다.
“나는 서하랑 있고 싶은데.”
“…….”
이서하가 멈칫했다.
순간 두려움이 몰렸다. 그가 나를 싫어하면 어떻게 될까.
하긴, 자신은 잘난점이라고는 별로 없다.
“서, 서하는 내, 내가 싫어?”
“싫을 리가.”
이서하의 말이 조용하게 다가왔다.
“내가 널 어떻게 싫어하겠니.”
조금 늦게.
그의 심상이 들려왔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내가 서가연을 싫어할 리가 없다.
라는 확신에 찬 말이.
그 말은 조용하게 다가와서 마음에 박혔다.
서가연은 다만 멍하니 이서하를 바라봤다.
***
‘……왜 이러지.’
서가연이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짙은 홍조를 띄우면서.
띠링.
동시에 반투명한 푸른색 창이 눈에 들어왔다.
[인연관계가 추가됩니다.] [의존. 서가연은 당신에게 모든 것을 의존합니다.] [어쩌면 그녀는 당신을 위해서 목숨조차 바칠지도 모릅니다.]……왠지 모르게 두려운 창이 떴다.
인연관계라.
그러고 보니 기절하기 직전에 김서현이 나에게 동경이라는 인연관계를 봤던 것 같다.
‘…….’
나는 학교 내에 남아있는 S급 무기들을 떠올렸다.
‘대충 4개가 남았나.’
지금 서가연에게 어울리는 것은 여기에 없는 다른 초월자 ‘광성자’가 썼던 물건이 있다.
내가 동행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그녀가 광성자의 지팡이가 있는 쪽으로 유도하게끔 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가 있다.
흑천마검 같이 숨겨져 있는 것이 또 있을지 확인해 보는 것.
-그런 물건은 드물다. 원래 흑천마검은 역천의 기를 지닌 존재에게 반응한다. 주인이 한때 가졌다고 주장하는 예지 덕에 주인도 역천지체를 얻고, 나를 얻지 않았나?
‘나는 네가 있는지 몰랐어.’
-뭐?
흑천이 드물게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흠, 어쩌면 전 주인이 안배해놓은 것일지도 모르겠군.
흑천이 묘하게 탐탁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흑천과 대화를 몇 번 나누자 우리는 무기 선별을 하는 장소로 왔다.
문 앞에는 교감 선생님께서 있었다. 아담한 키에 짙은 다크서클. 하얀색 가운을 대충 입은 여성이었다.
“오랜만이군.”
“……오랜만이네요. 그런데 오늘 무기 선별을 하는 애가 이 아이인가요?”
교감이 나를 보며 이야기했다.
서예빈이 고개를 저었다.
“그 아이가 원한다면 괜찮지만, 오늘 목적은 이 아이다.”
“그렇군요.”
교감이 고개를 적당히 끄덕이며 우리를 안쪽으로 안내했다.
입학식에서 본 온갖 무기들이 있는 풍경이 보였다.
달칵.
심상에서 무언가 켜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성신안이 발동되었다.
그리고 재능, 열람(-)과 연동.
이러면 부하가 좀 걸리지만, 무구들의 성능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지잉──.
머리가 울린다.
나는 무구들을 지켜봤다.
내 기억속에 있는 S급 무구들과 등급은 낮지만, 그 등급보다 좋은 무구. 혹은 특정 상황에 좋은 무구.
‘역시 없나.’
흑천마검이 특별했던 거다.
애초에 C등급 무기까지 전부 기억하고 있던 내가 모르는 무구가 없을 리가.
“좋은 눈이군.”
“……보이십니까?”
“내 이명이 천견일세. 세계마저도 인정했지.”
천견이 내 옆에 섰다.
“이제 배운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그 눈은 생각보다 더 유용할 테니, 열심히 배우게.”
“네, 감사합니다.”
나는 적당히 말하고는 서가연에게 다가갔다.
“저거 어때?”
“저거?”
서가연의 시선이 내 손끝을 따라갔다.
그곳에는 검의 손잡이가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의아해 했을 텐데 서가연의 행동은 달랐다.
내 의견에 망설이지 않고 성큼성큼 다가가서 손잡이를 잡았다.
우우웅───!
마력의 파장이 휘몰아쳤다.
얼핏 보면 쓸모없는 것 같지만, 저건 초월자가 되기 직전 광성자가 쓴 물건이다.
사용자의 마력에 따라 검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건.
평소에는 지팡이로도 사용가능하며 지금의 서가연에게 딱 어울린다.
“다행히도 주인을 택했군.”
“광성자의 물건이었으니까. 저 아이의 마나는 어떤 의미로 광성자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지.”
“……저 애가요?”
“그래. 그러니 유심히 보아라.”
서예빈의 말에 교감이 서가연을 바라봤다.
“이건 어떻게 쓰는 거야?”
“……광성자의 검이야. 검으로도 지팡이로도 쓸 수 있지. 아직은 마법이 익숙지 않을 테니, 검으로 쓰다가 지팡이로 써.”
“응.”
서가연은 손잡이를 소중하듯 껴안았다.
***
나는 펜트하우스 침대에 몸을 뉘었다.
그리고 아공간에서 위천의 정수를 꺼냈다.
위천의 정수.
S등급 이하의 무구 봉인 하나를 푸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당연히 내가 이것을 사용할 곳은 이미 정해져 있다.
흑천마검.
그녀의 봉인 중 하나를 이걸 이용해서 깨부술 거다.
“그럼 사용한다.”
-주, 준비되었다.
나는 그것을 흑천에게 사용했다.
정수를 툭, 하고 흑천에게 대자 정수가 빛을 뿜더니 흑천에게 스며들었다.
흑백의 검신 가운데에 있는 붉은 선이 빛을 뿜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나는 열람을 사용해서 감정했다.
──────────────────
【흑천마검(S)】
천마가 사용했던 신검.
흑철과 천년석을 이용해 만들어진 검. 최고의 강도와 경도를 자랑한다.
검에 혼이 깃들었다는 전설이 존재한다.
:내장 스킬 「검혼」
:내장 스킬 「패혼」
:내장 스킬 「독혼」
:???
:???
──────────────────
‘드디어 열었군.’
독혼.
일전에 성신안을 깨우치기 위해서, 흑천이 억지로 열었던 봉인을 완전하게 열었다.
“흑천?”
나는 흑천을 불렀다.
왜냐하면 흑천이 굉장히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주인.
“왜?”
-일전에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하는가? 천마의 시체는 25등분으로 나뉘었고, 그것을 전 주인의 부인들이 모두 가져갔다고.
“어.”
굉장히 특이한 일이라 기억하고 있었다.
천마가 여자였던 것과 그녀가 극도의 레즈비언이라 25명의 여인과 결혼했다는 것이라서.
-그것에 대해서 기억이 떠올랐다. 더 정확하게는 단계마다 내 기억을 봉인했던 것 같다.
“전 주인이?”
흑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전 주인은 천마와 관련된 미래를 본 적이 있나? 혹은 그의 무덤이라던가.
“흑신무의 전반부 무맥이 잠든 장소를 봤어.”
-그곳으로 가야 할 것 같다.
“왜?”
-천마는 25등분으로 나눠서 진 게 아니었다. 기억 자체가 무언가로 덧칠되었었다.
흑천은 조금 흥분한 듯이 행동했다.
-천마는 자의로 자신의 힘을 25개로 나누었다. 그것들을 자신의 여인들에게 부탁했지.
“그럼 천마의 힘은 그 여인들이 얻은 건가?”
-그럴거다. 아마 주인이 역천지체를 얻었다고 한 것도 그 일부일지도 모르지.
“그런가.”
나는 최대한 태연한척했다.
왜냐하면 역천지체를 얻을 수 있는 장소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마의 유산이라.’
게임을 하면서 몇 곳 밝혀지지 않은 던전들이 존재했다.
천마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되는 곳은 대충 2곳.
커뮤니티에 흑신무라는 무맥이 발견되자마자 모든 유저들이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면서 모은 정보니 확실할 거다.
물론 거기서 얻을만한 것은 딱히 없었다. 그래서 금방 불도 꺼졌고.
“그럼 다음 목적지는 거긴가.”
나쁘지 않았다.
해외에 있다는 것이 원래 단점이었지만, 그 점은 이번에 오히려 이점이니.
에르실
-이번에 저희 동아리 외국으로 가시는거 알아요?
-부장님이 영국으로 가자고 해서 제 별장 흔쾌히 빌려 드렸는데.
-무조건 오실 거죠?
나는 조용히 ㅇㅇ을 쳤다.
나
-ㅇㅇ
에르실
-진짜 성의 없는 대답이네요.
-그럼 이번 주 금요일에 오후 3시까지 동아리 부실로 오세요.
-나머지는 제가 다 준비할 테니 몸만 오시고요.
나
-ㅇㅋ
나는 문자를 보내고 훈련실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