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6
Chapter 6 – 던전탐사
아침 7시.
삐비빅.
“아.”
알람소리에 눈이 절로 떠졌다.
방금 막 일어난 상태라서 머리가 멍했다. 그러자 온갖 잡생각들이 스쳤다. 등교해야지. 내가 이 나이를 처먹고 등교를 해야 해?
하아.
속으로 한숨을 쉬고 뭉그적거리며 일어났다. 잠에서 좀 깰 겸, 세수하고 반팔을 주섬주섬 입었다.
반팔 위에 하얀색의 와이셔츠를 입었다. 여기에 넥타이를 입고, 밖이 좀 추우니까 그 위에 후드티를 장착. 그리고 마이를 입고, 바지는 검은색의 슬렉스를 입었다.
다른 건 몰라도 학교는 이게 참 좋았다. 옷을 뭐 입을지 고민하는 게 없어지거든.
거기다가 한국영웅학교는 와이셔츠랑 넥타이, 마이만 입는다면 교복 규정을 딱히 터치하지 않는다.
나는 학교에서 지급해준 운동화를 대충 신으며 가방을 챙기고 밖으로 나갔다.
밖에는 이미 많은 이들이 등교하기 위해서 아침에 나와 있는 상태.
“저것 봐, 수석이야.”
“야야, 쳐다보지 마라. 수석이 불쾌하다고 너 조지면 어쩌려고? 너 무기선별 때 못봤냐?”
“……쟤가 그렇게 대단해?”
아이들이 멀리서 소근거리는대도 귀에 쏙쏙 박혔다.
특수 스탯 념(念) 때문이었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면서 느긋하게 걸었다.
기숙사에서 학교 거리는 짧았기에 금방 교실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1-A반, 문 앞에 도착했다.
문 앞에 서니, 생각이 복잡하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저어 털어낸 뒤, 문을 열었다.
드르륵.
문이 열리자마자 이야기 소리가 멎었다. 모든 시선이 나에게 꽂혔다.
탐색하는 눈빛, 경계 어린 눈빛, 수상쩍은 눈빛…….
온갖 시선들이 나에게 꽃혔다.
나는 태연한척하며 자리를 찾았다. 느긋하게 왔는데 자리는 벌써 거의 다 차 있었다.
앞자리는 전부 꽉 차 있었고 맨 뒷자리 쪽이 비어 있었다. 분명 다들 초인들이라서 자리 위치는 별로 상관 없을 텐데.
‘나야 좋지만.’
나는 창가 쪽 자리 맨, 뒤쪽을 향해 걸어갔다.
“꽤 피곤해 보이네.”
익숙한, 도도한 목소리가 들렸다. 옆으로 고개를 돌리니 붉게 타오르는 눈동자가 보였다.
홍유화.
가 왜 내 옆자리에 앉아있지. 당혹스럽게 보고 있는데, 앞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하늘색 머리카락이 보였다.
이 세계에 편애를 받고 있는 주인공이 내 앞에 앉았다.
“내가 아침에 좀 약하거든.”
“육체 단련에 소홀히 한 모양인데? 마법사 과였구나?”
“마법사인데 고작 1분 만에 처리했다고?”
홍유화가 괴물을 보는 눈으로 나를 흘겨 봤다.
김서현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음?”
그 때 한 시선이 느껴졌다.
시선을 따라가니 눈웃음을 치고 있는 소녀가 보였다.
소녀의 눈동자는 특이했다.
백금빛의 눈동자인데 동공이 별 모양이었다. 마치 샛별이라도 박은듯한 모양.
에르실 메르헨.
한국영웅학교에서 학생 중에서 실질적 최강자인 소녀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샛별을 박은 두 눈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도대체 어디서 이런 사람이 튀어나왔을까-하는 눈빛.
“……쟤가 이번 입학시험에서 3등을 한 애지?”
홍유화가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어, 쟤가 3등.”
“나 다음이네? 쟤도 마법사로 보이는데…….”
김서현이 흥미로운 눈동자로 에르실을 바라봤다.
근접전에 달인인 김서현보다 약 5분가량 늦게 클리어한 에르실은 학생들 사이에서 주의할 인물이라고 한다.
출처는 물론 게임.
원래대로라면 그녀는 김서현을 흥미진진한 눈으로 보겠지만……수석을 내가 뺏어가면서 그 호기심은 나에게로 향한 모양이다.
‘흐음.’
솔직히 말하자면 에르실의 관심은 좋지 않다.
그녀는 장난기가 가득한 성격이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가진바 무력은 또 무지막지해서, 문자 그대로 걸어 다니는 자연재해다.
다만, 에르실이 가진 능력이 문제였다.
그녀의 능력은 가히 극단적이다. 그녀의 모든 능력은 환상을 위해서 쓰인다.
실제로 그녀는 환상을 통해, 입학시험에서 3등이라는 순위를 거두었다.
원래대로라면 이 학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지만, 나에 한해서는 이야기가 좀 많이 달라진다.
‘내가 역천지체라는거지.’
역천지체.
저주나 환혹계열 능력에 절대적인 면역을 가지고 있다.
그녀가 품은 초월자가 나선다면 모를까, 에르실 메르헨은 나에게 큰 위협이 못 된다.
나란 존재에 한해서는.
에르실 메르헨은 객관적으로 봐도 강하다.
그녀와 동등하게 눈을 마주할 수 있는 인물은 1학년 중에서도 3명밖에 없다.
한 명은 주인공 격인 김서현.
그리고 한 명은 힘이 너무 강해서 스스로 봉인한, 찐따녀.
또 다른 한명은…….
그런 생각을 하다가 드륵-하고 문이 열렸다. 시선이 절로 갔다.
“…….”
호랑이도 제 말을 하면 온다더니.
문을 열고 나선 것은 커다란 여자였다.
앞머리를 길게 길러 눈의 절반을 가리는 형태. 뒷머리는 허리까지 내려올 정도로 길다.
그 키는 여자치고는 굉장히 크다. 175cm. 그리고 꽤 큰 마이를 입고 있음에도 숨길 수 없는 흉부.
자신의 힘이 너무 강해서 스스로의 힘을 제약한 김아라였다.
제대로 힘을 개방한다면, 그녀와 정면에서 싸울 수 있는 인물은 극히 적다.
교관들 조차도 힘 싸움으로 넘어가면 그녀를 이길 수 없다.
“쟤가 그 ‘거인의 칼’을 든 애인가? 생각보다 약해 보이는데.”
“패왕의 자녀라는 말이 있던데.”
“쟤가? 설마 그럴 리가.”
아이들이 소곤거리다가 이내 눈빛을 거두었다. 자신의 경쟁상대가 아니라고 판단한 인물들이었다.
“서하야, 쟤는 어느 정도인 것 같아?”
김서현이 친근한척하며 나에게 물었다.
이래서 인싸가 문제였다.
“강해. 힘 하나로만 따지면 너는 상대도 안 되고……아마 네가 쟤랑 싸운다면, 최대한 무승부로 승부를 봐야 할걸? 그것도 굉장히 힘들겠지만.”
“……진짜?”
내 말에 김서현이 경악하며 김아라를 바라봤다. 홍유화도 미심쩍은 눈으로 나랑 김아라를 번갈아서 봤다.
두 눈에는 의심이 가득했다. 하긴, 김아라는 자기 힘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고, 모종의 이유로 ‘관심’ 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있다.
그래서 입학시험 때도 중간 정도의 성적을 일부러 받았고.
관심을 받기 싫어하는 것은 그녀의 출생과 꽤 연관이 있지.
나는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힘 하나로만 따지자면, 학교의 그 누구도 상대할 수 없는 김아라.
1,000년 이란 세월동안 한 세계의 지배자로 군림한 초월의 혼을 품은 에르실.
적탑의 적자이자, 훗날 홍련의 찬탈자라고 불릴 홍유화.
그리고 세계의 편애를 받는 김서현.
위에 언급한 이들과 비교해도, 그 재능이 꿇리지 않는 한 소녀를 바라봤다.
서가연.
아직은 자신의 재능을 개화하지 못해서, 한국영웅학교에 턱걸이로 아슬아슬하게 들어온 소녀.
‘마’라는 사악한 기운에 대척점을 가진, 신성한 마력을 지닌 ‘별빛의 마력’의 주인을.
‘다행히 입학했나 보네.’
한국영웅학교의 입학시험을 보면서 가장 걱정했던 서가연이 입학했다.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드륵.
앞문이 열렸다.
서우주 교관이 말끔한 슈트 차림으로 교탁 위에 섰다.
“다들 입학시험을 치르고, 잘 쉬고 왔겠지? 훈련한 후에는 항상 어느정도 쉬어야 한다. 육체는 단련하면 단련할수록 강건해지지만, 너무 무리하면 부러질 수도 있으니까.”
서우주 교관이 근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의미에서 첫 수업은 체력 단련이다. 자신이 학문에 뜻을 둬서, 혹은 체력이 약해서라는 말은 받지 않겠다.”
단호한 어투에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역시나 서우주 교관은 쉽게 쉽게 가지 않는다.
“무엇보다 아침은 마나가 새벽 다음으로 맑다. 아침 훈련을 끝낸 다음, 마나 연공을 한다면 좀 더 정순한 마나를 얻을 수 있지.”
흐뭇하게 웃으며 서우주 교관이 담담히 말했다.
“그럼 모두 활동복으로 갈아입고 운동장으로 집합하도록.”
***
“다들 주목!”
서우주 교관이 주의를 끌었다.
“이른 아침부터 아침 훈련을 해야 돼서 불만인 학생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영웅이 되면 그런 생각마저도, 훗날 사치가 될 수 있다. 지금 흘리는 땀이 많아질수록 미래의 너희가 흘릴 피는 줄어드니까.”
서우주 교관은 우리를 한번 슥-쳐다보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넘어갔지만, 내일부터 새벽 5시까지 이곳에 집합하도록. 이제부터 너희는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부터 단련할 것이다.”
육체를 단련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서우주 교관의 말은 정말로 끔찍한 말이었다.
“전사 직업군들은 모두 이 팔찌를 받아가도록.”
서우주 교관이 전사 직업군들을 부르고, 팔찌를 배분해줬다.
저 팔찌는 보기에는 평범한 팔찌지만 마법이 걸려 있어, 모래주머니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 팔찌 하나당 50kg이 넘는다.
김서현은 1학년 중반부에 팔찌를 양손에 차는 것도 모자라 양다리에 차고, 무게를 최대한으로 늘려 운동을 한다.
정말 사람이 아니었다.
“그럼 지금부터 가볍게 구보를 시행한다.”
그 말을 하며 서우주가 뛰기 시작했다. 마법사 직업군들도 알아서 뛰기 시작했다.
마법사는 전장에서 보통 보호받는 존재지만, 영웅의 적은 괴수들만 있는 게 아니다. 비열한 마인과 빌런들에게 표적이 되면, 결국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건 자신의 능력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들 군말 없이 뛰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오 분.
“이야, 수석인 분이 약점이 명확하시네요?”
“허억, 허억. 저리, 가.”
에르실 메르헨이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웃으며 지나갔다.
“서하야. 단련은 꾸준히 해야 해. 나중에도 이러면 위험하다?”
“알, 았으니까, 허억, 말 시키지 좀 마, 헤엑.”
김서현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얕보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체력 5 정도면 충분히 뛸만하다고 생각했지.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하다.
지금 내가 뛴 거리가 3km에 달한다.
그것도 서우주 교관의 속도를 맞추려고 전속력으로 달린 것이다. 그런데 쟤 내들은 모래주머니를 차고도 저리 쌩쌩하다니.
“허억, 허억, 수, 수석이라는 분이, 고작 이 정도를 뛰었다고, 허억, 힘들어하다니, 하악, 그 자리, 학, 조만간 뺏어드리죠, 허억.”
홍유화가 옆에서 도도하게 헐떡거리며 말했다.
진짜 좀 꺼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