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9
Chapter 9 – 흑신무(黑神武)(2)
흑신무.
이 세상에는 이 무맥에 대한 정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커뮤니티에 상주하는 고인물들에게, 내가 흑신무에 대한 정보를 푼 뒤로 하는 말은 다음과 같았다.
흑신무는 최강의 무공이다.
‘정말 미친 무공이지.’
역천지체는 몸에 역천의 기운이 흘러 마나를 쓸 수 없는 몸이 된다. 그리고 이 역천지체는 대부분의 마나로 된 능력들을 상쇄하는 힘을 가졌다.
역천의 기.
이 힘으로 발동하는 무공은,
-흑신무는 역천지체가 가진 역천의 기운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만약 흑신무를 사용하는 자가 역천의 기운이 없다면……반쪽짜리의 무공이지. 뭐, 그래도 상위권에 등록될만하지만.
마나로 이루어진 이능, 무공, 마법등을 모조리 무위로 만드는 힘으로 만들어진 무공은.
-흑신무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간단하다. 상대의 모든 방어와 공격을 무위로 돌린다.
그렇다.
흑신무라 명해진 이 미친 무공은 상대의 방어를 모조리 관통한다.
-다만 입문 난이도가 높다. 이 무공을 배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역천지체를 소유하고 있어야 하니까. 거기에서 끝이 아니지. 영적 재능도 필요로 하고, 역천의 기가 생각만큼 많이 모이지도 않으니까.
흑천마검은 거기까지 말했다.
-뭐, 이것저것 말해도 와 닿지 않을 테지. 실전에서 배우지 않는다면 모를까.
스스스스슷!
흑천마검에서 검은색의 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것은 이내 하나의 형태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것은 여성의 형태였다.
흑색머리카락에 붉은 눈.
흰색 바탕에 검은색 줄무늬가 그려진 차이나 드레스를 입고, 곰방대를 손에 든 여성이 보였다.
-검의 형태는 주인을 가르치기 힘들지. 주인은 운이 좋은 줄 알아. 전대 주인이 여러모로 손을 쓴 덕에 이 몸이 현세에 강림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흑천마검이 나른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 아니면 반대인가. 사춘기 소년에게 이 몸의 육신은 꽤 자극적이니.
히죽거리며 흑천마검이 입을 삐죽였다. 평범한 상황이었으면, 꽤 혹했을지도 모른다.
“관심없어.”
그러나 지금 내 상황은 평범하지 않다.
내일 까지는 아니더라도 근시일 내로 죽을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고작 여자에게 맘을 품고 있을 시간은 없다.
-재미없긴.
흑천마검이 입을 비죽였다.
“빨리빨리 하자고. 내가 하루라도 빨리 무공을 익혀야 돌연사할 확률이 줄어드니까.”
-……좋다. 그럼 우선 가볍게 호흡부터 해볼까?
“호흡?”
-그렇다. 호흡. 뭐, 우선 시범을 보여주지.
흑천마검이 곰방대를 입에 넣고 내 등 뒤로 이동했다. 그리고 내 등 뒤에 손을 올렸다.
-역천의 기는 마나와는 성질이 다르다. 만약 평범한 마나 수행자였다면, 위험하지 않지만, 주인이 움직이면 운이 좋아야 불구가 될 수 있으니, 가만히 있어라.
흑천마검이 경고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간다.
등에서부터 무언가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것이 내 몸 곳곳을 누비기 시작했다.
‘이게 역천의 기.’
난폭하고, 흉포한 검은색의 기가 흑천마검에 의해서 몸을 누비기 시작했다.
느릿하게.
흑천마검이 조심스럽게 기를 인도하고 있었다.
순간 의문을 느꼈다. 역천의 기가 생각보다 위험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험하다기보다는 친숙했다.
‘불가해한 재능 때문인가.’
하지만 흑천마검의 인도를 따랐다.
역천의 기는 위험하다. 기를 인도할 때 사고가 나면, 운이 좋아도 불구가 된다.
어쩌면 저렇게 보여도 건드리는 것 자체가 트리거가 될 수 있으니까. 굳이 벌집을 건드릴 필요는 없다.
흑천마검이 역천의 기를 한가운데에 모았다.
심장 쪽으로.
흔히 말하는 중단전. 혹은 마법의 근원인 서클을 만드는 장소.
심장 쪽으로 구체를 만들었다.
-후우. 드디어 만들었군.
“이게 끝이야?”
-아니, 기초중의 기초다. 흑신무는 체내에 흑신을 품는 것으로 시작하지. 지금은 우선 심장에 만들어진 흑정(黑精)에 역천의 기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이렇게?”
-……?
몸 속에 느껴지는 역천의 기를 심장 쪽으로 모으자, 흑천마검이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 그걸 어떻게?
“그냥 되던데.”
문자 그대로,
그냥 됐다.
역천의 기가 내 의지대로 움직인다. 가끔 앙탈을 부리듯 움직이지만, 바로 잠잠해져서 내 의지대로 움직였다.
-……기를 움직여라. 역천지체는 몸 속에 역천의 기를 계속해서 누적시키는 체질. 그것을 몸 속에서 모두 긁어내는 것으로 흑정을 만들 수 있다.
흑천마검의 인도를 따랐다.
흑정은 금새 만들 수 있었다. 내가 가진 역천지체는 후천적으로 가지게 된 체질. 아직 역천의 기가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천의 기를 심장쪽으로 모았다. 씨앗만 한 크기를 가졌던 흑정은 엄지손톱의 절반 정도의 크기를 가지게 되었다.
“다 만들었어.”
-……벌써 말인가? 더 놀랄 일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재능이군.
어느새 내 앞으로 온 흑천마검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렇게 보니 귀엽기는 하네.
[흑신무 호흡법에 입문했습니다. 잊혀진 무맥을 익혔습니다! 2,000p가 지급됩니다!]나는 흑천마검을 바라봤다.
다시보니 선녀가 따로 없었다.
***
흑천마검은 고요한 눈으로 이서하를 바라봤다.
이 소년은 평범하지 않았다.
솔직히 전대 주인까지는 바라지 않았다. 그녀는 흑천마검이 보기에도 굉장히 특출났으니까.
대종사.
무공을 만드는 것에 있어 특출난 사람을 뜻한다.
그녀는 역천의 기를 가진 상태로 무공을 익히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만의 무공을 만들었다. 그 틀은 천마신공. 그녀의 지위가 소교주였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역천의 기를 만들고, 그것에 무공을 입혔다. 그리고 그녀는 그 시대의 천하제일인으로 군림했다.
그리고 주인은 자신의 후계를 찾을 준비를 했다.
10년.
100년.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 300년.
역천지체의 자질을 가진 자는 등장하지 않았다. 마치, 그것이 하늘의 실수라는 듯. 그래서 주인은 수없이 많은 안배를 세상에 내놓았다.
흑천마검도 그 중 하나.
‘어쩌면 네 무맥의 끝을 볼 수 있겠군.’
전대 주인이 만들었던, 무맥은 이론상으로만 완벽했었다. 그녀는 선천적인 장애를 앓고 있어서 전부 익히지 못했지만, 후계자는 다르다.
어쩌면 그 시절의 그녀보다 더, 아니 그녀보다도 확실하게 강해질 것이다.
자신이 그렇게 만들 것이니까.
***
-생각이 바뀌었다. 원래라면 오늘 하루 호흡법을 익히는 데에 중점을 두었겠지만, 주인의 재능으로 보아하니, 고작 호흡법의 입문으로는 부족하군.
“다음은 뭐지?”
-흑신무의 형(形)을 가르쳐 주겠다.
흑천마검이 손을 뻗었다. 그러자 바닥에 있던 흑천마검이 둥실 떠오르더니 이내 그녀의 손아귀로 빨려가듯 잡혔다.
-주인은 혹시 무를 배웠나?
“아니, 하나도 안 배웠어.”
-이건 좀 아쉽군. 흑신무는 무기에 구애받지 않는다. 그 요결이 상대의 방어를 부수고 상대를 타격하는 데에 있기 때문이지.
흑신무는 모든 마나를 가진 것들의 천적이다.
호신강기나 마법사들이 수백 일을 들인 결계따위는 역천의 기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흑신무는 무기에 구애받지 않는다. 좀 더 빠르게. 좀 더 강직하게. 그것만 있어도 흑신무를 배운 이에게 적수는 없으니까. 그래, 전대 주인의 말을 빌리면 이렇겠군.
흑천마검이 즐겁다는 듯 덧붙였다.
-흑신무는 굳이 따지자면 몸을 더 잘 쓰는 법이다. 애초에 그것 하나로도 적수는 없으니. 하지만 덕분에 깊이는 얕다. 그래도 걱정하지는 말아라. 전대 주인은 대종사였다. 흑신무에는 많은 무기를 다루는 법들이 있으니.
“그럼 난 호신술과 검술을 배우면 되겠군.”
-좋은 생각이다. 무인이라면, 항상 최악의 상황은 가정해야 하지. 나는 주인 곁에 거머리처럼 달라붙고 싶지만, 떨어질 수도 있는 노릇이니.
“빨리 수업이나 하지.”
-정이 없군.
흑천마검이 자세를 잡았다.
-흑신무의 무맥 중 하나, 흑섬검법(黑閃劍法)이다.
흑천마검이 몸을 움직였다. 흑섬검법의 검식.
흑섬검법을 본 내 감상은 하나였다.
‘빠르다.’
흑섬검법은 그저 빨랐다.
-보다시피 흑섬검법은 그저 빠르기만 한 검법이다. 다음 검법으로 넘어가면 이야기는 좀 달라지지만. 입문하는 검술로 따지면 이것만 한 게 없지.
“그래?”
나는 주변에 널려있는 목검 하나를 줍고는 흑섬검법을 따라 했다.
***
다음 날, 수업이 진행되었다.
근접박투에 대한 이해.
이 수업은 주로 ‘결투’를 통해서 근접전에 대한 감각을 기른다.
몇 번의 이론 수업보다 실전 한번을 겪는 게 효과가 좋다면서 말이다.
“그런 의미로 오늘 첫 수업은 바로 대련이다.”
교관이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첫 번째로 호명하겠다. 이서하. 그리고 박운혁.”
“뭐, 뭣?! 내, 내가 이, 이서하랑?”
“운혁이 설마 쫄았어?”
“쪼, 쫄다니. 무슨 헛소릴 하는 거냐. 지금의 나는 놈에게 아주 조금 밀릴 뿐이다. 훗날이라면 모를까, 지금의 나는…….”
“세간에서는 그걸 쫄았다라고 하는거야.”
박운혁과 김서현이 투닥거리고 있었다.
“물론 대련인 만큼 마나나 재능의 사용은 불가다. 알았나, 이서하?”
교관이 나를 보면서 말했다. 박운혁의 표정이 한결 편해졌다.
마나와 재능을 쓰지 않는 대련이라면 할만하다-라고 느낀 것 같았다.
“후, 어쩔 수 없군. 덤벼라, 이서하. ‘격’의 차이를 알려주겠다.”
“추하다, 박운혁…….”
나는 말 없이 대련장에 올라섰다.
‘역천의 기는 마나가 아니니까.’
정말 자신이 없다.
질 자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