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95
Chapter 95 – 합동훈련(3)
성한별은 오늘따라 기분이 별로였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네.’
2학년과 1학년의 합동수업. 말이 좋아서 합동 수업이지, 보통 이 싸움은 2학년이 승리하기 마련이었다.
세계 전체에서 날고기는 천재들이 있다.
그들의 전체적인 수준에 따라 경쟁시키고, 어마어마한 보상을 제시하며, 그들의 수준을 높인다.
학교의 커리큘럼보다 뛰어난 커리큘럼을 어렸을 때부터 수행하며 자라온 아이들이 있다. 그러나 보상만큼은 한국영웅학교보다 뛰어나게 줄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시련의 탑.
그것이 내려주는 보상 때문이다.
또한, 황제라 불리는 이와 드워프의 피를 이었다는 교감이 존재한다.
교감이 만드는 명품이라 불리는 것들은 밖에서 최소 수억은 하는 미친 수준을 자랑한다.
그렇기에 전 세계의 별들이 모였다.
2학년은 그 중에서 별로 기대받지 못한 기수들이다. 왜냐하면, 당장 바로 윗 기수인 현재 3학년은 1학년 때, 당시 2학년 들의 절반을 쓰러트리며 황금세대라 불렸다.
그리고 2학년은, 1학년 합동 수업 때, 단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패했다.
성한별은 선배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게 싫었다. 그리고 2학년들이 같이 무시당하는 게 싫었다.
그래서 그녀는 강해졌다. 다행히 그녀는 재능이 있었다.
3학년의 대부분을 쓰러트리고 학생회장이 될 수 있을 정도로.
2학년들의 선망과 3학년들의 질시를 받았다.
그런 것들을 받을 때마다 속에서 무언가 일그러지는 느낌을 받았지만, 참았다. 그녀는 2학년을 이끌 의무가 있었으니까.
‘쟤는 진짜 뭐야.’
성한별은 최대한 태연한 척하며, 고고하게 서 있었다. 성한별은 성한별 개인이 아니다. 2학년 전체의 희망이자, 3학년이 가장 적대하는 이이며, 모든 교수와 교관들이 가장 아끼는 학생이다.
그렇기에 답지 않게, 고고하게 피어야 하는 꽃을 연기했다.
‘진짜 뭐야…….’
그래서 저 눈빛이 퍽 부담스러웠다.
이서하.
1학년의 수석이라 했다. 저 남자에 대한 소문은 하나하나 심상치가 않다.
입학하자마자, 모든 기록을 역대 급으로 갈아치운 괴물이 나타났다고, 길드와 협회에 소문이 났다.
한국에서는 이미 물밑에서 쟁탈전이 일어났고, 중국이 전전긍긍해 하며, 일본이 눈치를 보고 미국이 구애한다는 소문이 있는 학생이었다.
‘진짜 뭐냐고…….’
그런 학생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마치 사랑에 빠진 사람과도 같았다.
딸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는 아비와 같은 사랑일지도 모른다.
보는 사람이 낯이 뜨거워질 정도의 눈빛이다. 성한별은 오늘 처음 알았다. 눈빛만으로 사람에게 고백할 수 있단 것을.
‘처, 첫눈에 반한 건가.’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자신의 외모가 뛰어난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저런 눈빛은 처음이었다. 선망이나 색욕이 든 눈빛은 봤었는데.
만약에 아버지가 있다면 틀림없이 저런 눈빛이겠지.
그리고 그 눈빛은 끝나지 않았다. 결투하기 위해 연무장으로 올라오고 나서도 말이다.
‘진짜 뭐냐고.’
성한별은 싸우기 싫었다. 그녀는 자기 스스로 생각하기에 착한 학생은 아니었지만, 이런 눈빛을 가진 학생하고 싸우기는 싫었다.
2학년 대표라는 직함이 억지로 그녀를 싸우게 하였지만.
싸우기는 싫었다.
“그럼 이제부터 대결을 시…….”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무슨 소리지?”
솔직히 말해서 싸우기 싫었다.
성한별도 변명거리를 찾다가, 문득 해변가에서 마력의 파동이 거세지는 것을 깨달았다.
원초적이고 난폭한 힘의 파동.
흔히 괴수들이 사용하는 힘의 원천이기도 하였다.
‘다행이다.’
성한별은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자신의 행동에 흠칫했다.
‘왜 다행이지……?’
싸우기는 싫었다. 근데 그렇다고 싸운다고 한다면, 그녀는 싸울 수 있었다.
성한별은 모르지만.
그녀는 밀어붙이는 데에 굉장히 약했다.
***
쏴아아아.
파도가 치는 소리가 들렸다. 평소에 들었다면, 마음이 편해질지도 모르는 소리. 그러나 소리와 함께 방대한 마력이 팽창하기 시작한다.
바다의 일족(人魚)이 가진 권능이었다. 파도를 겹겹이 쌓아, 일순간에 터트려서 큰 파도를 만든다.
그 파도는 어지간한 건물보다 높다.
멸해(滅海). 라 불리는 기술이었다.
마력을 머금어 밀도도 강했다. 파도가 머금은 압력은 어지간한 중장비에 맞먹는 힘을 자랑한다.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파도에 스치는 것으로 압사당할 만한 위력이라는 것이다.
“……미친. 저게 다 뭐야!”
학생 한 명이 식은땀을 흘리며 멸해를 바라봤다. 높다. 그리고 방대한 마력이 거기에 있었다.
일족 전체가 사용하는 일종의 신비에 해당하는 힘이었다.
신비.
그것은 이 세계를 이루는 법칙을 뜻한다. 시스템이 신비에 속해있고, 인어족 역시 일종의 종족 권능과 같이 이러한 힘을 사용할 수 있다.
단, 인간족에게는 그 힘이 허락되지 않았다.
그것들이 겹겹이 쌓인 거대한 파도.
그것을 보자마자 나는 앞으로 도약했다.
‘저건 좀 위험한데.’
난이도 때문인가.
이벤트 치고는 굉장히 과하다. 어쩌면 오늘 학생 중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
상격에 도달한 괴수가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다수의 중격 괴수들일지도.
상격이라.
나는 문득 내가 긴장하지 않았단 걸 깨달았다. 상격이 쉬운 놈들은 아닐진데.
속으로 쓰게 웃었다. 괴수 상격들은 꽤 귀찮다.
“저 파도는 내가 막을게.”
“그래 주실래요?”
학생회장, 성한별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잘 되었다.
나도 멸해는 막을 수 있다. 다만, 문제라 한다면 어마어마한 역천의 기가 소모된다는 것.
나는 성신안으로 멸해를 바라보았다. 본다. 그 행위로 성신안은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내었다.
‘찾았다.’
“영천.”
-넵! 준비됐습니다, 서하 님!
영천이 활기차게 답했다. 동시에 술식을 짜아 올렸다. 나는 술식에 역천의 기를 불어넣었다.
천천히 역천의 기가 압축됨을 느꼈다. 영천과 흑천의 말로는, 오롯이 나만 쓸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한 술법.
‘단순히 압축하는 것 뿐이지만.’
내가 지닌 개념 스탯 덕분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였다.
자그마한 구슬이 손 위에 떠올랐다.
후웅!
구슬에 념을 담아 멸해에 날렸다. 목표에 닿자, 멸해가 일순간 술렁거린다.
수백에 달하는 존재들이 힘을 모아 만들었지만, 그렇기에 그 결이 끈끈하지가 않다. 내가 한 것은 큰 댐에 자그마한 구멍을 낸 정도.
‘물론 이것만으로도 충분하겠지.’
성한별이 가진 능력이라면 말이다. 슬쩍 보자, 그녀가 고맙다고 눈짓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올라가는 입꼬리를 멈추기 위해서 애썼다.
허공에 발판을 만들고 한 번 더 도약했다.
역천의 기를 모으며, 난살법을 준비할 찰나.
파앙!
무언가 꿰뚫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몸을 즉각 틀었다. 검귀로 다져진 감각이 이 일격은 몹시 위험하다고 고했다.
고개를 틀자마자 머리카락 몇 가닥이 쏘아진 무언가에 의해서 잘려나감을 느꼈다.
‘…….’
성신안.
밝은 새벽을 보는 눈이 적을 포착했다. 푸른색 피부 위, 생선 비늘이 보였다. 사람처럼 생겼지만, 그 크기는 사람이 아니었다. 3M는 될법한 남자의 생김새에 꼬리까지 나 있었다.
묵색의 창을 들고 있는 존재였다.
그것은 사납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명백히 적대적인 눈빛이며, 사냥감을 바라보는 눈빛이기도 했다.
‘……사냥감이라.’
어처구니가 없군. 나는 나도 모르게 실소를 흘렸다. 나는 내가 생각보다 흥분했단 걸 깨달았다. 상대는 상격인데. 더군다나 혼자 있는 게 아니라 수하들을 대동한 채였다.
‘해볼 만한가?’
내 전력을 계산하고 상대의 능력을 계산했다.
그리고 스스로 물음을 구하고 답했다.
해볼 만했다.
나는 다시 발판을 하나 만들었다.
이제 오늘 2번째 사용했으니, 한 번 남았나.
도약.
동시에 백홍의 위에 손을 올렸다. 흑천은 없다. 대신, 겨울의 검이 잠들어 있다.
아래를 내려 봤다. 수십에 달하는 인어족들이 나를 바라보며 적의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 정도면 실험해볼만 하겠군.’
새로운 기술을 말이다.
*
나는 겨울의 검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 그것은 역천의 기를 가진 흑신무의 유일한 단점이다.
나는 역천의 기를 지님으로서 도구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신성력으로 회복을 받을 수 없다. 물약과 비약을 마신다지만, 그 효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어쩌면 흑신무도 그렇게 탄생한걸지도 모른다. 천마는, 역천의 기 하나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육체에 시간을 투자한걸지도.
백홍을 이용해서 일순간 폭발적인 힘을 낸다는 것 자체는 꽤 괜찮은 아이디어였고, 그것을 흑신무의 육체로 대체한다고 해도 나쁘지 않았다.
‘결국 생각보다 딜은 못 나왔지만.’
그래도 상대로부터 한 수 받고 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스릉.
금속음이 울린다. 백홍으로부터 빠져나온 겨울의 검이 푸른색의 빛깔을 뿌린 채였다.
우득.
팔에 힘을 준다. 내가 할 행동은 지극히 단순한 행동이다.
발검(拔劍).
거기에 약간의 기교를 불어넣는 것이다. 흑신무로 몸을 관조하며, 흐름에 간섭한다.
피의 흐름이 점차 빨라진다. 골격의 강도가 강해지며, 근육이 부풀어 올랐다. 역천의 기가 오른쪽 팔에 몰리기 시작했다.
‘괜찮아.’
이것은 일종의 자해(自害)와 비슷했다. 아니, 어찌보면 더 악질일지 모른다. 자칫 잘못하면 신체에 영구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니.
‘괜찮아.’
그러나 흑신무는 이런 자해 정도로 손상을 입지 않는다. 한계에 다가설수록 한계를 넘어서는 육신이기 때문이다.
우득.
머리가 조금 어지럽다. 근육이 힘을 준 탓에, 조금 아리다. 골격이 뒤틀리는 고통과 함께였다.
그러나.
흑신무의 육체는 이 모든 것을 수용했다. 점점 머리가 괜찮아지고, 근육이 더욱 응축되었다. 골격의 아픔이 가시며, 피의 흐름이 더욱 원활하게 흘렀다.
그리고 육체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강맹한 지점에서.
나는 칼을 뽑았다.
이서하 오리지널.
나찰섬(羅刹閃)
푸른색의 섬광이 시야를 가렸다. 그 뒤로 겨울의 마력이 검 끝을 타고 궤적에 따라 모든 것을 얼리기 시작한다.
쩌저저저적!
마침 이곳은 바다 근처. 겨울의 마력이 물의 마력을 타고 흘렀다. 전방의 모든 것이 푸른색의 섬광으로 물들고. 그것들 모두가 얼어붙기 시작했다.
여름의 한가운데서, 겨울의 꽃이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