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97
Chapter 97 – 유명세
홍유화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나는 존재였다.
객관적으로 봐도, 무엇으로 봐도 자신은 아름답고, 멋지고, 예쁘다고 생각한다.
승부욕이 강한 게 단점이지만, 장점이기도 했다.
홍유화는 그 승부욕을 발휘할 때, 항상 정정당당하게 상대를 쓰러트렸다. 상대를 비겁한 방법으로 쓰러트리는 것은 품위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녀를 따르는 이들도 자연스럽게 그녀를 존경했다.
이 학교에 오기 전까지 말이다.
‘어처구니가 없어.’
홍유화는 화를 삭이며, 전방을 바라봤다.
조금 전, 일격은 홍유화로서도 꽤 힘든 일격이었다. 찬탈자로부터 자기 수하들의 재능을 찬탈하여, 그녀는 일 순간 수십에 달하는 인어를 죽일 힘을 내었다.
자신의 일격으로 길을 열었다. 이서하는 상격으로 추정되는 인어 괴수를 참살하고 그대로.
홍유화를 칭찬하는 게 아니라, 학생회장에게 달려갔다.
“유화 님을 어장관리 하려면 저 정도가 되어야 하는구나.”
“……저 남자는 목숨이 몇 개지?”
홍유화는 화를 삭였다.
정말. 정말로 아쉽게 이서하에게 몇 번 패했지만(아님), 자신은 그의 경쟁자라고 생각했다. 이건,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고맙다는 표현은 해야 하지 않은가?
‘……혹시 내가 경쟁자라서 일부러 거리를 두는 건가?’
그건 조금 가능성이 있다.
자기도 승부욕에 불타면 눈에 뵈는 게 없었던 시절에는 그랬었던 것 같으니까.
‘그래도 이건 아니지.’
나는 너만을 바라본다.
그러니 너도 날 바라봐야 했다.
지독하게도 이기적인 생각이다. 남에게 강요하기도 힘든 생각이기도 했다. 그러나 홍유화는 그리 생각했다.
왜냐하면 너와 나는 경쟁자(아님)기에. 다른 이들은 상관없다. 그렇기에 너는…….
홍유화가 조용히 이글거리는 눈으로 이서하를 바라볼 때.
그 광경을 조용히 바라보던 김서현은 서늘하게 웃으며 학생회장과 이서하를 바라봤다.
그녀에게 있어서, 이서하란 동경의 존재다. 나름 오랫동안, 그와 붙어 다니면서 행동했다. 그러나 이서하가 저렇게 밝게, 그리고 사랑스러운 것을 바라보는 모습은 처음 봤다.
‘……저런 표정도 지을 수 있었구나.’
동경은 이해에서 가장 먼 감정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신은 이서하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없다고. 어쩌면 자신은 그저 이서하에 대해서 겉으로 드러난 부분만 알고 있을지 모른다고.
‘알고 싶다.’
김서현은 그것을 생각하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자신의 감정이 낯설었다. 고개를 획획 돌리고, 이서하를 바라봤다. 이서하가 품에서 약품으로 추정되는 희여멀건 액체를 아공간에서 꺼내어 성한별의 입에 넣으면서 말이다.
끈적하고, 투명하기보다는 하얀색의 액체.
‘……어?’
김서현 자신도 모르게 당황했다.
***
인어를 죽이자마자, 나는 성한별을 눈으로 쫒았다. 성한별은 학생회 인원들의 보호를 받은 채 누워 있었다.
처음, 학생들을 죽이기 위해서 인어들이 사용한 종족권능, 멸해.
내가 구멍을 뚫고, 성한별이 그것을 막았다.
구멍을 뚫었다고 해도, 구조 자체를 흩트리진 못했지만, 나름 역할은 했을 거다.
그래서 나름 안심하고 인어창술가를 막았는데.
나는 다급한 마음을 안고 성한별에게 다가갔다.
‘탈진인가.’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능력을 조금 무리하게 쓴 작용이었다.
생각보다 멸해가 위험했다는 증거다.
나는 아공간에서 비약을 꺼냈다.
──────────────
【회복의 비약(A)】
연금술이라는 학문에서, 인류 역사에 분기점을 찍은 연금술사가 만든 물약.
:복용 시, 체력 회복 보정.
:복용 시, 상처 회복 보정.
──────────────
“……그건?”
“물약이야. 체력회복에 좋은 약이지……요.”
급하게 2학년이란 걸 떠올리고 존대를 붙였다. 나는 어지간하면 존대를 잘 하지 않는 편이었지만, 성한별의 최측근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투명하기 보다는 하얀색의 액체가 담긴 병. 뭔가 다른 하얀 액체를 연상시키지만, 효과는 최고다.
‘내가 직접 만든 건데.’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다.
학교의 재료들을 대부분 소진하면서도, 이 비약은 3개밖에 만들지 못했다.
굉장히 만들기 힘든 비약이라서. 그 중 하나는 재료를 사용한 대가로 학교에 바쳤고, 남은 두 개는 내가 갖고 있었다.
쪼르륵.
나는 액체를 성한별의 입에 흘려 넣었다. 그제야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이걸로 당분간 문제는 없겠군.’
하지만 성한별이 지닌 무한의 잔과 재능을 창조하는 신비가 문제리라.
그것들은 강대한 힘을 주지만, 성한별의 육체를 갉아 먹는다.
그 때문에 성한별은 모든 루트에서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죽기 때문이다.
나는 잠깐 성한별을 바라보다가 일어났다. 비약에 문제는 없다. 엄청 걱정되기는 하지만.
‘성한별의 성격상 이런 모습은 보이기 싫어해서.’
아직은 그렇다. 겉으로는 2학년 학생회장이라는 직함을 위해서 강하게 행동하고 있으니까.
“이건 병에 걸린 것 같으면 드시게 하면 되고요, 현기증이나 그런 게 나면, 이 비약을 먹게 하시면 돼요. 그리고 이거 기력 보충제니까, 의식이 깨면 꼭 마시게 하고. 이건…….”
혹시 몰라서 비약 몇 개를 더 땅에 두고서 나는 잔당을 정리하기 위해 움직였다.
*
[이 새끼 뭐임?]존나 어려 보이고, 한국영웅학교 교복을 입고 있는데, 어떻게 상격이랑 싸우는거임?
ㄴ현존 상격 아님?
ㄴ상격이 ㅈ으로 보임? 전 세계 마인, 빌런 합쳐도 2천이 채 안 된다.
ㄴㅇㅇ 2천이 안돼서 여기 있는 새끼들이면 10분 안에 인상착의부터 시작해서 가족관계까지 알 놈들 많음.
ㄴ그건 좀 무섭네;;
ㄴ쟤 이서하임. 이번에 한국영웅학교에서 존나 핫한 애 있음
ㄴ아 걔가 쟤임? 쟤 하나 때문에 길드랑 협회 다 뒤집어졌던데.
ㄴㅇㅇ. 쟤 가진 길드가 최소 30년은 우위에 설거란 말 때문에 경쟁 ㅈㄴ 치열함.
커뮤니티는 순식간에 실시간 베스트 글로 올랐고.
[헐, 쓰니들 이 사람 누군지 알아?]커뮤에서 주워왔는데, 사진이 너무 잘 뽑혔음
ㄴㅁㅊㅁㅊ. 외모 뭐임? 자체발광하는 거 실화임?
ㄴ와, 인류애가 생겨나네…….
[반도에 괴물이 나타났다.]한국영웅학교 교복을 입고 상격과 싸우는 소년.
이걸 보니까 알았다. 일본은 확실히 한국보다 몇 수는 뒤처져 있다.
ㄴ거짓말……엠블럼 보니 1학년처럼 보이는데.
ㄴwwwww최소 30년은 한국에 이기지도 못하겠네.
ㄴ위대하고 위대한 영웅도 한국 출신이었지……. 그가 목숨을 걸고 세계를 구해준 건 고맙지만, 이런 거 보면 가끔씩 마음이 복잡해진다.
ㄴ우소(거짓말). 저 소년 누구? 나 반해버릴 것 같아. 한국 영웅은 왜 미남밖에 없지?
[이 영상을 봐봐, 신도들. 우리 천공의 신이 사랑하실만한 영웅이지 않니?]ㄴ한국은 도대체 뭐지? 왜 저렇게 뛰어난 영웅들이 자꾸 어디서 튀어나오는 거야.
ㄴ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주보다 작은 나라지만 무시 못 해. 백신전에 거하신 신들도 막지 못한 것을 해결한 게 가장 위대하고 위대한 영웅이었잖아?
ㄴ그건 맞아. 엠블럼을 보아하니 한국영웅학교 1학년이네. 세인트가 저기 있다고 하지 않았나?
ㄴ그럼 빛의 신의 예비 신도로군. 검을 다루는 걸 보아하니, 빛으로 검을 벼려 달라고 부탁해야겠어.
ㄴ좆같은 소리 하지 마. 딱 봐도 투쟁의 신께 신명을 다할 예비 신도처럼 보이지 않아? 저 퍽킹한 검 놀림을 보라고!
……이게 뭐지.
전자마녀는 멍하니 넷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치 독일 놈들이 날뛰길래 그 놈들을 조지려고, 함정을 파거나 정보를 엉켜서 그들을 막는 사이, 자기 물주의 신상이 털렸다.
‘……어쩌지.’
그녀의 권능이라면, 당장 모든 것을 지울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그녀는 당분간 자중해야 할지도 모른다.
전자세계에서 전능에 가까운 힘을 자랑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바보는 아니다. 전자세계가 전자마녀에게 넘어간다면, 그건 너무 위험하기에 안전장치 수십 개가 그녀에게 걸려 있다.
전자마녀는 우선 더 이상 신상이 털리지 않게 확산을 막았다. 그리고 자기 물주에게 물었다.
[……진짜네. 언제 털렸지.]황당함이 묻어나왔다. 그답지 않게 감정조율을 못 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최대한 막아주시고……역천의 기를 숨기는 게 문젠데. 대충 항마의 재능 같은 걸로 속여주실래요?] [항마? 알았어.]전자마녀는 재빠르게 움직였다. 다른 사람의 의뢰라면 이렇게까지 않겠지만, 자신이 현실에서 육체를 수육할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존재가 부탁하는 것이었다.
전자마녀는 다급하게 움직이면서, 물주의 사진을 내렸다. 다행히도 사태는 금방 끝날 수 있었다. 평소 전자마녀를 주시하는 눈과 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백신전이 개입했나.’
전자마녀는 속으로 쓰게 웃었다.
전 미국.
현 천국이라 불리는 곳에 거하는 백명의 신들이 자기 물주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증거였다.
덕분에 고맙다고 해야 될지.
‘아니, 그건 아닌가.’
신들의 관심은 때론 독이기도 하다. 그들은 자신만의 챔피언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신앙을 신도에게 하사하고, 시련을 내린다.
그 시련 때문에 매년 천국에서 수백에서 수천에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을 생각하면, 관심은 달갑지 않으리라.
‘빌런이나 마인 소탕하는 거 보면, 좋아할지도 모르겠네.’
이 건을 문자로 물주에게 남기고, 전자마녀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를 물밑에서 원하는 세력들을 쳐내기 위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