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12
Chapter.2 위기는 기회는 위기다(2)
***
“은빛 함성…. 은빛 함성….. 아, 찾았다!”
성 안으로 들어온 나는 우선 경비대장이 소개해준 여관부터 찾았다. 경비대장의 말대로 그 여관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성문부터 영주 성까지 판석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대로를 따라가면서 제일 시끄러운 건물을 찾으면 됐으니까.
“와하하하!”
쿵! 콰직!
“워어어!”
“오오오오!”
“제스가 넘어갔다!”
“비루먹은 말 대가리 같은 새꺄! 너한테 다 걸었다고!”
쾅!
“안 들어가 봐도 알겠다. 용병 조합에서 운영하는 여관이네.”
스윙도어 안에서 이른 저녁부터 들려오는 술에 취한 남자들의 목소리. 뭔가 때려 부수는 소리와 꼬부라진 발음으로 부르는 괴상한 노랫소리.
————
[은빛 함성]————
용병들이 모이는 곳에서 으레 들을 수 있는 소리다. 용병 조합은 간단하게 말하면 용병들을 위한 이익집단이다. 작게는 의뢰 알선, 용병패 및 용병 등급 작성부터 크게는 대규모 용병단과 영주의 갈등 중재, 대규모 토벌 의뢰 등 여러 가지 방면으로 용병들의 편의와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집단이다. 규모가 큰 용병단의 경우에는 조합을 끼지 않고 직접 의뢰를 받는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 그 편의성과 안전성 때문에 수수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용병 조합을 통해 의뢰를 받는다.
끼이익-
교수는 조심스럽게, 그러나 눈에 띄지 않을 만큼 대범하게 스윙도어를 밀치며 안으로 들어갔다.
“크흐-! 그 자식이 그따위로 말하는데 내가-”
“어이, 톨나르.”
“아, 왜! 한참 기분 좋은데!”
툭툭.
“저기. 저거.”
“….크흠.”
교수의 등장과 함께 한껏 달아올라 있던 주점의 분위기가 한층 가라앉았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끄그극, 탁!
플로어를 가로지른 교수가 바(BAR)앞의 의자에 앉자 좀전의 떠들썩한 분위기는 어디 갔는지 테이블에서는 간간히 수군거리는 소리만 들려왔다.
‘뭐지? 아무리 내가 외지인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신경 쓸 일인가? 가뜩이나 신경줄 굵은 거로 유명한 용병들인데?’
– takealook : 충분히 그럴만 하다고 보는데.
– professor : 뭐가?
– takealook : 니 꼬라지를 봐라.
‘…..아차!’
그제야 교수는 자신의 상태를 돌아보았다.
남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신장과 테이블 사이의 길이 비좁을 정도의 체격, 그리고 그 위에 걸친 다 찢어져 넝마가 된 것으로도 모자라 피와 흙먼지에 범벅이 된 더블릿(Doublet) 과 바지. 투란까지 오는 동안 쓸리고 부러진 상처는 벌써 피딱지가 떨어져 새하얀 흉터가 되었고, 그 흉터를 가로지르는 붕대 위로는 아직까지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여기에 신경 쇠약의 효과로 인한 짜증으로 한껏 찌푸린 험상궂은 얼굴을 추가하면-
누가 봐도 훌륭한 미치광이 연쇄살인마가 완성된다.
– Jokass : 성문 경비대 애들이 과잉반응을 한 게 아니었네. 나 같아도 이렇게 생긴 놈이 검문받으러 오면 덮어놓고 감방에 처넣고 본다.
– 스피드 웨건 : 어쩌자고 그 몰골로 조합 건물까지 기어들어 간 거임.
– 흥안만두 : 야야, 쟤들 칼뽑았는데? 저거 바운티 헌터 아냐?
‘제기랄! 어쩔 수가 없었다고! 이것저것 신경 쓰다 보면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단 말이다!’
현실에서의 교수는 대단히 꼼꼼한 성격을 자랑하는 편이었다.
그도 그럴 게 황무지에서 멍하니 돌아다니다가 작은 흔적이라도 남겼다가는 그 길로 사이코 갱 같은 놈들이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득달같이 달려와서 쉘터를 날로 먹으려고 들 테니까.
가능한 모든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고 최선의 수를 준비하는 것. 황무지 생존자의 제 1 법칙이었다.
하지만 GG에서의 교수는 이것저것 한 번에 생각하려고 드는 순간 바로 정신쇠약이 발작을 일으키는 터라, 부득이하게 뭔가 목표가 있으면 그것 하나만 생각하며 움직여야 했다.
여기 은빛 함성까지 오는 동안에도 교수는 정신 나간 사람처럼 ‘은빛 함성, 은빛 함성’을 중얼거리며 와야 했다.
그 결과가 바로 용병이 드글드글한 주점에 범죄자 같은 몰골로 등장한 지금의 상황이지만.
스아악-
“보아하니, 그쪽도 칼밥 꽤나 먹고 사는 친구 같은데. 우리 은빛 함성에는 무슨 일로 오셨는지?”
싸늘한 정적을 깬 것은, 바 테이블 앞에서 큼지막한 스테이크를 썰고있던 주점 주인으로 보이는 뚱뚱한 남자였다.
‘당황하지 말자. 위협적이지 않게. 그러면서도 얕보이지 않아야 해.’
교수는 최대한 목소리를 낮게 깔고 말했다.
“용병 일을…. 할까 해서.”
스겅!
탁!
“아하! 용병일! 그렇지! 내가 멍청했군. 용병 조합에서 운영하는 여관에 찾아온 사람이 다른 일 때문에 찾아왔을 리가 없는데. 못 보던 얼굴인데…. 다른 도시에서 활동하셨나?”
“기디온에서 조금…..”
서걱!
“기디온? 아, 몰루딕 캐슬의 옛 이름인가! 이거 그립구만 그래! 기디온이 그 난리를 치르고 나서 이름이 바뀐 지도 벌써 20년이 흘렀지. 이제는 이름을 헷갈리는 사람은 잘 없는데 말이야. 뭐, ‘어딘가 외부의 소식이 닿지 않는 곳에 오랫동안 갇혀있던 사람’ 이라면 또 모를까.”
“……”
조졌다.
‘대답 잘못했다! 더 의심하게 만들어버렸어!’
꿀꺽.
주점의 분위기는 조용하다 못해 시퍼런 칼끝처럼 서늘해지고 있었다.
“그래서…. 마침 시간도 비고, 의뢰를 받으러 왔다고 했으니 좀 보여줄까 하는데…. 잠깐 용병패좀 보여줄 수 있겠나? 그쪽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하니까 말이야.”
새로 등록하려고 여기 왔는데 용병패가 있을리가 있나.
“….잃어버렸다.”
“잃어버렸다…. 그렇단 말이지….”
샤악! 샤각!
“에이미!”
“네, 넵! 마스터!”
뚱뚱한 여관 주인은 고기를 썰던 칼을 연마 봉에 날카롭게 갈며 한쪽 구석에 바싹 얼어있던 여급에게 푸근한 미소를 지었다.
“이 스테이크, 저기 길 건너 라제리스 상단의 셜리한테 좀 가져다 주고 와라.”
“으, 음식을 가져다주라구요?”
“그래. 저번에 늑대 이빨 매입할 때 잘 쳐준 감사의 표시라고 해주면 알 거야. 신디도 데려가고.”
“두, 둘이 같이요?”
“그래. 둘이 같이. 시간이 남으면 밖에서 둘이 좀 놀다 와라. 30분 정도면…. 끝날 테니까.”
“네, 넵!”
타다닥!
여급은 주인의 말에서 뭔가 눈치챘는지, 옆에있던 다른 여급의 손을 잡고 서둘러 주점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렇게 주점에 둘 뿐인 여급이 밖으로 나가자, 여관 주인은 한층 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거기….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교수.”
“음. 교수. 이상하군. 내가 웬만한 이름은 다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무슨…. 이름을 말이지?”
교수는 침착한 척 앉아있었지만, 속으로는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어떻게 하지? 누가 봐도 대놓고 의심하고 있잖아! 바보라도 저 아저씨가 여급들을 대피시켰다는걸 알 수 있다고! 한바탕 할 생각이야! 여기서! 지금 당장! 날 조질 생각이라고!’
콱!
여관주인은 날카롭게 갈린 푸줏칼을 테이블에 찍었다.
“그야 물론 용병처럼 칼밥 먹고 살면서 용병패는 없는 데다가, 변변찮은 옷도, 치료도 받지 못한 채 비슷하게 생긴 용병들 사이로 숨어들어야만 하는 녀석들 말이지.
사회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범.죄.자 라고 부르기로 약속했지.
이래봬도 용병조합의 마스터를 맡고있는 사람인데, 도시 주변에 탈주한 범죄자들 이름 정도는 다 외워야 하지 않겠어?”
드르륵!
철컹!
여관 주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뒤쪽의 테이블에서 의자 끌리는 소리와 쇳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염병! 신분증명서! 신분증명서 같은거 없나?’
“보통내기는 아닌 것 같으니 다 같이 달려들어도 뭐라 하지 않겠지? 뭐, 범죄자에게 정당함을 따지는 것도 의미 없겠지만.”
‘몰락 귀족이라며! 가문의 인장 같은 것도 없냐! 뭐라도, 뭐라도….! 상태창! 인벤토리!’
교수는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아무것도 없는 것을 알면서도 상태창을 띄웠다.
띠링-!
[Item : / ㅁ / – / – / – /]‘어? 뭐, 뭔가 있다!’
오면서 붕대 4개를 다 썼으니 텅 비어있어야 할 인벤토리에, 뭔가가 한 칸을 차지하고 있었다.
[Item – 경비대장의 소개장 : 투란 성문 경비대장 에녹이 자필로 작성한 소개장. 앞면에는 위 소개장을 가지고 있는 이를 경비대장 에녹의 이름으로 보증한다는 내용이, 뒷면에는 급히 휘갈겨 쓴 필체로 ‘힘내시게! 젊은이!’ 라는 내용이 쓰여 있다.]‘!!!!!!!!!!!!!!!!!!’
– 흥안만두 : 와, 이걸?
– 간장게이바 : 형니이이임!!!!
– 노루Drug해요 : 보았느냐! 이것이 ‘The Power of Love’ 라는 것이다! 두 남정네의 엉덩이 시큰한 로맨스를 보라!
– 간장게이바 : 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이 불쌍해!
‘설마….. 내가 떠나기 직전에?’
[툭툭, 잘 가시게!]어깨를 두드리는 손이 묘하게 분주해보이긴 했는데, 신경쇠약 때문에 쓸데없이 신경쓰이는 것으로 알고 무시했는데! 이런 서프라이즈를 준비했다니! 감사합니다 에녹 형님! 꼭 성공해서 갚을게요!
교수는 그대로 인벤토리에서 지체없이 소개장을 꺼낸 다음, 금방이라도 교수를 썰어버리려는 듯 칼을 들어 올리는 마스터 앞에 펼쳐 보였다.
“용병패는 없지만…. 이런 것은 있지.”
“하, 어디 되도 않는 수작을- 어? 에녹?”
여관 주인은 바를 반쯤 타고 넘어오던 자세 그대로, 교수가 내민 소개장을 낚아챘다.
“….위 사람을 경비대장 에녹의 이름으로 보증함. 인장도 맞고. 필체도….”
“그만하면…. 됐나?”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범죄자 아니었어?”
“나는 거구에 맨손, 피투성이길래 영락없이 최근에 연쇄살인으로 유명한 그놈인줄 알고….”
“나도. 기블리였나? 그놈 이름이?”
“그럼 저놈이 그놈이 아니란 말이야?”
술렁술렁
뒤에서 달려들 준비를 하던 용병들도, 상황이 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저들끼리 웅성거리고 있었다.
한참 인상을 쓰고 소개장을 노려보던 여관 주인이 돌연 교수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그럼, 그 상처는 뭐지! 그 정도 상처라면 어디서 굴러 넘어지는 수준으로 생기는 것은 아닐텐데!”
“기디온에서 투란으로 오는 길에…. 트롤을 만났다.”
“북쪽 숲의 살인 트롤?”
“분명 지난 달에 영주가 기사를 보냈다고 들었는데…. 아직 살아있었나?”
“그럼 저 녀석, 그 트롤을 만나고 살아돌아왔단 말이야?”
술렁술렁, 수근수근
거짓말은 아니다. 오는길에 노툼을 만난건 사실이니까. 그나저나 노툼, 꽤나 악명이 높은 녀석이었군. 음, 역시 같이 안오길 잘했어.
“조, 좋아! 상처는 그렇다고 쳐! 그럼 왜 신전이나 포목상으로 가지 않고 이곳으로 찾아왔지? 어딘가에서 수배당한 범죄자가 아니고서야…..”
“그건….”
‘뭐라고 둘러대지? 근처에 뭐 쓸만한게….. 아,“
교수는 잠시 두리번거리다 자리에서 일어나, 바 테이블 너머로 손을 뻗어 맥주가 가득 든 나무 잔을 잡아 단숨에 들이켰다.
꿀꺽, 꿀꺽, 꿀꺽
“크하아-. 힘든 하루였으니까. 술이 너무 고팠다. 상처보다, 누더기가 된 옷보다. 그뿐이다.”
.
.
.
.
.
털그럭.
정적이 가득 내려앉은 주점에 누군가의 빈 맥주잔 떨어지는 소리가 그 사이를 파고들었고,
“풉,”
“크흑!”
참지 못한 누군가의 웃음이 새어 나오며-
“푸하하하하하!!!”
“크흐흐흐! 술이! 술이 고팠다고!”
“와하하하! 이거 아주 제대로 용병이구만!”
“그럼! 힘든 하루 끝에 술 한잔은 중대 사항이지! 암!”
곧,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폭소가 터져나왔다. 웃지 못하는 사람은 딱 하나, 마스터라고 불리는 여관 주인뿐이었다.
“크흠! 미, 미안하게 됐네!”
“크하핰 그럼! 당연히 미안해해야지!”
“우린 마스터가 보내는 사인만 믿고 움직인 거라고! 잘못하면 애먼 사람 하나 골로갈 뻔 했잖아!”
‘사인을 보냈다? 어쩐지, 갑자기 동시에 움직인다 싶더니….’
아무래도 내 정체를 오해한 마스터가 몰래 어떤 신호를 보낸 모양.
‘정말 숨 돌릴 틈도 없이 사망 이벤트가 튀어나오는구나.’
시작지점에서 트롤. 성문에서 경비대한테 끌려갈 뻔한 것. 그리고 지금. 사소한 실수 하나에도 바로 목덜미에 칼날이 드리운다.
‘지금까지 살아있는 게 용할 정도군.’
교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왁자지껄해진 주점과, 눈앞에서 안절부절못하는 마스터.
이번 일은 마스터 쪽에서 명백히 잘못한 게 맞았다. 그냥 잘못도 아니고, 목숨이 왔다갔다 한 큰 잘못.
아마 방금전까지 카리스마 넘치던 사내가 이렇게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움츠러들어 있는 것도 그것 때문일 것이다. 용병 조합에 소속된 사람인 이상 조합의 룰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테니까. 목숨을 빚진 경우의 배상은 상당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했다.
‘잘 선동하면 배상으로 크게 한몫 챙길 수도 있겠지만…. 그건 하책이지.’
당분간 투란에 머물며 내실을 다져야 하는데 이 지역 용병조합 마스터와 척을 질 수는 없는 법. 당장의 이익보다 그쪽이 훨씬 중요했다.
“마스터. 여기서 제일 비싼 술을 두 잔.”
“아? 음, 그래.”
콸콸콸콸-
‘붉은색 투명한 빛깔에 불빛에 비치는 부분에는 타는듯한 황금빛. 잔에 따르자마자 올라오는 강렬한 향기. 드래곤 블러드로군. 연식이 제법 된 녀석이야.’
그 비싼 빈티지 드래곤 블러드를 작은 유리잔도 아니고 맥주잔에 한 가득 따라주는 것을 보니 어지간히 애가 닳은 모양.
잠시 자신의 앞에 놓인 두 병에 가까운 두 잔의 드래곤 블러드를 내려다보던 교수는, 악당 같은 웃음을 지으며 한잔을 마스터에게 건넸다.
“이건…..”
“술버릇이 나빠서 취하면 전날에 있었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드래곤 블러드면 취하기에 충분하지만, 술친구가 없으면 술을 못마시는 성격이라.”
교수의 말은 대충 ’한잔하고 잊어버려. 나도 없던 일로 할테니까’ 정도로 해석할 수 있었다.
“….허!”
“….건배?”
“흐허허허! 건배? 좋지! 좋다고! 기가 막히는 구만! 이 왈도프 토프릭! 오늘 아주 제대로 임자를 만났어! 으허허허허!!!”
마스터의 실성한 듯한 웃음에, 주변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용병들도 다들 피식거리며 웃었다.
“이 새끼들아!! 잔들 쳐 들어라! 우리 새로 오신 용병님이 건배 한번 하잖다!”
“어이, 마스터! 난 술이 없는데?”
“여기 앉아있는 놈들 죄다 한 잔씩 돌리면 되잖아!”
“오오오오!!”
“웬일이냐! 쫌생이 토프릭이 술을 다 돌리고!”
“여기 있는놈들 전부 한 통씩 맥여도 조합 지정배상보다 덜나오니까 닥치고 쳐먹어!”
“키히힉! 그럼 사양할 필요 없지!”
“어이! 에이미! 여기 페일에일 한잔-”
“에이미 없으니까 니가 갔다 쳐먹어 임마!”
잠시 소란이 인 후, 여관주인, 왈도프는 교수가 건네준 잔을 높이 들었다.
“오늘 내 헛짓거리에 어울려주느라 고생했다! 술맛을 다 깨버린 대가로 한잔 사는 거니까 한잔 마시고 깨끗하게 잊어버리고!”
“호우우!”
“앞에 형씨! 교수라고 했나! 거…. 음…..미안하게 됐수다!”
“호우우우!”
“으하하하!”
“천하의 토프릭이 쫄았다!”
“그래서…. 술은 언제 마시나?”
“푸하하! 그래! 마셔야지! 자아! 친구들! 오늘 새로 들어온 진짜배기 친구! 교수를 위하여!
“건배!”
“건배에에!”
타아악!
‘그래도 나쁘지 않게 끝났네. 위기 한번에 지역 의뢰를 총괄하는 조합 마스터의 호의를 받았으니까. 이정도면 나쁘지 않아.’
오늘도 어떻게, 무사히 넘긴 것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