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135
Chapter.9 스타 폴(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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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저게 무슨….”
“불경한 일이로고. 당장 사제를 불러야-”
수근수근, 술렁술렁!
“저기, 노툼. 그…. 새로 사귄 친구들 좀 어떻게 안 되겠어? 좀 얌전하게 라든가….”
“그웍? 부이툼과 워챠는 처음부터 얌전했다. 봐라. 반딧불이 새색시처럼 얌전한 저 모습을. 나머지 녀석들도 두 녀석을 따라서 아주 얌전하고 귀엽다.
“아니, 그 영혼들 성격을 말하는 게 아니라 저 빛 말이야 빛! 날이 어두워지니까 떼거지로 몰려있는 영혼에서 음산한 빛이 너무 눈에 띈다고! 사람들 쳐다보는 거 봐라! 나랑 보르카가 뛰어가서 턴 언데드(Turn undead) 주문 외는 사제를 몇 명이나 말린 줄 알아?”
“이보게 교수! 노툼을 탓하지 마시게! 그의 재능이 상상 이상으로 뛰어난 것을 어찌 탓할 수 있겠나! 으으음…. 한시라도 더 빨리 노툼에게 영혼항아리를 만들어 줘야겠군…. 월석 덩어리에 크리스탈 드롭 한 병, 또 뭐였더라…. 저만한 재주를 감당할 영혼은 또 어디서 구하고…. 엘프들이라면, 어쩌면….”
뭔가 끊임없이 중얼거리며 계산하는 알드치와 맹한 얼굴로 그 뒤를 따르는 노툼. 그리고 그런 노툼을 따라 마치 혜성의 꼬리와 같은 푸른 잔영을 남기며 줄지어 따라오는 수많은 영혼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다수결로 행선지를 결정한 결과, 일행은 지금 광명 교단 본단을 향해 시내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타닥!
“저쪽은 잘 말하고 왔소. 광명의 용사 일행이라고 말했더니 엄청난 사제님이 함께하시는 중인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더군.”
“고생했다, 보르카.”
“별말씀을. 일이라도 열심히 해야 내가 덜 미안하지 않겠소. 따지고 보면 대장이 선택한 쪽도 가족과 관련된 일인데, 나 때문에 포기해야 했으니.”
“가족은 무슨! 어디까지나 나는 동부 사막국가가 가지는 전략적 가치와 그 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친분을 활용하면 다른 방향에 비해 협상이 더 쉽게 진행될 거라는 생각으로….!”
“흘흘흘흘! 평생을 약속한 정인이면 가족이고 말고! 아쉬움을 꾹 참고 양보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네.”
– 간장게이바 : 동의한다. 뭔가 말하고 싶은 걸 꾹 참으면서 ‘그, 그럼…. 서, 서부로 갈까?’ 하는데 너무 애절해서 눈물 날뻔함.
– 노루Drug해요 : 락샤샤! 샬롯! 아 여캐 히어로 유닛 언제 나오냐고!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여캐 보여주세요!
“그…. 내가….. #@(*$&(*(!!!!”
말을 말아야지. 내가 어쩌자고 저 인간들이 다 보는 앞에서 동부로 가는 쪽으로 투표를 해서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투표는 동부 사막지대 1명(교수), 남부 대수림 2명(알드리치, 노툼), 서부 엘프의 숲 2명(오트만, 보르카) 으로 나뉘어 남부와 서부가 동률인 상황이었다. 내가 대수림과 엘프의 숲 중 어디가 더 쉽게 갈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찰나, 대단히 복잡한 표정의 보르카가 일행들의 주의를 끌었다.
‘할 말이 있소.’
‘뭔데?’
‘내 아이들. 교단의 정보를 관리하는 이들이 방문했었는데, 내 아이들의 행적을 찾았다고 하오.’
‘뭐? 그 납치되어서 행방이 묘연하다는 그?’
‘그렇소. 확인해보니 노예상들이 이곳 로드릭으로 온 것은 확실하다더군. 로드릭에서 지하 귀족경매를 거쳐 이곳저곳을 떠돈 결과, 블루 라인을 넘어가는 대상에게 팔린 것을 마지막으로 행적이 끊겼다고 하오. 미안하지만…. 어떻게 안 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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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 상황종료.
보르카의 간절한 부탁에 결국 일행은 만장일치로 이곳 로드릭에서 서쪽으로, 블루 라인이라고 부르는 산맥을 넘어가면 나오는 엘프의 숲을 목적지로 하는 것에 동의하고, 지금 보급을 받기 위해 교단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채앵-!
“멈추시오! 미안하지만 지금 교단 내부에서는 중요한 회담이 진행 중이라, 외부인의 출입을 엄금하라는- 용사님?!”
“어?”
“커다란 덩치에 부리부리한 눈, 흉터투성이 상채를 드러낸 야만적인 복장! 용사님이 맞으시는군요! 바로 알아보지 못해 죄송합니다. 교단의 특사로서 임무 수행을 위해 나가셨다고 들었는데, 이곳에는 어인 일로….?”
“아, 음. 고생이 많군. 엘프의 숲까지 가기 위한 보급 물자를 좀 받을 수 있을까, 해서 찾아왔는데.”
밤이라서 그런가, 전에 봤을 때보다 더욱 삼엄해진 경계에 성물을 주섬주섬 꺼내 들던 교수는 사뭇 달라진 대접에 약간 당황했다. 오늘 오후쯤에 결정된 사항인데 용사 교수가 교단의 특사라는 내용은 물론 모르는 성기사도 한눈에 그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외형적인 특징이 교단 사람들에게 골고루 전달된 것이었다.
“엘프의 숲이라면…. 설마 그 귀쟁이들을 설득하러 가시는 겁니까?”
“뭐, 그렇지.”
“세상에…. 메세지 마법을 통해 전해 듣기는 했지만, 정말 인간이 되다 만 타락한 아인종에게 까지 손을 벌리게 되다니….”
“라투라, 광명이시여! 끔찍한 일이로군요. 저희는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 또한 대주교님이 하신 말씀이니, 저희의 작은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광명의 의지겠지요. 믿고 따르는 수밖에.
“멀고 험한 길이 될 테니 든든하게 챙겨 가셔야겠습니다. 어서 들어오십시오! 교단 보급창은 이쪽입니다.”
정문을 지키던 두 성기사는 재빨리 양옆으로 비켜서 일행에게 길을 터주며 그들의 안내를 자처하였다. 두 성기사는 입으로는 대주교의 뜻을 따른다고는 했지만, 이종족을 설득할 특사를 보내는 것에 대단히 의문이 많았는지 일행을 안내하는 동안 끊임없이 엘프와 이종족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고 있었다.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지만, 놈들의 말을 믿지 마십시오! 귀쟁이 놈들은 태생부터 심보가 고약하고 악독해 그 입에 거짓이 아닌 말은 담지도 못하는 놈들입니다!”
“사제님께서는 놈들의 수명이 유난히 긴 것이 로 하람께서 그들을 꼴도 보기 싫어하셔서 그분의 곁이 아니라 지상에 오래도록 머물게 하여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부디, 악독한 엘프들에게 고통 받지 마시고 무사히 돌아오셨으면 합니다. 그런 짐승 같은 놈들은 따듯한 손길보다 철퇴를 휘둘러 다스리는 게 더 어울리는 법입니다.”
“어…. 알겠네. 내 그 말을 단단히 새겨두도록 하지.”
“명심하십시오! 이종족 놈들은 죄다 사람이 되지도 못한- 으읍!”
“아 알겠다니까! 가서 정문이나 수비하도록 하게! 언제까지 문을 비워둘 생각인가! 당장 꺼…. 물러나도록 하게! 내 그레고리우스 공에게 친히 자네들의 나태함을 고하기 전에!”
“허억! 다, 단장님 만은!”
“예, 옛! 알겠습니다!”
철컥철컥철컥철컥!
결국 협박을 동원한 으름장으로 두 성기사들을 돌려보낸 다음에야 그들의 불편한 대담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후우우우.
뒤에서, 입을 꾹 다물고 있던 보르카가 참았던 숨을 내뱉는 소리가 들렸다.
“미안하다, 보르카. 듣기 거북했겠군.”
“신경 쓸 것 없소. 숲에서 나와 인간 세상을 떠돌며 저런 이야기는 귀에 물리도록 들었으니.”
“어떻게 신경을 안 쓰겠느냐. 그렇게 입을 꾹 다물고 숨소리도 안 내고 있는 녀석을. 말은 그렇게 해도 열 받았을 것 아냐. 그거, 그르렁거리는 소리 안 내려고 참은 거지? 숨?”
“……”
“내가 대신 사과하마. 세상에 저런 녀석만 있는 건 아니니까, 인간을 너무 미워하진 말아줘.”
저벅, 저벅, 저벅, 저벅.
보르카는 해가 저물어도 대낮처럼 환하게 주변을 비추는 광명 교단의 건물을 바라보며 눈을 감아버리고는 말했다.
“알고 있소. 저런 이들이 있으면, 대장이나 알드리치, 오트만처럼 우리를 동등히 여기는 인간도 존재하니까. 이 정도로 인간에 대한 환멸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소. 다만….”
지금도 눈을 감으면 선명하게 떠오르는 과거의 잔영. 푸르는 숲을 뛰어다니는, 직접 만들어준 동물의 생 가죽옷을 입은 그의 아이들.
‘달리아, 투샨, 마르카. 부디, 살아만 있어다오.’
“내 아이들까지 그러리라곤 장담할 수가 없구려. 고향에서 로드릭까지, 그리고 로드릭에서 몇 번의 노예상을 걸쳐 서부로 팔려나가기까지. 그 아이들이 겪은 인간은 모두 저 치들과 같이 그 아이들을 짐승처럼 대했을 테니 말이오. 아이들의 상태에 따라서는…. 나도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
“이봐….”
“위로할 것 없소. 아직은 위로받을 이유도, 때도 아니니.”
그렇게 분노를 속으로 삭이는 보르카의 모습에 교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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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응-차!”
“요, 용사님! 진정하시고 제 말 좀 들어보십시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용사님의 그 광명이 가득한 힘이라면 서부까지의 여정이 그렇게 힘들지 않을 수도….”
“에헤이, 보급 사제님! 무슨 그런 말씀을! 광명의 뜻을 전하러 가는데 단 1 퍼센트의 실수할 가능성이라도 남겨서야 되겠습니까! 짐 무게 때문이라면 걱정하지 마십쇼. 제가 힘 하나는 기가 막히게 쓰는 사람이라. 아, 이것도 좋아 보이네. [축성 받은 기름에 절인 밧줄]이라…. 이것도 가져갑니다?”
덜그럭-
“대장. 이곳에 성유가 든 주머니가 더 있군.”
“오! 역시 보르카! 당장 가져와!”
“아, 안됩니다! 인제 그만 나가주십시오! 제발!”
교수 일행이 광명 교단 본단의 보급창고에 발을 들인지 십여 분 뒤, 이곳을 관리하는 사제의 얼굴은 시간이 흐를수록 흙빛이 되어가고 있었다. 벌써 수십 번도 더 속으로 로 하람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아, 그는 어찌하여 저 미치광이 용사를 웃는 얼굴로 맞이하였는가! 당장 문을 걸어 잠그고 성기사와 수도승들을 불렀어야 하거늘!
물론 보급 사제의 얼굴이 흙빛이 되건 똥빛이 되건 교수와 보르카는 그들의 뒤를 쫓아 달리는 사제를 뒤로 한 채 메뚜기처럼 튀어다니며 거대한 창고의 알맹이를 발라먹는 데 열중하고 있었다.
“아, 있어 봐요. 뭔 놈의 창고를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놨는지. 또 좋은 물건은 한참 안쪽에다가 숨겨놓고 말이야. 오? 말 먹이용 건초더미 안에 이런 상자가?”
“나가라니까! 나가! 교단을 거덜 낼 셈이냐! 이 만족을 모르는 용사야!”
“어이쿠! 건초가 이렇게 가득한 곳에서 그런 걸 휘두르시면….”
화르륵!
“아, 안돼! 교단의 보급고에 불이!”
“수고하십쇼! 대주교님에게 안부 전해주시고!”
“부, 불! 불이야! 부우울!”
결국 이성을 잃은 보급사제가 휘두른 촛대에서 건초더미로 불똥이 튀고, 잘 마른 건초들 사이로 순식간에 불이 번지는 것을 보며 교수는 냉정하게 등을 돌렸다.
“자, 다들 챙길 만큼 챙겼으니 갑시다!”
“저, 저렇게 두고 말인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여기가 무려 광명 교단의 본단 아닙니까? 저런 불쯤은 순식간에 진화되고도 남지요. 정말 귀한 물건은 저 정도 작은 불에 쉽게 타지도 않고.”
“그…. 확실한가? 한눈에 봐도 불꽃의 기세가 범상치 않은데….”
“아님 말고. 저렇게 작은 사고도 관리하지 못하면 전쟁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지.”
“지당하신 말이오. 대장. 저 보급고를 관리하는 이는 좀 더 물건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겠소.”
토브룬에서 받은 거대한 가방을 터지기 직전까지 채워 넣은 보르카는 대단히 후련한 표정이었다. 그동안 교단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 듯, 상쾌한 표정의 보르카는 매우 적극적으로 교수의 ‘보급’에 동참하고 있었다.
“그러게. 귀한 물건이 가득한 창고에서 촛대를 휘두르다니. 그러니까 저런 일이 생기는 거잖아.”
“으음…. [수력구], [수력구], [수력구]. 이 정도면 되겠지.”
“영감님! 빨리 좀 갑시다! 이러다 잡히겠어요!”
“이보게 오트만. 우린 용사 일행으로 교단에 보급을 ‘요청’하러 온 것이 아닌가?”
“모르겠네, 알드리치. 난…. 펠라스에서 저 친구가 숲에 나를 묻어놓고 혼자 두고 간 이후로, 저 친구를 이해하는 것을 포기했다네….[수력구].”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창고를 향해 커다란 물 덩어리를 던져 불이 완전히 꺼진 것을 확인한 오트만은, 교수가 부수고 나온 대문 사이로 보이는 허망한 사제의 눈빛을 힘겹게 외면했다. 저 멀리, 가득 채우다 못해 그 위에 물건을 잔뜩 쌓아 밧줄로 꽁꽁 동여매기까지 한 수레를 통째로 들고 담을 넘는 교수를 보며 가슴 깊이 한숨을 내쉴 따름이었다.
“광명이시여! 어찌하여! 무슨 연유로 제게 이런 시련을 내리시나이까아아아-!”
그들의 뒤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창고에 무릎 꿇은 사제의 구슬픈 기도 소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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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드 웨건 : 이건 도저히 뭐라고 할 수가 없음. 미친놈.
– Jokass : 감히 말 하건대 참으로 황무지 사람다운 행동이었다 하겠다.
– 흥안만두 : 글쎄, 딱히 교수 잘못은 없지 않나? 분명히 보급사제가 자기 입으로 ‘아이구! 용사님의 임무에 필요한 것이라면 얼마든지 필요한 만큼 가져가셔도 됩니다! 로 하람의 행사에 돈이 대수겠습니까! 교단이 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지요!’ 하고 말했잖아? 그게 교수의 티끌만큼 남아있는 양심을 완전히 날려버린 거고. 다 지 잘못이지 뭐.
– 홀리 : 그래도…. 상식이라는 게 있잖아요? 왜, 그런 것처럼요. 음식을 시키면 매장 내에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식당에서, 사람들이 무료라고 음료를 무한정 들이키지 않는 것처럼. 제가 배운 ‘과거의 도덕’ 영상 강의에서는 그렇게 나왔는데.
– 노루Drug해요 : 여고생쟝의 입에서 개똥같은 소리가 막 부륵 부르륵 쏟아지는데?
– 남바쓰리 : 무료로 음료를 준다고? 그럼 밥 시켜놓고 드럼통을 가져와서 받아가야지 그걸 왜 그냥 놔둡니까?
– 뉴트리아지나 : 그러게. 돔에서는 사람을 병신으로 만드는 건가?
– 홀리 : 너, 너무해!
– 고래가난다요 : 대신 사과함. 지금 살아남은 사람은 죄다 이런 사람밖에 없음.
– 홀리 : 그래도…. 교수님이라면 분명 이해해 주실 거에요! 교수님! 분명 뜻이 있어서 그렇게 하신 거죠?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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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흐흐…. 그러믄요…. 당연히 아주 바다처럼 넓고 깊은 뜻이 있어서 창고를 저렇게 홀라당 털- 지원받아 온 게 아니겠습니까 여러분….”
교수는 날뛰는 여론 따위에 신경쓸 기분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지금 그의 눈앞에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광명 교단제 보급품이 수레 하나 가득 쌓여있었기 때문이다.
[Item :– 하급 사제의 축성을 받은 밀빵 x 187 : 섭취시 스테미나 증가(소) / 부패하지 않음/
– 할마넨 슈트라우스 어(漁) x 40 :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잡히는 희귀 어종. 비늘이 밝은 광채를 내는 것으로 유명해 그 어피(魚皮)는 여러가지 장식물의 가공에도 쓰이지만, 광명 교단이 로 하람에게 바치는 공물로도 유명하다. 섭취 시 시야 증가(15m / 30min)
– 광명의 성유 x 50 : 밝은 빛을 내뿜는 광명 교단의 성유.
– 최상급 숯 x 83
– 축성받은 기름에 절인 밧줄(50m x 1cm) : 교단에서 특별히 만든 매우 가느다란 밧줄. 대부분 종교 행사에 사용하지만, 실용성도 뛰어나다. 뱃사람들이 사용하는 ‘타르 먹인 굵은 선박용 밧줄’ 보다 한 단계 위의 물건. 종종 무기로 쓰이기도 한다.
– 한 줌의 빛 x 130 : 투척무기. 광명 교단에서 만든 작은 신성이 담긴 유리병. 튼튼하게 만들어졌지만, 위쪽 쇠 갈고리를 누르면 끝 부분에 금이 가며 깨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던져서 깨트리면 잠깐 신성이 포함된 매우 강력한 빛을 발한다.
– 최상급 야영장비 세트
– 고급 과일주(700ml) x 15 : 시트린, 아필락, 토폼 등 단맛이 강한 과일등에 광명 교단을 상징하는 해바라기 씨앗을 넣어 120일 이상 숙성시킨 과일주. 감히 신에게 바치기에 부족함이 없는 명품이지만 섬세하게 보관해야 한다. 과도한 흔들림으로 약간 가치가 감소하였다.
– 큰 기적을 일으키는 수도승의 권갑 : 믿음과 신앙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생겼을 때를 위해 만들어진 물건. 광명 교단의 수도승은 폭력을 멀리하라는 경전의 가르침을 지키지 못한 것을 한탄하며 더욱 수련에 힘을 쏟는다. 더 죄를 짓지 않기 위해 한 대라도 덜 때리고 싶어하는 수도승의 마음은 강한 공격력을 가진 권갑으로 재탄생했다.
– 무투술, 광명권격(光明拳擊)스킬 북 : 광명 교단의 교리는 폭력을 멀리하는 상생을 기반으로 하므로 많은 수도승들이 그들의 수련에 대한 자괴감을 가지고 있다. 이 무투술은 그런 자괴감 속에 고뇌하던 수도승 중 ‘빛보다 빠른 펀치를 날리게 되면 로 하람께서도 보지 못하여 눈감아 주실 것이다’ 라는 믿음을 가진 이에 의해 만들어졌다. 빠르고 섬전 같은 움직임으로 적에게 강한 타격을 주는 방법에 대하여 적혀있다. 사용 시 습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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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르릅!
“흐흐흐흐…. 이게 다 얼마야? 역시 광명의 본단 창고! 뭐 하나 최고급이 아닌 물건이 없구만!”
큰 뜻이지. 아암, 큰 뜻이고 말고! 이렇게 큰 이익 실현을 했으니 그게 큰 뜻이 아니고 뭐야?
누가 쫓아올 새라 헐레벌떡 수레를 들고, 성문 경비대의 이마에 성물을 문지르듯 하며 날림으로 통과해 킹스랜드 밖으로 나온 교수는 어둡고 깊숙한 숲 속에서 ‘보급’받은 물건을 늘어놓으며, 은행 강도와 같은 행복에 젖어있었다.
아이템 목록이 끝이 없어서 다 읽기도 힘들었다. 대충 이름이 노란색으로 반짝이는, 일반 아이템 이상의 가치를 지닌 아이템만 확인한 게 저 정도다. 아직 수레에 쌓여있는 것도 있고, 보르카가 분노를 담아 마구 쓸어담은 가방도 있으니 확인하면 저만큼은 더 나오겠지.
“허억! 허억! 같이 좀! 가시게!”
“음? 아, 미안합니다 오트만, 알드리치. 마법사가 뛰어오기엔 좀 먼 거리였죠?”
“그웍. 내가 업고 왔다. 둘 다 젖은 걸레처럼 흔들렸다.”
“우웨에엑!”
“귀신 늙은이 스승. 그게 엑토플라즘? 맞나?”
“으으으…. 미친 도둑놈 같으니라고…. 도대체 뭐가 그리 필요한게 많아서 그냥 적당히 챙겨도 됐을 것을….”
하나둘 숲속에 모여드는 일행을 보며, 교수는 만면에 웃음을 띄고 말했다.
“아아, 그게 달라면 주긴 주는데, 지금 전시 상황이라 밥이나 필수품 말고 좀 쓸만한 물건은 기를 쓰고 안 주려고 했을 게 뻔해서. 보나 마나 이 성유 한 상자 받아오는데 오만가지 절차와 서류를 요구했을 겁니다. 원래 저런 보급창을 관리하는 사제는 교단에서 제일 깐깐한 사람으로 뽑는 법이거든요.”
마음껏 가져가라고? 웃기는 소리. 보급 사제는 내가 교단의 용사임을 밝히고 보급을 요구할 때부터 전쟁에 임하는 전사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말로 했으면 한 일주일은 보급 가지고 툭닥거려야 할 것 같아서, 걍 저질러 버렸다는 뜻이다. 난 몰라. 대주교님이 알아서 해 주시겠지 뭐. 교단에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정말 필요한 물건이기도 했잖아?
교수는 고급스러운 상자 하나에 솜으로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포장된 ‘한 줌의 빛’ 하나를 꺼내 가지고 놀며 히죽 웃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건 블루라인 건너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물건 중 하나였으니까. 이 정도나 있으면 언데드가 득실거리는 블루 라인을 산책하듯 지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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