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195
Chapter. 11. 마법사들의 마법사(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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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죽상이 되어있는 것을 보니 내가 말한 내용을 잘 전달한 것 같구나.”
교수의 뒤를 따라 내려온 대모는 마치 전쟁터에 끌려가는 10대 소년이라도 된 양 한숨을 푹푹 내쉬는 일행을 보고 즐겁게 말했다.
“확실히, 마법사 중에서도 바람을 다루는 이들은 그 행동거지가 제일 가볍기로 유명하지. 충동적이고, 변칙적이며, 속세의 규범에서 벗어나 있기를 추구하는 이들이니.”
“….만나보신 적 있습니까?”
“제국에는 유달리 바람의 마법사가 많은 바람에. 최선을 다해서 피해 다니면 드물게 마주칠 정도는 되지.”
“….어땠습니까? 그들은.”
“딱히 이런 사람이었다고 공통점을 추려주긴 어렵겠구나. 가장 최근에 만난 다섯만 해도 둘은 나체로 다니고 있었으며, 하나는 이미 결혼해 장성한 아이까지 둔 남작 부인에게 청혼을 하겠다 소란을 피우고 있었고, 주점 한가운데에서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며 맥주를 마시거나 나비를 쫓아 초원을 달리거나 하고 있었으니.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유를 추구하는 이들이라 ‘이런 사람’이라 특정하기가 힘들단다.”
“….제기랄. 소문이 과장됐다고 믿고 싶었는데.”
“후후후. 바람의 마법사에 대한 기상천외한 소문이라면, 모두 사실이라고 믿어도 된단다. 역사상 4명만 존재했던 8위계 대마법사 중 바람의 대마법사 펠릭스 드릭시엘만 해도 드래곤을 찾아가 ‘용의 꼬리 고기가 그렇게 맛이 좋다 해서 찾아왔소’ 같은 소리를 지껄였으니까.”
“….8위계 씩이나 되는 마법사가요?”
“그래. 나현룡(拏絢龍) 아틀라헤바의 눈앞에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미친놈.
“그래서 어떻게 뒈졌답니까? 8위계면 그쪽도 한가락 했을 텐데. 둘이 붙었으면 거의 천재지변급 아닙니까?”
“놀랍게도, 아무 일도 없었단다. 아틀라헤바는 꼬리 끝부분을, 펠릭스는 자신의 왼팔과 오른쪽 눈을 교환했지. 둘 다 그 자리에서 맛있게 먹고 헤어졌다더구나. 소문의 진위는 확인할 수 없지만 드래곤을 찾아 나선 펠릭스 드릭시엘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표정의 불구가 되어 돌아오기도 했고, 아틀라헤바의 꼬리 끝이 유달리 뭉툭하고 짧은 것도 확인됐으니 아마 거짓말은 아니겠지. 애초에 그 정도 위치에 오른 마법사는 말에도 힘이 담겨서 쉽사리 거짓말을 할 수 없으니.”
“와. 미친놈.”
언제 시간 나면 제국 도서관에 들러서 대마법사들 일대기 좀 찾아봐야겠다. 웬만한 베스트셀러 뺨치게 재밌을 것 같아.
문제는, 그런 이야기 속에나 나올법한 미친놈들의 미친 짓거리에 어울려줘야 하는 게 우리 일행이라는 것이지만.
“이드라실.”
“네. 대모님.”
“그들과 함께 가거라. 아마 네 도움이 필요할 테니.”
대모의 명령에 이드라실은 두말하지 않고 일행 쪽으로 다가왔다.
“잘 부탁드립니다.”
“어…. 대모님? 얘는 왜요?”
처음 마을 들어왔을 때부터 왠지 동료가 추가된다면 이 녀석일 것 같다는 생각은 했지. 마을 입구에서부터 계속 우리 일행 근처에 머물며 이것저것 준비해줬으니까.
그런데 어차피 숲의 엘프들이 어디 사는지 모른다면서? 그럼 딱히 사람을 붙여줄 필요도 없는 것 아닌가?
“음? 왜라니?”
“아니, 마법사 찾아가서 저희끼리 알아서 엘프 거주지 찾으라면서요. 물론 실력 있는 정령사가 합류하면 저희야 좋습니다만, 그…. 아시잖아요? 인간 세상이 어떤지.”
물론 우리야 정령사 한 명 더 합류하면 좋지. 정령사는 마법이랑 다른 방식으로 쓸모도 많고, 엘프 정령사면 춥고 불편한 노숙 야영지를 휴양림 수준으로 만들어 줄 수도 있고, 원딜은 언제 어디서나 훌륭한 재원이니까.
그런데 지금 상황이 ‘꼭 엘프가 필요하냐?’ 라고 묻는다면 ‘글쎄?’ 란 말이지. 무엇보다 저 이드라실이라는 엘프. 대모님을 너무 닮았다. 약간 야생동물의 그것을 닮은 호박색 눈동자 하며, 안면 골격이나 이목구비 여기저기서 대모님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단 말이다.
뭐, 본인들 입으로는 ‘대모님’, ‘이드라실’ 하고 사무적으로 부르지만 그런 거 있잖아. 대기업 후계자한테 ‘회사에서는 회장님이라 부르거라.’ 하는 그런 느낌. 만약 저 이드라실이라는 엘프가 진짜 대모님 딸이 맞다면, 동료보다는 호위 대상에 더 가깝다는 말이다. 내 앞가림도 못하는데 누가 누굴 지켜.
어차피 엘프의 숲 길을 찾는 건 그 망할 바람쟁이들한테 맡겨야 하고. 보나 마나 가는 길에 또 거지 같은 사건이 한두 개가 아닐 텐데, 만약 대모님 딸내미를 데려갔다가 어디서 죽거나 납치라도 당하면….
‘대모님의 진심펀치가 내 오장육부를 이산가족으로 만들어 버리지 않을까.’
음. 역시 애매해. 보조 전투원으로서는 충분히 쓸모 있겠지만, 그것뿐이라면 굳이 합류시킬 이유가 없었다.
내가 완곡하게 거절의 의사를 내비치자, 대모님은 잘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알고 있지. 대부분의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어떤 눈으로 우리 종족을 바라보는지. 제국도 법으로는 노예 매매를 금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한 법일 뿐, 노예 인식표가 없는 이종족이 돌아다니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일행이 습격당할 이유가 되곤 하지. 네 걱정도 충분히 이해하니라.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아이가 합류하는 것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이란다.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희들을 위해서.”
“필수…. 라구요?”
“그래. 뭔가 착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단순히 너희들끼리 엘프의 숲을 찾는다 해서 그들과 대화하고,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으리라 여기느냐? 우리 같은 반푼이가 아니라 진짜 세계수의 가지들은 인간을 지독하게 경계하고 있을 텐데?”
“그건, 여기서 그랬던 것처럼 비무장으로 천천히 접근해서 대주교님의 친필 서한과 함께 사안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면….”
“장담하는데, 인간 냄새를 풍기는 그 순간 친필 서한이고 뭐고 꺼낼 시간도 없이 벌집이 되어 죽게 될 것이다. 명심하거라. 우리가 인간에 대한 애정을 잊을 수 없듯, 그곳의 엘프들은 인간에 대한 증오를 잊을 수 없으니. 엘프는 쉬이 변치 않는단다. 과오를 바로잡고자 한들 과거의 일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우리의 눈에 빛의 망아들은 이유 없이 동족을 살해하고 핍박한 미친 자들에 불과하단다. 너희들로서는 그 상처를 외면하게 할 힘이 없어.”
대모의 진지한 말투에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간 로 하람 교단이 해온 일을 생각하면…. 확실히 인간은 엘프 앞에서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으니까.
“그래서 이드라실을 붙여주시는 겁니까? 그녀가 함께하면 최소한 이야기 정도는 들어줄 수 있으니까?”
“음? 틀렸다. 이 아이가 따라붙는다 하여도 극적인 변화는 없겠지. 똑같이 너희 일행은 숲을 가득 메운 화살 세례에 시체가 되고, 이드라실은 인간을 안내한 배신자라는 모욕과 함께 처형될 가능성이 높단다.”
뭐여 그럼. 엘프 마을 하이패스도 아니면 그 필수적이라는 이유가 뭔데.
내가 이해를 못 하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대모는 주름진 손가락을 들어 나를 가리켰다.
“너 때문이다. 용사여.”
“….저요?”
아니, 나 또 왜. 뭐. 내가 뭔 잘못을 했다고 뭐만 하면 나여.
“그래. 한번 물어보자꾸나. 너는 엘프가 1년 중 가장 귀하게 여기는 날이 언제인지 알고 있느냐?”
“음…. 아뇨?”
“엘프가 가장 선호하는 수액의 종류와 그 용도는?”
“그것도, 음….”
“엘프가 왜 몸을 보이는 것보다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지는? 세계수를 얼마나 아끼는지는? 무엇에 울고, 무엇에 웃으며, 어떻게 살아가는 종족인지 알고 있느냐?”
“모르….지요.”
그제서야 나는 대모가 하고자 하는 말을 깨달았다.
“설마. 이것도 첫날부터 그렇게 물어보시던 ‘자격’에 대한 얘기입니까?”
“그래. 솔직히 너는…. 나쁘지 않았지. 기대 이상이었어. 외압에 굴복하지 않고 뜻을 이어갈 강한 마음도 있고, 거친 세상을 헤쳐나갈 힘도 충분하고. 허나, 그럼에도 너는 여전히 자격 미달이니라. 상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자가 수십 년 동안 원한이 계곡을 메울 정도로 쌓인 두 종족을 화합시킨다?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새순에 과일이 맺힌다는 소리가 더 합리적이겠어.”
대모는 진지하고, 또 엄한 어조로 나를 힐난하며 말했다.
“저 아이와 함께하며 배우도록 하거라. 아직 일흔 살밖에 되지 않은, 세상에 나가보지 못한 순수한 엘프이니. 너는 이드라실을 통해 엘프에 대해 알아갈 것이며, 이드라실은 너희들과 함께하며 인간에 대해 배워 나갈 것이니라. 언제나 그렇듯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더 가치 있는 법이니. 단 둘이라도 상대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종족 간 화합을 위한 행위가 아니겠느냐. 만약 네가 진심으로 우리 종족을 이해하게 된다면,… 어쩌면 네 진심이 두터운 원한을 뚫고 그들의 마음에 닿을 수도 있겠지.”
“….감사합니다.”
교수는 더 반문하는 대신, 대모에게 깊이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당초에 예상했던 만큼의 성과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이곳에 방문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엘프 입장에서 보면 대단히 건방진 생각이 아닌가? 비유하자면 나치 새끼들이 갑자기 유태인 자치구를 찾아와서는 ‘안녕? 생각해보니 우리가 그동안 너무했던 것 같아서. 화해하고 다시 잘 지내보자. 화해한 기념으로 우리 쪽 최전방에 서줬으면 좋겠고. 그런데 너희 유태인들이 악마를 숭배한다는 게 정말이니? 그건 좀 곤란한데.’ 뭐 이런 수준의 무식함이 아니었을까? 상대를 철저히 괴롭힌 쪽이면서 상대에 대해 아는 것 하나 없이 화친을 요청하려 했다는 게.
과거를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으나, 그 상대를 이해 정도는 해야 하는 게 최소한의 자격이라고 대모님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드라실 너도. 내가 항상 말했지만, 사람은 알지 못하는 것을 좋아할 수 없는 법이다. 진정 내 삶을 행복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면 더 많이 보고, 더 많은 것을 느껴야 하지. 우리 종족이 타고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숨어 살게 된 것은 그 폐쇄적인 성향 탓이 크다. 부디, 이번 여행에서 많은 것을 깨우쳤으면 좋겠구나.”
“알겠습니다, 대모님.”
“….쓰읍. 이드라실.”
“네, 대모님.”
“이드라실?”
“….네.”
“이-디?”
“….네, 어머….니.”
“그래. 재수 없으면 이번을 마지막으로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적어도 어미에게 인사는 해주고 가야지.”
대모는 나무와 피륙으로 이루어진 두 팔로 뻣뻣하게 굳은 이드라실을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시종일관 딱딱하게 굳어있던 이드라실의 얼굴도 지금만큼은 부드럽게 풀리더니, 그녀도 조용히 눈을 감고 어머니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잘 다녀오거라. 나의 가지야. 감긴 눈에 언제나 꿈만이 가득하기를.”
“….네. 소복한 그리움이 다시 서로를 얘기하기를.”
수백의 세월을 살아왔고, 상처와 주름의 깊이 만큼이나 수많은 일을 겪었다 한들 어머니는 어머니였다.
엘프는 말을 돌리지 않으나 정작 진심을 토로할 때는 낯을 가리며 빙빙 돌려 말한다고 했던가.
이드라실의 인사는 세월이 지나, 서로의 이야기를 다시 나눌 수 있기를 바라는 재회의 기원을.
대모님의 인사는…. 죽지 말고 살아 돌아오라는 뜻을 담고 있었다. 죽어서 눈을 감은 자는 꿈을 꿀 수 없으니까. 저 짧은 인사에서 딸은 돌아오겠다고, 어머니는 어디 있든 살아만 있으면 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엘프의 인사는 그 대상의 본질을 잘 보여주지. 제일 솔직한 것 같으면서도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종족이니까. 지금만 봐도 저 모녀가 얼마나 다른지 잘 보여주지 않는가.”
“뭐, 글쎄요. 제 눈에는 딱히 다른 것 같지도 않은데.”
서로 이마를 붙이고 인사말을 전하는 엘프식 송별.
대모님이 내게 부족하다 했던 ‘배움’이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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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송별식이 끝나고, 다시 마초 할머니로 돌아온 대모님은 ‘할 거 다 했으니 나도 내 일하러 가니라.’ 하더니 훌쩍 떠나가버렸다.
갈 사람은 가고, 남을 사람은 남아야 하는 법.
마지막으로 짐을 점검하던 중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는 듯, 오트만이 의문을 표했다.
“잠깐. 그런데…. 그 친구들을 ‘찾아간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바람 마법사를 말이야. 가을바람에 날려간 깃털만큼이나 하염없이 옮겨 다니는 친구들이 아닌가?”
꽈아악-
“음…. 듣고 보니 그렇군. 거기 패스파인더. 혹시 그 정신없는 마법사들과 연락할 방법이라도 있소?”
“있습니다.”
덜컥!
이드라실은 이동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일행들 사이에서 자신의 짐을 수레에 올리며 말했다.
“정확히는 연락할 방법이 아니라, 그들이 반드시 있을 만한 곳을 알고 있는 것이지만.”
“반드시 있을 곳이라…. 뭐 바람 마법사 방문 명소 같은 거라도 있나? 폭풍의 언덕이라거나?”
“예. 알고 계셨군요.”
“….엥?”
뭐야. 그냥 농담 삼아서 한 말인데. 진짜 있다고?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혹시 히스클리프랑 캐서린도 나오나?”
“음. 다른 곳과 착각하신 모양입니다. 폭풍의 언덕은 제국의 명소이자, 바람이 머무는 곳으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자, 잠깐만. 제국 명소. 제국 명소라….”
급하게 이드라실의 말을 끊은 나는 커뮤니티에 올라온 다나의 자료를 다시 펼쳤다.
‘이상하다. 아까 제국 명소 리스트 확인했을 때 폭풍의 언덕 같은 것은 없었는데.’
잠시 자료를 뒤적거리던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명소’가 아니라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곳의 자료를 넘겨보았다.
“아. 여기 있었구나. 진짜 있네. 폭풍의 언덕.”
“거짓을 입에 담은 적은 없습니다. 아마 그곳에 가면 바람의 마법사들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 그렇겠지.”
교수는 이드라실의 단조로운 목소리를 흘려들으며 폭풍의 언덕에 대한 자료를 넘겨보았다.
[제국 / 위험지역 / 폭풍의 언덕]=========
위험도 : ★★★★(플레이어 능력에 상관없이 자살 마려움.)
특징 : 3월드 전체를 통틀어 유일하게 바람 마법사가 ‘상주’ 할 수 있는 특수 구조물. 최소 40인 이상의 바람 마법사가 항시 거주 중. 전 세계 바람 마법사의 고향. 유일하게 그들이 안정을 되찾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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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마법사. 40인의 바람 마법사라니.
‘아. 엄마 보고 싶다.’
자료의 첫 머리말만 읽었는데 집어 던지고 싶은 기분이었다. 한 명도 버거운데 우글거리는 마법사라니.
“인세의 소돔과 고모라가 따로 없겠군….”
교수는 그 미친 인간들이 우글거리는 곳이 어떤 아수라장일지 상상하며 수레를 허리에 걸었다.
어쩌겠어. 평생 여기 살고 싶지 않으면 갈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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