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202
Chapter. 11. 마법사들의 마법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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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아아악!
만족스럽다.
콰드득, 우직!
단단하고 기름진 회의 식감처럼 손아귀 사이로 부스러지는 살점의 감각이.
으드득, 우직!
까드드득!
이 비릿하고 달콤한 향기가. 내 몸에 송곳니를 박아넣은 놈의 턱뼈가 바스러지는 소리가.
제 힘을 견디지 못한 근육이 안에서 터지는 감각도. 그 사이로 파고든 뮤트의 피가 다시 몸을 만들어내는 타는 듯한 감각도.
참으로 좋다. 힘겹게 당기고 있던 활시위를 마침내 놓아버린 것처럼 혈관을 타고 흐르는 힘과 그 해방감은 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훌륭하다.
“꺄아아악!”
“오, 오지마! 오지마아아아!!!!”
그렇게 기분이 좋아서 그런가. 애써 구한 사람들이 날 괴물 보듯 하고, 더러는 칼을 날려도 히죽 웃으며 넘겨줄 수 있었다.
‘썩 나쁘지 않아. 원래 양은 양치기 개를 좀 무서워해야 말을 잘 듣는 법이잖아?’
친히 무너져가는 신전의 잔해 사이로 그들을 구해줬건만, 저렇게 사람을 괴물 보듯 하다니.
어쩌겠어. 그래도 관대한 마음으로 이해해줘야지.
‘그래. 놀랬을 수도 있지. 내가 지금 생긴 게 조금 그렇기도 하고. 또 그렇게 생긴 놈이 신전 사이로 손을 쑥 내밀어 옆에 있던 사람의 머리통을 뜯어갔으니 저렇게 무례하게 손가락질하고 비명을 지를 수도 있는 법이지.’
그러니, 한 번에 쓸어버리는 대신 그들 사이에서 기생형 개체에 감염된 놈들만 골라내는 수고를 감수한 것이다. 심지어 그의 손아귀에서 터진 뮤트 사체의 피가 시민들에게 튀지 않게 모조리 그 자리에서 흡수하는 배려까지.
나의 그런 인내심 덕분에 저 시민들은 감염인자에 침식당하지도, 뮤트와 함께 도매급으로 쓸려나가지도 않고 저렇게 비명과 혐오스러운 눈빛을 그에게 선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얼마나 착해.
콰득!
잠시 숨도 돌릴 겸 신전의 종탑에 기어올라 도시를 둘러보니 아주 가관이었다.
경비병으로 위장한 뮤트들이 사방에서 일어난 덕분에 도시 주변을 빙 두르듯 불길이 일고 있었고, 그것을 피해 시민들은 안으로, 내성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 큰 도시의 시민이 한꺼번에 내성의 좁은 문을 통과하려 하니 사달이 날 수밖에.
서로 먼저 들어가려다 시비가 붙거나 놓친 짐을 누군가 슬쩍 해가는 것은 예사였고, 성문에 마구 몰린 사람들 사이에서 넘어져 밟혀 죽거나 밀리다 못해 뒤쪽 해자에 떨어져 목이 부러지는 사람도 한가득하였다.
전황은 조금 더 심각했다.
네임드는 없었지만, 완전히 회복된 뮤트의 생산력을 자랑하듯 5급~4급 사이의 중위 개체들이 눈에 보이는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개중에는 여왕 수호병 단계인 3급 뮤트도 섞여 기사들과 자웅을 겨루고 있었다.
그래도 저것까지는 어떻게 커버할 수 있어 보였다. 시간이 좀 걸리긴 하겠지만 소드 유저가 저만큼이나 있으니까. 막말로 응접실에서 보여준 가주의 수준을 생각하면 시간만 주면 혼자서도 정리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 뒤를 이어 블루라인에 득실거리든 언데드가 몰려온다면 얘기가 다르다.
아마 피와 죽음에 이끌려 내려온 것일 수도 있고, 흑마법사가 조금 더 수작을 부렸을 수도 있고.
후자에 가까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 언데드 무리에 산맥에서 그렇게 우리 일행을 탈탈 털었던 망령 삼기사가 섞여 있었으니까.
스각-!
쩌어엉!
‘역시. 가주도 마스터급 기사였군. 저 망령 기사는 직접 겪어봤으니 말할 것도 없고.’
항상 선두에 서 있던 할버드를 든 놈. 일행의 뒤를 쫓아오며 내려찍기로 언덕 윗부분을 갈라버린 그놈은 비질렌의 가주와 검을 나누고 있었다. 한번 검이 부딪힐 때마다 건물이 통째로 잘려나가고 성벽에 깊은 상흔이 새겨지는 마스터급 검사의 대결.
그런 놈이 아직 둘이나 남았으니 보통 큰일이 아니었다.
뜨득, 뜨드득-
그리고 그게, 참을 수 없이 즐거웠다. 당장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나가고 싶을 만큼.
‘미쳤지. 아주 단단히 미쳤어.’
정신이 나간 게 틀림없다. 나는 데이터 소울 NPC 상태라고. 식물인간 상태의 뇌를 연결해놓고 그 위에 백업 데이터를 덧씌워 움직이는 놈이, 딜리트 키를 휘둘러 장풍을 날리는 놈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행복해하다니.
더 이상 내게 GG는 게임이 아니다. 여기서 죽으면, 정말 영구적으로 뇌사판정이 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성은 당장 냅다 튀어서 저런 뼈밖에 없는 놈들 말고 수준도 맞고 먹음직스러운 뮤트를 상대하라고 괴성을 질러대지만,
몸은 이미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르르르…. 괜찮아. 잘 하고….그으으으.”
시스템이라는 장벽이 사라져 전보다 마법도, 뮤트화된 육체도 명확하게 느낄 수 있어 더 강한 힘을 손에 넣었지만.
반대로 시스템이라는 보호막이 사라져 이 독살스러운 GG의 정신 오염이 더 선명하게 뇌리에 파고들고 있는 것이리라.
이대로 뮤트의 피가 주는 야성과 힘에 취하면 그 결과가 썩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자명하게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그 양 방향적인 파괴 욕구에 몸을 맡기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그건, 일종의 살기 위한 타협이었다.
이 손끝에 느껴지는 선명한 감각이, 전과는 너무나도 다른 게임 속이라고 믿을 수 없는 감각이 애써 부정하던 현실을, 어쩌면 내가 정말 데이터 조각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불러일으켰으니까.
데이터 소울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부르지만, 사실 게임 캐릭터의 세이브 파일에 지나지 않는 그런 하찮은 존재일 수도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끔찍한 불안감과 정신 오염에 나를 정의하는 마지막 남은 데이터가 변질되어간다는 공포.
그리고 그 변질된 데이터야말로 이미 괴물이 되어버린 내 원본의 기억을 따라가는 회복의 단계일 수도 있다는 일말의 희망이 뒤섞여, 끔찍할 만큼 혼란스러운 감정의 칵테일이 되어 뇌리에 끊임없이 질문을 날리고 있었다.
내가 죽으면 ‘나’는 죽는가?
아니면 서버에 남아있던 데이터를 복구해 다시 그 ‘4달 전 박교수’를 불러 원본을 깨우기 위해 이 세계를 헤매이게 하는가.
정말로 나는 박교수의 첫 번째 데이터 소울인가. 하는, 그런 끔찍한 질문을.
애써 외면하던 사실이 눈앞으로 다가온 지금, 자기 학대와 파괴욕구가 가져다주는 그 작은 해방감이 내겐 절실했던 것이다. 미치지 않기 위해서.
그러니, 이 작은 광증으로 내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크나큰 절망을 막을 수 있다면.
나는 이 데이터로 이루어진 목숨을 바쳐서라도 그 광증에 매달리는 것이 옳은 일이리라. 언제나 그렇듯 내가 살아가기 위한 방법으로서.
교수는 뇌수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머리로 여느 때와 같이, 이것이 사는 길이라 여기며 실낱같이 남아있던 이성마저 광기 속으로 던져넣었다. 굳어가는 입매에 다시 미소가, 충족감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차오르는 야성과 힘의 충동이 그의 몸을 움직였다.
“그르아아아아아!!!!”
죽음을 휘두르는 망령에게 포효와 함께 달려드는 괴수의 얼굴에는 단 하나의 망설임도 남아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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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르르르르!
“으우우우우!”
“커어어! 커억! 크어어!”
오트만은 세찬 물줄기에 휩쓸려 떨어져나가는 뮤트들을 보며 한숨을 돌렸다.
아침에 기세등등하게 마차를 타고 떠난 교수와 루실라를 기다리기 지루해 도시 구경이라도 할까 하고 나왔는데 갑작스럽게 내성이 있는 방향에서 불길한 마력 파동이 울려 퍼지더니,
“이보게. 내 말이 안 들리는가? 세비아 잎 세 장에 450실버로 합의를 보자니-”
“크아아아아악!”
“워, [워터체인!(Water chain)]”
촤아아악!
갑자기 배짱 좋게 장사하던 약초상이 대뜸 눈을 뒤집으며 그에게 온 몸을 던져 공격해오는 것이 아닌가?
“마, 말로 하게, 말로! 가격이 마음에 안 들면 그렇다고 얘기할 것이지, 무슨 사람이 그렇게 성격이 급해!”
“크아아악! 그아아악!”
“어허! 이 사람이 정말….으음?”
뭔가 이상했다. 워터체인은 별 볼 일 없어 보여도 3위계의 주문. 민간인 수준의 힘으로 어떻게 해볼 수 있을 만큼 약한 주문이 아닌데 저렇게 팽팽하게 잡아당기다니. 좋은 걸 많이 챙겨 먹어서 그런가, 같은 생각이 들 무렵, 사방에서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제, 제인! 가, 갑자기 왜- 크아아악!”
“우아아악! 사, 사람이 미쳤다! 누가 이 자식 좀 떼어줘!”
평범하게 웃고 떠들던 사람들이 갑자기 돌변해 사람을 덮치더니,
드드드드드!
콰악!
쿠확!
콰악!
단단한 판석을 뚫고 이빨이 잔뜩 달린 거대한 지렁이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땅굴벌레! 맙소사!”
입은 경악성을 토하고 있었지만 숙련된 몸은 이미 수인을 맺고 있었다.
“가라앉아라! [싱크홀!]”
급박한 순간에 약식주문으로, 그것도 미쳐 물을 끌어모을 시간 없이 시전한 주문.
덕분에 그 효과가 원래 주문에 한참 못 미치게 나타났지만 그럼에도 인근 바닥을 뚫고 뮤트를 토해내는 땅굴벌레들에게는 대단히 효과적이었다.
그 육중한 몸을 지탱하는 땅이 쑥 꺼지면서, 긴 몸의 일부가 저 지하수가 있는 곳까지 쑤욱 빠져버린 것.
“궤에에에—-”
기이한 울음과 함께 인근에 있던 땅굴벌레들이 모두 땅속으로 꺼져버렸지만, 오트만의 얼굴은 심각했다.
파각!
파각!
파각!
저 골목 반대편에서도, 또 어딘지 모를 건물 너머에서도 날카로운 이빨이 판석을 뚫고 나오는 소리가 들렸으니까.
‘습격이로군. 이건 나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그렇게 해서 헐레벌떡 주점으로 돌아오고, 이미 도시에 퍼져가는 비명소리에 만반의 준비를 갖춘 일행과 합류한 다음, 이 근방에서 가장 높은 건물 꼭대기에 자리를 잡고 몰려드는 뮤트를 상대로 농성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질적인 공격력이 너무나도 부족하군….”
오트만은, 제대로 된 공격 마법이 없는 그의 처지가 너무나도 아쉬웠다.
“크아아아!”
어떻게든 계단을 타고 밀려오는 뮤트를 막아서는 중인 보르카.
“이노옴! 해가, 해가 떨어지기만 했어도….!”
아직 해가 중천이라 기름이 든 병을 던지거나 긴 장대로 올라오는 놈들을 밀어내는 정도밖에 하지 못하는 흑마법사 알드리치.
“XEDihA! Lu! TOma! nEKAaaa!!!”
그나마 가장 활약 중인 노툼이 뼈로 만들어진 영혼 항아리를 흔들 때마다 주변에 달려들던 뮤트들의 발목이 역으로 꺾이며 우수수 떨어져내렸다.
그렇게 털어내고 남은 튼튼한 녀석들은 이드라실의 정령화살로 하나씩 저격하는 방식으로 겨우겨우 막아낸 것이다.
“참… 기이한 주문도 있구나.”
“후우, 후우, 침입자 주술이다. 내 피로 그린 원 안에, 허가받지 못한 자가 들어오면 걷지 못하게 된다.”
“선조령의 주술이니 우리 세대에 듣도 보도 못한 것들이 잔뜩 있겠지 않겠소. 이 근방은…. 대부분 나가떨어진 것 같군.”
피투성이가 되어 교단의 포션을 마시며 다가오는 늑대인간. 오트만은 그 말에 동의했지만, 노툼과 알드리치는 고개를 저었다.
“전혀. 너무나도 익숙하고 끔찍한 영(靈)이 성벽 부근에서 느껴지는군.”
“그워억. 썩은 영혼. 내가 배운 숫자로 다 세기 힘들 정도로 많다.”
“언데드. 그것도 고위 언데드를 포함한 다수의 언데드가 몰려오고 있어. 아무래도 이 습격은 저놈들을 끌어들이기 위함이 아닌가 싶네. 알다시피 언데드는 삶과 죽음에 끌리는 생물이 아닌가. 생명이 대량으로 죽어 나가는 현장은 언데드를 자석처럼 끌어당기지.”
“그런가…. 어서 교수와 루실라도 합류해야 빠지던가, 치던가 결정을 할 수 있을 텐데….”
“교수라면. 저기 있는 것 아닌가요.”
오트만의 아쉬운 말투에, 지붕 끝에 위태롭게 서 있던 이드라실이 성벽 부근을 가리켰다.
“오오! 역시 우리보다 월등히 눈이 좋구만! 어디 있는가! 내 시야에만 들어오면 메시지 마법으로….”
“저기. 크고 검은 피투성이 괴물입니다.”
오트만은 이드라실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원견(遠見) 마법을 시전했다.
둥근 물방울이 겹쳐 만들어진 시전물에 눈을 가져다 대자, 과연 이드라실이 말한 괴물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괴물은, 찾을 수 있었다는 말이다.
“교수가. 저런 놈과 싸우고 있단 말인가?”
“아닙니다. 목에 걸린 목걸이. 허리춤에 위태롭게 매달린, 아침에 잠깐 봤던 사제복. 근처의 나무가 모두 침묵하고 있어 더 자세한 것은 확인할 수 없지만, 눈에 보이는 특징을 조합했을 때 저 생물은 용사 교수이거나, 그를 죽이고 그의 물건을 탈취한 대상입니다. 둘 중 어느 것이라도 일단 우리가 찾는 대상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서 알려드렸습니다.”
“보, 보르카. 자네 눈에는 어떤가.”
“….미안하지만 엘프만큼 눈이 좋지는 않아서. 냄새로도 구별할 수 없군. 저 인근은 혈향이 너무 짙어서 그것 말고는 아무 냄새도 맡지 못할 정도야.”
오트만은 부정하고 싶었다. 교수의 몸이 특이하다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인간이 저렇게까지 변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아무리 봐도, 여행하는 내내 지겹게 봤던 교단의 성물, 넬피아의 빛이 틀림없는 그 성물이 괴물의 목에 족쇄처럼 죄어있는 것이 보였다.
“틀림없네.”
혼란에 빠진 오트만에게 알드리치가 단호하게 얘기했다.
“영혼의 반향을 봤을 때 틀림없이 교수야. 다만…. 매우 위태로운 상태로군.”
“뭔가 섞였다. 음습한 것. 독한 것. 저주받아 마땅한 것. 영혼, 오염됐다.”
노툼과 오트만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지붕에 올라오는데 사용했던 사다리를 다시 끌어 내렸다.
“가야 하네.”
“저곳으로···. 말인가?”
한눈에 봐도 이곳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보이는 곳. 성문 앞에서는 오러로 보이는 검광이 번쩍이며 주변의 모든 것을 잘라내고 있었고, 다른 쪽, 교수가 있는 쪽에서는…..
쿠우웅-
쿠우우웅-
도대체 뭘 하는지 땅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집과 건물이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저들과 더불어 뒤이어 내려오는 중이라는 언데드마저 합류할 상황에. 저 자리에 발을 들인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인 일.
“그냥 위기에 처했다면. 혹여 죽음에 이를 위기에 처한 정도라면 나의 생명과 그의 생명을 저울질 정도는 해봤겠지. 하지만 저것은 단순한 죽음이 아니야. 영혼이 오염된 이는 삼생을 살아도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없어. 영술사로서 이것은 신념이 얽힌 일이라네.”
“노툼 교수랑 친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절대 발길을 돌리지 않겠다는 듯, 단호하게 지붕 아래를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머지 일행의 거처는 자네에게 맡기겠네. 교수 그 친구가 없을 때는 보통 자네가 가장 의견을 많이 내곤 했으니.”
“나는 갈 생각이네. 교수는 내 제자이기도 하니 스승으로서 그를 외면할 수는 없지. 허나, 이드라실과 보르카는….”
“어차피 용사라는 일행 없이 제국에 혼자남은 늑대인간은 주인 없는 노예일 뿐이오.”
“대모님은 모든 인간이 아닌 ‘그’를 보고 배우라 하셨습니다. 분명 뜻이 있으셔서 그렇게 말씀하셨을 터이니, 쉽게 내칠 노릇은 아닙니다.”
모두 각자의 이유가 있었지만, 결국 교수를 데려오기 위해 사지에 뛰어들겠다고 말하는 일행들.
오트만은 잠시나마 망설였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
촤아악!
오트만은 바닥에 깔린 물을 한데 뭉친 다음 그 위로 뛰어내렸다.
“모두 결심이 섰다면 지체할 필요가 없겠지. 서두르시게. 잘하면 언데드의 본대가 몰아치기 전에 교수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쿠우우웅-
오트만은 다시 한번 땅을 울리는 그 충격음에 교수가 있는 곳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서둘렀다.
-그르아아아아아아…..
저 멀리서, 분노에 찬 단말마와 같은 포효가 도시를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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