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246
Chapter. 13. 사냥꾼, 청소부, 그리고 검사(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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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렇단 말이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눈빛이라고, 이안은 생각했다. 적어도 우진이 과거에 그가 알던 그 노인과 다른 사람이 된 것은 확실했다.
잠시 턱을 쓰다듬으며 말을 고르던 우진은 문글로우가 들어있던 빈 페트병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그 페트병. 케셀링이 내게 준 기름 네 병. 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람들의 단말마 같던 그 물건을 내가 어떻게 했을 것 같나?”
“….가져왔나?”
“아니. 써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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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요?”
“병원에서 몇 년을 함께한 사람들. 한순간 말하고 생각하는 사람에서 자원으로 변해버린 그들은, 아이들과 내가 탈출할 때 타고 나온 차량의 연료로 화했지. 그때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 줄 아나?”
노인의 이야기를 듣는 네 사람은 숨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작은 식당의 서늘한 공기 속에서 기억을 뒤지던 노인은, 결국 마른 고목처럼 단단한 눈가에 넘치는 기억을 흘려보냈다. 어떠한 전조도, 감정적 기복도 없이 그냥 눈물만 조용히 흘러나왔다.
“도와달라고. 제발, 우리가 저 미쳐버린 변종의 파도를 따돌리고 살아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죽어서 누런 기름이 된 그들에게 제발 힘을 보태 달라고 그들의 이름을 주문처럼 중얼거리며 벌레처럼 버기카의 프레임 위를 기며, 그렇게 간절히. 그들을 주유구에 쏟아부었단 말이야.”
그 행위에는 어떠한 도덕적 관념도, 선택도 없었다. 그저 차와 연료, 급히 도주해야 하는 세 사람만 있었을 뿐.
“변종 부산물이 도덕적 붕괴의 시발점이 된다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다고 하겠네. 당장 귀신에게 용서를 구하듯, 사시나무 떨듯 떨리는 손으로 그들에게 도와달라고 빌던 내가 그랬으니까. 하지만 그것이 변종 부산물을 이용하면 안 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네.”
주름지고 툭 불거진 노인의 손마디가 빈 페트병의 요철을 훑었다.
“사실 변종 부산물 따위가 아니라도 평범한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 것은 세상에 널렸어. 사흘간 굶은 사람을 보았나? 단순히 굶은 게 아니라 가족 전체가 굶어 죽어가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하는 가장이라면? 그는 뭐든 할 수 있는 악마가 되겠지. 사랑하는 이가 패혈증으로 죽어가는데 항생제가 다른 누군가의 손에 있다? 그 사람이 여자든 남자든 그 순간 사랑하는 이를 위해 기꺼이 강도가 될 거야. 우린 멸망의 시대를 살고 있네. 타락하려거든 진즉에 타락하고, 악해질 만큼 악해질 수 있는 최적의 환경에 살고 있지. 하지만 저 도시를 봐. 우리가 모두 그렇게 악한가? 저 렙터의 짐승들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하고 지독한 이들이 되었나?”
아니. 이안은 단호하게 그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었다. 당장 전쟁으로 아비를 잃고, 제 실수로 어미를 묻고, 홀로 거친 황무지를 살았음에도 누구보다 당당하게 그 개인의 선으로 세상을 비추는 친구를 알고 있었으므로.
그런 그의 표정을 읽은 우진은 부드럽게 웃었다.
“그래. 그런 거야. 물건은 물건일 뿐. 결국, 사람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지. 사람들을 믿게. 소돔과 고모라도 무서워서 도망갈 이 지옥도에서도, 끝내 마지막 인간성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을 믿어. 지금까지 무너지지 않은 사람들은 가슴속에 저마다의 단단한 기둥을 세워둔 사람들이야. 난 그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속에 세운, 그들의 양심으로 빚어낸 기준을 믿네. 당연히 흔들리겠지. 더러는 쓰러지고 악해지는 사람들도 있을 거야.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으니까. 하지만…. 결국은 이겨내겠지. 역사 속의 모든 사람이 그랬듯, 결국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거라. 나는 믿네.”
다리는 없지만, 여전히 형형하게 빛나는 노인의 눈빛에 이안은 안개 속을 헤매는 듯하던 머릿속이 확연히 밝아지는 것을 느꼈다.
정리하면 별것 없는 이야기다. 지금까지도 착한 사람이 남았으니, 결국은 아무 증거도 없이 그냥 믿으라는 소리다.
하지만, 답이 없는 문제를 대하는 가장 명확한 해답이기도 했다.
“….거, 의사가 아니라 정치인을 하셨으면 훨씬 대성했겠어. 혀가 아주 뇌 주름 사이사이를 핥는데?”
“난 입이 걸어서 안 돼 이 녀석아. 잊었는가 본데, 마누라 잃고 바보가 되어버린 이안 데스몬트를 지금의 메탈죠로 만든 게 내가 아니냐. 그땐 네놈도 참 귀여웠는데. 말만 하면 [괜찮습니다.] [신세 졌습니다.] [노인장, 나를 그렇게 신경 쓸 것 없습니다.] 하면서 딱딱거리는 게 밀랍으로 만든 멍청이 같았단 말이지.”
“우라질.”
부끄러운 기억이다. 사실 제정신이 아니던 그를 이렇게까지 되돌려 놓은데는 우진의 많은 도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 과정에서 자로 잰 듯 반듯하던 이안의 성격이 괴팍한 의사 노인의 성격에 물들긴 했지만.
“크흘흘흘! 누가 나 같은 놈이랑 1년이나 같이 살래?”
“크흐흐흐! 내 인생에 두 번째로 잘한 선택이었지.”
“꼭 거기서 두 번째라고 꼽아야겠냐? 첫 번째는 뭔데 이놈아?”
“당연히 마누라 쏴 죽이러 가서 고백한 거 아니겠수?”
이안은 속이 다 후련한 표정으로 주먹을 들어 보였다. 노인은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것을 보다가, 마르고 주름진 주먹을 그 끝에 마주 대었다.
그 오래된 인사법에, 울적한 노인도 결국 너털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 시장은 재밌게 둘러봤고?”
“끝내주더군. 그 슬롯머신 봤나? 나 같은 놈을 위한 보물섬이 있으면 그 꼭대기에 세워놓을 만한 물건이었어.”
“크흘흘흘. 콜벳 그 친구 솜씨가 괜찮은 편이지. 의수 부품도 거기서 다 만들어서 받아오고. 문글로우 매대에서 잡혀 왔으면 아직 부산물 시장은 구경하지 못했겠군?”
“뭐. 어차피 그거 볼 이유는 해결됐으니까. 딱히 아쉽진 않수다.”
“어디 보고 나서도 그렇게 말할수 있는지 보자고. 소화도 시킬 겸 산책 삼아 좀 움직이지. 보여주고 싶은 게 있으니 말이야.”
어느새 평소의 뚱한 얼굴로 돌아온 우진은 히죽 웃으며 그의 휠체어를 뒤로 뺐다.
이안도 그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자연스럽게 그의 휠체어 뒤에 자리 잡았다.
“놔 이 녀석아. 아직 팔은 있어.”
“장애인이랑 같이 가다 속 터질 것 같아서 그러니 신경 끄쇼.”
“에라이. 거 고민 하나 해결해줬다고 살갑게 굴긴.”
“크흐흐흐. 난 대가리가 작아서 그런 거 하나만 기어들어 와도 죽겠는 걸 어째. 실체도 없는 거라 때려 부수지도 못하고.”
“애초에 고민할 필요도 없이 한참 전부터 끝난 문제였는데 뭘. 스킨 마스크. 기억 안 나냐? 그것도 머글러 호흡기 떼다 만든 거야. 그거 쓸 때 막 자괴감 들고 난 식인귀요, 이런 생각 들었냐? 심지어 그건 반쯤 살아있는 건데? 아니지?”
“…..니미 쉬펄. 진짜 그랬네.”
“멍청한 녀석. 과거의 개쩌는 지휘관 데스몬트는 뇌손상으로 사라졌다는 게 주치의로서 내 소견이다. 메탈 죠는 리더 같은 거 할 재목이 아니니까 빨리 때려쳐.”
“그랬으면 좋겠수다. 교수 그놈이 나오면 냉큼 넘겨주고 행동대장이나 할 거요. 그래서, 어디로 갈까. 부산물 시장?”
“아니. 거긴 나중에 구경하고. 저기, 통조림 선반에서 두 칸 너머 구석으로 가지.”
“구석? 어느 쪽?”
“저기. E-14 선반. 방수포 잔뜩 있는 쪽으로.”
밖이 아니라 오히려 안으로 가자는 우진의 주문에 이안은 잠시 의아했지만, 뭔가 있겠거니 하고 얌전히 휠체어를 밀었다.
“방수포는 BDSM에도 많은데.”
“잔말 말고 보기나 해.”
우진이 손짓으로 이안을 떨어트린 다음, 선반에 가득 쌓여있는 방수포 중 하나를 잡아당겼다. 쭉 당겨온 방수포의 끝에서 쇠사슬 스치는 소리가 나더니, 복잡하게 덜그덕거리는 소리가 선반 뒤에서 울려 퍼졌다.
잡동사니가 가득한 창고에 숨겨둔 비밀 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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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어. 이건 또 뭔….”
“이래 봬도 돔 자치구 최대의 암시장이야. 패닉룸 하나 정도는 있어야지.”
“그래서. 어디로 이어지는 통로요? 전기장 바깥? 아니면 돔 내부?”
“통로가 아니라 내 연구실이다.”
덜그덕거리는 소리가 끝나고, 어둑한 창고 사이로 실금 같은 빛이 흘러들어왔다. 묵직한 선반이 옆으로 밀리며 안에서 문을 열어준 이가 빛을 등지고 나왔다.
낮에 입구에서 리자 옆에 있던 전투 해머 떡대가, 안경에 흰 연구원 복을 입고 있었다. 낮에 사나운 모습은 문지기로서 소양이었는 듯, 지금의 그는 선하고 푸근한 표정으로 웃고있었다.
“마흐메르. 이렇게 늦게까지 연구하고 있었나?”
“낮에 봤을 때 보통 사이가 아닌 것 같아서 준비해 뒀지요. 솔직히, 나 같아도 지인들한테 자랑하고 싶을 것 같거든. 연구한다고 빼둔 것도 잘 닦아서 걸어놨지.”
“별 쓸데없는 일을….”
“글쎄. 손님들한테는 별로 쓸모없는 일이 아닌 것 같은데요.”
갑자기 밝아진 실내에 인상을 찌푸린 우진이 뒤를 돌아보자, 과연 마흐메르의 말대로 입을 떡 벌린 세 사람이 있었다.
“뭘 그렇게 놀라? 내가 렙터 놈들의 연구를 훔쳐 배웠다고 얘기했을 텐데? 애초에 그놈들이 제일 관심 있는 분야가 이것밖에 더 있나.”
이안은 대꾸도 하지 못하고 천천히 선글라스를 벗어 이마에 걸쳤다.
“그럼, 저게 다….?”
“그래. 놈들의 기술을 내 나름대로 개량해서 만든, 변종 부산물을 이용한 전투 장비다.”
울퉁불퉁한 모래색 가죽에 감긴 대구경 라이플.
뼈를 소재로 만든 듯 하얀색 패널이 돋보이는 방탄조끼.
냉장고 같은 상자 안에서 붉게 점멸하는 이상한 주머니까지.
그야말로 별천지나 다름없는 연구실을 보며, 이안은 자신의 볼을 꼬집어 볼 수밖에 없었다. 혹시나 몰라서 옆에 있던 부들람의 볼도 세게 비틀어 보았지만,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틀림없는 현실이었다.
“그거 아는가. 노인을 구성하는 요소에서는 기억의 비중이 육신보다 월등히 높은 편이지. 곧 사라질 육신과 달리, 기억은 평생에 걸쳐 쌓여있으니 말이야. 그런 내게, 놈들은 끔찍한 기억을 심어주었어. 너무나도 끔찍한, 죽는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끔찍한 기억을.”
우진은 결의에 찬 눈으로 그 기묘한 무기들을 손으로 쓸어내리며 말했다.
“의사가 복수심에 눈이 멀어 무기나 만든다고 비난하려거든 말리지 않겠네. 사실이니까. 하지만, 나는 놈들을 인간으로 보지 않아. 이 세상에 깊숙이 뿌리내린 병증으로 보고 있지. 치료할 수 없다면, 통째로 잘라 뜯어낼 수밖에 없지 않나.”
휙!
우진은 그 손에 닿은 기묘한 무기들 중 하나를 이안에게 던졌다. 까슬까슬한 외피를 가진 권총은 묘하게 미지근한 온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 행동의 뜻을 알기에 이안은 한 번만 더 물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의사로 사는 데 집착한다니 묻겠소만. 내가 이걸로 그놈들을 죽이면…. 또 살인자라고 자책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내가 방금 네놈에게 준 물건은 처방전이고 약이야. 다소 특이한, 딱 하나의 병에만 잘 드는 치료제. 그리고 의사로서 나를 포기하게 만든 건 다름 아닌 그놈들이니,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지.”
“…..”
철컥!
흔들림 없는 확고한 대답. 그 마지막 물음에, 이안은 그 기묘한 화기의 슬라이드를 당기는 것으로 답했다.
“이거 다 해서 얼마요.”
“전부? 죄다 수제라 더럽게 비쌀 텐데? 우리가 친한 건 친한 거고, 장사는 또 다른 문제다? 안 깎아 줄 거야?”
“나도 영감 고생하는 동안 놀러다닌 거 아뇨. 돈은 우리 부자 총장님이 썩어날 만큼 주셨지. 그러고 보니, 차라리 암시장 말고 돔이랑 거래를 트는 건 어떻게 생각하쇼? 지금보다 훨씬 많이 벌 텐데. 의약품 지원도 빵빵하게 될 거고.”
“아서라. 영 그 인간은 속을 알 수 없는 인간이야. 그리고 나와 달리, 영 총장은 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모양이라. 부산물 시장이 혼란을 야기할 거라 생각하고 제재를 준비 중이라고 하더군. 그럼 늦어. 렙터 놈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산성 유탄같은 걸 쑥쑥 뽑아내고 있단 말이다.”
놀랍게도 우진은 돔이 아직 진행하지도 않은 정책을 잘 알고 있었다. 생각보다 모비딕의 끈이 돔의 깊은 곳에도 닿아있는 모양이었다.
“멸망 이후 단 한순간도 과도기가 아닌 적이 없었지만, 지금은 특히나 더 그렇지. 때로는 과격한 치료만이 병증이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도 하지. 이렇게 만들어서 누구 손에 들려줄까 했는데…. 참 타이밍이 좋기도 하지.”
이안은 총을 건네는 우진의 형형한 눈이 말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었다.
‘내가 늙어 죽기 전에 그놈의 시체를 봐야겠다, 뭐 그런 뜻이겠군.’
그 모습이 참 우진 영감답기도 했다.
작은 말다툼도 몇 달이나 기억하는 노인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끔찍한 기억을 선사했으니. 그가 어떤 마음으로 병원 안에 이 연구실을 만들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 어디 얼마나 괜찮은 놈을 만들었는지 구경이나 해보실까?”
“겉보기만큼 요란하지는 않으니 기대하진 말아라. 솔직히 건 스미싱은 내 전문 분야가 아니라 대부분 마흐메르 이 녀석이 만들었는데, 그냥 평범하게 만들면 될 것을 꼭 저렇게 쓸데없는 장식이랑 껍데기 같은 걸 붙여놔서는….”
“무슨 소립니까. 쓸데없다니! 이런 특별한 무기는 딱! 겉으로 봤을 때 뭐하는 놈인지 티가 나는 게 멋 아닙니까!”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눈을 빛내며 반박한 마흐메르는 벽에 걸려있던 커다란 총을 뽑아들고 이안에게 다가갔다.
“평소에 샷건을 즐겨 쓰시던데, 이놈 한번 써보시겠습니까? 특화 변종, 옛날에는 2.5형이라 부르던 그놈들 중 고막이 터져라고 소리를 지르던 놈들 아시죠?”
“아, 그거. 비슷한 종류로 몇번 보긴 했는데.”
“그놈 울음통을 통째로 때다 부무장으로 박은 무깁니다. 뒤쪽에서 터진 화약의 충격을 울음통으로 옮겨서 한번에 뻥! 하고 쏘아내는 거죠. 전용 화약을 써야 해서 탄 수급이 좀 귀찮긴 하지만 적의 엄폐에 상관없이 제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요. 물론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완전히 같은 변종은 없으니, 지금 들고있는 무기는 양산이 불가능한 고유 화기라고 봐도 좋습니다. 변종 화기가 비싼 이유가 있지요.”
“오호.”
“방어구 쪽도 한번 보시겠습니까? 이것으로 말할 것 같으면 충격에 유난히 강한 변종의 진피층을 따로 분류해서 섞은 방검복으로, 기존의 관통력에 약하던 부분을 대폭 보완한….”
“오호오!”
생긴 것과 달리 인텔리였던 마흐메르는 그의 열정이 담긴 변종 화기들을 열정적으로 홍보했고, 이안은 점점 이 기묘한 무기들의 매력에 홀딱 넘어가기 시작했다.
그날, 불법 거래 및 심부름 전문 조직 투스닙 딜리버리는 모비딕 암시장에서 나온 커다란 상자들을 배송하기 위해 밤새도록 움직여야 했다.
뭐가 들었는지 이중 삼중으로 포장된 상자들의 행선지는 하나같이 BDSM 차량 주둔지였다.
야심한 밤, 아무 생각없이 포장을 풀어본 대원들이 살아 움직이듯 꿈틀거리는 방탄복에 새된 비명을 지른 것은 물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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