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247
Chapter. 14. 제국 하나, 전설 셋(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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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OMgay : 우진 영감님이 살아있는 건 좋은 일이지만….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하시는 것 같다. 그 이야기 들은 다음 날, 아침부터 째지는 여자 비명소리에 잠을 깼거든? 영감님이 말했던 그 같이 일하던 노인의 손녀들이었어. 둘 중 큰 애가…. 배가 불러오고 있다더군. 씨발.
– DOOMgay : 영감님은 당연히 지워야 한다고 생각하셨지. 그렇게 하려고 했고. 그런데 뭘 해도 반응이 없던 아이가 그걸 어떻게 눈치챘는지, 정말 죽을 듯 달려들며 저항했다고 하더군. 그 뒤로 큰애는 영감님만 보면 저렇게 비명을 지른다더라. 작은애는 그 소리에 또 불안정해져서 울고. 상상이 가냐? 그 휠체어 탄 노인이 엎어진 스프를 뒤집어쓰고 ‘매일 아침 있는 일이지.’ 하면서 쓰게 웃는데, 닝기리 씨팔 진짜 속에서 천불이 일어나서 다 때려 부수고 싶지 뭐냐. 좆같은 세상이라지만 이건 정말 정도를 넘었지 싶다.
– DOOMgay : 뭐, 아무튼. 그렇게 해서, 특수 변종 전담반 BDSM은 진짜 특수변종을 잡아다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집단이 됐다는 소리다. 웃기는 세상이지. 열 섬광탄이라고 들어봤냐? 터지면 졸라게 뜨거운 빛을 발하는 섬광탄이야. 제대로 맞으면 망막이 완전히 타버려서 장님이 되지. 열화우라늄탄을 구닥다리로 만들어버릴 고산성 코팅탄도 있어. 대상과 충돌하면 얇은 코팅이 깨지면서 산성팁을 노출시키고, 그게 대상을 살짝 녹이는 동시에 중심부의 진짜 납탄두가 뚫고 들어가는 거야. 만들기도 쉽고, 효과도 좋아. 경장갑을 상대로는 말도 안 되는 관통력을 자랑하더군.
– DOOMgay : 세상이 게임 같아졌다는 말이다. 강력하고 독특한 능력을 발휘하는 적, 구하기 힘든 귀한 재료, 그것으로 만드는 장비. 아마 거기서 나와도 여전히 게임하는 기분일 거라고 장담하지.
– DOOMgay : 아, 사진 하나 보냈다. 영감님 만난 다음에 무슨 회수 임무로 45구역 갔다 왔는데, 그 쇳덩어리 같은 3형 변종이 네 몸에 잘 맞는 것 같다더라고. 금속과 변종 생체, 양쪽 특성을 둘 다 가지고 있어서 네 몸과 기계 부품을 연결하는 일종의 생체 경첩….이라고 하던가? 뭐 그런 역할을 해줬다는군. 물론 내가 전해준 소식을 듣고 영감님이 돔으로 연구자료를 한 무더기 보내주기도 했고. 덕분에 네 몸의 수리도 거의 다 끝났어. 적어도 나왔을 때 쇼크사할 일은 없어졌다는 거지. 축하한다, 박교수. 일단 생존 자체는 100% 보장됐어.
– DOOMgay : 벡스가 눈 부릅뜨고 감시하고 있으니까 혹시나 엉뚱한 개조(총장의 명령을 어기면 대가리가 터진다거나)를 당할 일은 없을 거다. 가끔, 아니 가끔이라고 하긴 좀 그렇군. 정기적으로 레빗 그 여자가 벡스를 납치해 가곤 하는데, 그럴 때는 나나 제수씨, 그것도 아니면 우리 애들 중에 좀 빠릿한 놈 몇 명 보내서 지켜보고 있으니까 별일 없을 거다. 특히나 톨먼이라고 해피 블라인드에서 나온 녀석이 하나 있는데, 널 아주 신처럼 떠받들더라고. 인간 박교수야 말로 구시대의 잔재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온몸으로 받아들인 메시아라고. 그놈 말고도 널 신처럼 추앙하는 무리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더라. 나오면 재미있을 거야.
– DOOMgay : 그러니까 그 짝퉁 변종같은 뮤트인지 뭔지하는 놈들은 빨리 정리해버리라고. 나도 개조 박교수가 렙터 때려부수는 거 보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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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세상이 미쳐도 단단히 미쳤군.”
휘우우웅-!
상쾌한 아침. 교수는 광활한 운해 위를 지나며 그에게 들어온 메시지를 읽고 있었다. 기구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닌 지 일주일 정도 지났으며, 우진 영감님이 살아있었고, 결국 현실에 있는 내 괴물 몸의 치료가 끝났단다. 남은 건, 이 3월드를 잘 클리어해서 그 몸으로 되돌아가는 것뿐.
그게 무슨 뜻이냐, 하면….
[껍데기. 우리 살짝만 뛰어내려 보면 안 될까?]‘헛소리하지 마라.’
[아 왜! 하얗고 몽실몽실한 게, 엄청 기분 좋을 것 같지 않아?]이제 생명유지 장치만으로도 내 몸이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되어 하이드가 다시 이쪽으로 돌아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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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루Drug해요 : 박교수! 박교수!
– takealook : 님은 바로, 4월드의 낙원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여러부우우운~!
– 화약과 피 : 박태식이 돌아왔구나?
– Jokass : 어허! 말을 함부로 하지 마시오! 이제 우리 같은 2급 시민이랑은 차원이 다른 귀-하신 몸, 초진화 메탈 그레이트 박교수님이란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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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이고. 지랄은 여전들 하시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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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essor : 헛소리할 거면 나 나간다.
– 스피드 웨건 : 어머. 나한테 인사도 안 하고 그냥 가려고 했어?
– professor : 다나한테는 따로 개인 메시지로 하려고 했지.
– 노루Drug해요 : 으아아악! 박교수가 대화방에 불을 질렀다! 오자마자 기름을 들이부었어!
– Jokass : 겸허히 받아들이시오. 커뮤니티에 올라온 그 사진 못 보셨소. 벡스님이랑 레빗이 팔짱 끼고 돌아다니는 거. 이미 우리와 사는 세계가 다른 사람들이외다.
– takealook : 인정 못해. 난 인정 못해에에에!!!! 금세기 최고의 미녀 둘이 벌써 품절이라니! 그것도 내 눈앞에서 대놓고 염장질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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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접속기의 기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실시간 대화가 된다고! 이제 어디 무인도 같은데 혼자 고립되어서 게임만 하는 것 같은 고독감에서 해방이다, 이 말이야!
“쓰벌. 왜 눈물이 나올 것 같냐.”
[너 이제 마법 잘 쓴다며? 마법사잖아! 저 구름이 절대로 푹신푹신하고 안정되게 몸을 받쳐줄 거라고 믿으면-]“분위기 깨지 마라, 하이드. 나 지금 진짜 기분 좋으니까. 넌 절대로 모를 거라고. 그 기묘한 고립감, 고독감을. 내 마음은 지금 문자 그대로 명경지수와도 같은 평화를 이룩했단 말이다.”
[어…. 글쎄. 마음은 모르겠고, 몸은 절대 평화롭지 않은 것 같은데.]하이드는 그렇게 말하며 내 왼눈을 뒤쪽으로 도로록 굴렸다. 거기에는 꼭두새벽부터 모조리 밖에 나와서는, 각자 냄비나 바구니 등을 들고 허리가 끊어지도록 뭔가를 퍼 올리고 있는 우리 일행들이 있었다.
당연히, 내 손에도 큼지막한 나무상자가 하나 들려있었다. 내 마음에 찾아온 평화와 관계없이 오늘도 GG의 세계는 역동적이었다.
“또 온다!”
“오트만! 물 마법으로 어떻게 안 되나!”
“이 기구는 정령이 끌고 가는 중일세! 가뜩이나 계약자인 엘프들과 멀어진 정령들인데, 마법의 기운이 지금보다 더 강하게 느껴지면 당장 떠나버릴 수도 있어!”
“으아아악! 용사님! 지금 한눈팔 시간 없어요오오!!! 우리 다 가라앉기 전에 빨리, 빨리이이이!!!”
뒤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이제는 마음을 놔버린 교수가 웃는 얼굴로 답했다.
활짝!
“때려칩시다 여러분. 저거 못 막아.”
“모, 못 막으면?”
보르카의 두려움 섞인 대답에, 교수는 장례식에서 예를 표하듯 쓰고 있던 모자를 벗었다.
“배와 운명을 함께 해야지.”
“배와, 운명을….? 아, 안 돼. 이, 이럴 순 없소! 이제야 겨우 내 아이들에게 닿았는데, 이제 조금만, 조금만 더 있으면 찾을 수 있는데! 난 이렇게 죽을 수 없소! 뭐라도, 뭐라도 해보시오, 대장! 항상 어떻게든 했잖소!”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미안. 나도 날 줄은 몰라.”
그 말에, 늑대인간의 쭉 찢어진 눈가에 절망이 깃들었다.
저 멀리, 지평선 너머로 새하얀 무리가 일행이 타고 있는 기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계속 봐서 이제는 익숙해진, 제국의 마법 걸린 편지들 되시겠다.
[이야…. 장관이네. 어디를 가나 인기남이라서 좋으시겠어? 응?]“응 좋아. 좋아 죽겠어. 아주 죽어버리겠어.”
저거, 다 내 편지다. 전부다. 편지가 아니라 종이로 이루어진 테러나 마찬가지인 저 덩어리가 다 내 거라고.
저게 무엇인고, 하니. 제국 전역의 광명 교단과 자비 교단에서 날아든 팬레터 되시겠다.
이 사달의 시작은 3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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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아아암~ 아, 용사님. 일찍 일어나셨네요.”
“어이, 좋은 아침. 아침 해놨는데 좀 먹을래? 구름 대하 수프.”
“와아아아. 정말 먹고 싶지만, 참을게요. 코르셋 입고 숨 막혀 죽기 싫으면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거든요….”
“코르셋? 아, 제국? 그러고 보니 황제가 너 좀 보자고 했다 그랬지?”
“네에에. 대단한 기회이기는 한데…. 곧 이라고만 얘기하고 언제인지를 모르니까 이렇게 준비하고 있어야죠. 제국 사람들은 마법사의 편지가 있다 보니 정확한 시일을 닥쳐서 가르쳐주는 나쁜 습관이 들었나 봐요.”
“흠. 아직 황제의 편지는 안 왔지? 막상 오면 어떻게 가려고? 뛰어내려?”
“에이~ 농담도. 여기서 떨어지면 마스터급 기사도 죽을걸요? 우리가 있던 곳이 제국 외곽에 가까운 폭풍의 언덕이었으니, 아마 수도까지 가는 시간 정도는 줄 거에요. 그럼 엘프와 교역으로 잔뜩 벌어들인 은화로 8두 마차라도 끌면서 수도로 가면 되죠, 뭐. 세상엔 돈으로 안 되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답니다?”
좀 춥긴 했지만 기구는 흔들림 하나 없이 나아가고 있었고, 공기는 맑았으며, 구름 위의 풍광은 황무지 인의 삭막한 감정을 뒤흔들 만큼 아름다웠다.
폭풍의 언덕을 떠나고 3일째 되던 날. 광명 교단에서 신성 통신이 왔다. 자비교단의 성기사들이 어찌나 빨리 달려왔는지 성물 수호단이 로드릭을 향해 출발한 지 3일 만에 두 집단이 조우했다고. 성녀의 영혼은 무사히 성궤 안에 봉헌되었고, 이제 본단의 성상 앞으로 돌아가 작은 의식을 치르기만 하면 새로운 성녀님의 몸에 깃들게 될 것이라고 했다.
좋은 소식이지. 아아-주 좋은 소식. 성녀의 영혼이 자리 잡은 여성은 얼마 지나지 않아 성녀로서 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거든. 뭐, 영혼에 융화되어 성녀로서 기억과 능력을 이어받는다나. 복잡한 내용은 다 제쳐두고, 바로 전력이 된다는 뜻이니까. 좋은 일이다.
아침 식사를 막 입에 욱여넣던 중 감격에 찬 성기사들의 편지를 한아름이나 받았을 때도 좋았다.
모두 여신 엘 사미아의 보우하심이 어쩌고, 이름과 명예를 걸고 성자 교수의 부름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한달음에 달려갈 것이며, 내 앞날에 광명과 자비가 가득하길 빈다…. 뭐 그런 내용이었는데. 당연히 이 성기사들은 그대로 시나리오 최종장에서 같은 전장에 설 것이기 때문에 딱 봐도 ‘나 호감도 최대치요~’ 하는 내용의 편지는 향후 내 전장에서의 영향력이 커졌음을 증명하는 것이었으니까. 혹시 나중에 쓸 일 있을까 봐 곱게 모셔뒀지.
그리고, 가벼운 아침 식사와 함께 기구 바닥에 흩어진 편지들을 주워 모으며 루실라와 평화롭게 하하호호 웃고 있던 그때.
다 끝난 줄 알았던 아침 편지가, 한 장 더 날아들었다.
팔락-
“음? 또 왔네요?”
“하하하하. 뭐, 자비의 성기사들이 제국 영역에 전부 들어왔으니까. 한 명도 빠짐없이 보냈을 테니 이 정도는 충분히 오겠지. 루실라, 편지 보낸 성기사들 이름이랑 가문 좀 정리해 줄래? 나중에 다 쓸데가 있을 테니.”
“네. 잠시만요. 어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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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대비 광명정대한 피의 성자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제국 북동부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자비의 신도랍니다.
이런 편지가 무례할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이 벅찬 감사를 전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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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사가 아니라 평민인데요?”
“음? 뭐, 신실한 신도라면 감사 편지를 보낼 수도 있겠지. 성녀는 그 신앙을 밝히는 등불과 같은…. 어…. 잠깐만. 평민? 시발?”
불현듯 뇌리를 스치는 불길한 생각에 교수가 고개를 들자, 그 이마 위로 하얀 종이가 하나 더 내려앉았다.
팔락-
“어. 또 왔다.”
한 장. 다시 그 위로 한 장. 셀 수 없이 많은 한 장들이 모여, 기구를 휘청이게 할 정도로 난폭하게.
팔락. 팔락. 팔락팔락팔락팔락팔락팔락팔락-
“어, 어어어어어…..”
“요, 용사님?”
교수는 날아드는 편지 중 아무거나 붙잡아 마구잡이로 펼쳐 들었다. 귀족과 평민,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뒤섞여 있었지만 대부분 내용은 같았다. 성녀를 구해줘서 고맙다, 당신의 앞날에 축복을 기원한다, 피의 성자님에게 아침 인사를 보낸다, 등등.
문득, 제국의 유명 귀족들이 모두 편지 분류용 사용인을 두고 있다는 것을 기억한 교수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정말 누구나 보낼 수 있고, 막을 수도 없는 편지.
편지 마법을 위한 최소 조건, 발신인, 수신인, 마음, 그리고 거주지라 부를 수 있게 최소 3일 이상 같은 자리에 머무를 것.
오늘은 기구를 탄 지 3일째 되는 날.
섬광처럼 번뜩이며 떠오르는 상념들 속에서, 교수는 말도 안 되는, 판타지 세상이라고는 해도 있어선 안 될 억지나 다름없는 상황을 떠올렸다.
‘기구를 타고 움직여서 해당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만약 대마법사의 마법이 ‘기구’ 자체를 거주지로 인식한다면?’
“루실라….? 제국에 자비 교단 신도가 몇 명이나 되지?”
“음…. 제국은 용기의 교단을 국교로 지정했으니, 60만 명 정도 되지 않을까요?”
“과, 광명 교단까지 하면….”
“120~140만 명 정도? 저도 자세히는 잘…. 아….! 아아아! 으아아앗!”
내 말의 의미를 깨달은 루실라의 얼굴도 새하얗게 질릴 무렵.
촤아아아아아아아-
푸르른 하늘을 가르는 한 마리의 하얀 용처럼, 거대한 편지 한 무리가 구름을 뚫고 하늘로 솟구쳐 오르니. 그 소리가 참으로 장대하여 운해를 가르는 파도 소리와도 같았다.
얼굴도 모를 평민 아낙의 편지 위로, 대단히 유명하신 성자님의 신성한 식은땀 한 방울이 떨어졌다.
“루실라…. 아직 자고 있는 사람 다 깨워.”
“에…. 예?”
“전부 다 깨우라고! 깨워서 뭐든 들고 저 망할 백색 밀항객들을 모조리 퍼내라고! 저거 다 들어오면 이거 가라앉는다!”
다급한 목소리에 내 얼굴만큼이나 새하얗게 질린 루실라가 마구 소리를 지르며 일행을 깨우고, 졸린 눈으로 구시렁거리던 그들이 느릿하지만 확고하게 이쪽으로 날아드는 흰 덩어리를 보고 기겁을 하며-
파르르르르륵!
제국의 수많은 신도들의 사랑이 우리를 덮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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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3일을 버티고, 나흘째. 매일 아침 피 한 방울 튀기지 않는 필사의 항전이 이어졌다. 막고, 퍼내고, 버리고, 또 막고. 구름 근처라 수분은 충분했지만, 기구의 조타수 역할을 하는 바람 정령들이 마법의 기운에 도망갈 수 있어서 마법은 봉인.
노툼의 주술과 이드라실의 정령술로 지금까진 어떻게 틀어막았지만, 교단의 적극적인 포교 아래 ‘피의 성자 교수님의 기적의 미담’은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으며, 그것은 매일 아침 날아드는 감사와 축복의 편지가 늘어남을 의미했다.
폭풍의 언덕을 떠난 지 딱 일주일이 되는 오늘 아침. 교수는 천천히 가라앉는 기구에서 미친 듯이 편지를 퍼내다, 저 멀리서 구름을 뚫고 솟아오르는 다른 편지무더기를 보고 포기해버린 것이다.
아침의 평안은, 모든 것을 놓아버린 자의 고요함이었다.
“으아아아아!!! 싫어요!!! 그렇게 잔뜩 소문이 퍼졌는데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죽다니! 편지무더기에 공격당해 추락사하다니이이!!! 역사에 남을 거야, 역사적으로 제일 멍청하게 죽은 여자로 기록될 거야!”
“루실라. 인간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 정도면 충분히 전설적일 것 같아요. ‘텔드랏에서 온 여인’에게 어울리는지는…. 조금 더 탐구해 봐야겠지만.”
“이, 이드라실 당신마저!”
차분한 목소리로 사형을 선고하는듯한 이드라실의 목소리에 결국 이성을 잃은 루실라는 교수에게 달려들었다.
“어어어어떻게 좀 해봐요! 저거! 용사님 편지라며! 용사님만 여기서 뛰어내리면, 당신만 죽으면 우린 살 수 있을지도 몰라! 당장 뛰어내려! 생사를 함께한 동료를 위해 죽어줘요 용사님!”
“하하. 미안. 일단 발송된 편지는 대상이 아니라 대상의 거주지로 날아들거든. 이 기구는 틀렸어.”
“으아아아아아!!!”
막 아침 해가 떠오르는 넓고 푸른 창공을 배경으로. 조용히 날아가던 기구에 하얀 용오름이 쏟아져 내리며, 녹색 바람에 휘감긴 기구가 비실비실 아래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루실라의 새된 비명을 안주 삼아 회색 진정제로 건배하던 두 늙은 마법사는, 추락하는 기구 안에서 허망한 눈으로 교수의 등을 바라보았다.
“이보게, 알드리치.”
“왜.”
“나 방금 운명을 믿게 되었네.”
“자네도 그런가? 나도 그런데.”
“교수 저놈은, 불운의 별 아래 태어난 것이 틀림없어.”
“내 생각에는 로 하람께서 생각하시길 ‘아무리 생각해도 저놈이 내 유일한 용사이자 성자라니.’ 하여 갈아치우려고 그러는 게 아닌가 싶은데.”
“허허허허. 그것도 일리 있군. 허허허허….”
허탈한 눈으로 추락하는 기구를 바라보는 오트만의 손아귀에, 청명한 물 덩어리가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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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드 웨건 : …..세상에.
– Jokass : 부인, 그만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부군의 최후를 눈에 담고자 하는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괜히 끔찍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군요.
– 남바쓰리 : 좋게 생각합시다 형님들. 최소한 교수 형님의 유언을 직접 들을 수는 있게 됐잖아요. any last word?
– 노루Drug해요 : 엌ㅋㅋㅋㅋㅋㅋㅋ 입장과 동시에 칼툌ㅋㅋㅋㅋㅋㅋ 넌 진짴ㅋㅋㅋㅋㅋㅋ
– takealook : 이것도 재주라면 재주다 인간아. 이거 그거지? 시스템 권한으로 진행 막힌 거.
– Jokass : 그거지. 이 정도 억까는 그거 말고는 없어. 선행된 황제 이벤트랑도 흐름이 맞고.
– 스피드 웨건 : 그럴 가능성이…. 높겠죠. 사실 GG 플레이에 이것만큼 좋은 이벤트도 드물어요. 사실상 시스템 공인으로 월드 진행도 보다 한참 앞서서 과속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클리어를 노리는 플레이어에게 이보다 좋은 소식은 없긴 한데….
– professor : 기분이, 기분이 더러워. 망할 거지 같은 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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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퍼어엉!
마법사의 커다란 물방울 위로 유성처럼 추락하던 기구가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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