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26
Chapter.3 그 한 줌의 은화를 위하여(8)
***
“팩 리더, 보고합니다.”
“그래. 성과는?”
“작은 것은 대부분 버려두었으며, 앞서간 스캐빈저의 사체에서 획득한 9mm 파라블럼탄 42발, 5.56mm NATO 탄 33발, 사제 폭탄 6개, 그 외….”
“아아, 그 정도면 됐다. 지금 쓸 수 있는 탄약만 챙기고, 나머지는 다 버려.”
렙터 2 군단의 팩 리더, 페도어 렙터 케셀링은 수거한 자원을 보고하는 부하의 말을 끊었다. 네스트의 보급창을 관리하는 녀석들은 항상 탄약이 부족하다고 투덜거리지만, 오늘은 저런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적의 흔적은?”
“지하 1층에서 총상으로 죽은 시체 4구, 암습으로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시체 3구, 지하 2층에서는 마찬가지로 총상으로 죽은 시체 7구, 그리고 대규모 교전이 있었던 흔적을 확인했습니다.”
“대규모 교전이라….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지?”
“옙. 식당 옆 강당에서 TNT 혹은 C4를 사용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이며, 저희가 들어갔을 때는 이미 살아있는 변종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으래?”
케셀링은 보고에서 뭔가 빠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가 원하면서, 동시에 원하고 있지 않던 것…..
“사망자 중 시체가 물리적으로 훼손된 것은?”
“….명령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1형 변종이라도 수가 백을 넘으면 치우는 게 제법 일이 되지. 그 과정에서 어중이떠중이가 물려 죽는 일도 흔하고 말이야. 변종에게 당한 흔적이 있는 시체는 몇 구나 되냔 말이다.”
“….0입니다.”
“0이라? 아무도 없단 말이군? 처리는 되어 있었나?”
“예. 전부 두부 관통상이 있었습니다.”
“흐음. 그래?”
케셀링은 장갑을 낀 손으로 자신의 관자놀이를 쓰다듬었다. 생각을 할 때 그가 으레 하던 버릇이다.
‘변종에게 당한 스캐빈저가 0이라. 물론 이곳에 도착한 스캐빈저 전원이 훌륭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 변종 따위는 문제가 아니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보기에는 사망자가 너무 많군. 심지어 살아남은 녀석들은 깔끔하게 변종 방지용 처리도 하고 갔단 말이지.’
스윽, 스윽,
관자놀이를 쓰다듬던 그의 손이, 입가를 어루만졌다.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다.
“한가락 하는 놈들이 있군.”
“적입니까?”
“그래. 어떤 녀석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다른 스캐빈저를 처리하고 안으로 들어간 거다. 그리고 그 전투의 소음에 이끌린 변종 때문에 제법 고생을 했겠지.”
폭발물을 저만큼이나 준비해왔다는 점에서 칭찬할만 했지만, 결국 그뿐이다. 폭발의 흔적이 강당 하나에 한정되어 있는 것을 보니 가져온 폭발물은 그곳에서 모두 소모한 모양이다.
“기쁜 소식이군.”
“적의 숫자가 줄어든 것 말씀이십니까?”
“아니, 적이 사냥할 가치가 있어서 말이야. 모처럼의 외부임무인데, 그냥 내려와서 떨어진 이삭이나 줍는 임무였다면 얼마나 실망스러웠겠나.”
처적. 착!
“그래. 자네는 무슨 일이지.”
절도 있는 자세로 도착한 병사는, 옆에서 보고하던 병사와 같은 자세로 케셀링을 마주하고 말했다.
“팩 리더, 보고합니다. 지하 2층의 점령이 끝났습니다. 특별히 복귀가 필요할 만한 가치 있는 자원은 없었습니다.”
“그래, 그렇겠지. 있었다고 해도 먼저 간 녀석들이 쓸어갔을 테니까. 출구는 확인해 봤나?”
“예. 저희가 들어온 입구 하나 뿐입니다.”
“그럼 서두를 필요도 없겠군.”
뚜벅, 뚜벅.
케셀링은 아직 열기가 남은 복도를 걸으며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화약 냄새. 살이 타는 냄새. 참으로 그리운 전장의 냄새가 아닌가.
“오늘은 푹 잘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연발 화기를 소지한 자가 선두로, 화염방사병, 저격병 순으로 내려간다.
“명령은?”
“죽이고 태워라. 이 지역에 숨 쉬는 것은 렙터로 충분하다.”
척!
절도 있는 경례가 이어지고, 검은 폭력의 물결이 비상구의 계단을 타고 내려갔다.
***
톡톡
“[적 발견]”
‘왔다!’
마음을 차분하게 먹으러고 해도, 저 통일된 제복을 보니 저절로 손에 땀이 흘렀다.
검은색 일색의 제복에 항상 얼굴에 쓰고 있는 마스크. 렙터 소사이어티 특유의 비늘 무늬 견장까지. 수많은 황무지의 집단 중 ‘폭력’으로 대변되는 유일한 집단. 그 일각이 지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안쪽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눈으로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숨을 들이 삼키는 소리. 개머리판을 잡는 희미한 소리. 안쪽에서 흘러나온 전투의 긴장감이 여기까지 느껴졌다.
뚜벅. 뚜벅. 뚜벅.
‘지휘관!’
검은 코트에 각진 모자, 그리고 광택이 나는 비늘무늬 견장 다섯 개. 한눈에 봐도 지위가 꾀 높아 보이는 남자는 부대의 선두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척.
‘묘하게 안전한 자리에 정지했군.’
남자가 멈춰선 곳은 비상구에 비해 낮은 지대에 있는, 쉘터 쪽에서 사선이 나오지 않는 언덕 너머에 딱 걸치는 부분이었다.
남자는 여유롭게 입에 시가를 물고 끝을 잘라낸 다음, 불을 붙이며 말했다.
“안녕하신가, 친구들.”
술렁-!
‘저 자식, 매복을 눈치챘다.’
저 위치 선정, 그리고 대놓고 도발하듯 걸어오는 말. 이미 돔 병력의 위치를 대강 알고있는 눈치였다.
쉘터 골목 안에서 움직임이 느껴지는 게, 돔의 병력도 꽤나 당황한 것 같았다.
후우-
“가끔은 말이야.”
시가를 크게 들이쉰 그는, 한숨처럼 연기를 뱉어내며 말을 이었다.
“사람들이 정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힘들다네. 이렇게나 자명하게 보이는 사실이 눈앞에 훤히 드러나 있는데, 그걸 못 보고, 또 남들이 못 보기를 기대하지.”
흰장갑을 손에서 벗은 그는, 품에서 막대형 수류탄을 하나 꺼내 타이머를 조절하며 말했다.
“너무나도 간단한 사실이 아닌가? 들어간 사람이 있으면, 나온 사람이 있어야 하고. 널려있는 시체로 보아 우리보다 먼저 들어간 사람은 있는데, 내려와 보니 아무도 없다니? 과연 우리가 그걸 보고 무슨 생각을 하겠느냔 말이야.”
티릭, 틱, 티릭
“차라리 일부라도 시끄럽게 있었으면 전투로 병력이 줄었겠거니, 하고 속아주기라도 할 텐데….”
휘익-
남자가 던진 수류탄이, 부드럽게 호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이 허접한 매복은, 마치 죽여달라고 애원하는 수준이 아닌가.”
“수류탄이다! 엄폐! 엄폐하-”
콰앙-!
당황한 병사들 사이로 정확하게 파고든 수류탄이 폭발했다.
휘이익- 철퍽!
말을 끝맺지 못한 돔의 병사가 하늘로 치솟아 올라, 케셀링의 앞에 떨어졌다. 그는 친히 몸을 숙여, 몸의 일부만 날아온 병사의 사체에서 군번줄을 뜯어내어 코 밑에 가져다 대었다.
스으읍- 하아아.
“아아아, 참으로, 참으로 훌륭하군. 위선자의 영혼이 타는 냄새라는건 말이야. 사람은 자신이 가치있는 일을 한다고 느낄 때, 진정으로 살아있다고 느낀다지.”
짤그랑-
척, 척, 척, 척
그의 뒤에 절도있게 따라붙는 자신의 군단을 향해, 그는 지휘자처럼 손을 들어 올렸다.
“들어가지, 제군들. 저 불쌍한 짐승들을 전부 태워주자고.”
치익- 후화아악!
그것을 신호로, 화염방사기의 첨단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
교수는 상당히 당황하고 있었다. 화염방사기가 올 것도 알았고, 교전이 일어날 것도 알았다.
하지만 오자마자 저렇게 주변을 전부 태워버릴 듯 불을 질러댈 줄은 몰랐다.
‘빌어먹을, 생각은 했지만 진짜 화염방사기를 들고오다니! 그것도 이렇게 밀폐된 공간에!’
이곳은 지하 3층이다. 지상의 건물이 죄다 무너져 환풍구가 거의 다 막힌 지금 같은 상황에서 저렇게 화염방사기 같은 것을 휘두르는 것은 질식해서 죽고싶다는 말이나 다름없….
‘잠깐만. 저거 설마….’
가만보니 렙터놈들은 항상 다스베이더마냥 마스크를 쓰고 다니잖아. 만약 저게 짝퉁 다스베이더가 아니라, 뭔가 중요한 기능이 있는 거라면?
마스크를 살피는 교수의 눈에, 뒤쪽에 연결된 손가락 만한 관이 보였다. 그 관은 허리춤에 차고있는 작은 캔 같은 것에 연결되어 있었다.
‘적이 아니라, 일부러 주변을 태우는 거라면? 이 미친놈들 설마…. 화학전을 할 생각이었다고?’
불을 질러 산소를 모두 태워버리는 것도 화학전이라고 할 수 있다면, 지금 이 밀폐된 지하 3층에는 화학탄이 터진 것과 마찬가지였다. 준비가 안 된 이를 모두 질식시켜버리는 치사율 100퍼센트의 끔찍한 화학탄이.
“마, 막아라! 화염방사병을 노려!”
돔의 병력들도 상대의 의도를 깨달았는지, 소극적인 모습을 버리고 은폐하고 있던 곳에서 몸을 내밀어 응사하기 시작했다. 케셀링은 그 모습에 실소가 나올 것 같았다.
“불을 지르니 튀어 오르는 모습이 벌레 같군. 제군들, 받아주되 끌려가지 마라. 이 언덕 위 놈들의 직사가 닿지 않는 위치를 사수한 상태에서 제압사격을 가한다. 산소의 잔량은 30분 정도이니 숨이 쉬기 힘들어지는 순간부터 사용하도록.”
철컥, 철컥!
타앙-!
투타타탕!
“으아아악!”
“커억!”
압도적이었다. 시간도, 지형도, 모두 렙터의 것이었다. 돔의 병사들은 준비한 전장을 활용하지도 못한 채 천천히 죽어가고 있었다.
완벽하게 준비된 학살을 막은 것은, 주변을 배회하다 렙터 병력의 빛과 소음에 이끌린 변종들이었다. 변종을 죽이지 않고 안으로 숨어들어, 최대한 변종의 주의를 회피하던 돔의 전략이 빛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으으으-”
“으어어어!”
콘크리트 언덕너머 렙터를 향해 움직이는 변종을 보며, 교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기회다. 저놈들을 언덕에서 끌어낼 유일한 기회.
“V, I, 슬슬 우리도 움직인다.”
전투가 격화되며 주변에 흩어져있던 변종들이 전투의 중심부로 몰려 들어가기 시작했고, 교수 일행도 그 무리의 그림자에 숨어 천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
‘어느 정도 불균형할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이렇게 압도적일 줄은 몰랐다.’
내 입장에서 가장 좋은 것은 돔의 병력과 렙터의 병력이 공멸하는 상황이었다. 돔이 이곳을 차지하는 것도 막고, 렙터의 손에 죽는 것도 피할 수 있고, 운이 좋다면 그 사이에서 뭐라도 건져서 나갈 수 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이대로 갔다가는 아무것도 못 하고 산소가 다 타버려서 질식해 죽을 판이었다.
교수는 자신의 애총을 꼬나쥐고 숨을 헐떡이고 있는 이안에게 다가갔다.
“I, 잘 들어. 살고 싶으면, 저 언덕 위에 있는 놈들을 밀어버려야 해.”
“후욱, 그건 눈깔이 반에 반만 달린 놈도 알 수 있어.”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놈들을 저 콘크리트 능선 밑으로 끌어내려야 하지.”
지금은 형편없이 당하고 있지만, 돔의 병력도 완전히 맹탕은 아니다. 그들이 장기로 삼는 시가전의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상황은 충분히 호전될 수 있었다.
“네가 가진 무기들 중에, 뭔가 지금 쓸 만한 게 있나?”
“수류탄이라면 몇 개 있지만…. 큰 의미는 없을 거야. 저 자식들이 입고있는 옷, 보통 물건이 아니 거든. 직접 폭발에 의한 피해는 입겠지만, 파편에 의한 피해는 거의 무시할 수준은 될 거야. 굳이 꼽는다면 아까 내가 강당에서 썼던 수준의 폭약을 지근거리에서 터트려야 하는데, 그건 전자식이라 전선 없으면 저렇게 멀리까진 못 보내고, 다른건 던져서 저기까지 닿을 거리가 안돼.”
“방법이 없다는 건가….”
“그래서 내가 말했잖아. 저 땅개 새끼들 오면 자살 폭탄 돌격밖에 없다니까?”
“그걸 말이라고 하냐! 그럼 누가 폭탄을 지고 갈건데! 너? 나? 아니면….”
“그어어어-”
.
.
.
.
“오우.”
그 순간,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돌아간 세 사람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
셋은 돔과 렙터, 변종의 시선이 모두 서로에게 쏠린 틈을 타 쉘터 골목 안으로 들어왔다.
“잘 들어, 비록 우리 행동이 렙터를 적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돔이 아군인 것도 아니야. 우리 목표는 양쪽 모두에게 걸리지 않고, 탈출하는 거다.”
콰아앙!
후두두둑-!
셋은 쏟아지는 파편을 피해 몸을 더 낮추며 더 안으로 파고들었다. 지금부터는 돔의 병사들이 매복한 구역이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 조심스럽게 흩어진 그들은, 돔의 병사들이 있던 자리를 유심히 살폈다.
“찾았어?”
“I, 없음.”
“제길, H 못 찾음. 머리가 날아갔어.”
“V, 찾았다. 시체야. 깔끔하게 죽은. 실혈사.”
“나이스!”
교수와 이안은 서둘러 벡스의 옆으로 이동했다. 탄환이 복부를 관통한 흔적이 있는 시체였는데, 피가 따뜻한 거로 보아서는 아직 죽은 지 얼마 안 된 것으로 보였다.
“I, 준비는?”
“공업용 다이너마이트 5개 들이로 3 묶음. 어떻게, 여기 전부 다 달아?”
“….그래. 전부. 어차피 1형 변종이 시선을 끌고 있는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테니까.”
이안은 서둘러 다이너마이트의 도화선을 정리한 다음 시체의 허리 뒤쪽에 부착했다.
“그으, 그으으….”
“Verdammter Abschaum(빌어먹을 버러지들)! 되살아난다!”
벡스는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시체를 보며, 조금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햅번, 각오는 됐지? 죽은 사람 시체 이용하는 거, 이거 보통 일 아니야. 꿈에도 나올걸?”
“뭐, 이 친구들 복수하는 거 도와준셈 치자고. 원래 제대로 못죽으면 깔끔하게 죽게 도와주는게 황무지의 룰이잖아? 꿈에 나오면 제삿 밥이라도 먹여주던가 하면 되겠지. 일단 살아남는 것부터 생각하자고.”
흐읍-!
이안은 이제 막 변종으로 변이하기 시작하는 시체를 어깨에 걸치고 전선의 앞부분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엄호 잘해라!”
“안그래도 하고 있다!”
철컥-
신경질 적으로 아까 이안에게 건네받은 샷건의 격철을 당긴 교수는,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감동해 버리고 말았다. 그동안 파이프 샷건 따위를 쓰다보니 잊어버린 이 감각. 무기를 믿을 수 있다는 이 느낌. 내 수족처럼 달라붙는 이 감촉, 마지막으로 적을 밀어내는데 그치지 않고 확실하게 사살할 수 있는 그 강력한 위려-
타앙-
푸화아아아악!
위…..력?
“뭐, 뭐야 이거! 메탈 죠! 나한테 뭘 준거냐!”
아무 생각없이 이안이 주머니에 쑤셔 넣어준 탄환을 장전해서 격발한 교수는, 탄환과 함께 눈앞에 쏟아지는 화염에 기겁을 했다.
“크흐흐흐! 뭐긴 뭐야! 12게이지 드레곤 브레스 탄이지! 어때? 이래도 우리 마누라 환불한다고 해보시지!”
교수는 대충 갈긴 탄환에 가슴이 구멍나는 동시에 불이 붙기 시작하는 변종을 보며 할말을 잃었다.
피슝-!
“이크!”
‘집중하자, 집중!
피싯-
“윽! 엄호 좀 잘해 달라니까!”
“그러게 누가 총 자랑한다고 몸 일으키래!! V!! 왼쪽 골목에 변종 둘! 돔 하나! I! 맞았냐!”
“스쳤다! 더 이상은 못가! 이놈, 거의 다 깨어났어!”
교수는 손과 발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는 시체를 보며 렙터와 이안의 거리를 가늠했다. 30미터 정도. 가능할까?
“….가능할까가 아니라 가능해야지. I! 젖먹던 힘까지 다해라! 못하면 죽어! 던져!”
“후웃! 크아아압!”
악에 받친 기합과 함께 막 변종이 되기 시작한 시체가 허공을 날았다. 그리 멀리 가지는 못했지만, 하늘이 도왔는지 다른 1형 변종의 시체 뒤로 떨어져 놈들의 시선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였다.
“됐다!”
“이제 어떻게 하지?”
“어쩌긴!”
교수는 돔의 병사와 교전 중인 벡스를 향해 달리며 이안에게 말했다.
“기도해야지! 우리 마라토너님이 골에 들어가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