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276
Chapter. 14. 제국 하나, 전설 셋(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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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대로라면 이 연회에서 튼튼한 동앗줄이 되어줄 귀족과 합을 맞춘 뒤, 그 줄타고 수도까지 주욱- 올라가서 황족들 얼굴보면서 뭐가 독이고 뭐가 약인지 구분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은 그정도 규모가 아니었다.
전생을 거듭하며 대량의 희생제로 힘을 축적한 마녀. 그 상대는, 제국의 500년 역사 그 자체. 신앙에 가까운 황제에 대한 숭배와 존경이 쌓여 만들어진, 제국 내에서 [황제]라는 단어가 가지는 힘.
‘케플랙 나이딤. 가무잡잡한 피부, 각진 턱에 낮은 매부리코! 제국식으로 꾸미긴 했지만 이놈은 애초에 제국 사람처럼 안생겼잖아! 제기랄, 다섯째 아들! 어디 밖에 나갔다가 실수로 만들어 왔구나! 애초에 제국 사람이 아니었던 거야! 그래서 그 [이상적인] 귀족들 사이에서 그렇게 현실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고! 이 망나니는 황제에 대한 존경은커녕 황제 이름도 모를테니까!’
모든게 불투명한 상황. 그중 유일하게 드러난 사실 몇가지만 등대삼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연회장의 기묘한 분위기. 인형같은 귀족들의 분위기를 반전 시킨 것은 황제라는 이름 하나.
그렇다면 원래 그들의 분위기는 그 대척점인 마녀에 의한 것이라 봐야 한다.
분위기는 바뀌었지만, 행동은 황제를 매우 숭상하는 것을 제외하곤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욕심없고, 제국과 모시는 황족을 우선시하는 ‘착한 귀족’ 상태.
마녀와 황제의 영향력은 서로를 밀어내지만, 같은 영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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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사용하는 힘이 같다? 제국의 500년 역사, 그 신성에 가까운 힘을, 마녀가?
[확실해?]‘….사실이 아니라 추론이야. 정확도는 60% 미만.’
사고가 끝없이 비약하며 퍼져나가지만, 비어있는 곳이 많아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뭐가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없었다.
생각이 뻗어나가던 도중, 묘하게 툭, 툭 거슬리는 느낌.
가정이 맞다면, 있을 수 없는 오류.
‘제국이 황제의 이름하에 무의식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면. 사실상 영토 내에서는 신이나 다름없는 황제가, 왜 마녀라는 불온의 씨앗을 제국에 남겨 두었는가. 어째서, 그것이 황실의 목전까지 치고 올라오게 두었는가. 마녀는 무슨 수로 그러한 오래된 힘에 맞서는 것인가.’
모르겠다. 풀면 풀수록 더 깊은 구덩이로 빠져드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만. 더 생각해봤자 무리한 가정만 쌓아갈 뿐이야. 내 머리를 믿어라. 지금 당장 이해할 수 없다면, 이해를 위한 정보들이 덜 쌓였다는 소리겠지. 의미없이 시간을 보내지 말자. 시간이 없어. 시간이….!’
생각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 그렇다면 뭐가 됐든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루실라, 상태는?”
“으음…. 조금 나은 것 같아요.”
“또 다른사람, 자기가 평소와 다르다 느껴지는 사람 있어?”
연회장에서 막 빠져나온 거리 한복판이었지만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였다. 아니, 내 예상대로라면 여기서 어디로 가는게 큰 의미가 없었다.
“으음…. 나도 사실 연회장에서 조금 기분이 이상했지.”
“알드리치? 구체적으로 어땠습니까?”
“그래. 난 영혼술사인만큼 저주나 이런 것에는 민감해서 별일 없을거라 여겼지만…. 이상할 만큼 장내의 분위기에 휩쓸리더군. 나도 모르게 저들이 말을 걸어오면 ‘사라진 가문과 영지의 상속권 같은 얘기를 하면 되겠구나, 이런 주제면 귀족 사회를 떠나있던 나라도 제법 말이 통하겠지.’ 같은 생각을 하고있지 뭔가. 평생 자네들을 제외하곤 그 과거를 이야기한 적이 없으면서 말이야.”
“제기랄…. 그렇죠. 알드리치도 제국의 귀족이었으니까. 루실라. 황제하면 떠오르는 단어 하나 말해봐.”
“어…. 지존? 현인신?”
망할. 역시나.
“루실라. 너 제국행 상단 많이 따라다녔다고 했지?”
“네. 아에드란 가문은 제국, 텔드랏, 로드릭 세 국가를 넘나들며 진행되는게 대부분이라.”
“황제의 이름이 제국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는 지도 알고 있을거고.”
“그….렇죠. 동네 아이들도 황제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노래를 부르고 다닐 정도니까?”
기분이 이상한 정도만 느낀 루실라.
아예 행동으로 무엇을 할지, 저들 사이에 끼어들어야 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 알드리치.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아 확실히 제국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았다.
“노툼, 이드라실. 성하도시 어디까지 가봤지?”
“연회장 근처만 돌았어요. 조금 멀리 나가려 해도 수도 경비대가 눈을 부라리고 있어서.”
“제기랄. 수도 경비대면 보통 놈들은 아닐텐데….”
“교수, 생각하는 와중에 미안하네만. 혼자만 알지 말고 같이 알았으면 좋겠는데. 지금, 수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겐가?”
교수는 그제서야 혼자 중얼거렸을 뿐, 일행들에게 상황을 설명하지 않았음을 깨닫고 간결하게 설명을 이어나갔다.
“간단히 말하면, 제국을 제국으로 만드는 힘이 지금 수도에 집중되어 있는 모양입니다.”
“힘?”
“예. 저희 마법사들이 강력한 개인의 이해를 바탕으로 현상을 무시하듯, 이 제국이라는 땅덩어리 전체의 신민들이, ‘위대한 황제’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으로 황제를 그 전설속 이상적인 군주에 가깝게 만들어 버렸다, 이말입니다.”
GG를 이해하는데 가장 기초가 되는 지식.
믿음이, 현상을 뒤트는 세계.
제국 내에서 황제의 권력은 절대적이고, 그 절대적인 권력은 수도의 대귀족부터 변두리 지방 귀족에게까지 뻗어 그들이 함부러 백성을 수탈하고 재산을 축재할 수 없게 만들었으며. 강건한 군주의 태평성대는 다시금 그 강한 믿음을 강화한다.
그게 무려 500년간 반복되어 온 곳이 제국. 문자 그대로 ‘황제가 곧 제국이다’ 라는 말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황제가 곧 제국이라….”
“여기서 부터는 전부 추측입니다. 지금은 황위 쟁탈전. 그 위대한 힘이 후대로 전해지는 시기. 그 힘의 주체가 이양되는만큼 다소 불안정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황제라는 단어와 함께 떠오르는 이미지가 달라지는 것이니까요.”
“그래. 그렇지.”
“무슨 수를 썼는지 모르지만, 황제가 그 무지막지한 힘으로 왜 마녀를 막아내지 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사이에 마녀가 파고 들었습니다. 연회장에서 손바닥 뒤집듯 확확 바뀌던 분위기, 느꼈죠?”
“으음…. 그때는 문 밖으로 나섰을 때였지만, 확실히 머리칼이 곤두서는 듯한 느낌은 있었지.”
“둘 모두 ‘제국인이, 제국의 신민으로서 해야할 일을 하게 하는 힘’이지만. 그 주체가 달라서 그렇게 느껴졌을 겁니다.”
자유의지가 없는 꼭두각시가 아니다. 그저 무의식의 영역에서, 제국민으로서 해야할 일에 충실하게 되는 것 뿐이다. 개인의 욕망에도 충실하고, 더러는 불법적인 일도 감행하겠지만.
제국 전체를 제 몸처럼 움직이는 거대한 손길 아래에서 저도 모르게 제국의 성장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그야발로 빅 브라더를 넘어 빅 엠페러로군. 어이, 나도 한가닥 잡은 것 같다. 마녀쪽. 아까부터 자꾸 어디가 근질거리더라니.]‘뭔데?’
[너. 오늘 계속 마음이 급했지? 뭔지 모르는데 뭘 막 해야될 것 같고.]‘….설마?’
그러고보니 분명히 그랬다. 낮에 하이드랑 신탁이 어쩌고 하는 얘기를 했을때도 이상할 만큼 뭔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느낌이 강해서 그랬는데.
[그래. 그거인 것 같아. 충동. 아까 연회장에 있을때도 그랬다가, 황제 이름 나오자마자 그 묘한 두근거림이 싹 사라졌거든. 그러다 다시 연회장 나오니까 또 마음이 급해지고. 동전으로 치면 황제쪽으로 넘어갔을땐 오오 황제! 황제를 위해 일할거야! 상태가 됐다가, 마녀쪽으로 넘어오면 아아, 할 일! 내겐 할 일이 있어! 당장 해야겠다! 하는 상태가 되는거지.]‘그건….’
[내가 볼땐 비슷해보여. 알드리치의 과거사. 그 저택의 사용인들도 그랬잖아. 시발점은 누군가의 살인이었지만, 끝에가서 보면 전부 살인자가 되어있었지. 계속, 뭔가가 마음을 부추긴거야. 이대로 있으면 당한다. 이대로 있으면 죽는다. 이대로 있으면, 이대로 있으면! 뭔가! 해야해! -불안함이 마음을 부추기고, 세건의 살인이 그걸 폭발시킨거지. 무슨 뜻인지 알겠어? ‘황제를 위해 해야한다!’에서 황제라는 키워드를 뺀거라고. 그냥 ‘해야한다’ 만 잔뜩 머릿속에 남아 기계적으로 뭔가 두루뭉술한 목표를 갈구하게 된 거지. 오늘 너처럼.]확실히. 그 묘한 두근거림. 이해할 수 없는 불안. 그 또한 수도에 들어오고 나서 시작된 기현상이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그 말은, 여기에서도?’
[안될 것 없잖아? 정말 마녀가 오래전 타락한 광명의 성녀라면. 그 지척까지 다가온 광명의 성자에게 뭔가 반응을 보이겠지. 도대체 뭘 기다리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자길 위협하는 무언가가 목전까지 다가왔다고 느끼면, 조금 이르더라도. 터트리지 않을까.]펑. 그날, 알드리치의 저택에서처럼 말이야.
하이드의 음성이 메아리처럼 머리를 울렸다.
사악- 사악- 사악-
상념 사이로, 반듯한 길을 쓸어내는 빗자루 소리가 파고들었다.
낙엽 한 장, 먼지 한조각 없는 돌길을 기계적으로 쓸어내는 메이드.
저물어져가는 해와 그 땅거미에 맞춰 한 걸음씩 내딛으며, 그림자가 가로등에 닿는 순간에 정확히 불을 붙이는 점등인.
“교수. 해가 지고있네.”
“예.”
“희미하지만, 저주의 기운도 다가오고 있어. 이제는 느껴진다네.”
“예.”
“듣고있나?”
알드리치의 말에 집중할 수 없었다. 저물어가는 해를 따라 다가오는 강한 예감. 흩어진 사실들이 하나의 해답으로 모여들 때 마주하는, 깨달음.
“트리거….”
“음?”
“트리거, 그때 텔드마이어 가의 비극의 시발점! 불안과 충동을 폭발시킨 비일상! 이런 젠장!”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고, 성벽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예술적인 성하도시의 성벽 너머로 그림자가 지고 있었다.
커다란 대리석을 세우고, 그 가운데 제국의 역사와 신화를 그림으로 파낸 아름다운 성벽.
아침에 들어올때는 햇빛이 그 구멍을 관통하여 빛으로 이루어진 제국의 역사를 바닥에 새겼지만, 해가 지는 지금. 그 성벽 너머로 다가오는 그림자는 전혀 다른 빛을 띄고 있었다.
음산하고 구불거리는, 신화를 모독하는 어떤 모습으로.
척. 척. 척. 척.
“검문이 있겠습니다. 검. 문이. 성하도시, 야간통행은. 적법한 사유를 동반한 허가가-”
낮 동안 미동도 없었지만, 이제는 우리 앞으로 발맞춰 다가오는 경비병.
딸랑딸랑!
“모시게 해주세요.”
“신발이 더러워요.”
“옷의 솔기가.”
“식사는.”
“목욕은?”
“모시게, 해주세요?”
벌컥, 벌컥벌컥!
도시를 가득 채운 저택에서, 호출용 종소리를 울리며 줄지어 나오는 반듯한 하인, 하녀들.
그 몸짓 어디에도 공격적이거나 사이한 움직임은 없었지만, 눈에 맺힌 기이한 열망은 일행들로 하여금 뒤로 물러나게 만들었다.
“정신지배는 아니야. 그런 대단위 흑마술의 기미는 보이지 않건만….”
“아니죠. 저건 제국민의 무의식 가장 깊은 곳에 심어진 행동 원리중 ‘황제’ 하나만 썩둑 잘라낸 결과물입니다. 악의도, 명령도 없이. 그냥 알아서 움직이는 거라고요.”
저들도 혼란에 빠져있겠지.
거부할 수 있는 종류의 힘이 아니다. 제국을 제국으로 있게 하는 근간. 그 영혼에 새겨진 충동이니까.
하지만 그 방향을 거세당한 충동에 혼란에 빠진 사용인들이 뭐든 하기위해 마구 뛰쳐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부는 그들의 주인이 있는 곳으로.
일부는 평소 그들이 일하던 곳으로.
일부는…. 비일상적인 존재. 외부인, 평소와 다른 것의 앞으로.
그리고, 그 악의 없는 혼란을 위한 작은 불씨는.
다각 다각 다각 다각.
“오 이런. 성자님과 아에드란 영애 일행이시군요.”
홀린듯한 하인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돌아온 귀족. 그들과 마찬가지로 약간 멍한 눈의 벨파티에 후작이었다. 분명, 파티를 주최한 그 후작이 맞았다.
경비병과 사용인들을 가르며 나타난 그는 도시 전역에서 일어나는 이 기이한 사건들이 보이지 않는 듯 대단히 평온해보였다.
“실망이 컸습니다. 예법에 해박한 분이라 알았는데, 그리 인사도 없이 연회장을 뛰쳐 나가시다니. 제 연회가 그리 모자랐던가요. 아니, 예법에 해박하신 분이니, 그 모욕적인 행동에 뜻을 담았다 보는게 좋겠군요.”
해가 저물고, 가로등의 불빛이 이상할 만큼 퍼지지 못하는 어둑한 거리. 그래서 이젠 확연히 볼 수 있었다. 벨파티에 후작의 머리위에 일렁이는 두 가지 아우라. 황제를 나타내는 황금색 아우라와, 마녀를 뜻하는 보랏빛 아우라.
그리고, 마침내 깨달아 버린. 제국과 마녀가 얽힌 이번 퀘스트의 진행 방법.
“후, 후작! 뭔가 오해가 있었소! 그때는, 아에드란 영애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그래. 아무래도, 성자 일행은 1황자님을 모실 생각이 없는 모양이야.”
후작이 자문자답 끝에 내린 결론. 그 말끝을 타고 보랏빛 아우라가 후작의 머리를 뒤덮었다. 그와 동시에, 그 주변에 모여있던 경비대와 사용인들에게도 그와 비슷한 보랏빛 아우라가 번졌다.
체커 게임. 하나를 뒤집으면, 주변 모두가 그 색으로 물든다.
“침입자다. 수도에 불측한 마음을 가지고 들어온 외국인들이로구나.”
후작의 싸늘한 말이 떨어지자마자, 기묘한 열기와 멍함이 공존하던 사람들 사이에 불이 붙은 듯 소란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전원, 창을 들어라! 침입자로부터 도시를 사수한다!”
“치, 침입자! 집을, 저택을, 주인님을 지켜!”
“죽여라!”
“이, 이런! 워터 월!”
촤아악!
무작정 달려드는 사용인들을 오트만이 물의 벽으로 막아내며 다급하게 외쳤다.
“이게 전부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장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은 확실하네! 이제 어떻게 할텐가!”
“당장은 강행돌파. 단 한명도 죽어선 안됩니다. 사상자가 생기는 순간, 방향성 없는 충동에 ‘생존 본능’이 추가되며 텔드마이어 가의 비극이 재현될 거에요!”
“간다면 어디로! 아무리 우리라도 수도까지, 그 무수한 기사와 마법사들을 뚫고 들어갈 수는 없어!”
“아니, 다음 목표는…. 저기!”
교수는, 저 멀리 저택으로 향하는 또다른 마차를 가리켰다. 마찬가지로 뭔가 하고싶어하는 사용인들, 호위 임무를 중얼거리는 경비병들에 둘러싸인 마차.
“루실라! 우리가 어떻게든 상처 없이 이 미치광이들을 막는 동안, 저놈을 설득해!”
“서, 설득이요? 이 상황에, 저 귀족이 누구인줄 알고….”
“못하면,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죽이고 올라가야해! 저놈 말고 주변에 눈에 띄는 모든 귀족, 수도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놈들 전부 다!”
게임. 수도 전체가 거대한 말판과 같았다.
퍼져나가는 혼란 속. 귀족은 토큰이다. 아직 무색의, 황제와 마녀의 힘이 공존하는 멍한 상태.
눈앞에 나와 척을 진 귀족은 이제 보라색 토큰. 나를 적대하고, 황제에게 가는 것을 막으려는 놈.
이놈이 움직여 다른 귀족에게 자신의 뜻을 전달하는데 성공하면 그 귀족과 무리도 보라색 토큰.
‘과한 충동과 혼란으로 마비된 사고. 그 가운데 전염병처럼 퍼져나가는 사상과 충동…. 도대체 이런 것을 무슨 생각으로, 무슨 의도로 기획한거냐.’
순간, 교수의 머릿속에 알드리치가 얘기한 마녀가 떠올랐다.
[나는 원래 이렇게 태어난 것 뿐이란다. 어쩔 수 없어. 이젠, 참지 않기로 했거든.]“….시간이 없어. 최대한 빨리, 많은 귀족을 ‘우호적인’ 쪽으로 만들어서 넘어간다.”
“수력구! 이런…. 사용인 도시에서도 올라오는군. 넘어간다니, 어디로?”
“황제가 있는 곳! 그게 무리라면, 황제의 이름에 가장 가까운 이들이 있는 곳! 마녀의 영향력이 가장 약할 곳으로!”
퍼엉!
교수는 물의 장벽을 갈라버리는 경비대의 창날을 쳐내며 다음 귀족이 있는 곳으로 달렸다.
부디, 수도 올 암페리아는 이곳보다 황제의 영향력이 더 강할 것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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