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304
Chapter. 15. 세상의 끝을 본 자는 사과나무를 심을 수 있는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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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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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안만두 : 왓?
– Jokass : 뭐이 어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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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릭에서 제국까지. 자타가 공인하는 명석한 머리로 수많은 사건을 풀어 헤쳐온 교수가 현 상황에서 최적의 답이라 선택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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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essor : 모른다고. 진짜 모르겠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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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딴 식의 도피성 발언이 불러올 파장 정도야 예상했지. 당장 길길이 날뛰는 만두랑 조카스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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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드 웨건 : 교수, 이건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야. 네 접속기를 수십 번도 더 넘게 체크했지만 접속기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어. 그 말은, GG라는 게임이 자체적으로 너를 외부로부터 격리했다는 뜻이고, 이건 GG를 개발한 게드로이츠의 목적과도 연관이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어. 정말, 정말 중요한 문제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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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뚝뚝 떨어지는 말투로 같은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하는 다나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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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worker : 난 우리가 한 팀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시대 기술의 최첨단을 달리는 우리도 GG가 어떤 기술로 만들어졌는지 짐작도 못하는 수준이라네. 스캐빈저와 변종이 그렇게나 많이 격추시켰음에도 여전히 그 수가 줄지 않고 거래소 물품을 운반하는 게드로이츠 사의 드론들도 그렇고. 어딘가 구 문명의 기술, 자원을 보관하고 있는 시설이 있음은 분명해. 이건 인류의 운명, 더 나아가 생존이 달린 일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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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구역 1번 대화방에는 또 언제 기어 들어왔는지 ‘돔 노동자’라는 아이디를 해가지고는 [외부와의 차단 = 비밀스러운 이야기] 라는 공식을 머릿속에서 바로 성립시켜버린 저 돔의 총장님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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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루Drug해요 : 수신료의 가치! 수신료의 가치이이이이!!!! 화면 내렸다가 다시 켰더니 중요한 장면이 다 날아갔다는게 말이 되냐아아아!!!! 환불! 환불해줘라! 반만 보고 엔딩을 안보여줬으니 그 절반에 대한 환불과 나의 상심, 나의 박살난 기대감에 대한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싹 다 해주지 않으면….!
– professor : 않으면, 뭐. 뭐 어쩌게.
– 노루Drug해요 : 순수하고 흰 도화지 같은 우리 다나양한테 인생 선배로서 이것저것 마구 가르쳐버리겠다! 삶에 도움이 되는 지식! 삶! 생명! 생명의 탄생과 연관된 나의 전문적이고도 체계적인 지식을!
– professor : 니미 ㅆ-
– 흥안만두 : 막아! 황무지 천연기념물이 노루 2호가 되어버려!
– Jokass : 미안. 벌써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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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어…. 없는 걸로 치고.
아무튼, 지금 일하고 있는 놈들 빼고 여기 모인 사람들이 죄다 뭔 일이 있었냐고 난리를 피워대긴 했지만, 설명할 수 없는 건 설명할 수 없는 거다.
뭐 파고들 틈이라도 있어야 이래저래 변명을 하는 거지, 당장 ‘깃발’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려고만 해도-
띠링-
-하는 소리가 머릿속에 울린다고. 뭘 알려주지도 않는다. 그냥 경고하듯, 울리기만 할 뿐. 그게 더 무섭단 말이지.
당장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기밀 사항인지, 유출시 뇌 삭제의 덫인지도 모르는데 함부로 입을 열 순 없잖아.
그래서 선택한 게, ‘모른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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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essor : 진짜 나도 모른다니까? 너희들 방송 끊기는 순간 나도 딱! 하고 정신을 잃었다, 이 말입니다.
– D.worker : 조금 믿기 힘든 것은 이해해주겠지. 물론 플레이어가 기절할 경우 방송 또한 암전되는 경우는 많이 관찰됐네. 하지만 자네의 경우에는 방송이 끊긴 사이에 지나치게 많은 과정이 생략되지 않았나. 사건의 중심에서, 정신을 차려보니 사건의 끝이라니. 안전지대 밖에서의 로그아웃에 자동 플레이 기능이 작동했다면 더욱 말이 안 되지. 자동 플레이는 플레이어 대신 사건을 해결해주는 게 아니라, 오직 안전지대를 찾아가 자리에 눕는 행동까지만 해주니까. 만약 GG의 자동 플레이가 작동했다면 자네는 수도 사람들의 환대를 받으며 제국을 떠나는 게 아니라, 불타는 제국 어딘가의 여관에 누워 자다가 새까만 소사체가 되어있어야 한단 말이지.
– professor : 보통의 경우는 그렇죠. 그런데, 저는 남들과 좀 다르지 않습니까.
– D.worker : 다르다면. 설마, 그 친구를 얘기하는 건가?
– professor : 예. 제가 정신을 잃어도 제 부인격, 하이드가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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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 저 필요할 때만 나 팔아먹지 아주.]‘부탁 좀 하자. 총장 저 인간 앞에서 괜히 말 꼬아가며 헛소리했다간 다 들통난다고.’
[씁]제일 부담스러운 게 바로 저 인간, 바쁘신 와중에 친히 그 귀한 발걸음을 내 대화방까지 옮겨서 꼬치꼬치 캐묻는 바로 저 아저씨였다. 허튼 말 했다간 대번에 알아채고 ‘이 새끼, 정말 숨기는 게 있구나!’ 하면서 행정부에 누워있는 내 몸을 가지고 협박을 하든, 행정부 병동에 머무는 다나를 가지고 협상을 하든 할 양반이니 어쩌겠어.
저쪽에서 아직 모르는 것. ‘게임에서 탄생한 부인격’이라는 미지의 존재로 연막을 치는 수밖에.
나야 이제 하이드에 대해서 잘 알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얘랑 24시간 생각을 공유하니까 그런거고. 밖에서 보면 하이드는 심각한 정신 질환의 일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 말은, 아무도 하이드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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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essor : 방송과 함께 제가 정신을 잃은 사이, 하이드가 제 몸을 움직인 모양입니다. 가뜩이나 힘을 다 소모한 상태에서 황제가 스스로 힘을 포기하는 자리 바로 옆에 있다 보니 그 힘의 파장에 휩쓸린 모양이에요.
– D.worker : 부인격이라…. 편리하다고 해야 할지, 불안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군. 그럼, 그 ‘하이드’라는 친구에게 물어보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겠군.
– professor : 그게, 하이드가 완전한 인격이라기보다는 그, 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일부분….이라고 해야 하나? 어떻게 설명하기 힘든 부분인데…. 결과적으로 얘도 모른답니다. 그냥 제가 훅! 하고 사라지고 난 뒤에 이성을 잃고 날뛰었다고만 하더라구요. 아마 주 인격이 갑자기 사라지니까 부 인격도 불안정해졌나 보죠, 뭐.
– takealook : 말이 안되는데. 그 미쳐 돌아가던 상황이, 플레이어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해결됐다고?
– professor : 아니. 나는 진짜 도시 한복판에 떨어진 괴수처럼 날뛰고, 중요한 일은 황제의 약속이 어쩌고 하는 걸로 모인 맹약자라는 사람들이 다 해결해줬다. 검공이랑, 글렌 공작이랑, 처형인이랑, 엘프숲의 문지기도 왔고…. 제국의 해묵은 유명인사가 다 모여서 다구리를 놓아주셨지.
– 스피드 웨건 : 잠깐만.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일이 어떻게 해결됐는지는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 professor : 아, 그거. 얘가 말해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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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두두두두!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교수는 날아가는 기구를 쫓아 달려가는 그의 옆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기어코 따라 붙어버린 그레고리우스 쪽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개똥도 약에 쓸데가 있다더니. 말에 온갖 버프를 걸어 따라붙어서는 벌써 몇 시간 째 로 하람의 경전을 읊어대고 있는 녀석이지만, 그런 그레고리우스의 철저한 신실함 덕에 손에 남은 게 있었다.
그레고리우스 녀석이 혹시 잘못 기록하거나 빼먹은 부분은 없냐면서, 검수해달라고 억지로 내 품에 안겨준 물건.
[마침내, 다시 광명이 내리다 – 성자 교수 전기]이거.
진짜 아무것도 모른다고 해버리면 나중에 아스트라드나 슈왈츠 검공이 아는 척했을 때 또 이말 저말 꾸며내야 했을 텐데, 다행히 변명하기 좋은 게 하나 생겼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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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루Drug해요 : ….응?
– professor : 제국 초입에, 그 변경백 영지의 주교님이 쓰기 시작한 건데 이게 광명 교단사이에 알음알음 퍼지더니, 지금은 대주교님 명령으로 실시간 업데이트 중이라고 하더라. 여기 다 써있더라고. 어디보자…. [그리하여. 분노한 광명의 손길이 붉은 흉성을 강타하매, 제아무리 사이한 힘을 그러모았다 한들 한 순간의 빛살에 덧없이 허물어지더라. 새 황제가 그 모습을 보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그대 광명이여, 이 미욱한 이의 앞날을 밝히는 증인이 되어달라.’ 고 하였으며, 그 말에 교수 성자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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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성자님! 감히 성자님의 행사에 이견을 달 생각은 없으나! 그렇게 빨리 달리시는 와중에 미완의 성전을 펼쳐보시는 것은, 자칫 귀중한 사료의 손상을 야기할 수 있는 행위이니! 이동하는 시간에도 귀한 말씀을 눈에 담고 싶은 그 마음을 이해하는 바! 저 그레고리우스가 감히 성자님께 빛의 말씀을….”
“아이고! 알았다, 알았어! 책 가져가 임마! 뭔 책 상할 것 같다는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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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essor : 봤지? 대충 저런 식임.
– takealook : 흠. 결국 지금까지 제국에서의 빌드업이 마지막에 와서 터져 줬다는건가. 확실히, 그 정도 라인업에 광명 교단의 성기사단까지 왔으면 마녀 사태가 해결될 만도 했겠다.
– Jokass : 이런 식의 퀘스트가 없는 것도 아니지. 배경이 되는 지역에서 했던 모든 행동이 마지막장에서 평가받는 형식의 퀘스트.
– D.worker : 결국. 아무것도 모른다. GG가 플레이어에게 개입한 정황이 분명하나, 아무것도 알아낸 게 없다라…. 일단, 알겠네. 그렇다면 여기 더 있을 필요도 없겠군. 어쨌거나 별 문제 없이 무사하다니 다행일세. 몸 조심하고,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밖에서 볼 수 있기를 빌지.
– professor : 살펴 가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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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딱 봐도 엄청나게 의심하고 있는 말투긴 했지만, 어쨌든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무사히 잘 넘긴 것 같았다.
어떻게 한고비 넘기긴 했군.
[한턱 쏴라.]하이드의 너스레에 나는 속으로 고개를 끄덕여줬다.
이제는 슬슬 태우고 가야겠다 싶었는지, 팔락거리며 기구에서 내려오는 밧줄과 함께.
어느새 블루라인의 웅장한 산맥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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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우우. 고생했다.”
“고생하는 게 보였으면 지금보다 더 빨리 밧줄을 내려줄 수 있었을 텐데?”
“오옴…. 잠도 안 자고 잘 따라오던 녀석이 할 말은 아니거늘…. 기어이 여기까지 따라붙다니…. 바람이 조금만 도와줬어도….”
“할아버지 맞을래요?”
내가 몸이 좋아지긴 했나 보다. 이 커다란 제국을 48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가로지르는 기구를 그냥 뛰어서 따라잡다니.
당장 저 밑에서 왁왁거리며 팔을 흔드는 그레고리우스만 해도 광명 교단에서 사들인 혈통 좋은 최고급 전마에 아낌없이 성기사단장급 신성력을 때려 부어가며 겨우 내 뒤를 따라잡았으니까.
교수는 구름에 담긴 수분으로 흥건한 땀을 씻어내며 발아래 펼쳐진 광활한 블루라인을 눈에 담았다.
“오오옴…. 그래서, 자네는 이제 어디로 갈 생각인가….?”
“아, 행선지요? 어떻게, 좀 멀리까지 못갑니까?”
“블루라인 너머까지는 좀 힘들어요. 대륙에 흐르는 마력의 중심, 블루라인의 마력은 저 하늘의 무풍지대까지 영향을 미치거든요. 비행 몬스터의 공격도 염두에 둬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력으로 그러모은 바람이 블루라인의 마력에 흩어지게 된다는 거예요.”
“이런. 로드릭 전선까지 쭉 타고 갈 생각이었는데.”
“아마 그 정도는 무리일 겁니다. 다행히 폭풍의 언덕 인근 바람은 대부분 제게 협조적이라, 딱히 마법을 부여하지 않아도 제가 부탁하면 어느 정도 도움을 주긴 하겠지만…. 결국 천천히 활강하는 정도밖에 안 될 거예요.”
음. 이건 좀 아쉬운 소식이군. 사실 속으로는 ‘아스트라드 네가 같이 타고 가면 아무 문제 없는 거 아니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눈을 부릅뜬 번개 할아버지가 언제든 나를 기구 밖으로 밀어버릴 바람을 손에 쥐고 있었기 때문에 그건 속으로만 생각하기로 했다.
본인도 저렇게 말하는 걸 보니 따라갈 생각이 없는 것 같고.
‘그나저나, 행선지라….’
폭풍의 언덕에서 바람을 타고 활공한다 했으니, 출발지점은 제국 남동부, 블루라인 언저리일 것이다. 아마 산맥은 어떻게 넘겨줄 것 같은데, 그렇게 넘어가서 활강할 방향을 정해달라는 뜻이겠지.
방향. 앞으로 갈 곳. 내가 할 일. 해야 할 일. 음….
으으으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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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kass : 드디어, 올 것이 왔군.
– 노루Durg해요 : 보그다노프. 그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 스피드 웨건 : …..
– takealook : 갈 곳이라. 어디보자…. 그러고 보니, 한참이나 기억 한켠에 묻어두고 모른척 하고 있던게 있었지 아마? 으음…. 오늘따라 모래바람이 세차게 부는게, 목이 칼칼한걸? 정말 황무지는 ‘사막’ 같단 말이야.
– 노루Drug해요 : 아아, 그렇지. 날이 갈수록 황무지의 ‘사막’화가 심해지는 게, 온실 유리 닦는 것도 참 고역이지. 사막. 사막…. 뭐가 떠오를 듯, 말 듯한 게….
– 흥안만두 : 별빛은 아스라이 반짝이고, 사막의 밤은 차갑기 그지없는데 기다리던 내님은 소식이 없네~ 아아 야속한 바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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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병할 새끼들이 진짜.
….그래. 다음 행선지라면, 떠오르는 게 적잖이 있었다.
우선, 제법 오랫동안 비워둔 로드릭의 전선.
에데오르나와 바즈유르를 줘 패놔서 그런가, 종일 밀리기만 하던 전선에 제법 진전이 있다고 들었다. 어느새 킹스랜드를 벗어나 토브룬 인근까지는 수복하는 데 성공했다고.
제국에서 보내준다고 했던 어마어마한 양의 병사들과 엘프 숲의 엘프들이 로드릭에 도착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미리 가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지휘권도 좀 공고히 다지고, 인류의 존망이고 나발이고 전쟁터마다 꼭 하나씩, 아니 수십 명씩은 있는 썩은 지휘관들도 좀 솎아내고. 우리 대주교님이 오매불망 기다리는 정식 시성(諡聖)도 좀 받고. 가서 할 일이 꽤 된다.
아니면 이대로 제국 남부에서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원시의 대수림이 나오는데, 여기서 놀, 트롤, 오우거, 오크, 고블린 등 수많은 아인종의 협조를 끌어오는 것도 괜찮은 계획이다.
하우누만처럼 인간 사회에 적응한 아인종이 아니니 다소 마찰이 있겠지만, 이쪽에는 뭔가 대단한 선조령이 셋이나 붙어있는 노툼이 있으니까.
주술사를 중심으로 한 샤머니즘 풍조가 강한 오크, 트롤이라면 매일 허공에 대고 기도하던 조상님들의 실물을 보는 순간 바로 이마가 까지도록 절부터 올리겠지. 그들의 야성과 힘이라면 파죽지세처럼 몰려드는 중, 하급 뮤트를 분쇄하는데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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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essor : 어, 어때? 나는 둘 다 나쁘지 않은 선택 같은-
– Jokass : 어허.
– takealook : 도피라니. 이게 정녕 우리가 알던 사내 박교수가 맞더냐. 신성력이 정력 감퇴에 대단한 효과가 있다는게 실로 사실이었던가!
– 노루Drug해요 : 어서 세 번째를 입에 올리지 못할까!
– 스피드 웨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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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 놈들이 진짜.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 뒤로 물러날 곳이 없다는 뜻이었다.
세 번째. 로드릭, 자유도시연합, 텔드랏으로 불리는 동부 3국보다 더 동쪽에 있는 나라.
신비한 사막국가 타클란과 그곳의 고대 인간.
그리고, 지금은 흉터 사이에 덮여 눈에 잘 보이지도 않지만. 여전히 피부 아래에 선명하게 박혀있을 주술 각인의 주인.
아나야 타므 샨데아. 혹은, 락샤샤.
어어 하는 사이에 날 정인이랍시고 찍은 다음 사라져버린 히어로 유닛이자, 내, 음…. 제기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모를 옛 인연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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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드 웨건 : ….신중하게 생각해. 이성적으로. 네 목숨이 걸린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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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분에 매우, 대단히, 끔찍할 정도로 취약한 사람이었으며. 그 명석한 머리도 인간 박교수가 이런 문제로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는 단 한번도! 상상해본 적 없었기 때문에, 교수가 망설이는 사이, 그의 타들어가는 속처럼 누군가의 인내심의 심지도 닳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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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kass : 개인적으로 충고하자면, 일단 대답은 빨리 해라. 고민하면서 시간 끌수록 누구누구님의 심기를 건드리는 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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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참, 맑네…..”
정말 뛰어 내려버리고 싶을 정도로 맑은 하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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