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312
Chapter. 15. 세상의 끝을 본 자는 사과나무를 심을 수 있는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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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다행인지 불행인지 락샤샤는 이곳에 왔던 배를 타고 먼저 목적지로 돌아가겠다며 달그림자의 배와 함께 떠나가고. 교수는 선장과 선원들에게 이러이러하게 되어 카울라디라는 인물이 다스리는 사막 최대의 부족으로 가게 되었다고 대강의 일정과 계획을 설명했다.
부족간 전쟁에 끼어드는 일인지라 거부감을 표할줄 알았는데, 의외로 흔쾌히 수긍하길래 이유를 물어봤다.
‘어차피 우린 무슨 일이 있어도 그쪽의 항사를 마지막까지 함께 해야 하오.’
‘아니, 내가 위험한 자리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간다고 해도? 왜요?’
‘아이고, 당연한 걸 물으십니다! 태양신께서 제일 싫어하시는 게 배를 갈아타는 놈 입니다요. 상황이 바뀌었다고 누군 이 오아시스에서 내리고, 누구는 텅 빈 배를 몰고 사막으로 나가고. 그럼 나간 놈들은 결국 빈자리를 채우려 아등바등하다 죽지 않겠습니까요? 이건 항사꾼이면 다 아는 금기 중에 금기라지요. 어차피 당신만 놓고 복귀하면 남작이 돈을 줄 일도 없을테고, 그럼 다 굶어죽거나 거리에 나앉아야 하는데 어쩌겠습니까?’
‘맞습니다. 나가려거든 혼자 빠져나오려는 놈을 쥐어패서 선창에 묶어놓는 한이 있더라도 같이 나가서 항사를 끝내야 하지요. 하지만…. 선원들 중에 댁을 묶어놓을 사람이 없으니 같이 갈 수밖에. 이런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라 익숙합니다요.’
‘….그거, 그런 금기를 범해도 유사가 막 쫓아온답니까? 배 갈아타기?’
‘아뇨? 배신 때린놈은 어떤 식으로든 재수없게 죽는다고들 하던데?’
‘이건 내가 봤지! 한탕 크게 했다고 중간에 혼자 내린놈이 돌아오는길에 무덤에 들어가있더라고!’
뭐, 사정이 이렇게 돼서. 나중에 돌아오는 배를 수배할 걱정을 덜긴 했다. 알고보니 어차피 사막에서 배 몰다보면 수시로 이런 영역다툼의 사이를 오가게 되어서 그렇게 드문경우는 아니라고들 했다. 어차피 만날거, 아예 목표지가 된 것 뿐이라나.
흐아아아아아암-
“어우…. 아무튼, 그렇게 해서 우리는 그…. 사막 부족간 영역다툼에 끼어들게 됐다는 말입….하아암. 대충 알아 들으시겠죠? 뭐, 선원들이나 선장님도 다 사막 사람이니까?”
“흠흠. 거 참….”
“크흠, 흠!”
“그건 알겠는데….좋은 시간을 보내고 온 것은 잘 알겠으니 우리 앞에서 티 내진 말아주겠소. 다들 고향에 두고 온 아내와 연인들이 그리운 사내들이라.”
“아니, 딱히 그래서 졸린 것은 아닌데….”
“어허. 그렇다고 숨길 필요도 없소. 마찬가지로, 사내들이 아니오? 이해하지 못할 리가 없지. 잠이 부족해 보이는데 들어가 쉬도록 하시오. 열두 걸음의 지배자, 카울라디의 영역이라…. 그리 멀진 않겠군.”
진짜 아닌데.
잠이 부족한 것은 맞았다. 락샤샤에게 사막의 현황을 전해듣고, 사막왕국의 후손에게 소개받는 대가로 그쪽 편을 들어 싸워주기로 한 다음 그녀는 기어이 자신의 천막에 나를 끌어들였으니까.
‘아니, 락샤샤. 이건 얘기가 다른 것 같은데….’
‘어머나~ 음흉하셔라. 저도 그런 의미는 아니랍니다? 그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인 행새를 해놓고 교수님께서 따로 잠자리를 꾸린다면….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요? 참고로 말씀드리는데, 사막에서 남자에게 버림받은 여자는 그리 대우가 좋지 않답니다? 물론, 여자를 버린 남자도 마찬가지. 당신은 가짜 신분으로 이곳에 머물다 떠나겠지만. 여전히 사막에 남아야 할 제게 그런 꼬리표가 붙는다면…. 여인으로서, 참 슬프고 아픈 미래가 기다리고 있겠죠?’
‘아니, 저기요….’
‘책임져줄 님도 없는 처녀에게 그런 무서운 꼬리표를 남기고 갈 만큼 나쁜 남자는 아니라고 믿어요? 그러니, 자. 얼른 들어오셔요. 전에 토브룬 여관에서도 이렇게 꼬옥, 껴안고 잔적 있잖아요? 아무 일도 없이, 손만 잡고. 솔직히, 상처받았어요 나.’
‘아, 알았어! 알았으니까 붙지마, 붙지마흐아으으!’
‘으으음~ 따듯해라아~’
락샤샤는 내가 뭐 인내의 초인이라도 되는줄 아는가보다. 토브룬의 그때는 그냥 대충 밖에서 로그아웃 해버려서 자동 모드로 로그아웃 가능한 안전지대, 여관으로 기어들어간 것 뿐이고. 당연히 플레이어가 없으니 락샤샤가 옆에 누워서 무슨 짓을 해도 캐릭터는 잠만 잘 뿐이었겠지.
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 정신이 말짱했단 말이지.
‘….하이드. 거기서 뭐하냐?’
[음? 아. 어젯밤에 뜬 눈으로 보낸 6시간. 이 공룡만한 기억을 어디에 보관할지 궁리하는 중.]‘….치워줘, 제발.’
[아니. 혈압떨어져서 산소 부족해지면 쓸건데. 충분히 효과 있을걸?]‘아니 좀.’
진짜, 단 1초도 휴식하지 못했다. 락샤샤는 자면서도 뭘 그렇게 뒤척이는지, 어후 진짜 옷은 또 왜 그렇게 얇은…. 어우 막, 어우우우우….
‘수계 마법사가 된 것은 천운이었다.’
[정확히는, 제 피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 덕분이지.]다음에도 또 이런 일이 있겠다 싶으면 오트만에게 진정제를 좀 받아둬야겠다. 락샤샤한테 먹이든, 내가 먹든.
….솔직히, 아무리 내가 바보라도 이 정도쯤이면 락샤샤가 어떤 마음으로 내게 어프로치 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다. 그녀가 말했던 것처럼 빼앗긴 내 마음을 다시 훔쳐내기 위함이겠지.
솔직히 감사할 따름이지만…. 아닌건 아닌거지.
막말로, 락샤샤가 말했던 것처럼. 순서를 지켜야 한다면 적어도 다나가 먼저….
[어.]‘어.’
[어어어어.]‘어….’
[어어어어어어어어!!!! 너어어어!!!]‘어, 어으어어억!’
[플레이보이! 결국 양손의 꽃을 계획하시겠다 이거냐! 제기랄, 역시 내 아버지야! 멋져!]갑작스럽게 떠오른 생각에 하이드가 벌떡 일어나더니, 괴물 모습을 한 팔 한가득 기억의 구슬을 안고와 마구 내던지기 시작했다. 미리 정리라도 해뒀는지 하나같이 아슬아슬한 락샤샤의 모습과 지난밤 엉겨붙던 그녀의 기억들이 머릿속에 마구 몰아치기 시작했다.
‘무의식적인거다. 잊어줘. 제발 잊어줘!’
[음~ 오랜만에 밖에 얼굴한번 내밀어볼까? 발성기관이 영 마음에 안들어서 싫었는데, 아~ 너무 말하고 싶다! 임금님 귀는 토끼 귀~ 나쁜남자는 망설이지 않긔~]‘서, 선생님! 제발!’
[음~ 밖에 나가면 자율활동 3일. 나 해보고 싶은거 많다.]‘….12시간.’
[48시간! 더는 못 봐줘!]‘하루! 제기랄, 하루 통으로 다 줄게! 좀 봐줘 새꺄!’
내가 미쳤지. 도대체 무슨 생각을, 수, 순서라니, 도대체 무슨 순서를 무, 무슨 말도 안돼는 생각을….!
[말 되는데?]‘돼선 안돼 이자식아!!!’
아무리 부정해도 이미 떠올린 생각을 하이드에게서 감출수는 없는 노릇.
이 녀석이 쑤욱 튀어나와서 [박.교수가. 사실. 이런생.각을] 같은 소리를 지껄이는 순간, 눈에 불을켜고 지켜보던 대화방 녀석들이 폭발하고, 다나도 폭발하고, 내 인생도 같이 폭발하는거다.
“이보시오, 이보시오! 살라딘! 살라딘! ….교수!”
“읏, ㅇ,예?”
“가명으로 불러달라 했으면서 본인이 알아듣지 못하면 말짱 헛일이 아니겠소? 졸리면 어서 들어가 잠이나 자시오. 출발준비 다 끝났는데 갑판에 정신 놓고있는 사람이 있어서 배가 나가질 못하니.”
“예…. 그럼, 부탁좀 하겠습니다….”
잠이다. 잠이 부족해서 이런 망상이 떠오르는거다. 그냥 밤을 새운게 아니라 온 감각이 쭈뼛 서도록 신경을 곤두세우며 뜬 눈으로 밤을 지세웠으니.
[신경만 곤두세웠어?]‘염병, 세계수 한번 더 만나면 너 적출해달라고 할거야!’
[에벹베베벹베베베-]결국, 밤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던 교수는 수마를 이기지 못하고 선창에 들어가자 마자 쓰러지고 말았다.
“세일-호! 목표는 거인의 열 두 걸음! 세 번째 발자국으로 간다!”
“어어이!”
“어어이!”
“어어이!”
“어어이!”
교수가 잠이 들 무렵, 배는 다시 돛을 부풀리며 사막을 향해 나아가고.
모래의 굴곡에 따라 출렁이는 배 위에 잠든 교수는 꿈을 꾸었다. 허름한 그의 소파위에 누워, 한쪽 팔에는 락샤샤를. 다른쪽 팔에는 다나를 안고 잠이 든 그의 꿈을.
‘서방님~’
‘교수~’
‘헤, 헤헤, 헤헤….크아악!’
분위기가 좋아질 무렵, 락샤샤의 날카로운 단검이 그의 가슴을 쑤시고 다나가 접속기의 코드를 뽑았다, 꼈다 하며 감전되 죽어가는 그를 웃으며 지켜보는, 그런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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솨아아아- 퍼억! 솨아아아- 퍼석!
“그래서, 살라딘이라는 이름이 보통 이름이 아니라는 말입니다요. 이게 고대 사막왕국에서 왕의 곁을 지키던 수호자에게 붙던 이름인데, 보통사람이 썼으면 저희도 역정을 냈겠지만 저희 눈으로 그 용력을 지켜봤으니 어울린다- 싶어서 내버려 둔겁니다요.”
“….”
“음. 살라딘. 죽었습니까? 살라딘, 살라딘님?”
탁- 탁-
망루 감시원 나루카는, 사람 뺨을 때려도 이렇게 퍼석한 소리가 날 수 있다는 것에 놀라며 열심히 눈앞의 그를 흔들어 깨웠다.
“꺼어어- 끄어으으-”
항사 6일차. 날씨. 빌어먹게 살인적으로 맑음.
오아시스 마을을 떠나고도 이틀이 흘렀다. 배는 여전히 흔들리고. 조금은 적응한 노툼과 달리 쉽게 변하지 않는 엘프님은 여전히 양동이와 붙어 살고 계셨으며.
“그으으으, 추웅부니이이이…. 이거읏나아아….?”
“에, 어디보자. 으음…. 항사꾼인 제 피부와 비교했을 때, 아직 좀 허연게 보이시지요? 살라딘이라는 이름을 쓰기엔 아직 좀 하얀 것 같아 보입니다만?”
“쓰이….브아….”
나는, 잘못한 것도 없이 돛대에 매달려 살인적인 태양과 마주하고 있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고, 하니. 내 신분증과 새 이름을 전해들은 선원들은 성자나 교수보다 훨씬 부르기 좋다며 좋아하는 한편,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살라딘이라…. 저분 같은 남자한테 어울리는 좋은 이름이긴 한데, 사막 사람치곤 너무 하얀 것 같지 않으쇼?’
‘어? 아, 그건 항사중에 잘 태우면 어떻게 될거라고 하던데?’
‘그을쎄? 아무리 우리가 옷으로 둘둘 감고, 야자 기름같은 것으로 피부를 보호했다지만 15년넘게 항사 생활을 한 우리를 겨우 며칠만에 따라잡는게 가능하겠수? 그쪽은 신분이 걸리면 당장 척살당할 사람이라 허투루 하는것도 좀 그런디.’
‘어….그런가?’
‘살라딘 당신 저번에 보니까 모래에 익은 피부를 무슨 허물처럼 벗어버리던데. 그거 아무 때나 가능한거요?’
‘그렇지? 탈피같은게 아니라 속에 새 살이 돋아난거니까?’
‘하긴. 모래 바다에 뛰어들었다가도 제 발로 돌아온 양반이지. 됐네 그럼. 따라오슈. 웬만큼 큰 사고 아니면 배는 우리끼리 잘 모니까. 댁은 이름에 어울리는 외양부터 갖춥시다. 선장한테는 내가 말해주지.’
내 용병패와 얼굴을 번갈아보며 인상을 찌푸리던 항해사는, 좋은 해결책이 생각났다는 나를 중앙 돛대 위의 망루로 안내했다.
그리고는, 속옷만 남기고 홀딱 벗긴다음 돛대에 묶여있으라고 한 것이다.
‘거, 웬만하면 속옷까지 벗는게 좋을텐데. 혹시나 멱을 감다가 허연 궁둥이라도 드러내면-’
‘그래도 안돼 이 인간아! 내 자존심이 허락 못한다!’
‘쩝. 알았수다. 그럼, 죽을 것 같으면 얘기하쇼, 내려서 물 먹이고 다시 매달아줄테니.’
그렇게 망루 선원의 안내를 받아, 대화방에 노루 그 인간의 ‘서비스가 부족하네, 어쩌네’ 하는 소리를 들어가며 이렇게 매달리게 된 것이다.
솔직히 이름과 외형의 괴리감은 나도 인지하고 있었고, 따로 달그림자의 배를 타고 출발하기 전에 락샤샤도 이것에 대한 얘기를 한번 더 하기도 해서 몸을 태우는 것에는 동의했다.
“꺼어어- 꺼어어어-”
“어어이- 죽었습니까아-”
“꺼어억- 꺽- 꺼어어-”
“나루카아- 그분 돌아가시면 안된다아-”
“아직 살아 계십니드아아-”
“….아직도 안 죽었다는데?”
“시상에. 외신의 사도가 그렇게 명줄이 질기다고들 하더니.”
“이제 좀 있으면 도착인데. 시간에 맞출수 있으려나 몰라?”
“그러니 저렇게 독하게 매달려 계신 것이겠지.”
“사내로군.”
“그럼! 살라딘 같은 남자가 또 없지!”
“꺼어어어어—-”
다만, 그게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줄은 꿈에도 몰랐다. 당장 햇볕 잘 드는 돛대에 계란을 던지면 껍데기는 떨어지고 익은 계란은 돗대에 붙어있을 정도로 햇볕이 굉장했거든. 매달릴 때만 해도 반나절 정도 고생하면 멋들어지게 태닝된 몸으로 변해있을 줄 알았지.
‘하, 하이드…. 재생….력….’
[아주 뿌리까지 틀어쥐고 있다. 이게 최대한 억제한거야. 그냥 뒀으면 변형된 세포가 전부 대체되면서 처음 그대로 였을 거라고. 그래도 꽤나 익은 것 같으니까, 조금만 더 버텨봐.]‘씨….바….’
재생력. 그놈의 재생력이 문제였다.
처음 한시간 정도는 더워서 죽어버리겠다- 같은 마음으로 버텼는데, 살만 아주 벌겋게 익어 다 벗겨지고 몸은 선원들 같은 구릿빛이 아니라 옅게 익은 색이었던 것이다.
일정 수준을 넘어서자 햇볕에 변형된 세포를 몸이 마음대로 버리고 원래의 것으로 재생해버린 것.
덕분에 여기까지 오면서 은은하게 태운 피부도 회복과 함께 원상 복귀되고, 오히려 매달리기 전보다 더 하얗게 돼어서는 선원들의 선망어린 눈길을 한몸에 받을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배는 가고. 상상 이상으로 빠른 사막 배는 쏜살같이 모래를 가로질러 어느새 락샤샤가 기다리는 목적지 인근까지 와버렸고.
이대로는 사막 사람의 이름을 쓰는 외지 사람이 되어버릴 판이라 재생력을 최대한 억제한 상태로 될 때까지 매달려있기로 한 것이다.
“꺼어어- 꺼어어어-”
그렇게, 홀딱 벗고 돛대에 매달려 얼마나 시간을 더 보냈을까.
“으음…. 이정도면, 얼추 된 것 같은데?”
“흐으, 어어어, 흐어어….”
“음? 살라딘께서 뭐라고 말하시는데?”
“후….후…ㄹ 후어어…. 히해히하…..”
“훌…. 울…. 물? 물달라굽쇼?”
바들바들바들바들-
망루에 자리잡은 선원이 수시로 자신의 팔을 시험지처럼 내 얼굴과 비교한 끝에. 합격점을 얻어낸 교수는 재생력 하나없이 깡으로 버틴 고문을 끝내고 내려올 수 있었다.
“에이. 너무 태웠네.”
“멍청한 놈아. 적당히 태웠어야지. 망루에서 일하는 네놈이랑 비교하면 되겠냐. 우리보다 더 탔잖아.”
“뭐. 가만 냅두면 하얘지는 양반이니 좀 바싹 태우는게 맞지 않겠습니까?”
“하긴. 그럴수도 있겠군.”
꿀꺽꿀꺽꿀꺽꿀꺽!
‘망할 새끼들, 망할 새끼들, 망할 새끼들, 망할 새끼들!’
몸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속옷차림의 교수를 신기한 생물처럼 바라보는 선원들속에, 교수는 살면서 제일 맛있게 느껴지는 물을 쉼 없이 들이켜며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온갖 고통에 익숙한 그로서도 쌩으로 몸이 말라붙어가는 경험은 손에 꼽을정도로 고통스러웠으니까. 더욱이, 나름 수계 마법사인 그에겐 보통 사람은 느낄 수 없는 이루 말할수 없는 불쾌감이 함께했다.
[그래도 잘 탔네. 미미하게 재생하면서 타서 그런가, 숯덩이처럼 탄게 아니라 진짜 사막 사람처럼 아주 잘 탔어.]‘으으으…. 좀 볼만 하냐?’
[응. 옛날 이집트 영화에 나오는 덩치 큰 대머리 노예같아. 쇠사슬 하나만 차면 완성이겠어.]‘으으으으…. 진짜 게임 하면서 가지가지하네….’
그렇게. 보통 사람이라면 다섯 번은 더 죽었을 과정을 거친 끝에 살라딘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몸을 가지게 된 교수와, 그걸 실시간으로 보면서 생각보다 교수가 더 대단한 사람임을 깨닫게 된 선원들과 함께.
“멈춰라!”
“돛을 접어라! 이곳은 위대한 사막왕국의 계승자, 카울라딘 팔 모사드 님의 영역이다! 신원을 밝히고, 검문에 응해라!”
배는, 마침내 목적지인 거인의 열 두 걸음, 오아시스 군집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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