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343
Chapter. 15. 세상의 끝을 본 자는 사과나무를 심을 수 있는가(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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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어엉!
“윽…. 으음….”
폭음. 이드라실을 깨운 것은 성벽을 통째로 바다에 던져넣은 것 같은 폭음이었다. 귀를 찌르는 소음 속에, 구슬땀을 흘리는 노인이 보인다. 물을 조종해 이리저리 튕겨 나가는 교수를 부드럽게 받아내는 한편 어떻게든 테르마키안의 속력을 줄이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하고 있었으며, 그런 그를 저지하기 위해 전장에서 빠져나온 뮤트들이 배를 향해 마구 달려들고.
그런 뮤트를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배를 몰아 달의 주변을 빙빙 도는 선원들과 미처 떼어내지 못한 뮤트를 주술로 공격하는 노툼.
교수와 테르마키안의 전투. 그래, 나는 전장에 있었지.
‘….기억이 끊어진 부분은 없습니다만. 꼭 잠이라도 잔 것 같은 기분입니다.’
아주 긴 꿈을 꾼 것 같은 느낌이다. 산들바람이라도 부는 듯 맑아진 머리도 그렇고, 눈앞에 선연하면서도 안개처럼 흩어져가는 기억도 그렇고.
기억? 뭔가에 대한 기억. 흐릿하면서 동시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기억이 있었다.
세계수, 어머니 나무와 만난 것. 알 수 없는 비밀에 대한 속삭임. 정해진 미래와 정해지지 않은 미래. 그리고, 그녀가 해야 할 일.
이드라실은 꿈속에서의 감각이 등 뒤에서 느껴지는 것에 의아함을 느끼다 등에 멘 화살통을 풀었다.
‘있다.’
무엇을 찾는지도 몰랐지만, 눈으로 보는 순간 바로 이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지런히 자리 잡은 화살들. 촉과 화살깃이 달린 죽은 나뭇가지에 불과한 그것들 중 하나가 생생한 생명력을 뽐내며 파릇파릇한 잎사귀를 틔워내고 있었다. 죽은 나무에 새 생명이 깃든 것이다.
주술로 가시넝쿨을 만들어내던 노툼은 갑자기 느껴지는 생명력에 화들짝 놀라 다가왔다.
“그우우우. 화살….? 살아있는 화살. 귀한 물건. 엘프, 그거 어디서?”
“저도 잘 모르겠으나…. 아무래도 제가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노툼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을 때, 이드라실은 반사적으로 대답한 다음에야 그 말의 의미를 곱씹어보고 있었다.
사용해야 한다. 아마도 그런 선택을 했었다. 지금껏 어머니 나무의 의지를 무시해왔던 그녀로서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었지만, 이것이 희망이 될 것이라는 너무나도 확고한 믿음이 그녀 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
탈그락.
이드라실은 촉과 화살깃이 달린 작은 나무를 조심스럽게 꺼내 그것을 눈앞에 들어 보였다.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 고향 카네란의 결계 나무처럼 그저 땅에 심으면 자라나서 교수를 도와줄 것인가? 아니면 이것을 교수에게 전달해야 하나? 그것도 아니면….
“….락샤샤. 그녀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사막 여자는 저기 있다. 뱀녀 잡았다.”
노툼이 가리키는 곳은 달이 끌어올린 바다가 끝나는 부분, 해안이라고 불러야 할만한 곳이었다.
주술사로 커다란 하얀 구체 같은 것을 만들어낸 락샤샤는 사방에 주술사를 뻗어 안에 붙잡힌 니그미를 구출하려는 뮤트들과 싸우는 중.
차분하게 해츨링에 대해 질문할 상황이 아니었다.
물론,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허락 또한.
“….부디. 내 선택이 옳았기를.”
결심을 굳힌 이드라실은 화살에서 자라난 세계수의 가지를 들고 갑판 아래, 가장 깊은 곳의 선실을 향해 달려갔다.
덜컥!
“께에엑!”
“끼륵….에, 엘프로군. 나는 적이 들이닥친 줄만.”
“긴말할 시간 없습니다. 혹시, 이것을 보고 뭔가 느껴지는 것이 없습니까.”
이드라실은 왕혈, 해츨링의 말 허리를 뚝 끊어먹으며 들고 있던 세계수의 가지를 억지로 그의 품에 들이밀었다.
“이건…. 화살인가? 살아있는 나무로 만든 화살?”
“투박하지만, 뭔가 예쁘네요….”
그녀가 건넨 가지를 신기한 장난감인 양 쳐다보는 알다르와 세니카 남매.
흥미를 보이긴 하지만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퍼어엉.
전투의 폭음이 두터운 선실의 벽을 뚫고도 선명하게 들렸다. 시간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역시. 화살을 특정하여 피어난 것에 의미가 있었을지도 모르니. 직접 저 도마뱀들의 심장에 찔러 넣어야 할지도.’
조급해진 이드라실이 알다르의 손에서 다시 세계수의 가지를 회수하려던 순간.
와작!
“오, 오라버니?”
“이런…!”
와작 와작!
이드라실이 말릴 새도 없이, 해츨링 알다르샥스는 홀린 듯한 눈으로 세계수의 가지를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꿀꺽.
씹은 것을 삼키는 해츨링의 목울대가 유난히 선명하게 보인다고 느낀 그 순간.
“끄르륵!”
“오, 오라버니! 엘프님! 피가…. 오라버니가 피를!”
가지를 삼킨 알다르샥스가 마치 제 몸에 들어있던 모든 피를 쏟아내려는 듯 피를 토해내더니,
“끄르르륵, 카학!”
툭. 데구르르….
피와 함께 작은 덩어리 같은 것을 뱉어내었다.
쇳조각이 섞인 녹색 조각.
‘드래곤의 죽음과 함께 권능을 봉인한 태양의 조각. 관리자가 사라진 세계를 위한 널(Nul)의 마지막 안배. 왕혈이 멸종하기 전에 뒤틀려버린 세계. 해제된 봉인.’
그것을 본 이드라실의 머릿속에 흐릿한 기억이 빠르게 떠올랐다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알다르가 뱉어낸 회로기판이 모래가 되어 흩어진 직후.
두근-
“알다르….님?”
“오, 오라버니…. 알다르 오라버니?”
두근- 두근-
창백해진 알다르의 얼굴에 혈색이 돌며 가슴 속에서 빛을 발하듯, 피부 안에서부터 빛이 새어 나와 그의 가슴을 발갛게 물들이고 있었다.
전쟁 북처럼 울리는 심장 소리. 그것에 맞춰 더욱 빛을 뿜어내는 심장.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킨 알다르는, 홀린 듯 선실 밖을 향해 발을 옮겼다.
차박. 차박.
파충류 특유의 습한 발걸음이 갑판 아래 복도를 울리고.
“끼루룩! 에, 엘프! 오라버니께 무, 무슨 짓을….! 오라버니, 정신 좀 차려봐요, 오라버니!”
세니카가 눈물을 쏟아내며 알다르에게 매달렸지만, 밖을 향하는 그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두근-
두근-
심장의 고동이 한번 울릴 때마다 손과 발끝이 움츠러들 정도로 강맹한 힘이 알다르의 안에 가득 차오르고 있었다.
단순히 강한 힘이 아니다. 어떤 존재감. 어떤 권리. 당당하게 세계와 제 이름을 동급으로 취급할 수 있는, 그런 생물의 권능.
덜컥-
끼이익!
“엘프! 어디 가지 말고 여기 좀 도와….그웍? 도마뱀?”
“이, 이런! 선장! 해츨링을 다시 선실로 돌려 보내주게! 배에 달라붙은 뮤트가 언제 갑판에 올라올지 몰라!”
“우리도 남는 손이 없습니다!”
“어어어, 저거저거, 어디가! 야!”
퍼어어엉-
키아아악! 카악!
꽈드득!
저 앞에서 쉼 없이 울려 퍼지는 물이 폭발하는 소리. 배에 달라붙은 뮤트의 불쾌한 울음소리와 가시넝쿨이 그 뮤트를 으스러뜨리는 소리.
비틀거리며 혼란한 갑판 위를 걸어간 알다르는 가시넝쿨에 둘러싸인 난간에 몸을 기댔다.
그리고, 넘어진 세니카를 들고 올라온 이드라실을 마주 보며 말했다.
“엘프….님…. 세니카를…. 잘 부탁드립니다….”
“께우우욱! 이것….놔! 오라버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오라버니!”
혼란에 빠진 하프엘프가 따라가겠다고 발버둥 치는 세니카를 붙잡고 고개를 끄덕이자, 알다르는 그것으로 됐다는 듯, 쓰러지듯 난간 너머로 떨어졌다.
“캬아아악!”
“크악, 크우아아악!”
“아, 안돼! 오라버니이이!!!!”
날카로운 송곳니와 발톱을 드러낸 괴물들이 바글거리는 모래바다 위로 알다르의 몸이 떨어지고, 순식간에 그 사이에 파묻혀 사라졌다.
절규. 그리고 마침내 제 손에 떨어진 적의 고기에 환호하는 괴물들의 울음.
톱날 같은 발톱 사이에 알다르의 연약한 육신은 형편없이 찢어지며, 산산이 흩어지고.
두근- 두근-
그의 심장. 피에 젖은 심장이 찢어진 육신에서 떨어져나와, 고요히 모래바다 안에 잠겨들었다.
두근-
두근-
.
.
.
.
.
….두근.
드래곤 알다르샥스는. 그 과정이 알을 깨고 나오는 생명체와 같다고 생각했다.
푸화악!
『크우우우우우우우아아아아아아!!!』
콰득!
모래를 뚫고 나온 굵은 팔이 옛 허물을 찢어발긴 미물을 으스러뜨렸다.
탄생의 울음은 한낱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있는 범위 밖의 소리로 제 존재를 세상에 알렸으며.
솨아아아-
이윽고, 모래 밖으로 찬란한 동체를 드러낸 그것은, 감히 신이 빚어낸 생물들 중 으뜸이라 할 만한 모습이었다.
은은하게 물결치는 무늬를 간직한 푸른 비늘에 뒤덮인 동체. 한때 바다였던 이곳에 살던 선조들과 같이 날개는 없으나, 보는 것만으로도 강대한 힘이 느껴지는 길고 튼튼한 몸. 강인한 이빨과 긴 수염 위로, 심해에서 올라온 빛처럼 푸르게 빛나는 용의 눈이 있었다.
검푸른 눈이 그의 눈 앞에 펼쳐진 세상을 내려다보았다.
주제도 모르고 버르적거리며 그의 비늘에 달라붙는 미물들이 비늘 위로 흐르는 힘에 바스라지고 있었다.
돛대 위에서 떨어질 뻔한 선원과, 다리가 풀려 키에 매달린 선장. 거품을 물고 까무러친 선원들이 보인다.
그에게 세계수의 의지를 전해준 엘프와 너무 놀라서 바들바들 떨며 꼬리로 갑판을 탁탁 치는 그의 피붙이가 보였다.
한마디 따듯한 말이라도 건네고 싶지만, 시간이 없었다.
두근- 두근-
용의 감각에 수면이 폭발하는 소리와, 창에 꿰뚫린 사내가 신음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던져진 창에 그림자처럼 따라붙어 그의 목을 향해 할버드를 휘두르는 여섯 팔의 괴물 또한 보였다.
이제 막 태어난 몸으로 거리를 좁히기엔 부족한 시간. 알다르샥스는 몸을 날리는 대신, 세상과 함께 고동하는 그의 심장에서 나온 힘을 입안 가득 머금었다.
『멈.추.어.라!』
쩌어억!
언령(言令). 세계의 일부에, 의지를 담아 내던지는 세계의 난폭한 명령.
세계의 장막을 열어 그 뿌리에 내려앉는 목소리에 뮤트도, 선원들도, 교수의 목을 반쯤 파고든 테르마키안의 할버드도 거짓말처럼 멈춰버렸다.
그것은 세계의 장막을 열고, 그 뿌리에 닿는 명령. 이 세상을 살아가는 어떤 미물도 드래곤의 언령(言令)에 저항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허나.
“어디서 굴러먹던 지렁이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드득, 우드드득!
“내 손님은…. 놓고 가셔야지!”
꽈아앙!
드래곤의 언령이란 한 대륙의 명운을 합친 것과 같은 존재감에서 기인한 것. 이 자리에 선 이들은 모두 세계의 역사에 깊은 흉터를 남길 수 있는 존재였다.
그들의 행동에 얽혀있는 운명이 너무나도 많기에, 갓 태어난 드래곤의 언령 정도로는 잠깐 묶어두는 게 고작이었던 것이다.
“쿨럭, 쿨럭! 크으으으…. 가, 감사합니다…. 어디서 오신 드래곤인지는 모르겠으나….”
『살라딘. 나를 알아보지 못하겠느냐.』
“쿨럭, 그…. 어….? 제가 발이 넓긴 합니다만, 드래곤이랑 안다고 할 정도는 아닌데…. 생긴게 동양 용이십니다? 청룡? 혹시 한국서 오셨나? 동향 사람?”
『알아듣지 못할 소리를 하는구나.』
“아, 죄송. 이 놈의 게임이 이제 아주 세끼 밥 먹듯 바깥 얘기를 해대는 바람에.”
교수는 상처를 재생하는 데 집중하며 그를 구출한 드래곤의 모습을 눈에 굴렸다.
모른다. 내가 아는 사람들은 죄다 나랑 같이 진창에 구르는 사람들이지, 이런 훤칠하신 드래곤님 같은 것은 없었는데.
『나다. 알다르샥스. 락샤샤의 보호를 받던 해츨링 남매.』
“그 목도리 도마뱀? 께루룩?”
『드래곤을 모욕하지 말아라. 불운해진다.』
굳어있던 테르마키안의 할버드가 배를 쪼개기 직전, 가까스로 창에 꿰뚫린 교수와 함께 배 옆면을 통째로 뜯어낸 알다르샥스의 말에 교수는 달랑거리는 목도 잊어버리고 머리를 흔들었다.
“어…. 어쩌다 이리 환골탈태를 하셨습니까?”
『긴 이야기가 있으나, 그저 옛 드래곤의 권능이 필요할 정도로 세계가 어그러졌다고만 이야기해야겠구나. 이제 막 지식을 받아들인 터라 나 또한 혼란스러우니.』
알다르샥스는 그의 손아귀 속에서 재생하는 교수와 맞은편의 테르마키안을 번갈아 보았다.
어깨를 돌리고, 무기를 휘두르는 그의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었다. 언령 또한 결국 마법과 궤를 같이하니, [정지하라]는 말에서 제 힘으로 벗어나 그것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저자가 증명한 이상, 같은 언령은 저자에게 통하지 않을 것이다.
『….동족의 썩은 사체와 죽은 신의 망령으로 만들어진 드래곤. 고작 그것의 힘을 이어받은 주제에 세계의 의지와 맞설 힘을 가지고 있다니. 역시, 세계에 주어진 ‘시련’은 이미 정도를 한참 벗어났음이야.』
알다르샥스는 다시금 무기를 치켜드는 테르마키안을 보며 교수에게 말했다.
『살라딘. 그대는 이 길로 달을 향해 가도록 하라.』
“아니, 그냥 저거 같이 잡고 같이 가면 될…. 아, 아니구나.”
단순하게 각개 격파를 생각하던 교수는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테르마키안에게 드래곤의 힘을 넘겨준 팔카투스가 달의 내부로 돌아갔으니까. 내버려 두면 온갖 변수를 만들어내는 놈인 만큼, 다른 수작을 부릴 시간을 주면 안 된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내가 이런 벼랑 끝에 몰려 계획을 짰다면 플랜B가 아니라 플랜 CDEF~Z를 넘어 32-가,나,다,라 까지 떠오르는 대로 죄다 만들어 뒀을 테니까.
‘그놈이 골드 드래곤의 몸에서 풀려나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몸을 빌렸다고는 해도 대미지를 꽤 입은 것 같기는 했는데. 회복하고 다시 정신 차려서 다음 계획을 준비할 시간은….’
제기랄. 차고 넘친다. 바다와 함께 넘실거리는 달을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어…. 그럼 부탁 좀 합시다! 금방 갔다 올게!”
『되도록 서둘러라. 이미 세계는 지나칠 정도로 먼 길을 와버렸으니. 여기서 더 가면, 정말 되돌아올 수 없는 결말을 향할지도 모른다.』
쿠르르륵!
고개를 끄덕인 교수의 몸이 유령처럼 물속으로 푹 꺼지고, 화산이라도 폭발한 듯 끊임없이 요동치던 달의 바다에 잠시 정적이 내려앉았다.
찰팍. 찰팍.
그 잔잔한 수면 위로 발걸음을 옮기는 소리.
『그래…. 가짜라고는 해도, 드래곤의 힘을 강탈한 이답구나. 언령의 주박에서 이토록 빨리 풀려난 것도 모자라, 제멋대로 움직일 수 있을 정도라니.』
“그럼. 나는 지금 아주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거든. 아주, 아~주 끝내주는 날이야. 개미 같은 인간들을 원 없이 죽이고, 이뿌리가 시큰할 정도로 강한 힘을 흡수하고, 팔카투스 녀석이 그토록 노래를 부르던 아버지라는 놈을 신나게 두들겨 팬 것으로도 모자라서…. 드래곤이라니. 세상에, 오늘이 내 생일인가?”
아직 불편한 팔을 붕붕 돌리던 테르마키안은,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무기의 첨단을 드래곤을 향했다.
“어린 드래곤이라. 잘게 썰어서 고기는 누님께 선물로 드리고, 심장은 어머니 건강식으로 드리면 딱이겠군!”
『드래곤의 힘을 강탈했다 하여, 그 오만할 권리조차 받은 것은 아니거늘.』
까드득-
마주한 알다르샥스의 가슴이 울렁거리더니, 환한 빛을 발하는 구슬이 그의 입에 물렸다. 드래곤의 힘을 받아들여 결정화된 그의 심장. 드래곤 하트였다.
하트가 모습을 드러냄과 함께, 사막의 하늘에 먹구름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어디, 네 어미가 벼락에 맞아 새까맣게 타들어 간 모습을 보고 싶다면…. 가져가 보거라!』
번쩍!
꽈르릉!
사막의 상공. 뇌운이 번쩍이는 하늘을 배경으로 드래곤의 긴 몸이 떠오르고.
그것을 마주한 용인의 팔이 여섯 무기의 손잡이를 부서질 듯 움켜쥐는 순간.
콰아앙!
용의 낙뢰와 용인의 거력이 마주했다.
교수가 뒤로한 전장에 다시 한번 폭음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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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르륵-
그리고. 신화와 같은 전쟁을 뒤로한 만신창이의 남자는.
“문 열어…. 이 자식아!”
마침내 도착한 가라앉은 달의 앞에서. 이야기의 끝이 되어야 할 무대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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