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374
Chapter. 16. 성자와 완성자(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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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게스톤.
그는 어려서부터 몸집이 컸으며, 어려서부터 나무꾼인 아버지와 함께 일을 다닌 덕분에 커다란 통나무를 들어 올릴 정도로 힘이 장사였다.
게스톤은, 늘 운이 그를 따라다닌다고 생각했다.
동네 아이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크게 태어난 것도 그렇고, 그만큼 힘이 좋아 뭇 여인들의 선망을 한몸에 받은 것도 그렇고. 평범하게 아버지를 따라 나무꾼으로 살 줄 알았던 그에게, 귀족의 모병관이 다가와 사병이 될 것을 권유한 것도 그랬다.
‘뭐, 뭐라고? 귀족 사병으로 뽑혔다고? 그리고 그걸 좋아라고 받아들였어?’
‘아버지! 이건 기회라니까요! 저는 이런 변방에서 평생 나무나 베고 싶지 않다구요! 귀족 사병은 일반 경비대랑 비교도 할 수 없는 높은 자리란 말입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행운이에요!’
‘이, 이 천치 같은 놈이! 내가 행운과 불행은 쌍둥이라 늘 붙어 다닌다고 늘 말하지 않았냐! 요즘 제국 분위기 뒤숭숭 한 거 몰라! 전쟁이란 말이다, 전쟁! 나무나 베던 도끼로 사람을 찍어야 한다고!’
‘그러니 행운이라는 겁니다! 단순히 성이나 돌아다니는 사병이 아니라 공을 세울 기회라니까요! 두고 보십쇼. 먼 옛날 나무꾼 스카라드가 언데드 수천의 목을 베고 사형수 스카라드로 불린 것처럼, 저도 엄청난 전공을 세워서 돌아오겠습니다! 이건 제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행운이에요!’
‘이놈아, 그 행운이 내겐 불행이란 말이다….’
떠나는 그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오두막 밖에 나와 서 계시던 아버지. 아버지의 모습과 함께 메아리처럼 떠오른 기억에 게스톤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아버지는 틀리셨습니다. 이게 행운이 아니면, 도대체 뭐가 행운이란 말입니까!’
의심할래야 의심할 수 없다. 오늘 이후로 그의 앞날은, 쭉 뻗은 대로와 같은 것이다.
그 증거가 바로 눈앞에 있지 않은가?
‘세상에! 용기의 대전사 성 아율리스님이다! 신전 벽화와 똑같이 생기셨어!’
성인(聖人). 평민인 그는 기껏해야 신전 벽화나 어설픈 족자를 통해서나 상상할 수 있었던 존재다.
들리는 말로는 손 한번 잡아줬더니 평범한 농노가 신성력을 깨우쳐 신전에 들어갔다고 하는 그런 분들이며, 그와 같은 무지렁이에게는 사실상 신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 지금 단상 위에서 그들을 위해 소리높여 말씀하시지 않는가?
“단언컨대, 이곳에 모인 이들은 여신의 이름으로 증언하는 성스러운 임무를 부여받았으며-”
“두려워 말라! 겁에 질려 물러선 자는 등을 찔려 죽을 것이나, 먼저 앞으로 나선 자는 전신 다-카르자의 가호와 함께 승리의 깃발을 휘날릴지니!”
“라투라. 당신의 모든 발걸음에 풍요의 가호가 깃들고-”
“광명이 함께할 것이며!”
“항상 위기를 살필 지혜를….”
우리가, 신의 숭고한 사명을 부여받은 군대라고.
그것도 한 명도 아니고, 세상에서 가장 신성한 인간 다섯 명이 전부 모여서. 장담하는데, 저분들이 저렇게 말씀하시는데도 승리를 의심하는 자가 있다면 당장 신벌이 내릴 것이었다.
자신감의 근원은 그것 말고도 많았다.
성자의 뒤를 이어 나타난 어린 왕. 변방의 귀족도 감히 쳐다보지 못할 만큼 대단한데 왕이라니. 어린 왕은 우리에게 왕의 친정에 함께하는 명예를 하사하셨다.
쿵. 쿵.
철그럭, 철그럭!
걸을 때마다 묵직하게 몸을 짓누르는 쇳덩이의 무게도 믿음직스러웠다.
방패와 검, 그리고 용의 비늘처럼 빛나는 사슬갑옷과 좋은 철을 아낌없이 쓴 제국 제식 갑옷까지!
이것을 다루기 위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던가? 무거운 갑옷을 입고 두 시간씩 산을 넘어야 했고, 몸이 지쳐 쓰러진 다음에는 검을 휘두르는 법, 방패를 쓰는 법, 진형을 유지하는 법을 배웠다. 제대로 외우지 못하면 해가 지고 또 뛰어야 했기 때문에 다들 필사적으로 익혔으며, 나름 이 정도면 기사만큼 싸우지 않을까, 할 정도로 숙련됐다고 생각했다.
로드릭 병사들은 그런 갑옷도 없는지, 가죽 조각을 누덕누덕 기운 것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쓰고 있었다. 외팔이가 꿰맨 옷처럼 형편없는 모양에, 썩은 돼지기름의 퀴퀴한 냄새까지.
‘전쟁에는 버리는 병사와 진짜로 중요한 병사가 따로 있다고 했지.’
누가 봐도 저쪽이 버리는 병사였기에, 그 반대인 제국병은 헛되이 버려지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솟아올랐다. 덕분에 완벽한 진형 중간중간에 낑겨서 물을 흐리는 로드릭 병사들이 그렇게 미워 보이지도 않았다.
척! 척! 척! 척!
‘아버지, 당신은 틀리셨습니다! 당신의 아들 게스톤은 인류를 구할 영웅이 될 것입니다!’
다섯 성인의 축복.
왕과 함께하는 군대.
피나는 훈련과 장인이 만든 장비까지!
상상 속의 그는 이미 영웅이었다. 적들을 뚫고 영웅들과 함께 승리의 깃발을 들어 올릴 것이다. 들기 힘들 정도의 묵직한 은화 주머니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면 살아서만 돌아오라 소리치던 아버지의 코를 납작하게 해줄 수 있겠지.
어쩌면 귀족이 될지도 몰랐다. 커다란 저택에서 전용 음유시인의 노래를 들으며, 무릎 위의 아들에게 ‘아들아, 저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버지란다?’ 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도 있겠지. 정말 상상만 해도 달콤한 미래가-
까앙!
“악!”
“게스톤! 몇 번을 불렀는데 대답이 없는가! 병신처럼 넋 놓고 있지 마! 뮤트의 기습이다!”
“….기습?”
그를 달콤한 상념에서 깨운 것은 십인장 바델이었다.
“진형을 갖춰라!”
“제국의 명예를 드높여라! 방패병, 앞으로!!!”
『앞으로오오오!!』
척! 척! 척! 척!
“어, 어어… 아, 앞으로. 앞으로!”
지루한 행군에 느슨하게 풀려있던 마음이 바짝 조여졌다. 뭐가 뭔지 하나도 정신이 없었지만, 귀가 따갑게 들어왔던 명령은 조건 반사적으로 그의 몸을 움직였다.
늘어선 방패의 벽. 그리고 방패를 쥔 어깨가 덜덜 떨릴 정도로 울리는 지축.
‘뮤트다!’
땅을 울리고 공기를 뒤흔들 정도의 엄청난 숫자. 게스톤은 그것이 정육점의 고기로 이루어진 산사태 같다고 생각했다. 옅은 핑크색과 붉은색, 하얀색이 뒤섞인 불규칙한 덩어리.
두두두두두두두-!
키에에엑!
쯔악 쯔악!
끼이익!
‘배, 백 마리? 백의 백 마리? 아니, 이, 이 정도로 많다는 소리는 못 들었어!’
‘성자는, 영웅들은? 왕과 왕의 기사는 어디 있지? 다들 우리만 내버려 두고 어디로 간 거야!’
‘저, 적이 다가오는데…. 방패병은 날 죽이러 오는 이들이 코앞에 있어도 방패 너머를 볼 수 없는 건가?’
살점덩어리 파도가 다가올수록 방패를 든 어깨에 힘이 빠졌다. 버리기 위한 병사와 필요한 병사의 이야기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만약, 방패병인 우리가 버림패였다면? 우리가 목숨을 대가로 저 무식한 돌진을 막아낸 다음에야 영웅들이 움직일 계획이라면?
“충돌한다아아아!!!”
끼이이이이이익!!!!
쾅! 쿠궁, 쾅쾅! 까강!
촤아아악!
“으으으으으으!”
어린아이 키만 한 작은 놈들이 부딪치는 힘은 황소 같았다. 곳곳에서 방패 우그러지는 소리와 신음소리, 뒤로 밀려나는 방패병들의 악다구니가 섞여들었다.
“위! 위쪽으로 온다! 장창수 창들어어엇!”
‘….위?’
지금도 어깨랑 허리가 부서질 것 같은데 또 온다니. 장창수들이 창을 들어 올리는 소리와 함께, 작은 발톱이 땅을 박차는 소리가 들렸다.
타닷!
그제서야, 방패에 가려 제대로 보지 못한 적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번들거리는 작고 노란 눈에 위아래로 하나뿐인 사각 이빨.
갓 태어난 생쥐의 야들야들한 몸에 하얀 두개골과 발톱을 얹어 놓은 것 같은 모습.
게스톤은 방패의 벽을 뛰어넘은 그것이 장창에 꿰뚫릴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것은 뮤트를 경험하지 못한 병사의 오판이었다.
“께에에에에에엑!!”
촤아악!
후두두둑. 철퍽!
죽은 제 동료의 시체를 밟고 뛰어오른 놈은, 대낫 같은 발톱으로 제 몸을 찢어 그 피와 내장을 병사들에게 흩뿌렸다.
“어, 어어…. 어어어억!”
푸욱!
피와 내장과 함께 떨어지며 넋이 나간 장창수의 얼굴에 커다란 발톱을 박아넣은 괴물.
비슷한 일이 전장의 모든 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괴물은 제 몸이 곤죽이 되도록 방패를 들이받고, 뛰어올라 제 몸을 난자하며 달려들었다.
“으…. 으아아악! 피! 괴물의 피가 묻었다!”
“지, 진형을 유지해라! 자리에서 벗어나지 마!”
“사제를, 사제를 찾아야 해! 거기서 비켜!”
폭풍도 뚫고 나갈 것 같던 방진이 순식간에 흔들렸다. 뮤트와의 전쟁은 그 어떤 영지전과도 달랐으며, 흉포하기로 소문난 몬스터의 습격과도 달랐다. 제 몸을 조각내서 뿌리는 괴물이라니? 세상천지에 그런 괴물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세상에서 제일 강해 보이던 제국의 중장보병 군단은 순식간에 흐트러지고 있었다. 게스톤은 피와 내장이 비처럼 쏟아지는 아비규환 속에서 그의 방패만이 살길이라는 듯 죽어라 붙들고 있었다.
까드득-
“….어?”
그래서 몰랐다. 남들보다 힘이 좋은 그는 버텼지만, 다른 중장 보병 라인은 그보다 한 걸음은 더 뒤로 물러났다는 것도.
앞으로 돌출된 그의 방패 위로 축축한 살덩이와 발톱을 가진 것이 기어 올라와, 벌벌 떠는 그를 내려다보는 것도.
“께에에에엑!”
“으, 으아아아-어읍!”
“되도록 입은 벌리지 말라고. 피를 마시게 되면 사제도 돌이킬 수 없-거든!”
퍼어억!
그리고, 앞으로 돌출된 그를 향해 달려오는 두 사람의 헐떡임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이런 일이 익숙한 듯 한 명은 쇠몽둥이를 휘둘러 뮤트를 쳐내고, 한 명은 게스톤을 끌고 뒤로 물러나 방진에 합류했다.
“허억, 허억, 감사, 감사합니- 우욱!”
“내 이럴 줄 알았지. 제국 놈들, 순 맹탕이잖아? 뮤트 전은 처음이로군?”
“에이, 그래도 버틴 게 어딥니까? 백인장님이랑 저만 살아나왔을 때 생각하면 이놈들은 아주 특급 신병이죠.”
“정확히는 나 혼자지. 토드 너 임마, 내가 끌고 온 거 기억 안 나냐?”
이상한 가죽 옷에 돼지기름 떡칠을 한 두 사람. 로드릭 병사는 피와 내장이 쏟아지는 전장이 익숙한 듯, 더러운 천으로 게스톤의 얼굴에 묻은 피를 벅벅 닦아내며 잡담까지 나누고 있었다.
쑤욱!
그들이 그의 얼굴에 뒤집어씌운 가죽에선 그들과 같은 돼지 썩은 내가 났다.
“냄새나도 참고 써. 꼼꼼하게 기름칠 해뒀으니 피가 묻는 정도는 막아줄 거다.”
“가, 감사….”
“감사하긴. 네놈들이 살아있어야 나중에 우리도 교대하고 쉴 거 아냐. 뮤트전은 끔찍한 장기전이라고. 대충 숨만 돌리고 다시 앞으로 나와. 이 정도 규모면…. 얼추 세 시간은 버텨야 할 것 같으니.”
“어어어, 백인장님! 찰스 형님! 앞에 저놈 넘어갑니다! 간다 가!”
“제기랄! 뛰어, 토드! 어이 형씨! 좀 이따 라인에서 보자고!”
그렇게 게눈 감추듯 그를 살펴준 뒤 앞으로 달려나가는 두 사람의 모습에 게스톤은 부르르 떨었다.
‘아, 앞에서 보자고? 또 저 지옥 같은 곳에서 방패 하나만 믿고 버텨야 한다고?’
그는 어리석었다. 언제나처럼 아버지가 옳았다. 이제 게스톤의 마음 속에는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가 끓여주시는 나무뿌리 차를 마시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벌써 시체가 언덕을 이뤘음에도 끝이 보이지 않는 살더미의 파도에, 게스톤은 앞으로 나가는 대신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으나.
터억!
“어딜 가시오?”
산보하듯 걸어 나온 근육질의 남자가 그런 게스톤의 어깨를 붙잡았다.
‘용기의…. 사제님!’
전투에서 스스로를 증명하는 성직자. 제국 출신답게 용기 교단의 신자였던 게스톤은, 의지할만한 사제님의 모습에 그대로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울음을 터트렸다.
“사제님!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저는 영웅도, 용사도 아니었어요! 살고 싶습니다.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어흐흐흑! 용기의 이름으로, 다-카르자 님의 은총으로 저를 보살펴주십시오!”
그의 평생에 가장 간절했던 기도를 꼽으라면, 오늘 이 자리일 것이다.
그런 간절함이 통했던 것일까? 휘황한 신성력으로 무장한 용기의 사제는, 빙긋 웃는 얼굴로 그를 일으켜 세웠다.
“형제님이셨구려. 나도 그 마음을 이해하오. 그 누구인들 살고 싶지 않겠소?”
“아아, 사제님….”
“걱정 마시오. 내 그대가 살길을 일러줄 터이니.”
스릉-!
용기의 사제는, 건장한 몸에 어울리는 거검을 뽑아 들며 크게 웃었다.
“사, 사제님?”
“전사여! 전장에 발을 들인 이상 다-카르자께서 그대를 지켜보고 있으니! 앞으로 나아가면 그분의 가호가 함께할 것이오, 뒤로 물러서면 외면당해 죽는 것이 당연한 이치! 나, 용기의 사제 볼라드! 형제님께도 용기의 가호가 함께하도록 힘껏 돕겠소! 자아, 앞으로!”
후웅!
사제가 휘두른 거검이 게스톤의 이마를 스쳤다. 푸슛! 하고 솟아오르는 피가 저 미친 사제가 진심으로 그를 전장에 밀어 넣으려 함을 말하고 있었다.
“사, 사제님! 왜 이러십니까! 으아아악!”
“후하하하! 같은 용기의 신을 모시는 신도님을 불경한 겁쟁이로 만들 수야 없지! 자, 따라 하시오! 라투라, 다카아아아아아즈!”
“어흐흐흑, 라투라…. 라투라, 다 카르자…. 흐윽!”
“더 크게! 라투라! 데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후하하하하하! 전장의 유일한 살길이 형제님을 부르고 있소!”
거검을 피해 앞으로 달아나는 그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사제의 뜀박질도 빨라지고 있었다. 잠깐 멀어졌던 피와 악다구니가 금세 가까워졌고, 빈손으로 달리던 게스톤은 그의 발치에 나뒹구는 방패 대신 누군가 떨어트린 도끼를 집어 들었다.
손에 착 감기는 감촉. 고작 3개월 다뤄본 방패와 다른 익숙함은 다시금 그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언제나 그렇듯 선택은 빨랐으며 후회는 늦었다.
“으아아아아악!”
서겅!
‘불행이야. 아버지 말처럼, 그동안 운이 좋았던 내 평생의 대가로, 최악의 불운이 나를 찾아온 거야!’
게스톤은 목덜미를 스치는 검풍에 더더욱 속도를 높이며, 코앞까지 다가온 핑크빛 살덩어리를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저 멀리, 눈물과 함께 도끼를 마구 휘두르는 그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는 로드릭 병사 둘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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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친구, 혼자 전선 앞으로 끌어놓고 살아나왔잖아? 운 한번 억세게 좋구만.”
물론 저- 멀리서 그걸 관찰하고 계신 성자님 눈에는 썩 괜찮은 상황이었다. 그가 의도했던 것 이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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