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377
Chapter. 16. 성자와 완성자(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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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고, 베고, 찌른다.
막고, 쳐내고, 파고든다.
전투를 함에 있어 기본이 되는 동작들.
난전으로 치달은 전장은 마치 커다란 통에 든 물과 기름을 한데 쏟아부은 듯 뮤트와 인간의 군세가 섞여들고 있었으며, 갑옷과 외피. 칼날과 발톱의 싸움 또한 큰 틀에서 이것을 벗어나지 않았으나.
콰아아아아아앙!!!!
“멀어져! 영웅들의 전장에서 더욱 멀어져라!”
“휘말리면 죽는다! 영웅의 전투에 휘말리지 마!”
“훈련받은 것을 기억해라! 방패를 놓고 물러나면 죽는다!”
그것이 어떤 종의 정점에 선 자들의 손에서 펼쳐지는 순간, 그것은 더는 같은 종류의 동작으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이 된다.
권골과 창끝. 점과 점의 충돌로 끝나야 할 공격은 거대한 충격파가 되어 난전 속에 공터를 만들고. 빗겨낸 창대와 외피의 마찰은 그 열기만으로 휩쓸린 이들의 피와 살을 증발시키는 전장.
자격 없는 이들은 접근조차 할 수 없는 공터가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소금더미 위에 떨어진 물방울처럼, 양쪽 모두의 숫자가 순식간에 줄어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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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어엉!
너덜너덜해진 손끝과 뼈를 조각한 대검이 마주하였다.
기관총처럼 쏟아지는 창날. 흐릿하게 다가와 몸을 조각내는 꼬리. 약간의 거리라도 벌려지면 득달같이 쏘아지는 포격과 모든 상처 부위에서 끔찍할 만큼 빠른 속도로 자라나는 하얀 가시넝쿨.
신성. 오러. 근력. 나의 힘이 단순한 힘의 정점을 향해 내달렸다면, 에데오르나의 진화는 기교와 다양함, 예측불허의 정수을 향해 가지를 뻗어내었다.
손을 뻗으면 다섯 종 이상의 무기가 톱니처럼 맞물려 힘을 깎아내고, 힘이 죽은 공격은 적의 품에 안긴 사냥감이 되어 마구 난자되기를 반복한다.
단순함. 속도와 힘, 두 가지로 이루어진 정직하기 짝이 없는 공격뿐인 내가 저런 기교파와 싸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할 손해였다.
그나마, 이런 단순한 힘에 몇 없는 장점이 있다면.
뜨드드득!
첫째로. 공격수단이 하나로 귀결되니, 서로 피할 수 없는 전장만 확보되면 탐색전이랄 것 없이 처음부터 전력을 투사할 수 있다는 것.
콰악!
“잡았,다!”
“….괴물 같은 것.”
둘째로는…. 이쪽이 전투력에 우위를 가졌을 경우, 상대를 압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너덜너덜해진 몸을 대가로 잡은 기회.
몸을 다 내어주는 동안에도 용수철처럼 뒤로 당겨져있던 왼팔이 공기를 찢어발기며 쏘아짐과 동시에, 창을 놓은 에데오르나의 오른팔이 다시 한번 마나를 그러모아 그것과 마주하였다.
흑과 백의 어울림은, 검은 것이 흰 것을 파고드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쩌걱-
손끝에, 뭔가 으스러지는 손맛이 느껴졌다.
“….백대 맞아줬으니, 너도 한대 쯤은 맞아 줘야지.”
투화악!
공터에서 성벽까지, 직선상에 있던 모든 것이 폭팔하듯 터져나간 흔적을 뒤로하고 날려간 에데오르나의 몸이 성벽의 중앙에 박혀있었다.
몸을 포신삼아, 신성에 반발하는 오러를 공이와 화약삼아 신성력을 쏟아낸 일격.
….쩌저적,
그만한 힘을, 그것도 몸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감염인자와 반발하는 신성력을 쏟아낸 몸이 멀쩡할 리가 없었다.
손끝에서부터 번진 균열이 한 순간에 몸 전체로 퍼지더니, 갈라진 틈으로 폭포수처럼 피가 쏟아졌다.
“쿨럭, 쿨럭! 딱, 냉각수 뽑아내는 레일건이 이런 꼴이었는데….”
몸에 담겨있던 뮤트의 혈액이 과도한 신성에 밀려 쏟아진 것이다. 포신 역할을 한 몸은 과도한 신성을 이기지 못해 깨지고 갈라지며 마구 흐트러지고 있었다.
“….이놈의 몸은 인류의 정점까지 성장해도…. 유리 대포 신세를 면할 수가 없구만…. 콜록, 컥!”
물론, 이렇게 될 것을 알면서도 선택한 공격이었다.
단기 결전.
이 시대의 전쟁은 적군과 아군의 폭격지점 속에서 하는 전투와 같았다.
마스터 나이트. 성자. 네임드 뮤트. 영웅들.
이들의 전투는 필연적으로 대규모 파괴를 불러일으키며, 물과 기름을 한데 쏟아넣은 듯 혼잡한 난전속에 파괴의 여파는 적아를 가리지 않는다.
병사들은 대부분 귀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충격파에 고막이 나간 것이다.
나와 에데오르나가 만들어낸 공터에는 뮤트와 인간의 시체가 압착되고 터져나간 형태로 즐비했으며, 이러한 원형 공터는 전장의 모든 곳에, 영웅과 기사가 있는 곳이라면 크고 작은 형태로 만들어져 있었다. 일반 병사들이 전투중에 실수로 발이라도 들이면 휩쓸려버리는 킬링필드. 심지어 기사와 네임드의 속도로 움직이기까지 하는.
허나, 저렇게나마 버티고있는 보병이 없다면 영웅들은 포위되고, 죽어도 금방 저 성벽 뒤에서 다시 태어나는 뮤트들에게 둘러싸여 허무하게 스러지고 만다.
뮤트는 죽어도 바로 저 성벽 뒤에서 다시 태어난다.
인간은 죽은 아군의 숫자가 그대로 병력 손실로 이어진다.
그래서 단기 결전.
어차피 들끓는 신성력은 오러랑 마나에 반발하여 제대로 다룰 수도 없으니, 사막에서 그랬던 것처럼 크게 한방 쏟아내서 승기를 잡자는 취지였긴 하지만….
달리 말하면 신성력을 제외한 다른 여력을 남겨놓은 상태로, 클린 히트 이후의 전투를 염두해둔 공격이었다는 말이다. 내가 아는 완성형 에데오르나라면, 용의 특성까지 흡수한 에데오르나라면 고작 일격에 나가떨어질 리가 없으니까.
그런데.
‘….왜지? 속임수도 아니고. 딱히, 신성력에 극단적으로 약해 보이지도 않았는데.’
어째서 저렇게 까지 당한 것인가.
성벽에 틀어박힌 적의 모습은, 그가 예상했던 타격치를 아득히 웃돌고 있었다.
드래곤 하트가 없으니 브레스가 내쪽 신성 투사에 밀린 것은 그렇다 쳐도,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뮤테이션 블러드 최고의 전투 육체가. 심지어 나를 숙적으로, 나를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육체가 고작 일격에 무너지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일인데.
후두둑. 후두두둑….
신성을 담은 권격의 여파로 뮤트의 살점이 다 날아가버린 토브룬 성벽은 그 중심에 박힌 에데오르나와 함께 쩍쩍 갈라져 있었다.
물론 전신이 마그마가 들끓는 땅거죽처럼 갈라져 피와 오러를 번갈아 쏟아내는 이쪽도 만만치 않았지만, 저쪽의 모습은….
‘….사지가 으스러졌다. 에데오르나의 본신, 여왕과 같은 육체는 쉬이 재생되지 않아. 정말로, 일격에 제압됐다고?’
전투불능이라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속임수일 가능성. 여기서 숨통을 끊어야 하나? 아니면 뒤로 물러나야 하나?’
내 몸상태가 그리 좋은 것은 아니었으나, 아직 전투력을 상실했다 할 수준은 아니었다.
에데오르나의 상태는 그야말로 빈사. 드래곤의 특성을 이어받은 왼팔을 제외한 사지가 떨어져나갔으며, 머리가 반쯤 날아갔고, 꼬리가 떨어졌으며 성명 절기와 같은 창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만약 내가 모르는 사이 재생력을 무지막지하게 키워서 저 모든 상처를 수복할 수 있더라도, 잡은 영웅의 육신으로 만든 무구가 모두 날아간 이상 적의 전투력 손실은 압도적이다.
고민의 순간에도 전쟁은 진행중이었으며.
잘못 물러났을 때의 리스크와 잘못 다가섰을 때의 리스크를 계산하자, 해야할 일이 명백히 판명되었다.
타닥!
오판으로 놈을 살려주면 놈의 손에 죽어나갈 아군이 놈의 숨이 붙어있는 초단위 시간의 제곱으로 늘어날 것이며.
함정에 걸린다면 죽지 않는 몸뚱이가 갈려나갈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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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놈에게 달려들던 몸이 철조망 같은 가시에 꿰뚫리고 휘감길 때까지는, 이게 맞는 판단이라고 생각했었다.
에데오르나라는 생물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오직 적을 죽이기 위해 진화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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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두둑-
땅속에서 자라난 가시가 뿌리째 뽑혀나오고. 가까스로 해방된 다리가 조금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순간,
푸슈슉!
꽈아악-
잠깐 사이에 처음의 몇 배로 자라난 가시넝쿨이 발등과 종아리를 박음질하여 교수를 붙들었다.
“별…. 같잖은 재주를!”
한 걸음을 내딛은 대가로 지불해야 할 것은, 그 사이 수천개로 불어난 가시넝쿨에 감긴 나머지 몸이었다..
에데오르나는 반쯤 으스러진 그녀를 향해 다가오며, 마치 두터운 거미줄을 해치는듯한 숙적의 모습이 기꺼웠다.
같잖다. 같잖다라….
“그래…. 실로, 괴물과 같은 그대에 비하면…. 잔재주에 불과하지. 내가 쌓아온 힘. 사냥한 인간. 지금껏 우리 모두의…. 노력이.”
에데오르나는 그녀를 향해 다가오며, 조금씩 느려지는 그녀의 숙적에게 말했다.
“나와 나의 형제들. 감히 쫓아갈 수 없는 지혜를 가졌던 아이도, 인간의 무예에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육체를 가졌던 아이도, 마법과 신비에 빠져든 아이도. 모두 그대의 손에 죽었으며, 종의 정수와 같은 여왕의 자식들이 모두 패배했으니, 이는 우리 종족의 패배와도 같음이라. 실로 그대에게 우리는, 같잖은 존재로 보일수도 있음이라.”
사라락. 사라락….
패배, 그것은 교수라는 인물을 생각함에 있어, 언제나 에데오르나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였다.
“나는 궁리했느니라. 온 몸의 뼈를 조각내고, 심장을 꿰뚫고, 목을 자르고 머리를 부숴도 죽지않는 그대를. 감히 불사에 닿아있다 말할 수 있는 종의 숙적을 어떻게 파괴해야 할지. 다친 몸을 이끌고 어머니의 곁으로 돌아가, 쉼 없이, 가진 모든 지혜를 짜내었지.”
팔카투스의 본체 또한 북부에 있었기에 그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종의 존제 자체를 말살하기 위해 태어난듯한 능력, ‘아버님’의 인간적인 약점, 죽이는 대신 제압하는 방향의 가능성. 회복을 위해 사냥을 나가는 그녀 앞에, 다녀올 곳이 있다며 형제들과 함께 둥지를 떠나는 팔카투스.
돌아온 것은 겁에 질린 니그미와 그 아이의 작은 유해 한 조각. 흐릿한 사념 뿐이었다.
그날, 에데오르나는 잡아온 영웅들의 사체 대신 한 조각 남은 혈육의 흔적을 씹으며 생각했다.
패배라. 그를 만나 우리가 이룩한 것은 오직 패배뿐이라.
오래전, 그 남자가 투란의 전장에서 벌래처럼 바닥을 기고 있을 때. 그저 하찮고 연약한 몸에 지혜를 담은 인간이라, 그리 여겨 그를 살려보낸 이후로, 그 인간의 앞에서 우리 종족이 승기를 잡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그날 그를 죽이지 않은 그녀의 선택이 이 모든 고통과 패배를 낳았음을 상기하며, 에데오르나는 팔카투스의 유해를 씹어삼켰다.
문득. 에데오르나는 그녀가 교수를 죽이고 싶어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어쩌면, 인간 영웅 수백의 힘을 그러모은 그녀의 모든 전력을 투사한다면, 팔카투스의 사념 속 신과 같은 ‘교수’라는 자와 대적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어쩌면, 혈투끝에 그를 죽여 없앨 수도 있다 여겨졌다.
그리하여. 그렇게 승리를 쟁취해, 그자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와 살이 뒤섞인 덩어리로 만들어버린다면.
그것으로, 끝난다면? 인간 교수는 그의 죽음에 고통스러워 할 것인가?
비참하게 패주하며, 하나 남은 팔로 질식해 죽어가는 혈육을 그러안았을 때의 고통.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라서며 ‘누님께서 궁리하지 않으셔도 될겁니다.’ 라고 말하던 팔카투스가 고작 금빛 비늘 몇 장과 살점 덩어리가 되어 돌아왔을때의 고통.
만약, 에데오르나 그녀 자신이 누군가의 손에 죽는다면, 그것이 그때의 고통에 필적할 것인가?
….문득, 에데오르나는 그녀의 피붙이를 모두 죽여 없앨 그 존재가, 그렇게 죽음으로 끝을 맞이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여겨졌다.
그것은 그녀 답지 않은 집착이었으며, 감정적 판단이었다.
여왕의 복제로, 오직 종의 존속을 위해 여왕과 같이 사고하는 존재에게 자리잡은 감정.
“….내 너를 증오하노라. 감히 네가 상상할 수 없는 증오를, 네게 품었노라.”
에데오르나는, 죽은 형제의 몸을 그러안고 연약한 목이 찢어지도록 울던 팔카투스와 같은 고통을, 그의 살해자가 겪기를 원했다.
“고통을 주리라.”
그래서, 힘이 흘러넘치는 육체를 그대로 전장으로 이끄는 대신. 어머니의 곁으로 향했다.
“너에게, 나와 같은 고통을 주리라.”
어머님의 앞에서 감히 창을 들어올렸다.
서걱-
그리고, 강대한 힘이 담긴 그녀의 육신을 잘라 여왕에게 진상했다.
‘교수’라는 인간과의 전투에서 패배가 예정되어 있다면, 누군가 그를 붙잡고.
나머지가 그의 혈육을 죽여 없애면 되지 않을까.
그것은, 실로 즐거운 상상이었다.
쿠우웅-
에데오르나가 성벽에 박힌 몸을 억지로 빼내자, 충격을 이기지 못한 성벽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뜯겨나간 두 다리와 팔이 있던 자리를 하얀 가시넝쿨이 모여들어 대체했으나, 전투력은 그리 기대할 것이 못되었다.
상관없다.
원본. 이쪽의 몸은 애초에 모든 여력을 오직 절대적 힘을 가진 존재를 한시적으로 구속하기 위해 키워냈으니. 예정된 패배와 그녀의 목숨을 미끼로 던져, 숙적을 훌륭하게 붙잡았다.
무너진 성벽의 잔해의 너머로, 그녀와 같은 육신을 가진 열 두명의 자매들이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의 힘과, 지금껏 흡수한 모든 인간 영웅의 힘을 어머니께 진상해, 그것을 골고루 나누어 새로이 태어난 자매들이었다.
한때 인간의 영웅이었던 이들의 기술과 힘을 이어받아, 그들이 쓰던 무기로 인간을 도륙낼, 그녀의 희망.
투두둑-
문득, 적을 가둔 가시넝쿨 안에서 그녀를 꺾은 힘이 다시 한번 터져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보았겠지. 안에서도 볼 수 있도록 틈을 열어뒀으니.
“두렵느냐. 저들이 어디로가서, 무엇을 행할지가?”
대답대신, 증오스러운 하얀 불꽃이 가시넝쿨의 사이로 피어올랐다.
“나는 어머니와 같은 육신을 타고났으나, 어머니처럼 수많은 가족을 키워낼 수 없느니라.”
“….허나. 단 하나의 적을 품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니.”
그녀의 가시넝쿨이 피워낸 공간. 안에 있는 모든 것을 가시넝쿨이 깎아내어 오직 그녀와 적, 가시넝쿨만이 존재하는 그녀의 공간속에서, 에데오르나는 가느다란 창을 손에 쥐었다.
“너는. 나의 마지막 숙적이 되리라.”
죽음은 그녀에게 무감각한 것이었으나, 적어도 저 인간의 얼굴이 고통에 일그러지는 것은 보고싶었다.
보기 위해서는 숨이 붙어있어야 하며, 이 공간을 빠져나가기 위해 짐승처럼 날뛸 저 괴물의 손아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뜻이다.
‘내 목숨과 남은 힘의 대부분을 갈아넣었으니. 적어도 반 시간은 버틸 수 있을 터.’
그는. 고작 반시간 사이 그와 생을 함께한 이들이 도륙당하는 것을 지켜보게 되리라.
전투가 끝나면 그는 북부로 향하는 기나긴 여로를 홀로 걸어야 할 것이다. 그녀가 형제들의 빈자리를 곱씹으며 여기까지 온 것처럼.
그녀를 향해 다가오는 죽음의 표정이 일그러져 있었기에, 에데오르나는 하얗게 웃었다.
쩌어엉-!
그리고,
하얀 가시 울의 구체 속에.
에데오르나는, 패배자의 덫에 걸린 숙적을 향해 스스로의 죽음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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