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388
Chapter. 17. 여행 준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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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촌을 나가는 동안, 다나는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설명을 이어나갔다.
“제우스 벨리?”
“그래. 기억나지? 당신이 렙터랑 전쟁났을 때 쐈던 거.”
기억나다마다. 내 다사다난한 인생에서도 손에 꼽히도록 호쾌했던 순간인데, 그걸 어떻게 잊을까.
빌딩 하나가 통째로 토대가 된 거대 병기에, 출력은 한 발에 돔 전체가 며칠 정전을 일으킬 정도로 장엄하고, 그 진동하며, 소음하며, 과전압으로 조작하는 사람이 감전될 수도 있다는 그 리스크까지! 캬-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뛰는구만 그래!
“그럼…. 여기가 그?”
“맞아. 그때 메이어 제우스의 포격이 휩쓸고 간 자리야.”
“진짜 계곡이 생겼네.”
“이런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고작’ 전차 수십대 쓸어버리겠다고 쓰기엔 조금 과한 화력이었지. 애초에 그건 구시대 결전병기 같은 것도 일격에 작살내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니까.”
제우스 벨리.
어찌보면 전자기 포 한방에 생긴 계곡이니 어울리는 이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때 전쟁이 끝나고, 제우스 벨리는 스캐빈저들이 아주 바글바글했어. 그때 포격에 녹아버린 전차의 잔해가 같이 녹은 지면과 뒤엉켜있었고, 알다시피 전차는 고품질 합금 덩어리니까. 장비가 없는 사람은 녹아서 튄 덩어리를 곡괭이로 캐고, 장비가 있는 사람들은 레이저 커터 같은걸로 녹아 붙은 합금을 잘라서 팔고. 심지어는 그때 후퇴하면서 계곡에 굴러 떨어진 차량이나 견인 장비들도 있어서 그야말로 금광이나 다름 없었거든.”
“렙터제 차량과 탱크가 노천에 굴러다닌다…. 확실이 그건 노다지였겠네.”
“그렇지. 거의 24시간 곡괭이 소리랑 레이저커터 지지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고된 노동을 하는 인부들이 많다보니 임시 거처도 생기고, 임시 거처가 생기니까 그 사람들한테 간단한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도 생기고…. 그러다보니 점점 돔 외부에 간이 시장같은 것으로 발전하게 된거야. 마침 지형도 움푹 파여있어서 모래바람을 피하기도 좋았거든.”
노천 광산은 인부들 숙소로, 숙소는 시장으로, 시장은 암시장으로 변해갔다고 한다.
뭐, 당연한 수순이지. 주변의 온갖 캐러밴이 다 모이는게 돔인데, 돔 내부는 감찰부 애들이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하거든. 관세도 좀 있고.
그런데 딱, 그런 물류 허브 근처에 사람도 모이고, 지면 아래로 푹 꺼져서 따로 찾아오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도 않고, 나름 인프라도 있는 랜드마크 같은 게 생겼네?
캐러벤도 황무지 사람이고, 황무지 사람은 서로 죽이는게 일상이다보니 자기가 취급하지 않는 물건이 손에 들어오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 물건들이 돔에서 취급을 금지하는 비싼 물건인 경우도 많고.
버리자니 아깝고, 팔자니 잡혀가는 그런 물건들이 창고에 쌓여있는 캐러벤 입장에서는 대단히 반가운 시장이었단 말이다. 돔으로 가는 길에 슬쩍 주머니에 챙겨온 마약이나 화학 수류탄, 냉동보존 장기 같은걸 암시장에 팔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돔으로 가서 평소에 팔던 거 팔고.
돔에서도 내버려뒀겠지. 어차피 뭔 수를 막아도 약쟁이들 약 들여오는 것은 못막는데, 저렇게 되면 적어도 돔 안에서 물건이 도는 것은 막을 수 있으니까.
“초창기 변종 부산물은 한때 인간이었던 것의 신체를 사용한다는 인식 때문에 윤리적인 면에서 부정한 것으로 취급받았고, 당연히 이곳 제우스 벨리 암시장에 모이게 됐어.”
그리고, 암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윤리적인 면을 제외하면 혁신이라 부를 수 있는 그 생화학 자원들.
변종 사체는 간단한 작업을 거치면 총탄을 튕겨내난 방탄복으로, 유기물을 태워 발전하는 발전기로, 레이저 블레이드와 맞먹는 예리함의 도검으로 재탄생했으며, 재료는 돔의 방어선 앞에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윤리적인 문제. 그게 좀 심각했다고 들었는데. 사실 카밀라씨를 보면 틀린 말도 아니잖아?”
“아니지. 실제로 초창기 2.5형들이 그렇게 폭주하듯 밀려 들어온 것은, 돔 외곽에 살던 스캐빈저나 기타 생존자들이 전부 변해버리는 바람에 그렇게 된거니까. 사실상 사람들의 신체를 가공해 물건을 만든 것이나 다름 없잖아. 나도 그때는 반대하는 입장이었고.”
이렇게 말로만 하면 그냥 찬반 여론이 나뉜 수준으로 보이지만, 당시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패 싸움이 일어날 정도로 심각했다고 한다.
‘사람 가죽이 따듯하고 튼튼하면 그것도 벗겨서 옷 만들어 입을거냐.’ 라는 입장의 반대파와 ‘세상의 모든 자원이 말라붙어가는데 겨우 새로 발견한 자원이다. 이걸 버리는 게 같이 천천히 죽어가자는 것과 뭐가 다르냐.’라는 입장의 찬성파.
황무지 사람들이 실익을 중시하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마침 그때 당시에는 피난민이 홍수처럼 밀고 들어오던 시기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눈앞에서 가족이나 지인이 변종으로 돌변하는 것을 보고난 뒤였다.
그러다가, 반전이 일어났단다.
“번식하는 변종이 발견됐어.”
“….변종이, 번식을 해?”
“응. 그것도 대단히 적극적으로.”
잠시 내가 아는 변종을 떠올려봤다. 1, 2형이야 사실상 좀비랑 같은 취급이니 애매하고.
워킹케인. 건물만한 콘크리트, 나무같은 게 뒤얽혀 노상 벽이나 쌓아데는 인간형 괴물.
올드픽처. 신발 덩어리 부정형 애아빠.
적응자 중에 불타는 십자가에 매달린 다리 열 두개짜리 괴물. 에젤 얼굴 태워먹은 놈.
노호 부루. 살아움직이는 썩은 호랑이.
W. 실체 없는 허깨비 같은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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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어떻게 번식을 하는지 상상이 안되는데?
그나마 번식 비스무리한걸 하는 놈이 있다면…. 38구역에 그거.
머글러였나? 그 굴러다니는 털뭉치. 그것도 정확히 말하면 단세포 생물의 분열과 같은 행위지 번식은 아니었고.
“….어떻게?”
“다 하는 것은 아니고. 번식을 하는 개체 자체가 드문 편이야. 다만, 번식이 가능하게 변이한 개체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게 수가 늘어났어. 알지? 변종 바이러스가 어떤 식으로 사람을 바꾸는지.”
“알만하네. 변이를 결정하는데 심리적인 부분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으니까. 바뀐 형태가 종간 생식이 가능할 정도라면 생전에도 머릿속에 그것 밖에 안들어있는 진짜배기 짐승이었겠어.”
“처음 발견된 것도 생식기가 여섯 개 달린 설치류 같은 종이었으니까.”
“정말 생긴대로 노는군.”
제법 걸어서 그런가, 지친 다나가 내 팔에 조금 더 기대어 오는게 느껴졌다. 그러고보니 어느새 난민촌 뒷골목을 빠져나왔는지 주변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활기찬 소란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무튼, 번식이 가능한 변종의 발견은 여론을 완전히 뒤집었어. 번식이야 말로 그들이 단순한 돌연변이가 아닌, 새로운 유전자를 지닌 다른 종이라는 의견에 힘을 실어 줬으니까. 안그래도 날이 갈수록 눈부시게 발전하는 부산물 상품이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는데, 그런 사실이 발표되자마자 올타구나, 하고 너도나도 과거의 윤리에서 눈을 돌려버린 것이지.”
여론이 완전히 기울고, 그쯤되자 돔에서도 변종 부산물 산업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공식 인정과 적극적인 지원. 더욱이 피난민 구역이 넓어지며 돔의 외부에 위치하던 제우스 벨리는 돔이 관리하는 영역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폭증한 인구와 그들이 도망치면서 들고온 귀중품의 처리, 이제는 양지로 올라온 부산물 산업에 의해, 제우스 벨리의 상권은 또다시 도약하게 된다.
온갖 음지의 집단과 마약, 불법 상품이 나돌던 암시장에서, 명실 상부하게 돔의 랜드마크가 된 불야성의 야시장으로.
“소란스러워 지는 것을 보니 다 왔나보네.”
“아니, 여기서부터 입구까지 아직 한참 남았어.”
다나는 그렇게 말하며 골목 밖으로 내 팔을 이끌었다.
그리고, 골목 밖에 펼쳐진 모습. 그것은-
“워어어…. 누가 지금 나오면 촌놈 취급당한다고 하더니.”
“말했잖아. 당신이 없는 동안 정말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그야말로, 신세계라 표현하기에 한치의 부족함도 없었다.
웅성웅성웅성!
“어이, 새치기 하지마!”
“싫으면, 한 대 치게? 여기는 감찰부도 전부 못잡는 곳인거 알지?”
“하! 그거 고맙구만! 그쪽이 엎어져도 날 잡을 사람이 없다는 소리 아냐!”
“이 새끼가….!”
“거기 앞에! 뒤질거면 따로 빠져서 뒤지고! 앞으로 좀 갑시다! 날 새겠네!”
전차나 군용 트럭이 원활히 다닐 수 있게 만들어진 넓은 길을 꽉 채운 사람들과, 그 위로 빼곡하게 매달린 기름 등이 매케하고 독특한 냄새를 뿌리고.
“어이, 형씨! 피어스가 멋있는데! 야시장 상층 12번 라인으로 오면 진짜 제대로 된 너클 피어스 하는 집이 있어! 신생이라 상층에 있지만 실력은 계곡안으로 내려가도 될 정도라고!”
“거기 예쁜 언니~ 옷 좀 보고가요! 며칠 전 들어온 레드 벨의 가죽으로 만든 질기고 예쁜 옷 있어요!”
“선연한 구시대의 달빛이 아닌 뿌연 우리 시대의 달빛! 그처럼 우리 시대를 상징하는 밀주! 제우스 벨리의 역사와 함께 성장한 대 히트 상품 문 글로우의 한정판이 입고되었습니다! 지금 사면 절판된 ‘박교수 No.17’ 피규어까지! 계곡 안으로 내려와서 찾아오십쇼!”
늘어선 사람들 사이에서 수제 피캣을 든 호객꾼들이 쉬어터진 목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었으며.
“어이, 비켜.”
“뭐? 설마 나 한테 하는…. 히이익! 지, 지나가십쇼!”
개중에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자루 같은 걸 짊어진 사람도 제법 보였다.
그리고, 그렇게 혼돈의 도가니탕 같은 줄을 따라 쭈우욱 시선을 앞으로 뻗으면, 한 참 떨어진 곳에 크고 번쩍이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무한 자유 무역 시장] [제우스 벨리]“야시장이라길래 무슨 포장마차거리를 생각했는데….”
전쟁 전으로 돌아온 것 같은 밤거리의 모습에 심장이 쿵쾅거렸다. 말만 그런게 아니라, 진짜 변종급 혈압을 견디기 위해 설계된 심장 두 개가 쿵쿵거리니 가슴에서 무슨 말 달리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는 말이다.
그리고, 거리의 모습도 모습이지만.
“잠깐만 지나갑시다-”
“아니 누가 또…. 아, BDSM 관계자 분이시면 말씀을 하셔야지.”
“늘 고생 많으십니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보던 얼굴인데….”
“재킷 빳빳한걸 보니 신입이구만! 지나가쇼! 돈 아끼지 말고 비싼 장비로 사서 가! 나가서 허무하게 죽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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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앞으로 가겠다는 사람들이 앞다투어 길을 비켜주는 광경은 그야말로 가슴을 웅장하게 만들었다.
아니, 성자님이나 인간 박교수한테 그렇게 하는건 좀 부끄러운데, 나 말고 내가 속한 집단에 대한 리스펙으로 저렇게 한다니까 뭔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고 해야하나? 묘하게 기분도 좋고.
“BDSM에 대한 인식이 꽤나 괜찮네? 나는 메탈조 같은 성격 파탄자가 황무지에서 제일 독한 놈만 골라서 데리고 다니는 집단이라길래 ‘아, 이 재킷 입고다니면 길에서 돌 맞을 각오 정도는 해야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워낙 밖으로 많이 도는 집단이니까. 작전도 대부분 고위험 개체 사냥이고, 그러다보니 그런 개체에 시달리던 사람들을 구해주는 일도 많거든. 실력 확실하고, 구해준 사람들도 많고, 문제아들만 모았다는 개성에 무려 그 집단의 리더가 황무지의 전설인 ‘박교수’라고 하니까. 특히나 이곳, 제우스 벨리는 암시장 시절부터 이래저래 BDSM 사람들과 많이 얽혀서 이곳에서는 BDSM이 많이 존중받는 편이야.”
내가 상상도 못한 환대에 빠져있는 사이, 어느새 카지노처럼 휘황찬란한 입구가 코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커다란 입구와, 입구 만큼이나 높은 벽 같은 것으로 가로막혀 있는 공간.
입구 경비로 보이는 떡대들은 내 가죽 재킷을 슬쩍 보더니 환히 웃으며 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어때. 화려하지?”
“이게…. 진짜 현실이라고? 가상현실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 ‘별천지’가 펼쳐졌다.
빨래처럼 널려있는 각양 각색의 등딱지 같은 것.
관절이 네 개쯤 있는 통짜 다리를 커다란 식칼로 다듬은 정육점 주인.
무엇을 파는 상점인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커다란 뼈를 엮어 만들어진 가판대.
말라붙은 내장 같은 것을 주렁주렁 매달아 놓고 그중 하나를 조심스럽게 기름종이에 싸서 내미는 상인부터 송곳으로 얼룩덜룩한 가죽에 구멍을 뚫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재봉사까지.
“….”
“음? 방금 뭐라고 했어?”
“아, 아니야. 아무것도.”
이번에는 틀림 없다는 생각으로 ‘로그아웃’을 중얼거렸지만, 역시나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크 주둔지 같은 상점도, 흑마법사의 시약 같은 재료들도, GG에서도 취급 안할 것 같은 몬스터 고기고, 모두 ‘현실’에 존재하는 것들이었다.
수능 시험이나 공무원, 회사원과 같은 단어처럼 몬스터 고기, 뼈로 만든 가판대, 다관절 다리고기도 이제는 현실에서 쓰는 단어가 됐다는 것이다.
“이건 촌놈 수준이 아니라, 그냥 이세계잖아….”
평생 마차만 몰던 80대 노인이 증기 기관차에 치이면 이런 기분일까?
방금 말라붙은 내장을 산 청년이 괴상한 총을 꺼내 그 안에 그걸 집어넣는 모습까지 보고나니, 정말 내가 자리를 비운지 1년도 안 됐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고작 몇 개월 사이에 이렇게나 변하다니.
“확실히, 내가 없어도 세상은 돌아가는구나….”
아무래도 GG안에 너무 오래 있었나보다. 저쪽은 내가 그 세계의 향방을 좌지우지하는 세상이었으니까.
내가 성자님이건, 돔의 영웅이건, 그냥 애정결핍의 개인생존자 박교수건 간에.
내가 시체처럼 누워있는 동안에도 세상은 이렇게나 빨리 흘러갔다.
“현실이라….”
“….교수?”
“아, 미안. 너무 신기해서 잠시 넋을 놔버렸네.”
놀랍게도, 나도 모르게 내 가슴속에 ‘내가 성자다! 내가 완성자다! 내가 너희들을 구원할 그분이시다!!!’ 같은 생각이 조금은 있었나보다. 내가 없어도 잘만 굴러가는 세상에 조금 김이 빠지는걸 보면.
“다나.”
“응?”
“지금의 야시장이 암시장이던 시절, 불법적인 물건을 들여오던 놈들이 아직 남아있긴 하겠지?”
“그때보다 더 늘어났을거야. 시장이 커진 만큼 이권이 커졌으니까. 카밀라씨가 말한 ‘인간 사냥꾼’도 그런 녀석들중 하나겠지. 듣기로는 아예 사람을 납치, 고문해서 강제로 트라우마를 일으켜서 변종으로 만들어 파는 녀석들도 있다고 해.”
“그으래?”
잘됐다. 나쁜 친구들이랑 납탄을 한통씩 주고받으면 집나간 현실 감각이 금방 돌아올 테니까.
‘….세상에. 그러고 보니 밖에 나오는데 총 하나, 칼 한 자루도 없이 나왔잖아? 제 정신인가? 진짜 황무지 기본 상식까지 깡그리 날아가버렸잖아?’
와. 이건 좀 충격이다. 내가 초짜라니. 황무지 사람들이 ‘도련님’이라 부르며 비웃는 그런 인종이 되어버리다니!
“여기 총도 팔지?”
“돔의 다른 어느곳 보다도 많이.”
“좋-았어. 쇼핑이 즐거워지겠군.”
허전한 가슴팍과 주머니의 무게감에, 오랜 감각을 되살리는데는 어떤 무기가 좋을지 생각하며 시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무래도, 재활치료가 필요한 쪽은 몸 뿐만인게 아닌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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