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396
Chapter. 17. 여행 준비(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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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야?”
“그래. 황무지 최고의 상남자들이 모여, 타고난 폭력성을 건전하게 소모하기 위한 모임!”
본부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돔 외곽. 변종 방어선의 중기관총 소리가 아련하게 들리는 정도.
“크흐흐흐, 제법 괜찮지?”
“….어디가?”
적어도, 첫인상만 봤을 때, 내 눈에 들어온 그 어떤 곳에서도 ‘괜찮다’ 라는 말에 어울리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낡은, 아주 낡아빠진 3층짜리 상가 건물.
베이스는 ‘ㅁ’자 형 구조로 지어져 가운데 빈 공간이 있는 형식으로, 보통 옛날 학원 건물 같은 곳에서 종종 보던 구조다. 딱 봐도 신축은커녕 원래 있던 건물을 매입하고 보수도 안 한 모습.
심지어 큼지막하게 [BDSM] 이라고 붙여놓은 금속 간판은, 대충 용접으로 만들어 올렸는지 벌써 붉은 녹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거기에, 창문마다 엄폐용 철판을 둘러 반쯤 막아놓고, 배수관과 기어오를만한 곳에 모조리 철조망을 둘러놓고, 옥상에 중기관총 터렛과 함께 정체 모를 변종의 머리를 기다란 창대에 꽂아 걸어놓으면-
“….어디서 워보이라도 키우고 있어?”
어디를 봐도 악질 스캐빈저 소굴 같은 BDSM 본부가 된다.
“크으으~ 홈- 스윗 홈! 볼수록 마음에 드는군! 완벽하게 내가 꿈꾸던 아지트의 모습이야!”
….잊고 있었다. 이놈은 ‘향신료 상’이라는 이름으로 옛날부터 돈이 많았음에도, 다 무너진 볼링장의 먼지 속에서 매트리스에 모포 한 장 덮고 살던 놈이라는 것을.
돈이 있다고 제대로 사는 놈이 아니었는데. 이미 좌뇌는 담배 연기, 우뇌는 폭연에 절여진 이 미친 놈이 한 집단의 컨트롤 타워로 앉아있는 시점에서 그게 제대로 된 집단일 리가 없었는데!
“아까는 나보고 돈 좀 쓰라며? 돈 쓰는 것도 배워야 한다며! 이게 배운 놈의 자세냐! 어! 어디서 뭘 배워 쳐먹은 거야! 과외 사기라도 당했냐!”
“임마! 그건 니놈이 개눈깔이라 명품을 못 알아보는 거고! 저기 옥상에 저거! 저 대가리 박제가 얼마짜린 줄 알아! 썩지 않으면서도 눈, 비, 모래폭풍에 자연스럽게 풍화될 수 있도록 가공 전문가와 박제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란 말이다! 저거야말로 우리의 기념비이자 트로피! 적의 수급이야말로 전사의 상징!”
“아이구 머리야, 세상에, 아이구 머리야….”
실수였다. 래빗을 이쪽으로 부르는 게 아니라 무조건 내가 그쪽으로 갔어야 하는데.
이런 건물에서 얘기를 나누면 자원봉사는 다단계가 될 것이고, 크리스마스는 전략적 상품 판매 기간으로 돌변해버릴 게 뻔했다.
“벡스는…. 갔지?”
“어. 너 잘 때 예쁘게 포장해서 보냈다. 그쪽도 금방 돌아올 텐데, 어디서 만날래?”
“….제일 깨끗한, 적어도 앉았을 때 먼지는 없는 곳으로 부탁한다.”
“음, 화장실?”
“씨발 주여.”
끼이이익-
내가 이 인간한테 기대를 말아야지.
다행히, 어디로 가야 하는지까지는 이안에게 맡기지 않아도 충분했다.
먼지와 돌 조각, 탄피와 음식 포장 종이 같은 게 어지러이 늘어선 복도에서 딱 한쪽 통로만 다른 그림을 잘라서 붙여놓은 듯 번쩍번쩍 빛나고 있었으니까.
딱 봐도 모 아포칼립스 폭파광 아저씨가 혼자 사용하는 구간이랑 평범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구간이 확연하게 나눠져 있었다.
기름, 화약, 기타 쇠냄새 나는 쪽은 차량 격납고 및 유류고, 탄약고, 무기고 역할을 하는 메탈조 성향의 대원들이 쓰는 구간.
반대로, 좀 치워놓은 수준을 넘어 호텔 로비에 가깝게 닦아놓은 곳은, BDSM에도 정상인이 있음을 증명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구간.
누가 치웠는지는 안 봐도 훤했다. 내 주변에 쌓아둔 상자 각까지 맞춰가며 치우는 놈은 딱 하나뿐이거든?
‘신이시여! 제게 벡스를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적어도 벨런스는 맞춰가면서 엿을 먹이시는군요!’
벡스도 이안의 취향을 존중하긴 했으나 자기가 사용하는 길 만큼은 끝내 청소하지 않고는 참을 수 없었던 모양.
청소는 물론 왁스칠까지 된 복도를 따라 들어가니, 얼마 지나지 않아 인기척이 들려왔다.
“어이- 돈 많은 대장 아냐! 금방 오셨네?”
“내 설마 그걸 일시불로 넣어줄 줄은 몰랐는데! 고맙수다! 잘 쓸게!”
새 건물처럼 번쩍이는 로비에 먼지투성이 군복을 마구 벗어 던지고 총기 수입중인 대원들.
“우진 영감님네 연락 해뒀습니다. 알고 보니 그 영감님네 세력이 쥐새끼들 견재를 좀 하고 있었더라고? 늙은이가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는지 아주 귀가 아프게 쌍욕을 해댔습니다. 그쪽 의사들이랑 같이 환자 보러 온대요.”
“어, 고맙다.”
겁에 질려 구석에 숨어있거나, 초점 없는 눈으로 모포를 덮고 있는 국소 변이 환자들.
마지막으로.
복도 안쪽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 현실에서는 한번도 못 들어봤는데, 게임 속에서는 많이 듣던 소리다. 예리한 물건이 한 순간에 바람을 가를 때 나는 싯- 싯- 하는 날카로운 소리.
“아, 맞다. 쟤도 있었지?”
천류제. 그러고 보니 BDSM이 작전 중 45구역에서 변종을 두부처럼 썰어대던 천류제와 마주쳤는데, 살기등등하게 등장한 천류제는 BDSM 깃발을 보더니 ‘박교수를 봐야겠다’ 라며 막무가내로 차에 탔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못 나온다는 말에 나올 때까지 기다리며 본부에 눌러앉았다고.
섬뜩할 만큼 예리한 소리를 보니, 그 인간이 맞는 것 같았다.
“천류제. 래빗. 그리고 나까지….”
“음? 그러고 보니 방송 랭킹 1, 2, 3위가 한자리에 모였잖아? 아, 그래서 부른 거냐? 게임 쪽 얘기할 게 있어서?”
“….그렇지.”
현재 1위, ‘professor’의 방송 [박교수의 겜생겜사(진짜 죽음)]
2위, ‘Rabbit princess’ 의 방송 [래빗 프린세스의 Another Hop!]
전 3위, 현 15위 ‘天流帝’ 의 [.]
그러고 보니, 황무지에서 GG 제일 잘한다고 소문난 세 사람이 한 자리에 모였다.
….또한, 바깥 사람들은 모르지만 이 황무지를 기획한 게드로이츠의 ‘완성자 후보’ 세 사람이 모인 것이기도 했다.
‘우연일까?’
아니겠지. 래빗은 내가 불렀다 쳐도, 천류제는 BDSM을 만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날 보겠다고 합류해서 이곳에 머무르기까지 했으니까.
아마도, 이 자리에서 나올 이야기가 전부 순수하게 게임에 관련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세이브/로드. 커뮤니티 운용, 관리 권한을 가져간 래빗.
오르페우스나 제우스 같은 군사 프로그램의 일환인 초감각 훈련 프로그램을 가져간 천류제.
그리고 나. GG 시간배율 조정권을 가져간 박교수.
각자 같은 보상을 앞에 두고 손에 쥔 것이 다른 만큼, 다른 속내를 가지고 있을 것은 분명했다.
“….재미는 있겠네.”
적어도, 다가올 대담이 심심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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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아아아앙-!
손님이 도착했다는 경계병의 연락에 건물 밖으로 나왔다.
끼이이이익!
곡예라도 하는 듯 스키드 마크를 남기며 미끄러져 들어오는 차량.
파라락!
반짝이는 샛노란 차체와 함께, 열린 창문을 통해 흩날리는 선명한 장미 꽃잎들.
“말이랑, 꽃이네?”
“아아, 이거 내가 또 시키는 일 하나는 기가 막히게 완수하잖냐. 마침 둘 다 가지고 있는 물건이라.”
여전히 끔찍한 벡스의 운전실력과 함께 나타난 것.
그것은 가짜 장미꽃 잎을 잔뜩 품은 노란 스포츠카였다.
차량 전면에 선명하게 그려진 검은색 말 모양 로고.
“페라리! 크으으, 그야말로 역동적인 야생마 같은 놈 아니겠나!”
“이 시대에, 스포츠카가 남아있어?”
“3차 세계대전이 벌어진다는 소문이 돌았을 때, 부자들이 비싼 차를 숨겼을까, 싼 차를 숨겼을까? 지하 벙커에 다마스 같은 거 숨겨둘 재벌이 있겠냐?”
“어…. 듣고 보니 그렇네?”
“크흐흐흐! 희소성에 비하면 제법 살아남은 편이지. 내가 돈 벌어서 뭐하겠냐? 이런 거나 사 모으지.”
“최근에 돔이 워낙 돈이 쪼들려서 이것저것 팔고 있는데, 저것도 돔이 공식적으로 경매에 올린 물건이야. 돔도 구시대 부자들이 다음 세대까지 해쳐먹겠다고 숨어든 대형 벙커에서 시작됐으니까. 저런 물건들을 아직 많이 숨기고 있겠지. 나오자마자 입찰했다.”
그렇다. 이안은 내가 우스갯소리 삼아 ‘말 태워서 꽃다발 들려서 보낸다’고 했던 말을, 정장 입은 벡스가 조화를 가득 채운 페라리를 끌고 가게 함으로써 실현시킨 것이다.
“안녀엉~!”
래빗 특유의 통통 튀는 목소리가 더없이 밝은 것을 보니, 고객께서도 상당히 만족하신 모양.
“얼마 했냐? 상태 괜찮아 보이는데.”
“얼마 안 하던데? 제일 먼저 입찰하면서 ‘메탈 조 입찰한다아아아아!!!!’ 하고 존나게 소리 질렀더니 나 다음에 입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고?”
미친 놈이 상회 입찰하지 말라고 협박했군.
잡담을 나누는 사이, 가까스로 사고 없이 주차하는데 성공한 벡스가 스포츠카 밖으로 나왔다.
“바밥, 바, 밟으면, 찾, 차가 발사, 격발하는….!”
“아, 너 같은 초보운전이 쓰기엔 조금 거친 아이긴 하지. 그래도, 그쪽 아가씨는 대단히 만족하신 듯하지?”
“두-말할 필요 없이! 세상에, 황무지에서 페라리를 다시 볼 줄이야! 솔직히 조금 감동했어요, 데스몬트씨!”
파라락!
또각 또각!
멋들어지게 위로 열린 문 사이로 가짜 장미꽃이 날리고, 화려한 듯 과하지 않은 하이힐이 흩날리는 꽃잎 사이로 걸음을 내디뎠다.
“조금 차려입고 왔는데, 괜찮죠? 드레스 코드 같은 건 없죠?”
“이, 있어도 우리가 그쪽에 맞춰야겠는데?”
검은 색 하이힐에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붉은 색 드레스. 흐르는 듯 물결치는 드레스는 여성 특유의 유려한 선을 완벽히 드러냈으며, 래빗은 그것을 어떻게 입어야 돋보이는지 아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확실히, 이 자리에 있는 것 하나만으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힘이 있군.’
단순히 예쁘다, 매력 있다를 떠나서 몸짓과 외적 요인으로만 분위기를 주도하는 사람.
혹자는 매력이라 부르지만, 그 수준이 이쯤 되면 ‘카리스마’라고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릴 것이다.
확실히 월드 클리어는 땅따먹기로 얻어내지는 않은 모양.
조금 마음에 경계심을 채우며 반갑게 맞이하려 다가가는데-
….또각.
래빗의 뒷자리에서, 또 다른 하이힐 하나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콜록 콜록. 래빗, 나는 이런 옷은 조금….”
“불편함! 다나, 사람이 가장 편안한 상태는 홀딱 벗고 누워서 숨만 쉬는 거야! 그럼에도 우리가 매일 아침 일어나서, 움직이고, 무언가 하는 이유는 뭐라고 했지?”
“이건 조금 다른 경우가-”
“그 이유는! 그만큼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의 가치!!! 가 있기 때문이야! 자아, 우리 어여쁜 다나양? 그렇게 투덜거리면 예쁜 얼굴에 주름지니까 서둘러 나와주시지 않겠어~? 저기 얼빠진 네 남자가 무슨 표정을 지을지 상상해보라구!”
“으으으음….”
또각.
화려한 붉은 드래스에 머리를 틀어 올린 미녀의 뒤로, 하얀 드레스가 걸어 나왔다.
하늘하늘한 드레스 자락이 불편한 듯 만지작거리는 손길. 하얀 피부 때문에 옅은 화장이, 특히 발갛게 칠한 입술이 돋보이는 얼굴.
‘당했다!’
긴장감? 경계심? 이어질 치열한 수 싸움과 속 읽기에 대한 대비?
그딴 건 ‘완전무장 다나 엘리샤 히아신스’의 눈부신 모습에 소금 맞은 달팽이처럼 녹아버렸다.
“박교수? 어때, 그쪽이 보기에도 눈이 부시지 않아요?”
“어어어, 아니, 다나가, 여긴 어쩐 일로….”
“어쩐 일? 어쩐 이이일~?”
얼빠진 내 물음에 하이힐 또각거리는 소리가 다가오더니, 래빗이 한껏 단장한 손가락으로 내 가슴을 쿡 찔렀다.
“어쩐 일이긴! 우리 친하다고 얘기했잖아요! 밤새 외박했어야 할 애가 혼자 들어왔길래 한소리 하러 왔더니~ 데이트는 갑자기 진지해져서는 애매하게 끝났다고 하고~ 다나는 또 자기가 괜히 광명교인지 이상한 애들 있는데 데려가서 그랬다고 자책하고~ 남자친구는 그런 애를 두고 밖으로 나돌고!”
“윽.”
“전날 그랬으면 다음 날 해 뜨자마자 새벽같이 달려와서 얘를 업어가도 모자랄 판에~ 이번엔 사이코패스 소굴 같은 자기네 아지트로 날 부르네? 내 마음 같아선 만나자마자 마빡에 ‘나는 등신 쪼다입니다-’ 라고 새겨주려고 했는데!”
“했는데…. 그러기엔 도착한 선물 포장이 너무 예쁘더라구요. 그래서 벡스랑 데이트도 할 겸, 이참에 그쪽도 어제 못한 거 마저 하라고 데려왔어요. 어때요, 잘했지? 그쪽 남자 둘도 친구, 우리 둘도 친구니까 더블 데이트 괜찮잖아요? 좀 보고 배우라는 의미도 있었고.”
“어어, 음, 어…. 그렇….나?”
래빗의 페이스에 완전히 말려버렸다. 뭔가 정신 차리고 생각할라치면 새하얀 드레스의 얇은 천 너머의 곡선이 눈앞에 막 어른거리면서, 하얀 얼굴을 살짝 붉히고는 고개를 숙인 얼굴이 구름처럼 피어오르고….
빠악!
“정신 차려 임마. 그래도 여기 대장인데, 체통을 좀 지키셔야지.”
“으윽, 고, 고맙….”
“크흐흐흐. 이거 한방 먹었구만. 아주 제대로 홀렸어.”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뒤통수를 후려 갈겨준 이안 덕분에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일단 들어갑시다. 밖에서 서서 이러고 있기도 그러니까.”
“음, 그럴까요? 벡스으~ 나 좀 잡아줘요!”
호스트인 내가 손짓하자, 기다렸다는 듯 벡스를 불러다 성큼성큼 들어가는 래빗. 분명 세기말 분위기의 극치였던 BDSM 건물이 래빗과 벡스 주변에서는 묘하게 운치 있어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살짝-
그러는 사이, 내 왼팔에 살짝 팔을 얹는 다나.
“조금…. 이상하지 않아?”
“음? 아, 아니! 전혀! 눈이 아려서 쳐다보지 못할 정도로…. 어…. 괜찮네.”
‘예쁘다.’라는 말이 간지러워서 차마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래?”
그 말에 조금 자신을 얻었는지, 조금 더 몸을 붙여오는 다나.
제기랄. 심장이 아파. 안 꾸며도 예쁜 아가씨가 이렇게 완전 무장을 하고 오면, 내 허용범위를 아득히 넘어버린단 말이다.
건물로 걸어가는 내내 구름 위를 걷고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둥실 둥실.
몽실 몽실.
인정한다. 1라운드는 전멸 수준으로 래빗한테 넘어갔다.
아마 저쪽에서도 그걸 노리고 다나를 데려온 것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아마 한번 잡은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고 할 터.
‘그러니까 빨리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천만다행히도, 저 안에는 이런 분위기와 완전히 상극인 존재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그야말로 정련된 칼 같은 남자.
천류제.
‘덕분에 살았다, 상남자!’
아직 얼굴도 못 봤지만, 천류제한테 호감이 마구마구 생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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