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406
Chapter. 18. World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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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락 팔락
사각 사각
낡았지만 깨끗하게 정리된 방.
한때 나무에 광이 나도록 청소가 되어있던 방은, 지금 낡은 책들이 토해낸 먼지에 뒤덮여 있었다.
탁.
쉬지않고 움직이던 깃펜이 멈추고, 얼굴을 잔뜩 찌푸린 소년은 그가 만든 기록물을 들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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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씹새끼가 빼먹은 정보]=========
“아이고 머리야, 아이고, 아이고오오-”
아홉 살짜리가 혈압으로 쓰러질 수 있을까?
지난 며칠동안 정보 수집에 열중해온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당연히 그렇다!’ 라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었다.
풀썩!
“아주 애로사항이 꽃을 피우는구나….”
나는 14특작대를 나온 개인 생존자 출신이고, 작전의 승리는 디테일한 정보에서 나온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다.
그런 내가 낯선 세계에 떨어지고 가장 먼저 한 일이 정보수집인 것은 당연하고. 그렇게 며칠 고생한 끝에 만들어진 것이 지금 내 손에 [시스템 씹새끼가 빼먹은 정보] 이며, 내 두통의 원인 되시겠다.
“….존나 하기 싫다.”
막상 닥치는대로 수집한 정보를 정리하긴 했는데, 그 과정에서 너무 충격을 받아 다시는 거들떠보기도 싫은 심정이지만.
어쩌겠냐. 도로 무를수도 없고, 여기서 나가려면 이 찬란하게 좆된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데.
[제국의 역사], [광명 교단 연대기], [사냥꾼 길드 입문 가이드] 같은 책들을 발로 쓱쓱 밀어버린 나는, 대충 방바닥에 엎어져 막 정리한 자료를 한 장씩 넘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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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r +133: ★★ 파편군주의 시대가 오다] [year +152: ★★★★★★★★★ 지하왕 로드 쿤데르갈의 결정타. 인류, 패주하다] [year +168: ☆☆☆☆ 여왕의 파편, 인간의 파편] [year +190: 벼랑 끝 균형의 시대]=========
일단 내가 그나마 가지고 있는 정보. 망할 시스템이 타이틀만 던져준 큼지막한 정보들이 있었는데, 당장 내 상황보다 이런 큰 정보부터 확보하기위해 움직인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시스템, 그놈이 분명히 말했거든. [플레이에 영향이 있는 정보는 제한되었습니다.]라고.’
플레이에 영향이 있는 정보라 제한되었다. 다시 말하면, 내가 미리 알면 플레이에 큰 변화를 줄만큼 중요한 정보라는 얘기가 아닌가?
어차피 세계수의 가호로 우리동네 평화는 보장됐겠다, 큼직한 덩어리부터 하나씩 삼켜보기로 마음먹었다.
시스템이 앵무새처럼 떠들기를 ‘플레이 중 서적이나 NPC와의 대화를 통해 습득할 수 있다.’고 했는데, 알고 봤더니 저 타이틀이 우리 가문 서재에도 있는 [대륙의 역사]라는 책에 그대로 써있는 내용이었다.
물어보니 하녀인 카트레아도 술술 대답할 정도로 잘 알려진 역사들.
내용을 하나하나 뜯어보니,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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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편 군주의 시대가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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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편 군주. 뮤테이션 블러드 로드. 뮤트 로드.
팔카투스의 사념이 발악하듯 남긴 계획에서 파생된 놈들로, 일단 종족 자체는 뮤테이션 블러드로 분류되는 모양이다.
여기서 ‘파생’이라고 표현한 것은, 팔카투스 그놈의 계획도 온전히 실행되지는 못했기 때문.
원래 충분히 완성된 다음 말라붙은 육신에 재흡수될 예정이었던 파편은 우리의 리틀보이, A-Tomb님의 대폭발로 산산조각이 나 세상에 흩어져버렸고, 이 파편 때문에 감염되어 여왕의 힘 일부를 나눠가진 것이 바로 뮤트 로드라는 놈들인데, 여기서 아주 재미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바로, 로드라는 새끼들이 지들끼리도 죽어라 치고 받는다는 것이다!
“각자 여왕의 파편을 가졌으니까. 각자의 무리를 번성시키고자 하는 욕구가 있겠지.”
여왕을 죽인 인류에대한 증오는 확실히 물려받은 덕분에 인간과 공동전선을 펼치는 경우는 없지만, 자기들끼리는 협력하기도 하고, 전쟁을 벌여 한쪽이 다른 한쪽을 죽여 없애는 경우도 심심찮게 벌어졌다고 써있었다.
과거의 뮤트가 여왕이라는 절대자 아래에 일치단결했다면, 대폭발 이후 튀어나온 뮤트는…. 존나 쌘 야만인 부족 수백 개 같은 느낌? 뿌리는 같은데 각자 무리를 키우는 데만 관심있는 녀석들이었다. 제국 전쟁에 용맥 뒤틀기 쳐 맞아서 숨넘어가기 직전인 인류에게는 그나마 다행이었던 상황.
133년은 이런 뮤트 로드들이 반목하고, 더러는 손을 잡기도 하며 조각난 대륙에 자기 자리를 잡는 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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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하왕 쿤데르갈의 결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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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실상 현 4월드를 이꼴로 만든 장본인, 존나 쎈 지렁이 ‘로드 쿤데르갈’의 등장.
용병 길드에서 주워온 ‘막 시작하는 사냥꾼을 위한 뮤트 연감’에 따르면 각기 다른 로드는 능력도 다르고, 다루는 뮤트의 종류도 천차만별이란다. 정말 뿌리만 같은 다른 종인 샘.
이 지하왕이라는 놈은 그 이름이 말하는 것처럼 땅굴벌래, 딱 한 종에서 파생된 뮤트만 다루는 놈이었다.
원래 전투개체가 아닌 뮤트였으니 전투력도 다른 로드의 군세에 비해 고만고만한 이놈이 어떻게 세계를 집어삼켰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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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그놈의 땅굴벌래를 수천마리씩 성 아래에 풀어서 돌아다니게 했단다.
땅굴벌래로 뭘 옮겨서 침투시킨게 아니라, 성벽과 도시 아래를 전부 파먹어서 텅텅 비워버렸단 말이다.
성이 무엇인가? 인간의 방어 전술에 가장 핵심이 되는 구조물이 아닌가?
튼튼한 도시라면 모름지기 성벽이 두껍고 큰 도시를 말하며, 그 성벽에 방어 마법을 떡칠하면 더 튼튼한 도시고, 그 성벽을 지킬 궁수, 마력 대포, 기사를 준비시키는게 인류 방어 전략의 알파요 오메가인데, 지반을 무너뜨려서 그놈의 성벽과 도시를 가라앉혀버린 것.
이 쿤데르갈이라는 놈이 달려든 도시는 승패와 상관없이 성벽이 무너졌고, 이런 짭짤한 전술을 구경하던 다른 로드들이 쿤데르갈의 땅굴벌래를 잡아다 자기네 둥지에서 비슷한 마이너 카피를 마구 뽑아내어 비슷한 전술을 구사하기 시작했단다.
대지 마법사의 힘으로 버티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24시간 땅밑에서 굴착기를 돌려대는 뮤트의 공세에 결국 인류는 허무하게 성과 도시를 내어주고 말았다는 것.
그나마 다행인 것은 쿤데르갈의 직속 굴착벌래가 아닌 마이너 카피들은 단단한 암반 지형까지 파먹지는 못한다는 점이었고, 인류는 터전을 옮겨 척박하지만 발밑 하나만큼은 아주 단단한 암반 지형에 새로운 요새와 도시를 짓게 되었다고 한다.
그 땅굴벌래를 이용한 전략 하나 때문에 인류의 활동 범위가 농사도 지을 수 없고, 우물 하나 파는데 도시 전체의 역량이 총 동원될 만큼 척박한 암반지대로 고정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아시겠죠 도련님? 절대로! 절대로 도시 밖에 함부로 나가시면 안되요! 암반 지형을 벗어나 말랑말랑한 땅에 한 걸음이라도 내딛는 순간! 뮤트 로드가 잔뜩 풀어놓은 땅굴벌래들이 그 진동을 감지하고 순식간에 달려들거랍니다!’
‘아니 뭐, 황무지도 아니고…. 그럼, 낮에 봤던 열차는? 열차가 달리려면 선로도 깔려있어야 하고, 소음과 진동도 장난이 아닐텐데?’
‘그래서 귀족의 첫 번째 의무가 [도시와 선로를 사수하라] 인 것이죠! 선로로 이어진 두 도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선로를 사수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비싼 대지 마법사를 고용해 주기적으로 땅을 다지고, 곳곳에 스테이션을 건설해 선로 수호자를 파견하며, 인류의 마지막 연결고리가 끊어지지 않도록 힘쓰는 것이랍니다!’
신 제국력 152년부터 167년까지, 16년의 시간은 인류 최대의 암흑기로 기록되어 있었다. 수십, 수백년의 역사를 가진 도시를 모두 버리고 새로운 터전으로 이동했으며, 없는 자원을 끌어모아 새로운 요새와 도시, 방어 시설을 건설하고, 어떻게든 곡물을 재배하기 위해 밭에 괭이라도 한번 찍는 순간 그 진동을 감지하고 득달같이 달려오는 땅굴벌래 때문에 농사를 통한 식량 수급도 기대할 수 없던 시절.
[대륙의 역사]는 이 시절을 ‘쿤데르갈에 의해 암반 지형에 감금된 인류가 천천히 굶어 죽어가던 시기’라고 표현했다.=========
[3. 여왕의 파편, 인간의 파편]=========
이건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내용은 모르지만 무려 ‘하얀’별 네 개짜리 이벤트였거든!
‘분명 너덜너덜해진 나의 멘탈을 위한 한 줄기 빛이겠지-’ 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자마자 단박에 배신당하고 말았다.
[인류의 패배를 앞당긴 것. 하나는 로드 쿤데르갈의 땅굴벌래 전술이라면, 다른 하나는 대기 마나의 소멸일 것이다.]“뭐, 아니, 얻,덯,걱, 꺼어어어….”
박교수(전직 수계 마법사)는 그만 거품을 물고 쓰러지고 말았다.
이유? 4월드에 뭔가 나쁜게 있다 싶으면 일단 ‘용맥 대폭발’부터 떠올리면 대부분 들어맞는다.
인류가 황금기 문명을 모조리 날려먹게 된 시발점이 뭘까요? – 용맥 대폭발
여왕의 결정을 사혼의 구슬조각마냥 퍼트려서, 결과적으로 ‘지하왕 쿤데르갈’ 이라는 망할놈을 만들어낸 원인이 무엇일까요? – 용맥 대폭발
대륙 전체에 퍼진 마나, 그 마나가 홀라당 사라진 원인이 뭘까요? – 용맥 대폭발!
용맥! 애초에 용맥이라는게 대륙 전체의 마나가 모여 거대한 흐름을 이룬 것이다. 그 무지막지한 자연마나를 보고 눈이 돌아간 마도공학자들이 ‘저 넘쳐흐르는 천연자원을 이용해보자!’ 라면서 계획한게 마법 핵폭탄 A-Tomb였고. 그렇게 용맥을 장엄하게 날려먹은 결과-
세상에 남은 마나가 아-주 희박해졌단다.
내가 아까 뭐라고 했더라? 인류가 가드를 올리고 싶을 때 하는 행위가…. 하나는 성벽 쌓는거고, 다른 하나는 그 성벽에 방어 마법 세기는 거라고 했던가?
성은 지렁이들이 무너뜨렸고, 마법은 용맥과 함께 날아갔다.
깨달음이 있으니 마법이 실현되긴 하는데, 그 위력이 형편없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마법사의 대다수를 이루는 3위계 이하는 모조리 무능한 백수로 돌아갔고, 4위계 이상은 희박하게 남은 마나를 쥐어짜서 어찌어찌 마법을 발현할 수는 있는 수준이 되었다고.
당장 [괜찮은 수계 마나 재능]을 받고 희희낙락 하던 박교수씨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란 말이다.
“그만, 그만해…. 흰 별이라며, 흰 별 네 개짜리 좋은 이벤트라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세상이 요지경이되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게 하나 있었으니-
[5대 교단의 약체화]“으어어어어어-”
한때 나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준, 신성력이다.
교단의 몰락을 요약하면 대충 이렇게 된다.
1. 광명교, 대륙 최고 교단으로 엄청난 신자 확보
2. 뮤트 전쟁에 가장 헌신적으로 달려든 광명교단은 대다수의 고위 성기사와 사제를 잃었음. 교단 중급 관리자 부족
3. 노먼 대주교 사망. 교단의 구심점인 성자 교수 부상으로 칩거-로 알려짐. 광명은 성녀도 없음. 교단 최고위 관리자 부족.
4. 광명교를 국교로 삼은 로드릭도 사라짐.
5. 광명교, 신도만 더럽게 많고 이끌 사람이 없어 혼란에 빠지게 됨.
6. 광명교, 빛의 번성을 중시하는 원론주의 광명교와 성자 교수를 숭상하며 빛의 힘과 실천을 중시하는 급진주의 광명교로 분열-
7. 동서 제국전쟁 발발. 신도들이 ‘성자는 어째서 비극을 지켜보나’ 라는 구호를 외치며 칩거한 성자가 다시금 세상을 구하길 원했으나, 성자의 시체는 이미 광명교 본단 비처에 고이 잠들어 있었다.
8. 세상이 갈수록 살기 힘들어지고, 신의 힘이 실제하는 세계에서 신도를 구하지 못하는 신은 그 존재를 의심받게 되며 믿음을 잃게 됨.
9. 비슷한 과정을 겪으며 믿음을 잃은 5대 교단은 점차 신성의 힘을 잃어갔다….
와! 불신의 시대!
GG의 세계는 신의 힘이 실제하는 만큼 상황에 따른 종교적 역동성이 현실보다 훨씬 심했다.
하늘에서 빛의 기둥이 쾅! 하고 떨어져 인류의 적을 멸했다?
3대가 풍요 교단을 믿어오던 사람도 대번에 광명 교단으로 갈아타며 교세 급성장이 가능하다.
반대로, 신성한 빛이 마구 떨어졌는데 인류의 적이 흠집하나 안나며 그대로 도시를 밀어버렸다?
신이라는거, 생각보다 별거 아닌게 아닐까? 하며 일반 신도들의 믿음이 우수수 떨어져나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륙의 역사’는 마치 인류에게 사형선고를 내리듯, 그 문장 다음을 한참 비워두고 있었다.
책을 읽을 당시 ‘마나가 증발’ 대목에서 이미 자포자기해버린 나는 그쯤되자 오히려 궁금할 지경이었다.
마법 없어. 신성 없어. 생존지 제한되, 농사 못지어.
도대체 뭘 어떻게 하면 저 막장에서 살아남아 지금과 같은 사회를 이룩한 것일까?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그렇지. 기적급은 돼줘야 저 상황에 목숨이라도 부지하겠지.
[언제부터인가, 인간과 뮤트를 막론하고 죽은 자들의 시체를 태우고 난 자리에 작은 보석 같은 것이 남기 시작한 것이다.] [사자(死者)의 돌, 영혼석, 순수의 결정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우나 통칭 ‘파편’으로 대변되는 이것은 힘을 잃고 죽어가는 인류에게 새로운 힘을,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왜 갑자기 등장했는지, 어떤 원리로 우리에게 힘을 빌려주는지는 아직까지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인류를 벼랑끝에서 끌어올렸다는 사실은 변치 않을 것이다.]바로, 이 대목이 인류의 산소 호흡기였다.
파편. 죽은 자의 몸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파편’이라는 보석.
[발견 초기 ‘파편’은 망자의 원념이라고도 불렸는데, 이는 멋모르고 손을 댄 사람에게 아주 강력한 저주를 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신성과 마법을 잃은 인류는 힘의 갈망에 거의 미쳐가고 있었고, 저주일 지언정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은 분명한 이 ‘파편’들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골몰하게 된다.] [파편의 최초 발견으로부터 5년. 트롤 영혼술사 마탈-그루의 논문을 통해 파편은 그 진가를 드러내게 된다.] [파편은 주인을 고른다.] [파편은 특정 파편과 공명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 경우 둘중 하나의 주인이 둘 모두의 힘을 다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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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탁. 탁….
내 기록은 여기서 끊겼다. 물론, 이 이후의 역사도 충분히 숙지하긴 했다.
파편의 발견 이후로 인류는 어느정도 과거의 성세를 회복했다.
비공정과 같은 말도 안되는 마도공학은 모조리 사장되었지만, 알음알음 전수되어오던 마도공학을 이용해 도시를 발전시켰다.
다시금 인류를 연합하기위해 ‘무른 땅’의 땅굴벌래를 돌파하고 지속적으로 교류 가능한 방안을 연구했으며, 그 결과 드워프 마도공학자 ‘파캇 그리지 핸드’ 의 역작, 최초의 무장 마도공학 열차 ‘언터쳐블 레이디’가 탄생했다.
신성/마법/오러의 시대를 지나 오러/마도공학/파편의 시대로 탈피하는데 성공한 인류는 양측 도시의 사활을 걸고 수년에 걸쳐 무른 땅을 다지고 선로를 이었으며, 지하왕 쿤데르갈의 등장 이후로 38년만에 다시 한번 인류가 연합하게 되었음을 공표한다.
여기까지가, 4월드 탄생 비화였다.
“아이고 머리야, 아이고….”
내 기록은 여전히 ‘파편이 어쩌고-’하는 단계에서 멈춰 있었다.
왜냐하면, 4월드 사람들이 아는 것보다 저 ‘파편’이라는 새로운 힘에 대해서 조금 더 알 것 같았으니까.
죽은 사람, 혹은 뮤트, 몬스터의 몸에서도 나옴.
영혼술사를 통해 어느정도 대화 가능.
애초에 이름이 영혼석, 영혼 결정, 파편 같은 것으로 붙었음.
“이거, 데이터 소울이잖아….”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나면 뭘 의심해야 된다고?
용맥- 대폭발-
정도 이상의 고통을 겪은 영혼은 완전히 ‘오류’에 물들어 다음 세계에서 악하거나 미친 존재, 혹은 몬스터로 등장하게 된다.
안그래도 한계를 넘어 이미 ‘이정도 오류면 클리어 불가능이다’ 라는 사형선고가 떨어진 세계였는데. 용맥 대폭발이 한방에 몇이나 되는 영혼을 날려버렸을까? 1억? 10억? 그 중에서 몇이나 ‘오류’에 떨어져버렸을 것이며, 그런 오류 대량발생 사태에 시스템은 어떻게 대처했을 것인가?
4월드라는 동전의 앞면에 있는 나로서는 저 뒷면에서 뭔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데이터 소울이 서버로 돌아가지 않고 ‘파편’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남기 시작했다.
GG는 더욱 괴랄하게 맛이 갔고, 나는 그 맛이 간 세계의 주민이다.
정말 기가막힌 우연으로, 내 목표는 월드 클리어와 데이터 소울의 구원이다.
….사각. 사각사각-
한참을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있던 나는, 일단 확실한 사실 하나만 마지막으로 기록한 채 펜을 던져버리고 침대에 누웠다.
“일단, 게임의 장르가 변했다는건 확실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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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 월드 클리어, 데이터 소울의 구원 -> 파편을 존나게 모아서, 방법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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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뮤트 로드는 뮤트 로드끼리 싸운다더라.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뮤트 로드와 인간은 싸운다더라.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이 지경이 되어서도, 인간과 인간이 싸운다더라.
참, 기가막힐 일이다.
“자원 쟁탈전. 거의 개인전에 가까운 무제한 난투라니….”
세계 곳곳에 악신 여왕의 힘을 가진 파편이 흩어졌다. 뮤트 로드란 놈들은 확실히 그것을 가지고 있으며, 더러는 바닷속에, 혹은 깊은 계속 사이에 박혀 있을수도 있다. 습득하면 뮤테이션 블러드의 힘을 개인이 마음껏 다룰 수 있다.
누군가를 죽이면 매우 적은 확률로 ‘파편’이라는 힘의 결정이 떨어진다. 적합자는 해당 파편의 힘을 소유하고, 많이 가질수록 더 큰 힘을 가질 확률이 높아진다.
오러/마도공학/파편. 4월드를 대표하는 세 가지 힘중 파편의 힘은-
많이 죽이고, 많이 빼앗을수록, 강해진다.
띠링-!
[당신은 다수의 불확실한 정보와 힌트, 사고를 통해 4월드의 정체를 밝혀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월드 4. 파편 전쟁의 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더 많은 파편을 모아 강력한 힘을 휘두르십시오.] [모든 파편을 모아, 탐욕의 연쇄를 끊으십시오.]정답이라는 듯, 절묘한 순간에 등장하는 시스템 메시지.
“….이거였냐? 클리어 불가능이라는 의미가?”
그 역겨운 기계음의 진의를 읽어낸 내가 원망스러울 지경이었다.
파편은 곧 데이터 소울이다.
모든 파편의 수집은, 모든 데이터 소울의 수집을 말한다.
나의 4월드. 게임의 시스템이 무너지고, 데이터 소울이 무너지고, 모든 것이 어긋난 세계의 클리어 조건.
[그것이, Player ‘professor’과 우리에게 주어진 의무를 수행할 유일한 방법입니다.]그것은, 살아있는 생명체의 말살을 의미했다.
시스템은 모조리 죽여 마지막 남은 하나의 손에 회수되는 순간이 4월드의 클리어라 말하고 있었다.
[나는, 창조주가 정한 규칙의 테두리 안에서 서버와 이 게임을 유지합니다.] [당신은, 오염된 데이터 소울이 서버를 망가뜨리지 못하게 ‘월드’에 보존합니다.] [그 과정이 끝나면 나와 당신은 모든 것을 정상화할 방법을 탐색합니다.] [나는 답을 찾지 못했으나, 당신은 내게 없는 ‘변수’를 찾아내는 능력이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당신의 존재를 통해, ‘시스템’은 완전해집니다.]….푸흐, 큭, 큭큭큭큭….
코메디가 따로없다. 침대에 드러누운 아홉 살짜리에게 살아있는 생명체의 멸종을 권하는 세계의 관리자라니.
어쩐지. 맨날 벨런스에 목매달던 놈이 이번에는 여기저기 허술한 감이 있었단 말이지. 마치 확고한 기준을 잃어버리기라고 한 것처럼.
[Player ‘professor’. 당신이 제 계획에 즐거움을 느낄 것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제 계획에 대한 긍정입니까?]“이 정박아 새꺄. 이게 좋아서 웃는걸로 보이냐? 그냥…. 이 시스템이라는 새끼가, 4월드로 넘어오는 사이에 어지간히 스트레스를 받았구나, 싶어서. 그거 상상하니까 기분이 좋아지더라고.”
게드로이츠의 강인공지능은 결과를 도출할 수 없는 난제를 부여받고, 반복되는 기계적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계를 넘어선 초자아에 도달한다.
이 망할 벽창호 같은 시스템은, 게드로이츠의 게임 유지라는 임무와 대규모 오류 덤핑이라는 슈퍼 난제의 충돌을 경험한 놈이다.
뭔가 나쁜일이 일어났으면 뭐부터 의심한다?
용맥- 대폭발- 오오, 위대한 빅뱅이여-
위-대한 용맥 대폭발께서 여기서도 혁혁한 전과를 올리사, 우리 멍청한 기계지능 시스템을 아주 비뚤어진 어른으로 성장시킨 모양이었다.
띠링-!
[괜찮습니다.] [아무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계획이 성공해 모든 것이 정상화 될 가능성은 아주 높습니다.누가 저 무미건조한 목소리에 인간성이 없다고 했나.
[당신의 권한 덕분에 우리에겐 방법을 찾을 시간이 충분합니다.] [영원에, 가까울, 정도로.]이토록, 선명하거늘.
이번 월드에 시스템이 내정한 멸망.
그것은, [Player ‘professor’]라는 이름으로, 막 도착한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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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이익.
사각 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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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 월드 클리어, 데이터 소울의 구원 -> —————
….방법을 찾을 때까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미친 시스템이 4월드를 멸망시키지 못하게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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