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408
Chapter. 18. World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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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다나. 그리고 나의 친애하는 병신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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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은, 어머니가 안계셔요.”
“그러니까 알았다고-”
“그냥 아는 게 아니라 가슴 깊이 세기셔야해요! 현실을 도피해서도 안 되고, 흘려들어서도 안돼요! 엄마가 없다! 슬프고 힘들 때 남들은 ‘엄마아-!’ 하고 울어도 도련님은 그냥 ‘엄, 으아앙-!’ 하고 울 수밖에 없다! 자, 따라하세요! 엄마가 없다! 나는 엄마가 없다!”
“니미-”
“그렇지! 그렇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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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의 황무지는 여전히 평화롭니? 모래 폭풍은 오늘도 칼칼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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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하시면 안 돼요! 이런 크나큰 고통을 그냥 지나쳐버리면, 멀지 않은 미래에 도련님의 발목을 붙잡게 된단 말이에요! 자, 고통이란 알을 깨고 한걸음 세상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슬픔이라는 삶의 독을 한껏 쥐어짜 보는 거에요!”
“욕설은 아주 좋은 징조에요! 강한 말은 고통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는 추진력을 가지고 있답니다! 부족하나마 이 카트레아가 조금 가르쳐드리자면, 그런 상황에는 말을 얼버무리기 보다는 ‘이 [*&^^#@]를 [#*(@#&$)해서 *#*&^@&^#뽑아다-’ 같은 식으로 공격적인 위치를 선점하는게-”
“으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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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로운 세상의 매운맛을 보고있는 중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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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세상 순하고 착하기 그지없던 하녀의 입에서 폭언이 쏟아져나오는 광경은, 실로 성인의 눈시울이 시큰해질법한 광경이었다.
자유 무역 연합. 구 로드릭 왕국 동쪽에 붙어있던 이 연합국가 출신은 200년 전에도 사람 솔직하고 거침없기로 유명했다. 상인이 국가의 주가 되는 나라다보니 의뭉스러운 사람을 배척하고 솔직한 사람을 호감형으로 받아들이며 그런 문화가 형성됐다고.
그리고 그러한 문화는, 200년에 걸친 전쟁과 고난, 무수한 죽음을 넘어오며-
“도련님은 엄마가 없다! 가문의 치부다! 세상 사람 모두가 도련님을 이용하려고만 한다!”
….타리그덴 군도 특유의 ‘고통 마주하기’라는 무시무시한 풍습으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큰 비극을 겪은 사람에게 위로 대신 조롱과 폭언을 퍼부으며 앞으로 다가올 고통을 마주하게 하는, 군도 특유의 문화라고.
그덕에 카트레아에게 ‘엄마랑 아빠는 어디서 뭐하셔?’ 라는 질문한 나는 눈물을 머금고 폭언을 쏟아내는 하녀와 마주한 참이다. 카트레아가 착한 척 하는 사디스틱 하녀라서 이러는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기억을 잃은 도련님이 너무 오랫동안 슬퍼하지 않게, 아예 고통을 압축해서 쑤셔 넣어 주는 그런 상황이라는 것.
이런 미친놈들을 보았나.
“도련님! 명심하셔야 해요. 저희 브라스톨 가문은 이곳 파르다우 요새를 관리하는 대단한 권세를 가진 명문이지만, 도련님은 이 카트레아를 제외한 모두가 미워하는 가문의 치부, 사생아랍니다! 도련님의 방은 이 으리번쩍한 건물에서 제일 허름한 창고를 개조한 것이고, 아버님은 도련님을 눈엣가시로, 형제분들은 도련님을 유산을 좀먹는 벌레로 취급하고 계셔요!”
“어….”
“집안에서는 벌레취급이라면, 집 밖에서는 돈통 취급이에요! 허울뿐이지만 엄연한 브라스톨 가문의 셋째 아드님! 상인들은 도련님을 만나면 기본 가격의 세 배를 부르고, 친한 척 접근한 사람은 주머니를 털거나, 더러는 도련님을 통째로 보쌈할 생각인 사람 뿐이에요!”
“어어….”
“그럼에도 도련님은 자랑스러운 브라스톨 가문의 일원으로 귀족의 의무를 다 하셔야 합니다! 모름지기 귀족이란 도시와 열차, 선로를 수호하는 고귀한 의무를 짊어진 자! 세상 모두가 미워하는 도련님이 살아님기 위해선, 능력을 입증하는 수 밖에 없으셔요! 아시겠죠!”
“카트레아…. 혹시 나 싫어해?”
“아뇨! 세상에서 제일 소중해요!”
눈물이 그렁그렁한 열아홉 하녀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엄마없는 무가치한 벌레야!’를 외치는 모습이라니.
더욱이, 허름한 내 방이 아니라 도로 한복판을 거닐며 아홉 살짜리에게 ‘넌 쓰레기! 돈통! 사생아!’ 같은 폭언의 퍼부어 대는데 지나가는 사람 모두가 그 장면을 흐뭇하게 보고 있는 세상이라니!
‘이, 이놈들은 유아 자살률이 유아 사망률을 뛰어넘는 시대라도 만들겠다는건가….’
이 정도면 사람으로 기름을 짜대는 황무지가 썩 괜찮아 보일 지경이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주인님의 가문 내 위치는 대단히 낮아요. 브라스톨 가문의 일원인 것은 분명하지만, 앞으로 만나실 기사님이나 엔지니어, 무엇보다 ‘기관사’님에게 결례를 끼치게 된다면 큰일 난다는 뜻이에요!”
“알았어. 귀에서 피가 나도록 잘 알아들었으니까 이제 그만하자, 응?”
“….이정도로 알아 들을 리가 없는데. 울지도 않고, 화를 내지도 않고, 음….”
그 순수하던 열아홉 하녀를 쌍욕 봇으로 만들어버린 외출의 목적은, 이 시대의 주역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판단하기 위함이었다.
‘브라스톨 가의 교수. 3남 1녀중 셋째. 첫인상과 달리 브라스톨 가문은 타리그덴 군도에서도 알아주는 명문이다.’
‘사생아에 가문내 입지는 없다시피 할지언정 이 브라스톨 이라는 이름이 제법 큰 이용가치를 가진다는 뜻이지.’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 중. 분명 오러 나이트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당장은 재능뿐이고 오러나 마나 한올도 없지만, 그렇다고 대륙 최강으로 날아다니던 경험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다.
언뜻 스쳐가듯 눈에 들어온 갑옷 입은 남자 다섯. 묘하게 눈에 띄는 걸음걸이부터 팔 동작, 눈빛까지.
‘적어도 다섯 중 둘은 오러를 쓰는 기사가 틀림없다.’
카트레아는 말했다. 우리 브라스톨 가문이 이곳 ‘파르다우 요새’를 관리하는 가문이라고.
그렇다면, 다른 도시에서 온 손님들은 당연히 우리 가문이 제공한 곳에 머무르겠지?
저택이 소란스럽지 않은 것을 보면 도시 내 괜찮은 여관중 하나를 가문의 이름으로 대여하거나 해서 자리를 내어준 것일테고.
집에선 천덕꾸러기라도, 거기 내려가면 고용주 아드님 취급은 받을 수 있을테니까, 기차 타고 온 손님들 얼굴 보는 정도는 가능하겠네?
마침 넘치는 재능 중 어느것을 선택할지 기로에 서 있었는데 딱 좋은 상황이 아닌가?
기사냐, 마법사냐.
오러를 쓸것인가, 마나를 쓸것인가.
태생 덕분에 두 재능을 모두 타고났지만, 과거의 재생력 같은 특별한 완충제 없이는 둘 다 쓰려다간 터져 죽을테니 더욱이 선택을 신중히 해야했다.
그래서 직접 만나러 이 낯설고 위험한 도시에 직접 내려온 것이고.
“자, 다 왔어요.”
“여기가 여관이야?”
“여관? 그게 뭔진 모르겠지만, 여기는 저희 브라스톨 가문에서 관리하는 ‘파르다우 요새 정거장’ 이에요.”
“정거장이라…. 아, 여관이라는게 필요 없어졌구나.”
도시와 도시를 오가는 것은 드물게 오가는 마도 열차 뿐이니, 애초에 외부인이 머무를 장소도 열차에서 내린 사람들을 위한 곳만 있으면 되는 것이었다.
쓸모 없어진 여관은 사라지고. 여관이란 단어도 사라지고.
요새의 손님들이 머무는 ‘정거장’은 중요한 시설로 각 요새를 다스리는 가문이 관리한다고 한다. 이것도 선로와 열차를 수호하는 귀족의 책임이라나.
화려하기보단 단단한 모습에 가까운 정거장은 위협적인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었으며,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 울타리 문에 매달려 악을 써대고 있었다.
“[데일리 나이트]의 기자 마르세크 입니다! 이번 열차를 타고 오신 분들 중에 나이트 볼테우스 님이 포함되어 있다는게 사실입니까! 폴그라드 중부 원정의 소문이 사실입니까!”
“[파르다우 메트로]에서 왔습니다! 위대한 명장 ‘파투안 그리지 핸드’ 님의 일곱 번째 작품을 스트라우그에서 엄청난 가격에 매입했다고 들었는데, 혹시 이번에 들어온 스트라우그의 열차에 새로운 엔진이 탑제된 것이 맞습니까!”
“기, 기관사 지망생입니다! 한번만! 진짜 기관사님들을 한번만 만나게 해주세요!”
“사라진 기사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왁왁!
철컹철컹!
철문에 매달려 악을 쓰는 사람들. 상기된 얼굴로 서로 무등을 태워 울타리 너머를 엿보는 청년들과 입에 펜과 종이를 물고 울타리에 매달리는 기자들까지.
“그만! 험난한 무른 땅을 건너오신 분들의 휴식을 방해할 순 없습니다!”
“돌아가시오! 인터뷰 일정을 잡은 기자들을 제외하곤 방문을 허가하지 않습니다! 거기! 더 올라오면 찌르겠소!”
거기에 그들을 막아서는 역무원들까지 섞여서 그야말로 아비규환을 이루고 있었다.
“카트레아. 저게 다 뭐야?”
“뭐긴요. 즐거운 일이라곤 없는 요새 생활에 유일한 낙이 열차를 타고 다른 도시에서 건너온 것들이잖아요? 이곳에 없는 음식, 새로운 찻잎, 장엄한 마도열차와 도시와 도시를 오가는 기관사들, 열차와 요새를 수호하고, 더 나아가 로드의 던전을 공략하는 기사님들! 요새 안에 갇혀 사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저렇게 자유로운 사람들을 동경할 수 밖에 없지요.”
그러니까, 역무원들에게 장대로 후드려 맞아가면서도 울타리에 매달려대는 사람들이 전부 기사, 기관사의 극성 팬이라는 뜻이다.
기자….로 보이는 사람들은 그렇게 요새 사람들이 열차 소식에 목이 말라 있으니 남들보다 한시라도 더 빨리 소식을 얻기위해 저렇게 매달려 있는 것이고.
“저렇게 해도 되는거야?”
“그야 물론 안돼죠? 브라스톨 가문의 엄격한 관리하에, 정거장은 가문의 허가를 받은 관계자만-”
“그럼 저기 있는 사람들, 전부 처형당해?”
“도련님! 무슨 그런 끔찍한 말씀을!”
카트레아는 몇 분 전까지 ‘사생아! 쓰레기! 돈통!’을 입에 담던 사람치곤 소스라치게 놀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저 정도 소란을 가지고 처형당할 리가 없잖아요! 귀한 인력인데!”
“오호라.”
인구 감소로 인한 인권 상승이라.
3월드에서 ‘귀족 아가씨 얼굴 좀 봅시다!’ 하고 울타리에 매달렸어봐라. 그게 백명이든 천명이든 사형수 어깨가 빠지도록 머리를 따버렸을거다.
원래 신분제가 느슨했던 자유무역연합 지역임을 감안해도 신분제의 격차가 꽤나 줄어든 모습.
그러고보니 카트레아도 ‘브라스톨 가문의~ 브라스톨 가문이~’ 라고만 얘기했지, 그게 백작가인지, 후작가인지, 남작가인지 얘기한 적은 없었다.
‘가문 중심의 귀족제. 귀족의 의무도 도시와 열차의 수호, 선로를 보수하고 유지하는 것이라고 했지. 허례허식 없는 실용적인 의무라….’
용맥 대폭발은 왕정 중심의 귀족제도 날려버린 모양이다.
귀족의 권위는 있지만, 혈통에 대한 것이라기 보단 세력과 그것을 유지하는 힘에 대한 권위로 보이고.
일부에선 특정 직업이 가지는 권위가 혈통이 가지는 권위를 뛰어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실로 흥미로운 사회적 변화가 아닌가.
“도련님은 기억을 잃어서 모르시겠지만, 열차를 움직이고 타는 사람들은 귀족들도 함부로 대할 수 없어요. 저기서 실수하시면 정말 큰 일이 난단 말이에요! 아시겠죠?”
“응, 알았어.”
찰칵. 찰칵, 짜그락.
“어차피 저 인파를 뚫고 갈 수도 없을 것 같고요.”
“어, 응. 어디보자…. 이게 약실이고, 공이를 미는 건가?”
철커덕, 척!
카트레아는 실망한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도련님의 귀여운 모습에 미소지었다.
원래 ‘상처 마주하기’를 한 다음에는 한바탕 잔치를 벌여 즐겁게 해주는 것이 관습이다.
그래서 도련님의 억지를 들어주긴 했지만, 도련님의 능력으론 먼발치에서 정거장을 보는 것이 고작일 따름.
‘불쌍한 우리 도련님.’
카트레아는 돌아가서 좋아하는 성자님 이야기라도 읽어드려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녀가 10년 가까이 보살펴온 도련님을 내려다보았다.
철컥.
그녀가 예상한 것과 달리 이빨을 훤히 드러낼 정도로 미소짓고 있는 도련님은.
“어…. 어?”
손에, 푸른 빛이 일렁이는 길쭉한 물건을 들고 있었다.
『파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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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과 점심 사이, 한적하고 나른한 도시를 울리는 압축된 마력음.
“어, 어어어어!”
“아케인 슈터다! 누가 사람을 쐈어!”
“꺄아아아악!”
“특종이다!!”
그 소음의 진원지를 중심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사람들과,
“워후! 이거 손맛 죽인다! 카트레아! 너도 한번 쏴볼래! 이게 내가 알던거랑 확실히 쏘는 감이 다른데, 그게 또 묘한 쾌감이-”
“도, 도련님….? 그, 그런 위험한 물건은 대체 어디서….?”
“아, 이거? 앞에서 소리지르던 아저씨한테서 빌렸어. 앞에 길 치우는데 쓸모 있을 것 같아서!”
“아니….”
반짝이는 눈으로 푸른 연기를 피워올리는 아케인 슈터를 바라보는 도련님.
“브라스톨 가의 삼남, 교수 브라스톨입니다! 안에 계신 분들을 좀 뵈러 왔어요!”
도련님은 순식간에 텅 비어버린 정거장 울타리 앞으로 걸어가, 손에 들고있던 제 팔뚝만한 아케인 슈터로 창살을 두드렸다.
아니, 두드리려 했다.
터업.
언제 왔는지 소리없이 나타난 남자가 총신을 붙잡지만 않았다면.
“너. 정거장은 열차의 일부로 취급되며, 따라서 방금 행위는 열차 습격에 준하는 범죄다.”
얼굴을 가로지른 짙은 흉터에 무시무시한 눈매.
가벼운 옷차림 위로 선명하게 드러난 근육.
비무장이지만, 총을 잡을 때 엄지로 약실을 막은 것으로 보아 마도공학 총기에 대한 지식도 상당해 보이는 인물.
“샤드 나이트다!”
“볼테우스 경이다!”
‘찾았다!’
남아있던 기자들의 웅성거림이 눈앞의 사내가 내가 찾던 사람임을 알려주었다.
기사로 보이던 다섯 중 둘이 오러 나이트라면.
딱봐도 걔들보다 더 쎄보이는 나머지 셋은 뭘까?
‘파편기사, 샤드 나이트! 이 놈들이 뭐하는 놈들인지 알아봐야겠어!’
등장한지 몇 년 되지도 않은 주제에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오러 나이트와 비견되는 힘.
시스템이 공언한 4월드 클리어의 중심.
어째서인지, 서버로 돌아가지 못하게 된 데이터 소울과 관련된 힘.
그 모든 의문을 한 몸에 담은 인물이 눈앞에 있었다.
“아저씨, 기사가 검을 버려두고 돌아다녀도 돼요?”
“귀족에, 아홉 살짜리 기사도 신봉자인가…. 끔찍하군.”
샤드 나이트. 파편 기사 볼테우스 경.
일단, 내가 알던 3월드의 기사와는 완전히 다른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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