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412
Chapter. 18. World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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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시라?
“볼테우스가 열다섯 살에 뭘…. 어쨌다고요?”
“날 덮쳤다고. 너무너무 무서웠어, 힝!”
“개소리! 어디까지나 덮쳤다는 ‘소문’을 퍼트린 것이 아닌가!”
“세상 사람들이 다 그렇게 알면 그게 사실인 거지 뭐. 아무튼, 쟤 말대로 그렇고 그런 추문을 퍼트렸다는 거야. 스트라우그 요새 전역에 모르는 놈이 없을 때까지.”
소문. 소문이라….
“….흠집을 내셨다?”
“아가, 머리 좋네? 마법사라서 그런가?”
대충 대화의 결을 보니 어느 정도 감이 잡혔다.
“그러니까, 아까 말한 ‘결혼할래?’ 라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 한 말이었다 이거죠?”
“그렇지. 설마 내가 아홉 살짜리랑 백년해로하겠다고 말한 줄 알았니?”
아뇨. 아홉 살짜리랑 엔조이로 끝내는 것도 가능할 만큼 추락한 엘프로 보이는뎁쇼.
물론 앞으로 상관으로 모시게 될 엘프님이 GG판 서옥제 신봉자가 아닌 것만 해도 다행이다만은.
이어지는 나엘다의 ‘볼테우스 영입 작전’을 들어보니, 어쩌면 그보다 더한 엘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9년 전, 당시 15세였던 볼테우스 스트라우그는 여느 때처럼 집에서 개처럼 뚜드려맞고 가출했으며, 가문을 떠날 생각으로 레일 쉽의 화물칸에 숨어들었다.
당연히 걸렸고, 나가라, 데려가달라 하는 실랑이 가운데 화물이 엎어지며 그 안에 귀하게 모셔둔 파편 하나가 떨어지고, 보통 사람은 손만 대도 저주를 걸어버리던 파편은 볼테우스의 품에서 얌전히 반짝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나엘다는 ‘봉 잡았다!’를 외치며 비호처럼 날아들었고.
“뭔 수를 써도 얘를 데려가야겠는데, 볼테우스는 나름 결혼 적령기까지 성장한 서자였거든? 기사 훈련도 받은 인재라 그냥 데려가면 냉큼 스트라우그 가문에서 현상금을 걸어버릴 것 같았단 말이지? 샤드 나이트로 활동하게 되면 거기서 현상금이 몇 배로 뛸 것이고.”
그래서 나엘다가 선택한 것이, 예의 ‘결혼할래?’ 였던 것이다.
뭔가 즐거워 보이는 나엘다와 달리 다른 기관사들은 아직도 치가 떨린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구먼. 현장감을 살려야 한다며 막 기차 바닥에 뒹굴질 않나, 갑자기 엔진에 불을 올리라고 하더니 눈이 충혈될 때까지 불을 쳐다보고 있질 않나, 제 손으로 옷을 막 잡아당기더니 정비복 튼튼해서 안 찢어지니까 옷 좀 찢어달라고 부탁하질 않나…. 누님이 예사 엘프가 아닌 건 진즉에 알고 있었지만, 그때는 진짜 미친 줄 알았다고.”
“현장감? 무슨 현장감이요?”
“그…. 그런 게 있어! 어린 도련님은 몰라도 돼!”
아아. 그런 현장감.
‘돌았군.’
그렇게 현장감 넘치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마친 나엘다는, 그 길로 15세 가출 청소년 볼테우스의 팔짱을 끼고 스트라우그 가문을 방문한다.
사람이 많은 대로만 골라서 가로지른 덕분에 이미 스트라우그 요새도시 전체에 소문이 퍼진 상황.
“눈물 좀 찍어내면서 말했지. 이 집 아들이 내 순결을 빼앗았다. 원행을 마치고 지쳐있던 나는 저항할 수 없이 당해버렸으니, 엘프의 규율에 따라 이놈을 내 짝으로 삼아야겠다- 고 말이야.”
“….엘프들은 그런 규율도 있습니까?”
“있겠냐?”
이 양아치 같은 엘프는 완전히 돌아버린 게 틀림없었다.
아무튼, 그리하여 다른 가문과 혈연이 유일한 쓸모였던 서자는 그렇게 추문에 휩싸이며 이용가치를 잃게 되고.
가뜩이나 ‘아름다운 여성 엘프 열차장’ 으로서 온갖 열차 잡지의 단골 출연자인 나엘다와 추문에 휩싸이게 된 볼테우스는 스트라우그 가문의 골칫거리가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쓸모없는데 데리고 있으면 가문의 명성에 흠집만 안기는 짐덩이를 그냥 둘 리가 있나. 당연히 방출이지.
볼테우스는 스트라우그 가문에서 추방, 기다리고 있던 나엘다는 그놈을 낼름 집어삼키고 스트라우그 요새도시에서 반대편 오튼 힐 요새도시까지 최고 속력으로 튀었단다. 딱 한 달 뒤에 인터뷰로 이혼했다는 공식 성명을 냈고.
“어때, 꽤 괜찮은 방법 아니니? 아무도 손해 보지 않고, 특히 우리는 한 푼도 들이지 않고 귀족집 아들을 빼내온 거잖아?”
….괜찮아? 저게 괜찮다고?
“어…. 볼테우스님은 세상에 엘프 강간범으로 낙인이 찍혔는데요?”
“에이~ 뭘 그 정도 가지고! 자유를 쟁취하려면 그 정도 오명은 감수해야지!”
볼테우스 스트라우그. 평생 소외받다 못해 집을 뛰쳐나와, 15세에 엘프 강간범 및 이혼남이 되다.
비좁고 덥고 냄새나는 열차를 탈 수 있는 자유를 대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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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테우스, 당신은 대체 어떤 인생을 살아온 겁니까?
명상하듯 눈을 질끈 감고 있는 볼테우스의 모습에서 그가 열차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수모와 인내의 흔적이 묻어나는 듯했다.
“대충 이해했지? 준비됐으면 당장 시작해볼까? 나 찢어도 되는 옷으로 갈아입고 온다?”
“자, 잠깐! 멈춰봐요! 정지!!”
준비? 뭔 준비? 시작부터 ‘9세 엘프 강간범’이라는 무시무시한 타이틀 박고 시작할 준비?
절대 안 된다. 가뜩이나 사악한 기운 패시브도 있는데 그런 명성이 퍼지면, 앞으로 그쪽 세계 사람들이 마구 달라붙을 게 뻔하단 말이다!
마구잡이로 섞인 짐더미에서 용도 불명의 무시무시한 의상을 꺼내들던 나엘다는 나의 만류에 한심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아가, 세상일이라는 게 원래 하나를 얻기 위해선 하나를 포기해야 한단다? 지금의 볼테우스를 보면 알겠지만, 명성이 쌓이다 보면 그런 작은 치부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거든?”
“혹시 지난 몇 년간 볼테우스님한테 들어온 혼처가 있습니까? 가문에서의 위치가 애매하다고는 해도, 로드 슬레이어급 샤드나이트인데?”
“이, 있을걸? 몇 개정도?”
“사생아, 재혼, 불륜, 기타 하자 없는 혼처는?”
“어, 음….”
“없잖아! 뭐가 작은 치부야! 멀쩡한 인간 미래를 송두리째 망쳐놓고는!”
“난…. 괜찮다. 지금의 생활에…. 충분히 만족….”
꼴에 엘프라고 거짓말은 못 하는 것 보소.
이를 악물고 괜찮다는 말을 중얼거리는 볼테우스를 보고 있으니 눈시울이 시큰할 지경이었다. 나엘다는 저게 내 미래가 될 거라 말하고 있었고.
절대 싫다. 차라리 열차 안 타고 여기서 몇 년 폐관수련을 하고 말지.
“명성에 흠을 내는 것까지는 좋습니다만, 덮치는 것 말고 다른 걸로 가죠?”
“글쎄? 굳이? 서자는 혼인 계약이 가장 큰 쓸모라서 그쪽 추문을 내는 게 제일 효과가 좋을 텐데?”
“상식적으로 아홉 살짜리가 이 무식한 열차를 총괄하는 엘프 열차장을 강제로 덮쳤다는 게 말이 됩니까! 볼테우스님은 기사 훈련을 받은 십대 소년이기라도 했지!”
“아가, 너 귀족 남자아이들의 추문에 대해서 잘 모르는구나? 그것보다 더한 예도 얼마든지 있거든? 내가 아는 것만 해도-”
“왜 당신 머리는 그쪽으로만 돌아가는 거냐고! 다른 좋은 방법도 있다니까요?”
“좋은 방법? 뭐?”
“어…. 그게….”
뭐가 있지? 뭐가 있을까?
‘생각해라, 소년 이종족 강간범으로 시작하고 싶지 않으면 뭐라도 생각하는 거다!’
나엘다가 사용한 방법은 분명 효과만 봐서는 대단히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종족 통합이 됐다고는 해도 아직 타 종족에 대한 인식까지 바뀌지 않은 세상. 종족 관습이라는 명분은 딴지를 걸고 들어가기 쉽지 않은 부분인 것은 분명했다.
‘종족. 종족이라….’
그러고 보니 여기 엘프 말고 다른 종족도 있지 않았나?
나엘다에게서 고개를 돌려 주변에 대충 둘러앉은 기관사들에게 눈을 돌렸다.
있다. 엘프 말고 다른 종족.
털뭉치랑 난쟁이.
필요한 도구는…. 음. 주변에 널렸군.
나는 나엘다의 품을 비집고 나와, 기관사들이 미처 정리하다 만 아케인 슈터 하나를 집어들었다.
“나엘다.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는데요.”
“음? 뭔데?”
….철컥!
“혹시 이 중에, 한 번쯤 쏴버리고 싶었던 놈 있습니까?”
“쟤.”
나엘다는 두 번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이런, 나도 아는 얼굴이로군.
철컥, 찰칵!
“그게, 명성에 흠집이라면 이런 방식도 있긴 한데….”
“오?”
“나쁘지 않군….”
슬쩍 말해준 계획에 나엘다도, 볼테우스도 동의를 표했다.
“….4번 화부 게리 씨였나? 어, 음…. 미안하게 됐습니다! 여러모로!”
“어, 어어어어?!”
파아앙-
오늘의 두 번째 총성이 정거장에 울려퍼졌다.
그렇게, 4번 화부 게리 코랄핸드는 입을 함부로 놀린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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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의 식곤증이 나른하게 몰려오는 한낮.
쾅쾅쾅쾅!
“으음?! 누, 누구냐!”
“누구? 나다 이 자식아!”
“여기 브라스톨 가문 맞지? 당장 튀어나와! 아주 이놈 모가지를 비틀어버리기 전에!”
브라스톨 가문의 경비병 톨라드는 감히 파르다우 영지에서 브라스톨 가문을 모욕하는 목소리에 철문으로 달려갔다.
끼이익-
걸걸하고 성난 목소리는 들려오는데 정작 철문의 눈구멍으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
‘드워프로군.’
톨라드는 한결 마음이 놓이는 것을 느꼈다. 드워프라면 키가 작고 소심한 종족이 아닌가. 아마 별일 아닌 것을 따지기 위해 찾아왔을 게 분명했다. 예를 들면, 배급받은 술이 좀 쉬었다던가, 노동량이 너무 많다는 불평 정도겠지.
“흠흠, 누가 감히 볼테우스 가문에서 소란을 피우는가!”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하여 폭도 진압용 장비의 전원을 올린 다음, 저택의 곁문을 열어젖혔다. 문 안에 창살문도 있고, 진압 장비의 충격파 정도면 체구가 작은 드워프 정도는 충분히 날려버릴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문앞에 찾아온 난쟁이는 넷. 하나같이 수염이 북슬북슬해서는 성난 얼굴의 드워프가 둘, 어딘가 힘에 겨워 보이는 붕대투성이 드워프가 하나, 그리고 튼튼해 보이는 밧줄에 단단히 포박된 어린 소년….
“도, 도련님? 교수 도련님이십니까?”
“그래! 이 집 애시끼올시다!”
“집주인한테 전해! 여기 콩만 한 애새끼가 주제도 모르고 레일 쉽의 기관사를 피습했다고! 파르다우에서 열차 습격이 일어났다고 말이야! 이미 피가 흘렀다고!”
“허억! 여, 열차 습격!”
당장 충격파로 난쟁이들을 쓸어버리고 도련님을 구출하려던 경비병은, 단어의 무게에 짓눌려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열차 습격.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단어인가?
마도 열차는 도시에 없는 자원을 수혈하는 인류의 혈액 같은 존재이며, 대부분 값진 물자를 싣고 있는 것이 보통이었다.
때문에 더러는 무도한 이들이 선로에 숨어들어 열차를 습격하는 일도 종종 일어나곤 했는데, 문제는 이 책임을 해당 사고 발생지에서 가까운 영지가 짊어지게 되는 것이다. 열차와 선로 수호는 귀족의 의무니까. 습격 사고가 발생하면 보통 해당 요새도시의 가문이 요새도시를 관리하는 데 있어 힘에 부치는 것으로 여겨지며, 마도 열차의 안전을 위해 사고의 원인과 해결이 완전히 규명될 때까지 그 영지로 향하는 모든 운행이 중단된다.
적어도 몇 달은 이곳 파르다우가 다른 도시의 물자를 교환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도, 도련님? 정말 저 드워프를…. 쏘셨습니까? 직접?”
….끄덕끄덕.
‘이런 멍청한 애새끼가!’
거짓말이라도 해줬으면 좋으련만, 이 못배워쳐먹은 셋째 도련님은 목격자가 수두룩한 앞에서 그걸 인정하고 앉아있었다.
이젠 방법이 없었다.
“자, 잠시 기다리시오. 이 일을 감당할 수 있는 분을 불러올 테니!”
“아 그냥 가주 나오라고 해!”
“여기 게리 안보이냐! 마력탄이 몸에 박혔다고! 마력 중독으로 겔겔거리는 거 안 보여!”
“드워프 법대로 해! 드워프 법대로!”
왁왁! 악악!
드워프들은 황급히 들어가는 경비병의 등을 향해 있는 대로 악을 쓰다가, 인기척이 사라지자마자 교수에게 속삭였다.
“이, 이렇게 하면 되는 거냐? 혹시 브라스톨에서 우릴 싹다 죽여서 입막음하려고 하면….!”
“나, 나나난 심장이 약해서 이런 건 잘….”
“사제…. 사제부터 불러줘…. 너무 아파….”
“예. 다들 잘 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게리, 이따 사제 불러드릴 테니 좀만 더 참아봐요. 최저 출력 마력탄은 해봐야 대인 진압용 위력밖에 안 나온다면서? 아파 보이는 얼굴이 실감 나서 좋네요 뭐.”
“으으으으…. 마법사는 괴팍한 미치광이라더니….”
태생이 쪼잔하고 소심한 종족인 드워프는 불평을 입에 달고 살지언정 이렇게 제대로 화를 내는 경우는 드물었다. 다만, 그런 그들이 정말로 화가 나게 하면 길길이 날뛰는 것으로 유명한 종족이기도 했다.
철컹-
끼이이익!
“가주님께서 드워프 방문자 셋과 도련님을 만나겠다 하십니다!”
경비병의 목소리와 함께 브라스톨 가문의 육중한 철문이 열리고 있었다.
“지, 진짜 들어가? 우리도 들어가야 해?”
“예. 다른 생각 마시고 제가 말씀드린 것만 잘 지키시면 됩니다. 얼굴 터지도록 힘주시고, 목소리는 크게, 아까 말씀드린 내용만 똑같이 말하고 나머지는 ‘아 우린 들을 생각 없어!’ 라고 대답하시는 겁니다. 아시겠죠?”
“아아, 으아아아….”
“에, 엔진 앞으로 돌아가고 싶어….”
울상이 된 드워프들은 다친 게리를 부축하고, 포박된 나를 질질 끌다시피 하며 브라스톨 가문의 문을 넘었다.
저택을 분주하게 돌아다니던 사용인들의 시선이 하나로 몰리고, 그 중에는 기절할 듯 휘청거리는 카트레아의 모습도 포함되어 있었다.
‘….미안하다, 카트레아!’
할 수 있다. 해야만 한다. 나는, 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 다짐하지 않았던가!
카트레아의 시선을 외면한 나는 저 소심하기 짝이 없는 드워프들의 사나운 열연을 보며 각오를 다졌다.
크게 숨을 들이쉬고, 전신에 힘을 준다.
나엘다에게 전수받은 방법으로 핏발이 잔뜩 선 눈을 부릅뜨고, 한껏 이를 드러낸 다음-
“이히히헤헤! 날파리 같은 하등종족 따위 다 죽여버릴 거야! 도시의 암적 존재! 쓰레기! 하등생물!”
브라스톨 사람들과 애정으로 나를 키워온 카트레아 앞에서, 활어처럼 펄떡거렸다.
“이이익, 이놈이 그렇게 맞고도 정신을 못 차렸어!”
“브라스톨은 유서 깊은 귀족이라더니! 어찌 이런 망나니가!”
“해충! 해충! 해충들!!!”
포박된 상태로 마구 몸을 흔들며 눈을 희번뜩거리는 소년.
침을 마구 튀겨가며 폭언을 내뱉는 그 모습은 누가 봐도 눈살을 찌푸릴 만큼 꼴사나웠으며.
더욱이 알 수 없는 사악한 기운을 뿜어내는 소년은 사탄의 자식이라 해도 믿을 만큼 사이하고 기괴해 보였다.
“도, 도련님이, 우리 도련님이, 아아아아….”
풀썩-
‘크으으윽! 미안하다, 미안하다 카트레아! 정말 미안하다!’
2층 난간에서 다리가 풀린 카트레아를 부축하는 다른 하녀들이 보였다.
나엘다의 미친 약탈혼을 피해 내가 선택한 차선책.
최소 ‘9세 엘프 열차장 강간범’에 준하는 가문의 폐품이 되어야만 하는 상황.
내가 선택한 것은, ‘부모님의 애정없이 자란 나머지 성격이 삐뚤어져 인종차별 사이코패스가 되어버린 귀족 집 아들’ 이라는, 태생 특성인 [사악한 기운 Lv.3]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그런 모습이었다.
….여담이지만, 나엘다는 이 계획을 듣고는 열렬하게 기립박수를 쳤다.
미친 엘프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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