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426
Chapter. 19. 술래잡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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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위겐.
딱 하루 전, 어느 방랑기사와 뉴스보이가 만났던 그 골목.
“마, 말도 안 돼! 이건 사기야, 사기!”
“음? 글쎄. 난 너를 속인 기억이 없는데?”
달칵 달칵,
후르릅!
그때와 똑같은 상자 위에서 똑같은 싸구려 버섯스프를 떠먹고 있던 하이드는, 그와 달리 전혀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난 소년을 보며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고 있었다.
물론, 볼을 파르르 떨며 반개한 눈으로 입꼬리를 씰룩이는 그 얼굴이야말로 뉴스보이 소년, 파블로의 성질을 박박 긁어대는 주범이었지만.
‘내가 이 날을, 이 순간을 얼마나 고대했는데!’
파블로는 어제 이곳에서 만났던 하이드를 떠올렸다.
정거장에 자기 방을 얻을 정도의 손님.
허름한 차림새와 달리, 제법 손이 큰 씀씀이.
묘하게 달관한 듯, 여유로운듯한 저 태도!
빅마우스의 뉴스보이, 파블로는 직감했다. 이 남자, 정체를 숨긴 거물이 틀림 없다고!
그래서, 그날 아침 조간 업무도 내팽개치고 신문사로 부리나케 돌아가 사장님을 찾았다.
‘사, 허억, 허억, 사, 사, 사장님!’
‘또 사고치고 도망쳐 왔으면 내 손으로 죽여버린다.’
‘그게, 허억! 그게 아니라, 제가 대박을 물었다구요! 대박!’
‘….대박?’
성격이 나쁘고 목숨보다 돈을 밝히긴 했지만, 갈 곳 없는 고아들을 거두어들여 일자리와 수입을 만들어준 고마우신 사장님.
항상 사장님께 빚을 지고 있다 생각하던 파블로는 아침에 만난 ‘하이드씨’와 정기구독 건, 그분이 내어주신 정거장 출입 허가에 대해 이야기했고,
‘….패스파인더?’
시큰둥하게 듣고만 있던 사장님은 어느 순간 자세를 고쳐앉으며 말했다.
‘파블로.’
‘옙 상여금!’
‘….넌 오늘부로 조간 뉴스보이 해임이다.’
‘에에엑! 아니 왜요!’
상은커녕 해고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와, 진지한 얼굴로 묵직한 돈주머니와 함께 소년을 마주하는 사장님.
‘다른 업무를 전부 빼줄 테니 그쪽에 전념하라는 뜻이다 이 녀석아. 자, 이건 수행경비.’
‘이, 이렇게 많이요?’
‘다른 기자들도 비슷하게 받아. 그놈들이 역무원이고 경비원이고 주머니 두둑하게 찔러대는 게 다 어디서 나왔겠냐? 사측에서 투자하는 마음으로 찔러주는거지. 너도, 이번 일만 제대로 해내면 기자로 승진시켜주마.’
‘기, 기자…! 내가 기자!’
‘그래. 그만큼 중요한 건이야. 안 그래도 분위기가 수상한 하다 싶었는데, 이런 시기에 외부 활동에 대한 정보가 득실거리는 정거장 출입권이라니. 그리고 그…. 으음. 아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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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생각해 보니 여러 말 하셨네.
아무튼, 그렇게 생에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기대를 받아본 소년 파블로는 묵직한 돈주머니를 들고 고심했다.
‘어떻게 하면 하이드씨에게 잘 보일 수 있을까.’
주머니에 들어있는 것은 가느다란 은편도 아닌, 무려 옛 실링화였다. 도시에서 주로 사용되는 은편보다 같은 무게의 열배 가치를 지녔다는 실링 동전. 과거의 왕과 황제의 얼굴이 새겨진 반짝이는 동전이, 무려 스무 개. 이 돈이면 돼지 기름뿐만 아니라 돼지 고기를 배 터지게 먹고, 뉴스보이용 공동 주택에서 쓸 난방용 마정석 가루도 잔뜩 사고, 그에게 파블로라는 이름을 지어주신 사제님이 계신 신전에 기부도 하고, 그러고도 남을 돈.
하지만, 소년 파블로는 나이에 비해 성숙했다.
‘투자. 사장님이 이건 투자라고 하셨다.’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가? 당장 하이드씨에 대해 알고 있는 거라곤 싸구려 음식을 맛나게 먹을 줄 아는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뿐인데, 내가 이걸로 뭘 해야 하지?
그리고, 소년은 빗물받이통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씻은 게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는 꾀죄죄한 얼굴.
매일 아침 복잡한 도시를 뛰어다닌 덕에 땀과 먼지에 찌든 더러운 옷.
보나 마나 귀한 사람일 게 뻔한 하이드씨. 아니, 하이드 님.
‘….좋아!’
결심을 마친 소년은 짤랑이는 은화들과 함께 달렸다.
파블로같은 하층민이 가볼일 없는 중심가의, 조금 외곽에 위치한 살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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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그래서 그런….푸흡!”
“우, 웃지 마십쇼! 제,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거란 말입니다!”
“아, 음, 흠! 그래. 그 성의가 참으로 갸륵하…. 한…. 푸흐흡!”
“이이이익!!”
하이드는 웃음을 참아보려 했지만, 그럴 때마다 뒷골목의 풍경과 한참 떨어져 있는 소년의 모습에 목이 간질이는 걸 어쩔 수 없었다.
‘이걸 어떻게 참냐고.’
꾀죄죄하고 덥수룩했던 머리는 기름을 두텁게 발라 뒤로 넘겨 묶은 올백 포니테일로.
쓰레기와 큰 차이가 없던 옷은 촘촘히 짜여진 천으로 만든 셔츠와 바지로.
거기에 싸구려지만 가죽 특유의 광이 있는 귀족가 하인들용 조끼를 걸치고, 작지만 걸을 때마다 뚜걱, 뚜걱 소리가 분명하게 나는 가죽 구두까지.
뒷골목 뉴스보이가 하루 아침에 미니어쳐 집사복을 입고 뒤뚱거리고 있었다. 이걸 보고 웃지 않으면 신전에 방문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저, 저는 하이드님이 분명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해서, 옆에서 수행하려면 격을 맞춰야 하니까 그 큰 돈을 투자했는데! 왜 또 여기에서, 그 수프나 먹고 있냔 말이에요!”
“난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거든.”
“그럼 뭔데요!”
“꽤나 강렬한 정신적 결함에 시달리는 사람이고, 네가 걸친 옷값이 내 주머니에 들어있는 돈의 몇 배는 될 만큼 가난하며, 지금 네게 다소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는 사람이지.”
“으익, 으아아악! 말도 안 돼! 하이드님이 정체를 숨긴 기사단의 일원이 아니었다니! 빈 깡통이었다니이이!!!”
“어제는 투자를 배웠고, 오늘은 투자에는 리스크가 따른다는 것을 배웠구나 파블로. 투자의 책임은 언제나 본인에게 있다는 걸 명심하렴.”
후루루룩-
달칵!
하이드는 머리를 쥐어뜯으려다 움찔하고, 옷을 내팽개치려다 또 움찔하는 소년의 모습에 숨이 차도록 웃으며 수프 그릇의 바닥을 비웠다.
“자, 성실하고 눈치도 빠른 데다 이제는 눈.이.부.시.도.록- 고급스러워지기까지 한 뉴스보이 친구? 아침 식사는 여기까지 하고 슬슬 우리 일로 돌아가 보자고.”
“휴우우우…. 예에. 뭐가 궁금하신데요. 파편 시세? 어제 들어온 소식? 귀족가 가십거리? 뭐든 말씀하시죠. 어제 이 꼴을 하고 신문사에 돌아가서, 모진 비웃음 속에 한 글자도 빠짐없이 다 외워왔으니까.”
하이드는 ‘엄청난 사람과 연줄을…. 코를 납작하게 해줄….’ 같은 소리를 주워 삼키며 궁시렁거리는 파블로를 보며 말했다.
“도시 안내 좀 해줘라.”
“예- 도시안내…. 예?”
“여기, 대도시. 나, 위겐에 도착한 지 이제 겨우 나흘. 뭘 해야하는지 감이 팍팍 오지 않냐?”
“어…. 그러니까, 말로 전해드리는 정보나 문서화 된 도시 지리가 아니라…. 안내요? 내가 직접?”
“그렇지.”
“그럼 정문 앞에서 나를 이 후미진 곳으로 끌고온 게, 정거장 안에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기자나 다른 방해꾼 없는 한적한 곳으로 데려온 게 아니라, 진짜 같이 돌아다니자고 데려온 거였어요?”
“그렇지 그렇지! 고급스러운 파블로는 어제의 그냥 파블로보다 머리도 좋구나!”
“어, 얼마나. 혹시, 목적지는….”
“음…. 일단, 구석구석? 중요한 곳은 전부 눈에 익혀두고 싶은데.”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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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으으으으! 진짜! 걸려도 하필 이런 인간한테 걸려서는!”
파블로는 번쩍거리는 가죽옷과 깔끔한 그의 머리를 번갈아 만지며 발을 동동 굴렀다.
안내라니. 해달라는게 하필 도시 안내라니!
혹자는 옆에 따라다니면서 안내해주는 게 뭐 그리 싫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대도시 위겐의 사람이라면 그런 요구를 한 사람의 뺨부터 치고 봤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곳은 다름 아닌 위겐이니까. 비옥한 땅으로 유명했던 텔드랏 제국령에 위치한 덕분에 대지 마법사들이 가장 많이 상주하는 대도시, 그 대지 마법사들이 좁아터진 암반지대의 단점을 해결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대도시! 그 결과, 마법사들의 기이한 미적 감각이 그대로 드러난 고층 석조건물이 마구 얽혀있는 대도시, 위겐이었으니까!
위겐에선 길을 묻지 않는다. 도시의 토박이들은 어려서부터 부모, 혹은 길러준 이가 손을 잡고 알려준 ‘검증된’ 길로만 다니며, 하이드씨처럼 밖에서 온 사람들은 그들을 위해 도시가 색칠해둔 ‘노란 길’로만 다닌다.
그 외의 길은? 전부 미궁이나 다름없다. 대부분 드워프로 이루어진 대지 마법사들은 그들의 뿌리를 나타내려는 듯 위겐을 개미굴을 위로 쌓아 올린 것처럼 끔찍하게 뒤얽힌 도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현재 위겐의 도시 내 상주 인원은 약 3만 5천 명. 명실상부하게 구 텔드랏 령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수용한 도시이며, 이것도 미로처럼 얽힌 도시에 얼마나 숨어들었을지 모를 사람들은 제외한 숫자였다.
길을 모르는 사람이 ‘누구누구씨 댁은 어디로 가야합니까-’ 라고 물으면 ‘직진해서 세 번째 골목에서….’ 로 시작하는 설명이 목판 30장은 채울 수 있는 도시.
그런 도시에서 안내역을 부탁한다는 것은, 그가 어딜 가든지 앞서 안내해줄 붙박이 안내원이 되어줄 것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뜻이었다. 어차피 봐도 외울 수 있는 길이 아니니까. 끝까지 안내 안 해주면 도시 한가운데에서 미아가 될 수밖에 없으니까.
‘속았어. 처음부터 뉴스보이 같은 게 아니라 안내역이 필요해서, 나를 아주 제대로 낚은 거야!’
사실 뉴스보이만큼 도시의 안내역으로 어울리는 것도 없었다. 매일같이 도시 곳곳을 뛰어다니며 소식을 전하는 게 그들이니까. 아마도, 이 하이드라는 남자는 그런 뉴스보이를 낚기 위해 수를 쓴 것이겠지.
[정거장 출입권]이라는 달디단 미끼를 말이다.“….하이드씨? 제가 만약 안내역을 거절하면-”
“너무나 아쉽게도 ‘고급스러운 소년 파블로’와 ‘별 것 아닌 하이드’의 인연은 여기까지겠지? 아아, 이것 참 아쉽겠네. 오늘 나올 때 마도열차 ‘다이나마이트 레이디’의 승무원들을 만났는데-”
“으아우으#*(@#&*$^&*@!!!!”
거절도 못했다. 이미 신문사에 정거장 출입권 땄다고 말을 해버렸고, 수행경비까지 받았으니까.
파리 목숨이나 다름없는 뉴스보이가 무려 도시 신문사 사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는데, 손님을 찾아간 당일 날 쫓겨나서 돌아온다? 정거장 문턱도 밟아보지 못하고?
단언컨대, 앞으로 한 달은 기어다녀야 할 정도로 뒤지게 맞을 것이다. 굴러들어온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같이 일하는 다른 뉴스보이들도 파블로를 비웃겠지. 있지도 않은 일을 부풀려서 사장님의 눈에 들려고 수작을 부렸다고. 맞는 건 익숙했지만 다른 녀석들에게 바보취급 당하는 것은 죽어도 싫었다.
“우으….으으으으! 합시다! 하자구요!”
어쩌겠는가. 이대로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눈앞의 하이드씨에게 협력해서 정거장 안쪽의 정보를 얻어내는 수밖에.
파블로는, 결국 아직도 웃고 있는 하이드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어쩌겠는가? 쾌활함 속에 숨은 묘한 분위기에 속은 스스로를 탓해야지.
….사각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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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씨.
– 칼을 쓴다. 꽤 사용감 있는 아케인 슈터도 쓴다.
– 싸구려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
– 오러나이트? 기사도 신봉자?
– ☆정거장의 손님!
– 개새끼
– 엿같이 머리가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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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해?”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파블로가 할 수 있는 복수는 추후 꼼꼼히 기록한 그의 신상 정보를 팔아먹는 것밖에 없었다.
“그래서, 어디로 모실까요? 미리 말씀드리는데, 아까 말씀하신 대로 도시의 ‘표면상 주요시설’ 만 관람하시면 노란길 따라 다니면서 5일이면 충분하고, 그게 아니면…. 두 달도 부족할 겁니다요. 진짜 도시를 구석구석 다 알고 싶으면 2년 정도 여기 눌러앉을 각오 하시구요. 혹시 찾는 게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도시에서 그거랑 관련 있는 곳으로 안내해드릴 테니까.”
….역시, 뉴스보이를 끌어들이는 게 정답이었다고 하이드는 생각했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하이드는 그를 급하게 이 도시로 이끌었던 감각을 떠올렸다. 지금도 평소보다 조금 빠르게 뛰는 심장. 희미하지만, 찾아야 할 것에 분명히 다가왔다는 증거.
그리고,
“워로드.”
“….예? 소문의 그거요?”
“그래. 네가 어제 말했던, 미친 놈 난 그걸 찾고 있거든. 뭐 방법이 없을까?”
『-쿠웅』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가슴이 내려앉는 듯한 묵직한 울림.
“일단 2년에서 1년…. 정도 전에 구 로드릭령에서 건너온 사람을 만나봐야겠어.”
“워로드에 대한 소문은 최근 것인데요?”
“‘발견’되어 ‘논란’이 된게 최근이지. 도시전설 취급이나 당하던 놈이 수면으로 부상했다는 것은 뭔가 사고를 쳤다는 뜻이야. 구 로드릭령에서 꽤나 거리가 있는 이곳 위겐의 파편시장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 놈이라고. 그냥 ‘배 타고 내렸다더라-’ 정도로는 그 정도 반향이 일지 않아. 그 놈, 분명 뭔가 했다. 사건의 종류에 따라 저쪽 도시의 귀족들이 도시의 입을 틀어막았을 수도 있지. 그 정도는 수월하니까.”
파편 시장은 도시전설 같은 뜬소문에 요동칠 정도로 규모가 작지 않다. 이렇게 시장이 경색될 정도의 변동이 있다면 수치로 표현될 수 있는 분명한 변화가 있어야 하는 것.
“오! 하긴, 뜬소문 수준으로 시장이 요동치는게 이상하긴 했죠.”
“추측이지만, 귀족의 치부라던가 아니면 더 큰 무언가를 건드렸을 경우 귀족들이 도시간 정보 교류를 끊는게 그리 드문 일은 아니야. 물론, 그렇게 해도 어떻게든 소문 정도는 알음알음 퍼지는 것 정도는 막을 수 없고.”
“그게 ‘워로드’다?”
“그렇지. 만약 그 워로드라는 놈이 사건의 발단이면, 몇 년 안에 로드릭에서 건너온 사람들 중에 실제로 거기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아는 사람이 있을거야. 일단, 거기서부터 좀 시작해보려고.”
“와….”
사각사각-
소년은 손바닥 위의 작은 목판에 뭔가를 끄적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2년 안쪽에 로드릭령 출신 사람이 있을 만한 곳이라. 어떤 사건을 목격한 사람을 찾는다라면…. 갈 만한 곳이 있긴 하네요.”
“어디?”
“선로마을이요. 새로 들어온 사람이라면 있을 데가 거기 말고 또 있나요. 따라오세요.”
파블로는 끔찍하게 가기 싫다는 표정으로 일어나다가, 별안간 하이드를 돌아봤다.
“….제가 어쩔 수 없이 해드리긴 하는데, 보수는 확실히 주셔야 해요! 반드시! 꼭!”
“오늘 저녁에 마도열차 ‘다이나마이트 레이디’의 기관사들이랑 술먹을 건데…. 파블로, 술 좀 할줄아냐?”
“서, 성심으로 모시겠습니다, 하이드님!”
기관사들과 술자리라니. 그것도 보름 전에 도시에 도착한 ‘다이나마이트 레이디’의 기관사들이라니!
파블로는, 그것으로 군말 없이 하이드를 안내하기로 했다. 좀 음흉하긴 했지만 보수는 확실히 주는 사람 같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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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가, 진짜진짜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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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의 손바닥에 감춰진 목판에는, 시세와 뜬소문, 분위기 만으로 세태를 읽어낸 하이드에 대한 감탄과 약간의 존경심이 담긴 기록이 추가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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