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433
Chapter. 20. 오프로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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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깨애액! 5천만!”
“멀쩡한 도시 정규열차에 이 작업장을 반년은 돌릴 연료와 마정석까지 합친 게 5천만? 작은 골통속에서 뇌까지 쪼그라들었냐?”
“장물에, 수배 대상 장물에, 여기서 안 사주면 도시 인간들이 바로 빼앗아갈 애물단지에 2억? 쳐돌았다! 쳐돌았다!”
콰앙!
“1억 7천! 열차 외부 장갑에 들어간 합금 값만 해도 이 정도는 충분히 나와!”
“쇠는 우리도 만질 줄 안다!”
“드워프제 합급은 못 만들잖아! 야금학은 잼병인 놈들이!”
“카이부엔 숫자 모른다! 5천만! 5천만까지만 셀 수 있다! 그러니까 5천만!”
“그럼 5천만을 세 번 내놔!”
“시, 싫다! 내 돈 안 줘!”
“이 새끼가 진짜-!”
“깨애애액!!! 싫어! 안줘! 싫어어어어!”
“그럼 나도 안팔아! 갔다 버려버리고 말지!”
“더, 더 싫어! 팔아달라! 팔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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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고블린들이란.
만약 당신 손에 고블린이 탐내는 물건이 있고, 그들과 그것을 두고 거래를 하게 된다면.
장담하건데 당신은 거래가 끝날즈음 그들을 혐오하게 되어있을게 분명하다.
“끼익, 익, 힛, 흥, 흐흑, 게에엑….”
쩔그렁!
“돈주고도 못사는 물건을 1억까지 후려친 주제에 왜 쳐울고 지랄이야! 내가 명백히 손해봤잖아!”
“끄흑, 끽…. 그래서 나 당장은 돈 없다. 그래서 슬프다…. 끄흐익!”
고블린. 트롤, 오크와 함께 번식 잘하기로 유명한 그린스킨의 한 종족이지만, 지금은 순혈 엘프만큼이나 보기 힘들어진 종족.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는 것처럼 탐욕에 쩔어있는 이들이지만, 조금 더 깊이 관찰하면 세간의 평가와는 꽤 동떨어져 있는 종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오해는 여러 전승에서 나오는 것처럼 그들이 태생적으로 악한 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훌쩍!
“인간, 돈 많다. 지금부터 그 돈, 어디에?”
“글세. 우선 여기서 하루이틀 정도 묵을 생각이니, 사용처는 천천히 알아볼 생각인데.”
“우리 집, 깨끗하다. 예쁘다. 키 큰 종족도 잔다.”
“얼마?”
“오, 오만 실링에 식사는 별도….”
획!
“이, 일 만! 밥주고 재워주고 놀아준다!”
“마을 안내까지 4천.”
“하, 한다! 대신 너도 케루자루 이야기, 해준다! 대가로 카이부엔이 너 챙겨준다!”
“그러지 뭐.”
이는 그들의 태생적인 탐욕에서 비롯한 오해로, 하도 악착같이 돈을 밝히다보니 자연스럽게 나쁜 이미지가 정착된 것 뿐이다.
“근데 케루자루는 왜. 알던 놈이야?”
“내 스물 다섯 형제 중 살아남은 게 셋! 하나는 여기, 둘은 밖에!”
“가족이었구나.”
의외로 정도 많고, 종족 고유의 섬세한 문화도 많이 가지고 있다. 알려진 것처럼 마을을 습격하고 날고기를 뜯어먹는 원시 종족이 아니라는거다.
가령, 이곳에 들어오면서 봤던 매우 정교하게 조악한 그 횃불이나, 지금 그의 목에 걸린 손님의 증표만 자세히 살펴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애초에 마도공학 방면으로는 드워프보다 뛰어난 종족이 미개할 리가 있나.’
지하 구조물 곳곳에 걸린 횃불은 마른 나뭇가지에 기름먹인 땅굴벌레 껍질을 둘러놓은 것 같지만, 자세히 귀를 기울이면 안에서 활성화된 마정석 웅웅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마정석을 동력으로, 그걸 속성변환까지 시켜서 진짜 싸구려 횃불처럼 시커먼 연기가 나는 불을 뿜게 만든 휴대용 조명장치.
목걸이는 잡동사니를 싸구려 실로 엮어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을 사용하지 않고 각각 재료의 끝부분을 섬세하게 조각해 유동성 있게 끼워맞춘 물건이었다.
그 외에도 쓰레기더미 속에 굴을 파놓은 것 같은 건물들은 구성물 하나하나를 완벽한 계산 끝에 쌓아올려 구조물 전체를 으스러뜨리기 전에는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 내구성을 자랑한다던가, 지금 이 지하공간에서 뛰고 소리지르고 마력포를 쏴도 절대로 이곳 밖까지 진동이 퍼지지 않는 등 이곳에 존재하는 모든 물건이 쓰레기같은 외견과는 정 반대의 성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끼익! 그게 고블린의 ‘예술’이다!”
“만든 물건을 쓰레기처럼 보이게 하는게?”
“쓰레기 아니다! 보석 원석이 가치를 아는 자에게만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것처럼, 볼 줄 아는 자에게만 가치를 드러내는 것! 그 미려함! 우아함! 아름다운 여인이 그 반려에게만 모든 것을 드러내는 것과 같은 수줍은…. 게이이익! 미개한 인간!”
그들이 원시적이라는 편견이 생긴 것은, 이러한 독특한 미적 감각 때문이었다.
대상을 보는데 있어 외관을 완벽히 눈밖에 두고, 오로지 본질만을 보는 종족 특유의 습성.
“가치! 우리는 대상의 가치를 소중히 한다!”
“가치라….”
“은화, 고작 마력 전도성 낮은 무른 금속에 고대 인간 왕의 얼굴을 새긴 것! 하지만 모든 문명인이 그것에 만능의 가치를 부여함으로서 ‘화폐’가 된다! 금속의 본질적 가치를 초월한 물건! 모든 가치와 교환되는 만능의 지위를 획득한 현세의 초월자! 고블린은 은화가 멋지다! 숭배한다! 닮고싶다!”
이들의 미친 듯이 은화를 갈구하는 이유는 이러한 종교에 가까운 종족 문화에서 기인한 것이며.
“야금술! 재료 본연의 가치를 빛내는 일! 성실하고 착한 일이지만 100에서 101 혹은 102로 밖에 거듭날 수 없는 성과가 낮은 노동!”
“연금술은 물질이 본질을 벗어나 새로운 것으로 탈태하는 학문이다! 흙이 황금으로, 기름이 유리로 거듭난다! 1이 100이되는 아름다운 일!”
그래서 그들처럼 본질에 대한 인식을 가진 드워프와 달리 야금술을 천대하고, 연금술을 숭상하며.
“여기까지만 들으면 고블린은 다들 진중하고 본질을 볼줄 아는 멋진 녀석들인데….”
“끽끽! 인간 머리좋다! 끽끽!”
“….마도공학만 들어가면 왜 미쳐 날뛰는거냐?”
“마도공학은, 불규칙! 가치, 종횡무진!”
“가치와 가치를 조합한다! 막대기와 돌, 금속, 동력을 이어 괴물을 만든다!”
“다른 모든 가치의 변화가 세상의 구성요소로 거듭나는 것이라면, 마도공학은 그것을 재료로 세상에 없던 것을 탄생시킨다!”“게아우제, 라우케아! 신의 영역! 마도공학을 통해 우리는 신이 된다! 신은 자유롭다! 세상의 규칙에서 벗어날수록 진짜 신에 가까운 물건이다!”
그렇기에, 마도공학에 있어서 만큼은 고블린 특유의 섬세함을 거리낌없이 내려놓는다.
….여기까지만 보면 참~ 순수하고 누구나 이해할만한 호감 종족인데,
“자유마도공학…. 용맥…. 무한히 발산하는 가치…. 절대 끝나지않고 뻗어나가는 영구기관, 힘….”
“어이.”
“세계를…. 세계를 일순간에 뒤집을 힘…. 오오, 실로 위대한 가치, 세상을 만들어낸, 원류에 가까운….”
“….아니지? 설마, 여기서도 그 망할 연구를 하고있다거나?”
“조립은 분해의 역순, 위대한 파괴의 뿌리가 무한한 가치로 향하는 길…. 고블린, 가장 드높은 파괴에 도달하는 것으로 ‘영원한 가치’에 다가갈거다….. 게흐히히, 게헤에에….”
“제기랄. 앞으로 내 옆에 얼씬도 하지마라, 파괴추종자 새끼야.”
보다시피, 이 망할 가치주의 가치관 때문에 그만 세상을 박살낸 학문에 종족 전체가 빠져버린 상황이다.
‘조금 추측해보자면, 외형에 대한 무관심은 자기들이 보기에도 고블린이 못생겨서 그런 식으로 [내면을 중시하자~]같은 문화가 생겼을 수도 있고. 유독 파괴적인 연구성과는 고대 시절부터 유난히 약한 종족으로서 힘에 대한 갈구가 본능에 새겨지는 바람에 그럴 수도 있겠지.’
이렇게 보면 마냥 착하지도, 마냥 나쁘지도 않은. 다른 종족들처럼 고블린도 그저 다른 것 뿐이다. 하필 자유마도공학에 빠지는 바람에 이런 멸종위기 은둔 공학자가 된 것이지.
짤그랑!
“저건 키오푸의 작업장이다. 대형 마도공학 건조물과 관련된 동력 보조가대를 주로 다룬다.”
“저 버섯은? 독버섯 아니야?”
“모른-”
짤그랑!
“그엘다 버섯을 청녹이 가득한 물에 넣으면 샛노란 가루가 위로 떠오르는데, 그 가루를 잘 건져서 뜨거운 물에 열심히 삶으면 단맛이 나는 음식이 된다.”
“여긴 뭐하는 곳이야?”
“게엑? 작업장이다. 너 장님?”
짤그랑!
“위겐과 인근도시, 밀수꾼들 찾아온다. 그냥 가면 밀수품, 도시 놈들 빼앗아간다. 여기서 싸그리 분해해서 새 물건 만들면 기록에 없는 감쪽같은 새 물건 된다. 팔린다. 돈 만진다! 아주 많이!”
“아아, 그래서 작업장 이름이 ‘환생소’ 였구나?”
“은화, 만능가치! 파편 많이 사두면, 돌기사도 도와준다! 여기, 그렇게 지었다!”
뭐 할때마다 동전을 쥐어줘야 하는것만 빼면 다들 친절하고, 나름대로 손님을 맞을 줄도 아는 녀석들이었다.
늘 새로운 것에 목말라있는 나 같은 사람에게, 동전 몇푼에 나불나불 불어대는 이 친구들은 제법 쿵짝이 맞는 놈들이기도 하고.
‘위겐 코앞에 이런 시설이 어떻게 지어졌나 했더니, 쾨른의 수호자님이 밀수 소굴의 큰 손이었구만.’
파편 기사는 강해질수록 기억을 잃어가는 존재라서, 마스터나이트 급이 되면 무슨 세상 다 산 노인이나 무생물처럼 정적인 존재가 되어버리곤 하니까.
위겐의 돌기사님 쯤 되면 이미 뭣 때문에 파편을 모았는지조차 가물가물하겠지.
그래서 샤드 나이트는 평생 파편에 집착하게 되는거다. 처음에는 강해져서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 다음에는 다른 파편기사나 사냥꾼에게 사냥당하지 않기 위해, 장수해서 마스터급이 되면 빈 깡통이 되어서는, 몸에 남은 기억이 그런 것 밖에 없으니까 더욱 그 행위에 집착하게 되어, 끝없이 파편을 모으는 것.
타첼름도 그런식으로 파편을 꾸역꾸역 모으고 있는 것이다. 위겐 영주에게 받아먹고, 밀수꾼에게 받아먹고, 나올땐 밀수품이었던 물건을 다른 도시로 들어갈때는 전혀 새로운 물건으로 만드는, 고블린 작업장도 만들어주고.
이곳에 들어올때만 해도 모르는게 잔뜩이었는데, 카이부엔 녀석과 잡담하며 몇 분 걷는 사이에 이 작은 고블린 마을에 숨은 여러 가지 사실을 찾아내게 되었다.
‘아, 보람차다.’
이 얼마만에 평온인가. 어제는 평생을 찾아해맨 ‘그’의 흔적을 찾았고, 오늘은 전혀 새로운 문화를 가진 종족에 대한 ‘탐색’을 만족스러울만큼 해냈으니.
오늘 이만큼 알아냈으니 이제 내일 부터는 또 새로운 것을 찾아야겠지만. 어쨌든 오늘 하루라도 편안해진게 어딘가?
‘아직 마을에 남은 고블린들도 많으니까.’
얘들 구경하는 것으로 사흘 정도는 버틸 수 있겠지. 그쯤 되면 위겐의 추격대도 넓게 퍼졌을테니, 빠져나가는 것도 한결 쉬워질 것이고.
….빠져나간다라. 그래, 그러고보니 여기서 나갈 수단도 필요해졌구나. 위겐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지 못하게 되어버렸으니. 이건 미리미리 알아봐야겠지.
짤그락.
하이드는 주머니에서 은화 몇 개를 꺼내 카이부엔이 있는 쪽으로 던졌다.
“어이. 혹시 여기서 로드릭 방면으로 갈만한 차편 좀 아는 것 있어? 친한 밀수꾼 차량이라던가, 아니면-”
탱- 탱그랑-
“다른….음?”
분명, 동전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
다른 건 몰라도 고블린이, 자기한테 날아오는 동전을 못 잡다니?
“헥, 헥, 하악, 게힉, 히익, 후욱 후우욱….”
“어…. 카이부엔?”
“아, 후, 동전, 동전 받는다. 게헤엑, 후욱, 후욱….”
“???”
슬쩍 봤는데, 전력질주라도 한 것처럼 헐떡이고 있었다.
아까부터 좀 헐떡이긴 했지만 고블린의 짧은 다리로 인간의 보폭을 따라오느라 그런줄 알았는데….
‘눈이 맛이 갔는데? 상기된 얼굴에 받은 숨, 초조한 듯 꼼지락거리는 손가락과 갈 곳 잃은 발걸음.’
….뭔가에 안달이 났는데?
내가 모르는 고블린 특유의 감정표현이 있는게 아니라면, 이 녀석은 뭔가를 애타게 갈구하고 있는 상태다.
마치, 무언가에 반하기라도 한 것처럼.
-오싹!
‘….에이, 설마.’
이 놈은 수컷이고, 나도 남성이잖아.
저놈이 제 입으로 외형을 안따진다고는 했는데.
‘에이 씨발 설마. 내가 아무리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봤다지만.’
빠른 속도로 차오르는 위기감에 재빨리 주변을 살폈다.
녀석을 따라 넋놓고 마을을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도착한 외진 곳.
다른 고블린의 인기척이 한참 떨어진 구석에 있는 작은 작업장.
곳곳에 남은 고블린의 흔적. 손잡이가 닳은 위치나 발자국으로 보건데, 지금 내 옆에 있는 녀석의 거처가 분명한 곳.
사람이 원하는 것을 보려면 그 눈이 향하는 곳을 확인하라고 했다.
고블린 카이부엔의 눈이 향한 곳은, 억누르지 못하겠다는 듯 충혈된 눈이 향한 곳은!
‘….아, 안돼! 이런 식의 새로움 따위, 찾아내고 싶지 않아!’
정확히, 내 허리춤이었다.
오오, 광명이여. 조각난 대륙이여, 성자여 마귀여 맙소사. 이 무슨….
“너, 너….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케…. 케힉? 아, 사과한다. 나도 아직 수양이 부족하다. 게엑, 참기 힘들다.”
“뭐, 뭔지 몰라도 참아!”
“가치…. 대단한 가치! 이곳에 들어올때부터 눈여겨봤다. 카이부엔, 눈 좋다! 그렇게 감췄다고 해서 못알아볼리 없다! 대단한! 정말 대단한! 눈이 부실 정도의!”
“으아아악! 그딴 거 알아보지 마!”
진심이다. 저 새끼, 진심이야!
“다른 녀석들이 없는 곳으로 따돌린다고 시간이 걸렸다. 나, 나 이제 못참는다! 봐야겠다! 그거!”
철컥!
“봐야겠다! 공학자로서, 그 대단한 가치를 연구하고 말겠다! 보여줘라! 내게-”
“우아아악!”
“파산검을 보여줘라! 인간!”
“지랄마아아아-!”
빠악!!
“게훅!”
“….아?”
비호처럼 내 허리춤을 향해 달려드는 키 작은 녹색 괴물과, 정확히 놈의 정수리를 찍어내리는 개머리판.
어…. 방금 뭐라고?
“게에엑…. 파산검…. 본다…. 금기에 가까운 가치탐구…. 위대한, 위대한….”
“어…. 이거? 안티 오러소드?”
“수리비…. 딱 1억에 맞춰줄 수…. 게엑.”
털썩.
끝까지 내 허리춤을 향해, 허리춤에 매달린 검집을 향해 손가락을 뻗다가 쓰러져버린 카이부엔.
“어, 음…. 미안.”
“….”
“이, 이건 내…. 잘못이 아니다! 열차를 타다보면…. 심심한 기관사들이 온갖 기묘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고! 트롤과 나무구멍 이야기라던가, 상상도 못할 취향의 이종족들이라던가….!”
그제서야 내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오해를 했는지 깨닫고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들어줄 상대가 이미 쓰러져 게거품을 게워내고 있는 상태였다.
음, 제기랄.
하이드는 그의 잘못으로 기절해버린 고블린을 보며, 마지막에 그가 유언처럼 남긴 말을 떠올렸다.
‘수리. 분명 녀석이 이걸 수리할 수 있다고 했지.’
‘….가능할까?’
[이격 파산검]이라는 별명처럼 극단적으로 약한 내구도에, 심지어 백 몇십년 전 유물에, 자타가 공인하는 실패작이라는 물건.지난번 휘두름을 끝으로 가운데가 쩍- 하고 갈라져 버린 모습에 내심 포기하고 있었는데, 고블린 녀석이 먼저 이것을 알아보고 접근한 것이다.
“흠.”
부그르륵, 게에엑….
일단, 이대로 두면 카이부엔이 제 토사물에 질식해서 죽을 마당.
“….너무 많이 아는 것도 문제라니까.”
오래전 야간 경계중 귀를 씻어버리고 싶을 정도의 끔찍한 음담패설을 늘어놓던 대머리 기관사를 떠올리며, 하이드는 쓰러진 카이부엔은 번쩍 들어올렸다.
수리야 둘째치고, 그딴 오해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절대 사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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