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439
Chapter. 20. 오프로드(8)
****
“으극, 끄으으으!”
툭,
와장창창!
“….이런.”
비좁은 방을 더 비좁게 만드는 인양물 더미들은 그림 록의 기지개를 감당할 수 없었다.
서늘한 아침 공기와 끔찍한 숙취.
과거의 술은 풍미가 어쩌고 향취가 어쩌고 하는 물건이었지만, 오늘날의 ‘술’이란 시큼하고 톡 쏘는 맛이나며 마시면 수명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정신을 잃는 액체를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뱃사람들이 자주 마시는 ‘생선 부레 주(酒)’는 땅멀미가 심한 그림 록이 항구에서 잠들기 위해 꼭 필요한 물건이었다.
물론 선실에서 자면 그런 걱정은 할 필요 없지만,
“흐아암. 하이드인가 하는 젊은 몽크는 어떻게 됐으려나?”
그가 배 위에 있으면 앞으로의 선상 생활에 꼭 필요한 ‘다툼’이 일어나기 어렵지 않은가.
콰아아앙!
쏴아아-
창문을 열자 파도가 방파제에 부딪히는 소리가 그를 반겼다.
소금기와 비린내, 부서진 파도에서 흩날린 물방울이 만들어낸 무지개가 아름다운 항구의 아침.
“어푸풉! 야, 이거 물 들어오잖아! 생선 1호! 제대로 가르쳐준 거 맞아?”
“마, 맞습니다! 호흡기를 꽉 물고, 명치로 숨을 쉰다는 느낌으로 가늘고 세게 빨아들이면서-”
“엡퉤퉤! 안되잖아! 1호! 2호! 늬들 나한테 뭔 악감정 있냐? 이참에 소금물 좀 먹었으면 좋겠어? 이거 그냥 먹으면 뒈지는 물인데?”
“아, 아닙니다! 항구 안쪽 바닷물은 여과 시설로 한번 걸러진 물이라 그렇게 치명적인 위험은….”
“….쯧, 3호! 다시 잠수! 한 번만 더 보여줘봐!!”
“예, 옙! 잠수!”
풍덩!
그 익숙한 항구의 아침속에 펼쳐진 낯선 광경에 그림 록의 눈이 이채를 띄었다.
배 옆에서 물장구를 치며 잠수장비를 입에 문 남자와, 시퍼렇게 부은 얼굴로 잠수장비 쓰는 법을 하나하나 알려주는 그의 선원 셋.
그리고, 그걸 흐뭇하게 지켜보다가 선장을 발견하고 다가오는 녹색 덩치 하나.
“그웍. 땅에서 잔다고 고생했다, 선장.”
“내가 뭐 한게 있다고. 고생은 에그윌 네 녀석이 다 했지. 어디보자…. 보아하니 몽크쪽이 아주 제대로 휘어잡았구만?”
“맞다.”
“허허, 참. 전투력이야 뭐 그렇다 쳐도, 저 미친 망아지 같은 놈들을 저렇게까지 얌전하게 만들다니. 뭘 어떻게 했길래 저렇게 된거냐? 묶어놓고 밤새 설교라도 늘어놓은 건가?
“줘팼다.”
“음?”
“밤새도록, ‘이참에 너희들의 어긋난 길도 바로잡아주마’ 같은 소리를 반복하면서 새벽까지 줘팼다.”
“어이구, 저 친구들이 제대로 임자를 만났구만.”
인양선 ‘웨일’의 신고식은 악명높기로 유명했지만, 저들 셋을 꺾지 못할 정도면 애초에 딥 블루라인의 심해에 들어갈 자격이 안되는 놈이다. 삼남매야 전투력은 좀 부족하지만 물에 친숙한 종인 덕분에 들어갈 수 있는거고.
다만, 첫 대면부터 거칠게 시작하다보니 새로 들어온 선원과 기존 선원들의 관계가 좋을 리가 있나. 대부분 항해 내내 서로 죽일 듯 노려보고 다퉜으며, 제법 싹수가 있던 신입들도 그런 상태로 바다에 들어갔다가 다른 선원들의 도움을 받지 못해 죽어 나가는게 문제였다.
딥 블루라인의 심해환경은 남을 돕기위해 자기 목숨도 걸어야 할 정도로 위험한 만큼, 몇 년 같이 생활한 정도가 아니라면 쉬이 손을 뻗지 않는 것이다.
“자, 이렇게 콱 물고! 가늘면서 세게, [끄흐으읍-]같은 느낌으로 들이 쉬면서 잠수하시면-”
“끄르륵! 엣퉤퉤! 우웩!”
.
.
.
.
“제대로 가르쳐주는데? 저거 심해 호흡법 아냐. 일반 잠수법은 벌써 다 끝났나?”“열심히 배우고, 잘 가르쳐준다. 지금 배우는 것도 곧잘 하는 것 같다.”
그런 과거에 빗대어보면 지금 하이드와 수인족 삼남매의 모습은 대단히 이례적인 것이다.
선상에서 가장 중요한 위계질서도 꽉 잡혀있는 것 같고.
한쪽은 두들겨패고 다른 한쪽은 이유없이 죽이려 달려들었는데, 딱히 서로간에 감정의 골도 없는 것 같고.
“무슨 마법을 부린거지?”
“그웍. 선장, 이거.”
“….수배서?”
“애들 기절한 사이에 하이드가 잠깐 나가서 가져왔다.”
에그윌이 내민 것은 꽤나 새것처럼 보이는 수배서였다. 지금 웩웩거리며 제법 자맥질하기 시작한 남자와 똑같이 그려진 얼굴에, 어제 들었던 것과 똑같은 이름.
[죄목 : 도시 보안법 위반 및 테러, 살인, 귀족 모욕, 위겐 정규 마도열차(머리칸을 포함한 12량) 탈취] [탈취된 열차 확보 및 반환 시 1천만 실링 / 대상 사살 및 생포 시 300만 실링]“….열차 탈취? 지금 저 녀석이 촌구석도 아니고 무려 사방이 전초기지로 둘러싸인 대도시 위겐의 정규 열차를 탈취한 열차 강도라는 말이야?”
“그웍.”
그림록은 잠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니까, 그 유명한 샤드나이트 ‘스톤 자이언트’가 지키는 바위의 도시에서, 5량짜리 소형도 아니고 무려 12량짜리 도시의 정규 열차를, 여섯 개의 전초기지로 둘러싸인 대도시에서 훔쳐내 잡히지 않는데 성공했다 이건가? 선로 위만 달릴 수 있는 그 거대한 쇳덩어리와 함께?
“저놈은 무슨 마법사라도 되는건가?”
“모른다. 중요한 것은 하이드는 저 수배서를 가져다 선창 벽에 붙여놨고, 수인족 삼남매는 저 수배서를 보고 하이드를 죽일 생각이 없어졌다는 거다.”
“….그렇구만.”
기가차다.
저 수인족 셋이 신입을 죽이려는 것은 어디까지나 생판 모르는 녀석이 귀족 살해로 수배당한 그들을 신고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 때문.
그런 그들을 위해 하이드는 자신의 수배서를 떡하니 들고온 것이다. 그것도 촌구석 귀족 살해보다 현상금이 몇 배는 더 붙은 자신의 악명높은 수배서를 말이다.
신고는 커녕 어디 공공장소에 얼굴을 드러냈다간 본인도 끌려갈 판이니, 하이드가 그들을 신고할 것이라는 걱정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밖에 없고. 의심이 사라진 자리에는 자신을 꺾은 강자에게 꼬리를 내리는 수인족 특유의 본능이 남았으며,
“혼혈 수인이라면 나도 몇 명 만나봤지.”
“….우리 같은 잡종이 다른 곳에도 있나?”
“어. 노새 수인이였나? 듬직하고 착하고 일 잘하는 고자 친구들이었지. 사람 좋더라고. 싹싹하고.”
“으음. 우리 남매 같은 이들이 세상에 적응해 살아가고 있었다니.”
“다들 자기 살길 찾아 사는거지 뭐.”
거기에 더해 여러 지역을 오가며 얻은 경험 덕분에 그들 셋의 치부인 종족적인 문제마저 자연스럽게 대할 수 있다보니 저렇게 하루만에 친해진 것이다.
“인재로군.”
“인재다. 이번 항해만 같이 할 계획이라는게 너무 아까울 정도로.”
늘어지게 자고 일어났더니 선상 위계질서를 딱 잡아놨다. 이 험난한 바다와 더 험악한 선원들 속에 저만한 갑판장 인재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
“저녀석, 용맥의 조각을 구한다고 했지?”
“맞다. 꼭 필요한 곳이 있어서 인양선에 탔다고 했다.”
“좋구만. 적어도 이번 한번에 뱃일을 끝내지는 못할테니 말이야.”
용맥의 조각. 용맥 뒤틀기에서 탄생한 격이 다른 마정석.
딥 블루라인의 심해에서만 발견되는 그것은 바닷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해신의 은퇴권유’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물건이다.
무시무시한 희소성, 끔찍한 입수 난이도, 거기에 더해 이름있는 샤드나이트라면 모두 갈망하는 파편 무구의 핵심 재료라는 수요까지.
물건 값을 올리는 세 가지 요소의 극단에 있는 덕분에 ‘용맥의 조각’의 가격은 어지간한 마도열차 한 대와 맞먹는 가격으로 거래될 정도이며, 강해지는 것에 혈안이 된 샤드나이트들이 이것을 구하기 위해 유혈사태를 감수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일어나곤 한다.
당연히, 이제 막 잠수를 배운 초짜가 첫 항해에 구하는 게 불가능한 물건.
“에그윌 네가 옆에서 자알~ 지켜보다가, 값나가는 인양물이라도 몇 개 좀 쥐어 줘. 꼭 필요하다고 했으니, 뱃삯을 무료로 해준다면 돌아오는 배를 타고 다시 잠수할 가능성도 있겠지. 그렇게 인양물 팔아 돈 벌고, 뱃일에 익숙해지고 하다보면 어느새 바닷사람이 다 되어있는 것 아니겠어?”
“그우우. 고행사제. 언젠간 신전으로 돌아간다.”
“더 잘됐지 뭐. 인양꾼으로 사는 것만큼 제대로 된 고행이 또 어디있다고.”
그림 록은 어느새 고래처럼 물을 박차며 수영하기 시작한 하이드를 탐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그의 배를 향해 다가갔다.
“어이- 사제님! 바닷물이 입에 맞나봐!”
“바닷물은 몰라도 댁들이 그 쓰레기같은 생선 삭힌물을 왜 입에 달고사는지 정도는 이해하게 됐수다!”
“크하하하! 그 정도면 다 배웠네! 올라와! 바로 출항할거다!”
“앵? 벌써?”
“어차피 나머지는 이런 ‘정재된 바다’에서 못 배워! 진짜 바다에서 피 흘리고 눈알도 뽑히고 하면서 배워야지!”
그의 말에 절대로 싫다는 표정으로 당장 줄사다리를 기어오르는 하이드.
역시 좋은 선원이다. 상관의 말에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 군에 있었거나 이런 집단 생활을 오래 해봤음이 틀림 없었다.
털털털털털털-
커다란 도르래에 감긴 굵은 사슬 닻이 감겨 올라오고,
부우우웅-
푸쉭!
낡았지만 출력 하나는 확실한, 은퇴한 구세대 마도열차에서 받아온 마도엔진이 무거운 한숨과 함께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아, 이 순간은 정말 참을 수가 없구만!”
그림록이 바다에 뛰어든지가 30년. 육지보다 더 익숙한 바다지만, 여전히 이 순간의 설렘과 긴장감 만큼은 첫 항해의 그날과 같았다.
저 바다 어딘가에, 그의 보물이 있을테니까.
스으으읍-
“세일- 호!!!”
오래된 출항 구호는, 배와 바다 모두 변한 이곳에서 변하지 않은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였다.
“돛줄 잡아! 잔잔한 아침바다가 꺼지기 전에 엔진에 바람까지 더해서 단숨에 인양 지점까지 치고 나간다!”
“예에에~”
익숙한 듯 늘어지는 선원들의 목소리.
“그웍. 몽크, 배 타봤나?”
“어…. 아니?”
“이상하다. 줄 잡는 법이나 당기는 방법은 안가르쳐 줬는데.”
“그러게? 이상하게 어디서 해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우우. 역시 타고났다.”
그리고, 이상하게 가르쳐주지도 않은 일을 척척 해내는 신입 선원, 전투사제님.
‘이번 항해는 감이 좋구만! 아주 좋아!’
그림 록은 실로 오랜만에 살의와 분노가 감돌지 않는 출항 분위기를 만끽하며 배를 몰았다.
먼 바다로. 바닷사람이 늙어죽게 두고보지 않는다는 전설의 바다로.
****
…..
….
…
…
..
.
.
.
[왔구나.] [결국, 와버렸어.]그리고, 먼 바다의 중심에서 조용히 수면을 바라보는 이가 있었다.
폭발한 용맥의 중심. 가장 작은 기포 한 방울이 해수면의 배를 뒤집을 정도로 거대해지는 깊고 깊은 심해의 바닥.
저 머나먼 항구에서 흘러들어온 물결의 끝자락을 잡은 그는, 조심스럽게 그의 옆에 웅크린 존재의 콧잔등에 작은 물결을 흘려보냈다.
[슬슬 일어나시게. 그가 왔어.].
.
.
.
쿠르르륵-
바위가, 아니 바위처럼 보였던 것이 그의 목소리에 깊은 들숨을 들이마셨다.
들이마신 바닷물 속에 섞여든 낯익은 체취에 천천히 들어올려지는 눈꺼풀.
세로로 쭉 찢어진 동공과, 바다보다 깊고 푸른 눈동자.
『….나를 깨운 것을 보니. 이번에도 찾아왔나 보군.』
[저번보다 더 빨라졌지. 참으로 연어같은 녀석이 아닌가? 저도 모르게 떠나고, 또 찾아오니 말이야.]『그보다는 더 놀라운 것이지. 육신의 본능 따위로 치부하는 것은 모욕적이다.』
….드드드득!
『그럼, 그가 맡긴 것을 준비해둬야겠군.』
쿠후우욱-!
작은 지진과 함께 긴 잠에서 깬 존재가 숨을 쉬자, 수십 년 동안 갇혀있던 공기가 바다를 밀어내며 커다란 물거품을 그렸다.
뿌옇게 흐려지는 바닷물과 흩날리는 산호조각.
가로젓는 고개를 따라 흩날리는 하얀 수염.
[아니, 아닐세.]『음?』
[이번에는 그보다 ‘조금 더’ 해야 될게야.]『….조금 더 라면?』
거대한 존재의 물음에, 노인의 형상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말 했잖나. ‘그’가 왔다고.]『아, 이런.』
.
.
.
.
쿠우우우우우-
콰작! 콰자자작!
『이런 이런 이런 이런….』
용은, 고개를 저으며 몸을 일으켰다.
부러진 날개가 오랜 수면으로 그의 몸을 뒤덮은 산호를 털어내고, 바위인줄만 알았던 눈커풀이 오래토록 가려두었던 그의 눈에 빛을 담았다.
원래는 둘이 있어야 할 자리에 하나만 남아버린 푸른 눈동자.
부러진 날개와, 상처의 수를 헤아리는 것이 무의미한 깨어져나간 비늘들.
의무와 약속. 기다림으로 넘어온 시간의 흉터들.
『….어느쪽 인가?』
드래곤의 물음에, 노인의 형상은 답했다.
[둘 다 라네.]실로,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답을.
[길을 잃은 쪽과 길을 찾는 쪽. 그 둘이 모두 찾아왔어.]물결이 뭉쳐서 만들어낸 듯한 노인의 형상은, 그 중심에 빛나고 있는 푸른 보석을 어루만졌다.
가장 필요한 순간, 필요한 자리를 향해 흘러갈 나의 바다여.
결국, 닿았구나. 이 순간에.
많은 것이 담긴 노인의 눈을 바라보던 용은, 먼 바다를 향해 눈빛을 던지며 말했다.
『우리가 ‘첫 번째’라면 아직은 좀 이르겠군.』
[그렇지. 모든 게 예정된 대로 흘러갈 수야 없는 법이 아니겠나.]『그래. 하지만 ‘둘 다’라…. 참으로 공교롭지 아니한가.』
용은,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기꺼움을 즐기며 말했다.
둘 다라. 그토록 오랜 기다림의 끝과 시작에 있어, 그 둘이 모두 찾아왔다, 라….
.
.
.
.
쿠후우욱!
『그대 말이 맞아. 참으로, 연어와 같지 않은가.』
[천륜이겠지.]『혹은, 그에 준하는 의지이거나.』
용과 노인은 해수면의 작은 물결을 향해 눈을 던졌다.
촤아아악!
“록! 로오오옥!!!!! 록 선장님!!! 배가! 배가 빨딱 섰어! 뱃머리가 하늘을 보고있다고!!! 뭐라도 좀 해봐아아악!”
“난 내 할 일 다 하고 있으니까 뭐가 더 필요하면 니놈이 해! 큰 대륙선에 탄 오러나이트들 저런 파도 같은 건 막 베어넘겨준단 말이다!”
“나, 난 반쪽짜리 오러나이트다!”
“무능해서 좋겠다! 못하면 가서 윌이나 도와! 닻 반만 내려서 그거로 중심잡고 파도를 넘을거니까!”
“….반만?”
“도르래 잡고 몸으로 버티라고!”
“그우워어어어어어억!!!! 팔 빠진다아아아!!!”
위태로이 파도를 넘고 있는 작은 증기선과, 그 위에서 악을 질러대는 사람들.
그 중, 둘 모두에게 낯이 익은 남자.
[하이드 저 친구는 여전하구만.]『경이롭게도.』
둘은 악을 써대는 하이드의 모습을 눈에 담고, 그 반대편으로 시선을 던졌다.
과거 로드릭이라 불린 국가의 바다.
하이드의 인양선과 비슷한 시기에 항구를 떠난 또 다른 대륙선과, 마찬가지로 둘 모두에게 익숙한 얼굴.
[꼭, 서로 마주 달려오는 것 같구나.]이미 오래전에 늙었던 마법사는, 지독하게까지 느껴지는 그 둘의 모습에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 이르되, 200년이 넘는 세월을 거쳐 마침내 도달한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파도를 타고, 기다렸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둘을 향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