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44
Chapter.4 눈꺼풀(16)
***
교수는 도시의 어둠 속으로 숨어들며, 커뮤니티에서 숙지한 월드 3 토브룬의 특징을 상기시켰다.
‘기본적인 구조는 수도를 방어하기 위한 전초기지. 그래서 영주 성이 수도 방향인 남문에 거의 붙어있다시피 지어졌고, 북문과 남문 사이에는 성벽이 하나 더 있다. 그 성벽을 기점으로 슬럼가와 일반 거주구역이 나뉜다고 했는데···.
내가 토브룬의 정 북쪽인 투란에서 왔으니 지금 있는 위치가 토브룬의 북부, 가장 낙후된 지역일 것이다.
감옥에서 나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구획을 나눠놓은 듯 높다랗게 세워진 벽과 잘 정비된 도로. 아까 끌려올 때 눈여겨봤는데, 토브룬의 성문에는 들어오는 길이 두 개였다. 하나는, 저 벽 너머로. 하나는 지금 그가 있는 길로.
‘내가 있는 곳이 아마 대외적으로 북문을 사용할 때를 위한 구획이겠지. 그럼 어디…. 토브룬의 진면목을 보러 가볼까?’
교수는 높다란 벽을 어렵지 않게 뛰어넘었다.
화악!
“우욱!”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서며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끔찍한 악취와 습기다. 도시의 중앙에 위치한 마탑. 그 마탑에서 뻗어나오는 여덟 갈래의 강물은 도시를 가로지르며 많은 사람과 물자를 옮겨주며, 그 끝에 이르러서는 상류에서 내다 버린 온갖 폐수와 오물의 강이 되어 흘러간다.
– 간장게이바 : 으엑, 난 토브룬이 마법의 도시라길래 물의 마탑이 있으니까 베네치아 같은 모습을 상상했는데.
– 스피드 웨건 : 내성 쪽 상류는 그것보다 훨씬 아름다움. 리드 플로우 학파는 저렴한 마법 물품을 많이 만들어 파는 거로도 유명하니까. 도시 전체에 마력 등이 깔려있고 강 위를 떠다니는 배도 전부 마법으로 움직이는 공예품임.
‘빈부 격차가 끔찍할 정도로 심각하군. 가장 끝에 사는 사람들은…. 저 오수를 뒤져서 나온 부산물로 살아가는 건가.’
어디를 가나 형태를 가진 악취가 끈적하게 따라붙는 곳. 사람이 살 곳이 아니다. 오수의 부유물 중에는 드물지 않게 사람의 형태를 한 물체가 떠다니기도 했다.
[으으, 껍데기, 빨리 나가자고. 여기 못 참겠다.]‘응?’
뭐야. 한참 잠잠하더니 갑자기 이놈은 왜 또 튀어나온 거야.
[그야 네가 느끼는 감각은 나도 그대로 느끼니까! 뮤트는 기본적으로 인간에게 식욕을 느끼게 만들어졌다고. 그편이 유전자를 수집하는 데 도움이 되니까. 여긴…. 형편없이 썩은 음식을 쓰레기 사이에 섞어서 물에 타 놓은 것 같은 냄새가 나.]괴물 자식. 역겨운 새끼.
[너무 그러지 마. 생리적인 거라고.]젠장. 빨리 이놈을 어떻게 떼어버리든가 해야지.
교수는 머릿속에서 자꾸 이곳을 떠나자고 칭얼거리는 놈을 무시하고 꿋꿋하게 더 깊은 슬럼을 향해 나아갔다. 목표는, 이 슬럼가에서도 가장 외진 곳에 있는 도둑 길드였다.
***
끼이익- 덜컥, 덜컥.
반쯤 부서진 스윙도어를 밀고 들어가자, 세파에 모든 희망을 떠나보낸 듯한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있는 주점이 눈에 들어왔다.
– professor : 야, 여기 맞아? 아무리 봐도 여긴 아닌 것 같은데? 저 사람들 눈을 보라고. 지금 이 주점에 불을 질러도 ‘아, 따듯하다.’ 하고 그냥 타죽을 상이라니까?
– Jokass : 믿어보셈. 내가 레빗 프린세스가 월드 3 밀고 있을 때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방송 보던 사람임. 레빗은 무조건 도적 계열이라 토브룬에서도 도적 길드에 자주 들렀다고.
– 뉴트리아지나 : 어우, 간만에 왔는데 제법 진행했네? 여기 토브룬 도적길드 아녀?
– 간장게이바 : 이야, 이거 교수 방송 초반에 유입된 사람 아님? 갑자기 안 보이길래 죽은 줄.
– 뉴트리아지나 : 말도마슈. 옛 저녁에 실드가 고장 나서 은폐장으로만 버티고 있는데, 일주일 전에 배회하던 변종 한 마리가 환풍구에 껴서 난리도 아니었다고. 실드가 없으니까 모래는 끝없이 들어오는데 환풍구에는 반쯤 토막 난 변종이 버둥거리고 있지, 아우…. 같이 사는 사람들이 죄다 튀어나가서 소음에 끌려온 변종을 막고, 나는 그동안 환풍기 사이에 낀 변종 토막을 끄집어내고….. 전쟁이 따로 없었다고.
– 무카바 : 그래도 용케 살아남았네.
– 뉴트리아지나 : ㅇㅇ. 우리 쉘터는 군용으로 지은 거라 방어시설 하나는 확실하거든. 그래서 좀 안정되고 나서 쉬려고 들어온겨. 그런데 갑자기 토브룬 도적 길드는 왜 온 거야?
‘음. 나도 저 사람 죽은 줄 알았는데.’
아무튼 대충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여기가 도적 길드는 맞는 모양. 어디보자…. 그러면 암호가….
교수는 비좁은 문을 통과해 주점 안으로 들어가 카운터에 앉았다. 돌아보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이 그를 곁눈질하는 것이 느껴졌다.
톡톡.
바를 두들기자, 그제야 바텐더가 고개를 돌렸다.
“주문.”
“문 샤인. 병으로 두 병.”
“….미안하지만 그딴 건 이제 안 팔아. 언제적 밀주를 찾는 거야?”
“그럼 여섯 병. 값도 두 배로 쳐주지.”
커뮤니티에서 읽은 그대로의 주문. 교수가 괜히 플레이의 최전방인 월드 4가 아니라 이미 클리어가 끝난 월드 3을 고른 것이 아니다. 물론 월드 4로 시작했으면 시청자야 조금 더 늘었겠지. 하지만 월드 4는 말 그대로 전인미답의 지역. 정보가 아무것도 없다. 그에 반해 랭킹 3위 천류제가 무식하게 컨트롤로 밀어버린 월드 3는 지금도 여러 플레이어가 즐기고 있고, 정보도 상당히 많이 풀려있는 상황. 게임 외적으로 도움받을 길이 많다는 말이다.
‘물론 내가 플레이하는 시드의 경우 이미 진행이 반쯤 산으로 가버렸지만······.’
그래도 아직은 쓸만한 정보가 제법 될 거다. 예를 들면, 이런 비밀스러운 집단의 접근 암호라거나.
바텐더는 인상을 찌푸리며 내 얼굴을 살펴보더니, 귀찮다는 듯 각기 다른 모양의 술병을 여섯 개 꺼냈다.
“주인장. 오늘이 며칠이지?”
“….죠크만의 달, 17일.”
띠링-!
[정보 업데이트. 죠크만의 달, 17일. 오후 11시경]‘어디보자…. 죠크만이면 10월의 성자니까, 10월 17일이면….’
– 스피드 웨건 : 그믐달임. GG 월력은 플레이 방향이랑 상관없이 일정하니까 그믐달 맞음.
교수는 그믐이라는 말에, 여섯 개의 병 중 네 번째 병, 왼쪽으로 배가 홀쭉한 형태의 병을 집어 들었다.
‘로드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도둑 길드, [달 그림자]. 접촉 방법은 지정된 주점을 찾아가서, 문 샤인을 주문하고, 거절당하고, 다시 여섯 병을 주문한 다음, 그날의 달 모양과 비슷한 형태의 술을 골라 단숨에 마실 것. 더럽게 복잡하군.’
이걸 처음 알아낸 사람이 얼마나 고생했을지 상상도 하기 싫었다. 아마 지루하고 귀찮은 팩션 임무를 몇 달이고 진득하니 클리어해야 했겠지.
교수는 병을 약간 흔들어봤다. 약간 불투명한 은색. 부유물도 꽤 많이 떠다녔다.
– professor : 야, 이거 진짜 마셔야 되냐? 아무리 봐도 마실 게 아닌데? 그러고 보니 밀주면 얘네가 담근 거 아냐? 여기 물 썼으면 완전 독인데?
– 간장게이바 : 꼭 대학가 신입생 환영회에서 볼법한 비주얼이군. 꼭 마셔줬으면 한다.
– 스피드 웨건 : 안 마시면 나가리임. 아마 그냥 술은 아닐 거야. 방문자에게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것저것 섞어놨겠지. 독이라던가. 마약이라던가. 달 그림자는 누구든지 일단 적으로 간주하고 대응하니까.
제기랄. 괜히 물어봤다. 더 마시기 싫어졌잖아.
물론 그렇다고 안 마실 건 아니지만. 이번 계획에 있어 조력자는 필수였고, 지금 내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만한 집단은 이런 음지의 길드뿐이었다.
교수는 눈을 질끈 감고, 병 속의 ‘문 샤인’을 목구멍에 털어 넣었다.
꿀꺽- 꿀꺽-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은빛 액체. 쓴맛이 강하고, 목구멍에서 코를 타고 확 치솟는 알코올 향이 상당하다. 그리고 그 충격 뒤에 따라오는 은은한 수박향이….
‘이거 꽤 괜찮은데?’
교수가 기대 이상의 술맛에 입맛을 다시는 순간, 뱃속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
“윽!”
내가 비틀거리자, 바텐더가 재빨리 카운터 밖으로 나와 나를 부축했다.
“저런, 그 독한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다니. 안 되겠군. 안에서 잠시 쉬었다 가지.”
바텐더는 쓰러지는 나를 부축하려다, 상상 이상의 몸무게에 나와 같이 쓰러질 뻔했다. 그러자 옆에 앉아있던 손님 두 명이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바텐더와 같이 나를 주점 안쪽으로 옮겼다.
끼이익- 타악!
허름한 나무문이 닫히자, 나를 부축하는 나머지 두 명이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으윽, 젠장. 보이는 것보다 더 무겁군.”
“그러게 말이야. 이 동네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녀석인데. 외지인이겠지?”
“교수. 신원 불명. 오늘 정오쯤에 경비대에 붙잡혀 감옥으로 끌려가는 게 확인된 놈이다. 경비 쪽에 심어둔 녀석 말로는 마법사한테 이래저래 시달린 놈 같다더군. 여기 있는 것을 보면 어떻게 도망치는 데 성공한 모양이야.”
이건 바텐더의 목소리. 그나저나 역시 도둑 길드라 그런가, 정보가 빠르다. 방금 탈출해서 이곳에 도착한 나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니.
놈들은 나를 끌고 가며 몇 번이나 방향을 꺾었다. 오른쪽, 왼쪽, 다시 왼쪽, 오른쪽….
갈수록 의식이 흐릿해진다. 시야가 녹아내리면서 놈들의 말이 점점 늘어진….늘어진다-
띠링-!
[특성 획득 – 약물 내성(소) : 당신의 몸은 짧은 기간 동안 상당한 양의 약물에 노출되었습니다. 끊임없이 화학작용에 시달린 당신의 몸은, 이제 쉽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 독 내성(소) 증가, 포션 효율 감소.]시스템 알림음과 함께 뒷목 어림이 따끔따끔하더니, 의식이 천천히 돌아오기 시작했다.
‘으으…. 타이밍 한번 기가 막히네. 그동안 실험체로 약물에 절여져 오던 게 이번에 독을 마신 것으로 촉발된 건가?’
아무래도 몇 가지 이상의 약물에 노출돼야 한다든가 하는 조건이 있는 모양.
특성 등급으로 보자면 C~ C- 정도? 독에 노출된 게 아니라 마취제나 여러 가지 마법적인 약물에 절여진게 대부분이다 보니 저런 효과가 나타난 것 같았다. 굳이 따지자면 이것도 부정 특성으로 봐야하지만, 일단 지금 당장은 매우 요긴한 특성이다. 놈들의 페이스대로 끌려가지 않을 수 있으니까.
‘물리적인 탱킹은 조건부로 완벽하고. 약물 내성도 어느 정도 생겼고. 이제 마법 내성만 생기면 완벽한 탱커계열 전사로군.’
이래서 이 게임은 어떻게든 고생을 하고 봐야 한다. 살아남기만 하면 그게 다 피가 되고 살이 되거든. 물 마법을 보라고. 처음에만 힘들었지 지금은 삶의 낙이잖아?
“끄으응! 더럽게, 무겁네!”
“허억, 허억! 거의, 다 왔어!”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내 몸을 의자 같은 것에 묶는 것이 느껴졌다. 가만히 쥐 죽은 듯 의식이 없는 것처럼 연기하고 있자, 잠시 후 맞은편에 인기척 같은 것이 느껴졌다.
“큰~손님이네~? 깨워주겠어? 캐니스?”
“예, 마스터.”
촤아악!
“푸웁! 우웨엑! 켈록!”
‘빌어먹을! 이거 그 강물이잖아!’
차가운 물에, 그 강렬한 향기. 의식이 없는 사람을 깨우는데 이만한 것도 없을 것 같긴 했다. 현대에서도 기절한 사람을 깨울 때 스멜링 솔트 같은 걸 사용하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자기들 쓰는 건물에 이런 걸 뿌리다니! 이 자식들은 여기 살면서 후각이 퇴화한 건가?
정신을 차린 척 눈을 뜨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곳은 책상 위에 박혀있는 칼이었다. 피가 덕지덕지 뭍은 더러운 칼과 그 앞에 손을 맞잡은 채 앉아있는 여자. 주변의 정황을 파악하려고 해도, 쓸데없이 눈치가 빠른 ‘극복된 정신쇠약’ 은 그녀의 외형적 특징을 재빠르게 하이라이트 해 주었다. 흑단처럼 긴 머리칼. 실크처럼 부드러운 소재의 소매가 긴 푸른 원피스라는, 주변 환경에 어울리지 않는 단정한 옷차림. 부드럽게 내려온 속눈썹과 그 밑의 눈물점 까지, 단정하면서도 요염한, 미스터리한 매력을 흘리는 여자였다.
“어머, 손님. 정신이 좀 드시나 봐요?”
“으으, 으으으…. 여기가, 어디야….”
아, 어떡하지. 애들 기만하는 거 너무 재밌어. 이런 가느다란 밧줄에 제압당하는 척하면서 정보를 캐내다가, 내가 짠! 하고 밧줄을 풀어버리면 저 여자는 얼마나 놀랄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 간장게이바 : 기만, 모욕, 티배깅…. 삶의 즐거움이지.
– takealook : 게이머라면 지극히 정상이다. 원래 강자일수록 약해 보이는 모습을 보이는 게 전통이지.
– 노루Drug해요 : ‘극복된 정신쇠약’은 GG최고의 갓 퍽이다! 자동으로 저렇게 앵글을 잡아서 확대해주다니! 최고야! 너무 멋져!
여자는 내 반응이 마음에 들었는지, 눈이 초승달처럼 부드럽게 호선을 그렸다.
“음, 어딜까~? 한 번 맞춰볼래요? 당신은 달 그림자의 주점을 찾아와, 인정받은 단원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암호를 사용하고, 그다음 정신을 잃었어요. 자, 그럼 여기가 어디죠?”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손끝으로 책상의 모서리를 쓸며 돌아왔다. 살랑 살랑 움직이는 그녀의 발 걸음에 따라, 얇은 소재의 옷감이 그녀의 몸에 달라붙으며 몸 선을 살짝 씩 드러냈다. 음, 단정하다는 말은 취소. 상당히, 목적성이 있는 옷이다. 매우 효과적이군.
춤추듯 내게 다가온 그녀는 뒤에서 부드럽게 나를 껴안았다. 얇은 천 너머로, 부드러운 압력이 내 등을 통해 가감없이 느껴졌다.
‘우와아아악, 하느님!’
– 노루Drug해요 : 가능! 가능! 가능! 쌉가능!
– 간장게이바 : 인류 최후, 최고의 게임. 부정하는 놈은 거세해 버리겠다.
– takealook : 마음이! 마음이 움직인다! 마음! 하해와 같이 넓은 마음이!
– 스피드 웨건 : E.
– 하이웨이나초맨 : 우와 졸라 커. 교수의 이두박근이.
– 홀리 : 여러분. 조금 진정해주시면 안 될까요? 좀…. 많이 부담스러운데.
– 화약과 피 : 미안하네, 아가씨. 이 친구들은 그게 안 되는 사람들이라네.
[이, 인간 여성의 수유 기관 최고오오!!!]커뮤니티와, 여성에 대한 내성이 부족한 내 마음과, 머릿속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누군가가 난리가 났다.
그렇다.
박교수. 향년 24세.
17세 이후로 세계 멸망으로 인해, 연애경력 전무.
미인계라니. 난 이런 공격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못 배웠다.
“다, 달 그림자!”
“어머나~ 우리 손님, 똑똑하네? 정답을 맞혔으니 ‘상’을 줘야겠죠~?”
후우~
“으이이익!”
여인이 귓가에 바람을 불어넣자, 나도 모르게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무, 무서워! 더 이상 당했다간, 약한 척 못 할 것 같아! 강해져 버려!
쿡쿡쿡쿡.
작은 몸짓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내가 재미있다는 듯 여인의 눈가가 초승달처럼 휘었다.
“정식으로 소개할게요. 여기는 달 그림자 토브룬 지부의 응접실이고, 나는 이 지부의 마스터, 락샤샤라고 합니다?”
무시무시하게 여성스러운 옷을 입은 여자, 락샤샤는 내 등 뒤에서 걸어나와, 가슴에 손을 얹고 옷의 끝자락을 살짝 들어보였다. 더할 나위 없이 귀족 영애같은 모습.
“그럼, 우리 서로에 대해 천천히, 아주 내밀한 곳까지 알아보도록 할까요? 탈주범 ‘교수’ 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