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449
Chapter. 21. 어나더 솔로 플레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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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정말로 이해가 가지않아 묻는다만. 도대체 왜 마법을 배우지 않니?’
‘용사님의 분신인 너라면 분명 그분 만큼이나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을텐데. 취향 가려가면서 비효율적으로 살기엔 세상이 빡빡하지 않니? 그건 [손해]잖아.’
‘—-! —-, —-?’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럼 하다못해 검 대신 도끼를 들지 그러니? 용사님도 도끼를 쓰셨잖니. 사람 키만한 자루가 달린 커다란 대부(大斧)를 말이야. 내 근위기사들 중에도 할버드를 잘 쓰는 이들이 꽤 있으니, 원한다면 그들에게 배울 수 있도록 해주마.’
‘—…. –. — —–.’
‘어휴, 알았다 알았어. 하여튼 그놈의 고집은 가문의 전통이라도 되는 건지 원. 네 말대로 이 제국안에서는 너의 모든 활동이 비밀에 붙여지도록 하마. 늙은 태후라도 그 정도 권한은 있으니. 자, 그럼 이제 무릎 꿇고 고개나 숙이렴.’
‘–? —, –???’
‘뭐? 그럼 서임도 안 받고 내 그늘에서 움직일 생각이었단 말이냐?’
‘하이드, 하이드야. 옛 정은 옛 정이고 계산은 계산이지. 네가 내게 부탁한 것이 적지 않은데, 너도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는게 올바르지 않겠니? 왜, 싫어? 여기서 비명이라도 질러줄까? 태후 암살범으로 이번 생은 마감해볼래?’
‘—?! —-…. –.’
‘녀석. 어디서 날로 먹으려고. 응당 그래야지.’
‘나, 태후 루실라 시오드 발틴의 이름으로, 용사 교수의 적생자 하이드를 나의 기사로 임명하니. 너는 가장 어두운 곳을 다녀 제국과 세상을 빛낼 기사가 될지어다.’
‘후후후. 각오하렴, 하이드 경. 나는 손해 볼 생각이 없으니.’
‘수명이 다해 다른 사람들 만나게 되면 자랑 해야지. 용사님 아들을 내 밑에서 부려먹었다고. 후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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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벅 터벅.
타박 타박.
뭔가 해냈다는 기분에 신난 아이들이 재잘거리고, 나는 그 뒤를 따르며 주변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다.
파스슥.
‘길. 천년은 간다고 자부하던 제국의 포장도로. 진짜 이 시대까지 살아남았군.’
아이들의 발걸음이 요란할 수 있었던 것은 튼튼한 길을 닦는데 미쳐있던 옛 제국사람들 덕분이었다. 길이 될 땅을 깊숙이 파고 크기가 다른 돌과 소금으로 땅을 다지는 제국의 도로 건설법은 지금의 선로용 기반 다지기의 기초가 됐으니까. 잔풀과 흙더미 아래 묻힌 판석 도로의 모습은 과거 서제국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이드 경?”
“그래. 하이드 경, 혹은 하이드 님이라 부르면 된다.”
기사라는 단어와 함께 떠오른 것은 꽤나 오래된 기억이었다. 한 110년? 120년 전쯤 황금기의 끝자락 이었으려나?
돈에 미쳐있던 빨간머리 왈가닥 소녀는 세월의 흔적이 만연한 노년의 태후가 되어있었고, 아무런 기반없이 조급해하던 나는 당 세대 최고의 권력을 가진 지인에게 빌붙었으며, 그녀는 나의 허황된 계획을 흔쾌히 믿어주고 지원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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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하이드. 뭔가 오해했구나? 나는 아직 너의 불확실한 [미래] 계획을 완전히 믿지는 않는단다.’
‘중요한 것은 널 도와주는 것으로 너를 나의 기사로 부려먹을 수 있다는 뜻이지. 지극히 현실적인, 이 순간 모든 계산이 정리되는 간단하고 합리적인 거래일 뿐이지. 자, 알았으면 가서 내 간식이나 가져오도록. 음? 몰랐니? 원래 근위기사는 황족의 자잘한 일을 도맡아 하는 경우가 많단다. 언제 어디서 암살시도가 일어날지 모르니 사소한 일도 그들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거든.’
‘알았으면 뛰거라. 검술 수련이 곧이니 서둘러야 할 것이야, 오호호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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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믿어줬나? 지금 보니 그냥 나를 자기 기사로 부려먹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그녀 덕분에 제국의 고명한 검술을 익힐 수 있었고, 제국의 그늘에서 신분을 숨기고 활동할 수 있었으며, 그나마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다 왔어요! 여기가 저희가 사는 곳이에요!”
“여기가?”
아무리 봐도 도시는커녕 사람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바위 앞. 내가 뭔가 말하려는 순간, 먼저 말을 걸었던 더벅머리 소년이 셔츠 안에서 목걸이를 꺼내들었다. 평범한 돌맹이 위에 뭔가가 잔뜩 새겨진 목걸이를 높이 치켜든 소년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뭔가를 계산하더니, 이내 목소리를 가다듬고 외쳤다.
“에…. 아르스, 바케!”
‘룬어? 마법?’
그그그그극- 쿵!
“오래 열어두면 안되니까 빨리 들어오세요!”
마정석을 사용하지 않는 순수한 마법결계. 그것도 비마법사가 키-아이템과 시동어 만으로 출입할 수 있는 수준의.
‘잠시 머무는 곳이 아니다. 철저하게 외부의 눈을 피해 숨어들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야.’
왜- 라는 의문도 잠시, 나는 문 너머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기척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쿨럭, 쿨럭! 이 녀석들…. 기어이 규칙을 어기고 밖으로 나가다니. 허락없이 결계석을 훔친 것도 모자라, 외부인에게 비처를 드러내다니….”
“하, 할아버지! 이분은 굉장한 기사님이-”
“변명은 되었다! 이미 일은 벌어졌고, 외부인이 보는 앞에서 문의 위치와 통과 방법이 다 드러나 버렸으니.”
호통을 쳐 아이들을 안으로 들여보낸 노인은 기침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기사라 하였소.”
“본의 아니게 봐선 안될 것을 보게 됐습니다만, 딱히 의도하진 않았습니다.”
“그것이야 당장은 알 수 없는 일이고. 내가 묻고싶은 것은 딱 하나 뿐이외다.”
“말씀하시죠.”
“….귀공도. 제국의 수도를 향하는 것이오. 다른 기사들처럼?”
처음 아이들이 물었던 것과 동일한 것을 묻는 노인.
“예.”
“망국에 묶인 서약 하나에 목숨을 걸다니…. 아니, 실언이었군. 애초에 그런 이들에게 붙는 이름이 기사였지.”
쿨럭 쿨럭, 커윽!
기침 끝에 피가래를 뱉어낸 노인은 우울함이 가득한 눈으로 나를 마주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구려.”
“그대또한 다른 이들처럼 수도에 만연한 저주에 물들게 될테니, 다른 이들과 함께 돌아오기 전에 처리할 수밖에!”
‘결국 이렇게 되나!’
파박!
넝마 같지만 한때 로브였을 옷을 보고 예상은 했다. 마법사, 그것도 상당한 수준의!
“정당방위입니다 이거!”
쐐애액!
검집째 휘두른 파산검이 노인의 마나가 모여드는 것보다 빠르게 노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안에 몇이나 더 있는지 모르니 절대 죽이면 안된다! 절대! 톡 쳐서 마법만 끊고 달려들어서 붙잡아야해!’
상대는 노쇠한데다 방금 내 눈앞에서 각혈한 노인. 달려드는 와중에도 실수로 죽여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태산이었지만-
“[여섯 능선 역풍]”
“윽!”
퍼어억!
그 잠깐의 망설임 동안 완성된 노인의 마법이 공격을 막아내었다.
모래를 때린 듯 둔한 손맛과 함께 노인의 눈앞에 멈춰선 검집. 그리고, 붙잡힌 검을 보며 품안에서 길다란 나무 지팡이를 꺼내는 마법사.
바람 마법.
나무 지팡이.
구멍, 다섯 개.
‘조졌다-!!!’
“오래된 제국의 검술이라. 또 명망 높은 제국의 귀족 하나가 황가의 빛에 홀린게로군.”
“제기랄! 꼬맹이들 수작에 넘어가는게 아닌데!”
키이이잉-!
바람 마법사의 지팡이가 다섯 개의 빛을 발하는 순간, 그대로 검을 놓고 망토 안에 손을 쑤셔넣었다.
“기사가 검을 놓다니! 수치스러운지고!”
“바람 마법사가 밀폐된 동굴에 살다니! 부끄러운 줄 아쇼!”
“크으윽, [북풍! 3월의 마지막 심술!]”
가까스로 거리를 벌렸지만, 이미 피부를 찌를 듯 짙은 마나가 사방에 모여있는 상황이었다.
뒤적뒤적뒤적뒤적!
‘공마석, 제발! 제발제발제발제발! 아공간 어디다 처박아 뒀었는-’
또록.
‘아?’
미친 듯이 아공간을 뒤지던 중, 손끝에 걸린 물건.
“그대의 불운을 탓하라! 젊은 기사여!”
“으아으으으! 제발 되라! 준 이유가 있겠지!”
실체화된 마나가 피부를 얼리는 감각에 손에 잡힌 그것을 지팡이를 향해 던졌다.
휘익-
몰아치는 5위계 마법의 강맹함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작고 볼품없는 구슬.
하지만 그 외견에 비할바 없는, 속이 빈 푸른 보석.
“이, 이것도 안에 들어있던 대마법사를 비워냈으니, 공마석이다!!!”
운명처럼 손 끝에 걸린 오트만의 유품은 몰아치는 북풍의 중심을 향해 던져졌고.
-톡!
“음?”
“어?”
아무런 저항도 없이 날아가 늙은 바람마법사의 머리에 부딪혔다.
“도, 도대체 내 마법에 무슨 술수를 부린 것이냐!”
효과가 없는게 아니었다.
푸른 보석이 노인의 마법과 마주한 순간, 아무런 저항 하나없이 그것을 모조리 빨아들이며 그대로 지나가버린 것이다.
….틱! 데구르르-
갑작스런 정적 속에 땅으로 떨어진 오트만의 보석 안에는 사라진 노인의 마법이 선명하게 휘몰아치고 있었다.
“….수계 마법. 흐름과 포용의 극한을 저런 작은 보석에 담다니…. 네놈, 보통 기사는 아니었구나.”
“저, 저도 저런 물건인지 처음 알았는데요.”
“….비범한 자인 만큼 더더욱 살려둘 수가 없구나! 네놈이 수도로 간다면, 반드시 살아남아 타락한 제국의 기사가 될테니!”
“서, 선생님! 잠시만요! 제 말좀-”
『오라! 바람이여!』
쿠화아악!
상상 이상의 효용에 경계심이 극한까지 치솟은 마법사는 수명을 쥐어짜듯 엄청난 마나를 쏟아내기 시작했고.
『견식하라! 고라 하우드의-』….. 쿨럭 쿨럭, 칵! 커헉!
슈우우우-….
풀썩!
“어, 어르신?”
진짜 수명을 쏟았는지 주문을 완성하지 못하고 피를 토하며 쓰러져버렸다.
“저기요.”
“쿨럭 쿨럭! 커헉!”
“저기, 선생님?”
“꺼흐으, 으으…. 쿨럭, 꺼어어어….”
만약을 대비해 오트만의 보석을 앞으로 들이밀고 다가갔지만, 노 마법사는 입에서 피거품을 게워내며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피를 게워내면서도 결계가 있는 바위를 향해 손을 뻗는 모습이, 마치 죽어서도 이 앞을 막겠다는 비장미마저 느껴지긴 하는데.
‘….이 양반을 어떡하지?’
내게 살의를 보인 상대를 굳이 살려두고싶진 않지만, 그냥 죽여버리기엔 저 바위 결계와 그 뒤에 담긴 사정이 너무나도 궁금했다.
구멍 다섯 개짜리 지팡이를 휘두르는 마법사가 왜 도시가 아닌 이런 곳에 숨어있는지, 애초에 도시가 남아있긴 한지, 도대체 제국 수도에서 뭔 일이 있길래 이 지랄발광을 하는 것인지.
아무리 봐도 절대로 알아야 될 것 같은 사실을 흘려댄 이 노인을 그냥 죽여버리긴 찜찜한 것.
다행히, 내겐 고민거리를 대폭 줄여줄만한 물건이 있었다.
“음. 마법 대책은 확실하니까, 깨어나서도 지랄하면 그때 죽여도 되겠지?”
오트만의 보석.
지금도 그 푸른 보석안에 노 마법사의 5위계 북풍을 담고 있는 말도 안 되는 마도구. 마법을 잘 알지 못하는 눈으로 봐도 붕푹 한 자락 담은 것으로는 티끌만큼의 영향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마법사에 대한 절대적인 대책이라.”
자연스레 딥 블루라인에서 만난 모 수계마법사가 떠올랐다. 이것을 그의 손에 쥐어준 오트만의 뜻과 함께.
….달칵.
자연스레, 보석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쿨럭 쿨럭! 카악! 켁! 꺼허어어어—-”
아 맞다, 이러다 죽겠군 이 양반.
“읏-차.”
결정을 내렸으니, 늦기전에 움직여야지.
대충 망토에서 포션 하나를 꺼내 노인의 입에 물려준 다음, 경련하는 노인을 들쳐 업었다.
결계석은 노인 목에도 걸려있고. 음, 이쯤이었나?
“아르스, 바케!”
….
“역시 명령어를 아는 것만으로는 안되나.”
더벅머리 소년과 똑같은 명령어로 소리쳤지만 앞을 가로막은 바위는 꿈쩍도 할 생각이 없어보였다.
당연히 이런 종류의 결계는 물리력 또한 일품이니 무작정 들이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음, 어쩔 수 없지.
똑똑똑-
“어린 친구들? 멋쟁이 기사 하이드에요~ 지금 문 앞에 있는 거 다 알고 있거든? 문 좀 열어주련?”
우리 아이들의 예쁜 마음을 조금 이용할 수밖에.
한껏 부드러워진 나의 목소리가 닿았는지 어딘가에서 히이익-! 하는 앳된 비명소리가 들렸다.역시 문 앞에 붙어서 엿듣고 있었군. 이상하게 한참 멀리서 들리는 것도 결계의 영향이겠지?
“다른 어른들은 어디있니? 파블로 아저씨라고 했던가?”
[이, 이 악당! 고라 할아버지를 놔줘!]“아아, 너희 마법사 할아버지? 지금 내 어깨 위에서 죽어가는 사람 말인가?”
[으으, 으아아아!]고라 할아버지라. 아까 이 양반이 쥐어 짜던게 자기 오리지널 스펠이었나보군. 고라 하우드. 이름이겠지?
“형은 나쁜 기사가 아니에요~ 할아버지랑 오해가 있어서 좀 다퉜는데, 너희도 알다시피 할아버지가 워낙 몸이 편찮으셔서 그만 쓰러져 버렸단다. 이런, 어떡하지? 곧 날도 저물고, 이대로 아무런 조치 없이 밖에 두면 할아버지는 그만 죽어버리고 말텐데~”
[아, 안돼!]“안 그래도 편찮으신 할아버지가 오해를 하고, 또 무리하게 해버린 건 나를 데려온 ‘카일’때문이 아닐까~ 싶지 않니? 카일, 고라 할아버지가 너 때문에 죽으면 많이 슬프겠지, 그렇지?”
[어흐흐, 하, 할아버지…. 어흐으흐흐!]어린 카일은 이미 마법사 노인이 죽기라도 한 것처럼 대성통곡을 하고있었다.
음, 미안. 애 한테 내가 좀 심했군. 나도 이유없이 공격당해서 그런지 신경이 좀 날카로워졌나.
이제 달래줘야겠다.
“카일. 기사의 명예를 걸고 맹세하건데, 나는 너희들을 해치러 온 사람이 아니란다.”
[지, 진짜요?]능글능글한 목소리가 진중하게 바뀌자, 안에서 훌쩍이던 목소리에 작은 기대가 어리는게 느껴졌다.
“그러엄. 나는 이래뵈도 신전 출신이란다? 한때 세상을 구한 광명의 품에서 나고 자란 신실한 기사지. 네가 나와 할아버지를 안으로 들여보내주면, 할아버지도 치료해드리고 너희 고민도 해결해줄게. 네가 말했잖니? 나는 네게 목숨을 빚졌다고.”
[훌쩍! 마, 맞아요. 목숨 빚….]“내가 그걸 갚을 수 있게 문을 열어주겠니? 카일?”
[윽, 으응…. 으흑!]드드득, 그그그그그극-
아, 열렸다.
방금 생각했는데, 지금 이 상황이 교수의 기억 속에서 본 동화와 아주 유사한 것 같았다.
뭐였더라. 문 열어달라고 속삭이는 늑대랑 순진한 양의 이야기 였는데.
“하, 할아버- 허어억!”
특히나, 속아넘어간 양들이 마주한 게 늑대인 것처럼.
커다란 바위문이 열리자 카일과 순진한 친구들이 마주한 것이 피를 토하는 할아버지와 그 할아버지가 토한 피가래에 범벅이 된 망토의 사내라는 점에서 말이야.
아무래도 우리 ‘카일’에겐 너무 버거운 광경이었나보다.
풀썩!
정면으로 마주한 순간, 그대로 기절해버린 것을 보면.
“손이 많이 가는 사람들이군.”
기절한 소년을 반대쪽 어깨에 번쩍 들쳐맨 나는, 닫히기 시작한 돌문 옆에서 벌벌 떨고있는 나머지 세 아이에게 친절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이제 알겠지? 모르는 사람이 문 열어달라고 하면…. 절대로 열어주면 안된다?”
“으,으읍! 으으으읍!”
끄덕끄덕끄덕끄덕!
아이들은 평생의 교훈을 얻은 것처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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