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456
Chapter. 21. 어나더 솔로 플레이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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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 차박 차박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그 위의 신전처럼 정갈했다. 자비교단 특유의 부드러운 장식과 둥근 세공은 적의가 없는 그들의 종교를 나타내는 듯 했으며, 재료가 된 장미석과 대리석은 횃불의 불빛에 비쳐 따듯한 느낌마저 주었다.
스릉-
그러니, 내가 이토록 긴장해 있는 이유는 어둠이나 음산함 때문이 아닐 것이다.
뭐라고 해야하나. 어둠이나 죽음, 사악함 같은 것들보다 근본적으로 사람을 떨게 하는 것.
『아아아- ……를 주….니- 사랑으로—』
“?!”
그래. 미지를 마주한 사람이 느끼는, 그러한 감정일 것이다.
자욱한 제향을 뚫고 넘어온 것은 노랫소리였다.
『사….을 나누사아아- 사알므으을 기프므로오오-』
‘자비의 성가인가. 왜 이렇게 지하에 모여있는거지.’
음습한, 사악한, 저 바깥의 공기처럼 저주받은 무언가를 예상했다. 내가 본 신전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제향을 피워대며 저주의 안개를 겨우 막아내고 있었으니, 이곳의 사제들이 저주에 물들어 미쳤다해도 그리 말이 안 되는 일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저 아래에서 느껴지는 것은 오로지 정순한 신성력뿐이었다. 저주에 물들어 무언가 꾸미는자가 있기에는 너무나도 정순하고 또 깨끗한 신성력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데 왜. 왜 이렇게 이상할 만큼 불안해지는 것일까.
달칵.
끼이이익-
두터운 나무문은 잠겨있지도 않았다.
『자아애로우운- 소늘따라아아—』
문틈 사이로 비치는 것은 환한 신성의 빛.
어딘가 기이한 성가대의 노랫소리.
그리고.
프후- 후우우-
프후- 후우우-
“나으이으…. 즈우…. 프후- 후우우- 께서—”
“이건 대체….”
바로 몇 시간 전에 들었던, 잊을 수 없는 숨소리.
신전 지하를 가득 채운 것은, 오전에 사용인 도시의 주택에서 봤던 저주에 변형된 인간이었다. 녹아내린 고깃덩이 같은 모습을 한, 가쁜 숨을 쉬는 저주의 원천.
“그 아이는 아직 배움이 부족한 것뿐입니다, 성도님.”
끝없이 성가(聖歌)를 부르는 고깃덩이 사이에서 주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노래하는 고깃덩이가 가득한 지하실, 그들의 중심에 세워진 허름한 나무의자에 등을 기댄 늙은 사제.
노쇠한 몸과 반개한 눈은 마치 나른한 오후와도 같은 평안함을 가지고 있었다.
“배움이…. 부족하다고?”
“애석하게도 몸이 불편한 이들이다 보니. 말을 배우는 것도, 찬양을 하는 것도 저들에겐 뼈를 깎는 시련과 같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마치 나를 타이르듯 말하는 주교. 그 말에 스며든 따스함이 검을 잡은 손에 더욱 힘을 더했다.
“여기 이 고깃덩이들을 전부 당신 손으로 만들어냈단 말인가?”.
“여신께서 말씀하시길, 너는 나의 손끝을 빌어 모든 아픔에 손을 내밀지니.”
“라투라. 부디 편협한 시선을 조금만 거둬주실 수는 없는지요.”
드르륵-
나무의자 끌리는 소리와 함께 일어난 주교는, 의자만큼이나 낡은 교전을 품에 안은 채 지하실 한 켠에 마련된 작은 신단을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성도님께서도 저 위의 신전과 그 안에 계신 성도님들의 상태를 보고 오셨지요. 그들이 괜찮아 보이셨습니까.”
“….”
“말이 없으신 걸 보니 성도님께서도 제가 보신 미래를 어렴풋이 보신 모양입니다.”
저벅. 저벅.
“수도 전체에 저주가 내린 지 3년이나 되었지요.”
턱-
“누대에 걸쳐 쌓여온 신성은 채 1년을 버티지 못했습니다. 기사단과 함께한 형제들은 사라져 소식이 없고. 이곳을 지키던 형제들은 하나 둘 죽어갔으며, 살아남은 형제들은 조금씩 스며드는 저주에 미쳐가고 있었지요.”
“….그래서?”
“하여, 부족하나마 이곳의 모든 형제 자매, 이곳에 의탁한 성도님들의 책임지는 자로서…. 저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주교는 제단에 교전을 내려놓았다. 그 다음 내게 한 번 눈길을 주고, 제단 옆에 들러붙은 고깃덩이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얘야. 아- 라고 해보렴. 아. 아아-.”
프후- 후우우- 프후- 후우우-
“후우우으으- 아, 아아- 아….”
“그래그래, 숨이 답답하지. 아우아- 해보렴.”
프후- 후우우-
“아우….아아아—-”
눈도, 귀도, 입도 없는 생물은 코가 닿을 듯 얼굴을 맞댄 주교를 따라 어색하게 숨구멍을 놀렸으며,
“라투라.”
“아우으- 아…”
“라투라.”
“ㄹ…아우…”
“형제여. 아직 떠나가지 않은 아이야. 기도하라. 라투라.”
“ㄹ…아….투으…. 라아아….”
끝내, 작은 기도를 무너져내린 몸에 담고 말았다.
“잘했다. 너무 잘해주었구나.”
“라….우으…. 푸흐- 르아아….”
주교는 기쁨의 눈물이 어린 눈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이것이 제가 찾은 답입니다. 하이드 성도님.”
“이, 이게 대체….”
“처음에는 속죄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신전에 몸을 의탁한 이들 중 형태를 잃고 저주의 원천이 된 이가 나왔을 때, 나의 부족함을 통감하며 저들과 함께 이곳 지하에서 생을 마감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넓은 지하감옥에 저 모습이 된 형제와 나만이 남았을 때, 저는 듣고 말았습니다.속죄의 기도와 가쁜 숨소리만 가득한 이 지하 신전에, 어느새 두 개의 기도소리가 맴돌고 있다는 것을.”
“이럴수가, 이럴수가! 신성한 자비여, 오오, 가장 자애로운 분의 손길이시여!”
늙은 주교의 목소리가 지하실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그것은, 깨달음이었습니다! 눈먼이가 마침내 자애로운 여신님의 처사를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너는 고통받는 모든 이에게 손을 내밀지어다! 너희는 나를 대신하는 자비의 손끝일 지니, 네가 길을 걸으면 내가 답을 내려줄 지어다!! 그것은, 그것은 여신께서 스러져가던 우리에게 내려주신 답이었습니다! 그 어떤 신탁보다 명확한 답! 유일한 길!”
후우웅-
주교가 손을 들어올리자, 성가를 부르던 고깃덩이에게서 신성이 흘러나와 그의 손 끝에 모였다.
‘맹목…. 저런 믿음에서도 신앙은 생성된다는 말인가.’
저주를 위해 생명력을 양산하기 위한 몸이, 신전의 지하에서 성가를 부르며 신성력을 양산하는 모습이라니.
동굴 결계에서 만난 하일라 사제와 달리 이곳 성직자들의 상태가 괜찮았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하일라 사제는 그녀 개인의 신성력을 쥐어짜 사람들을 보살폈지만, 이곳의 성직자들은 신전이 제공하는 신성력으로 사람들을 보살폈다.
보다 정확히는, 드넓은 신전 지하에 가득한 저주받은 성가대의 신성력을 이용하여 지금까지 신전을 지켜낸 것이다.
검을 잡은 손에 갈등이 어렸다.
‘사고를 하지 못하는 이에게 맹목이 깃들었다면, 그것은 신앙인가, 세뇌인가.’
‘주교는 저주에 허물어진 사람들을 구원한 것인가, 이용한 것인가.’
“이들은 저주의 원천 같은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의 욕망과 감정에서 벗어나 진정한 순수에 도달하게 된 형제님들일 뿐! 신의 손에 의해 가장 이상적으로 변화한 ‘순수체’인 것입니다! 가장 순수한, 가장 맹목적인 믿음! 진실로 신앙된 형태!”
“순수체. 그렇게 부르시는군요.”
“형제여. 의기높은 기사여. 부디 눈을 뜨십시오! 이것은 저 그릇된 황제에게서 비롯한 형태가 아닌, 신앙의 자손들을 구하기 위해 여신께서 내려주신 활로입니다!”
그리고, 노래하는 고깃덩이로 가득한 지하실 구석으로 눈을 돌린 순간 칼끝의 떨림이 멎었다.
“주교님.”
“예. 말씀하시지요. 하이드 성도님.”
“1년 전쯤에 신전의 신성력이 바닥났다 하셨으니, 여기 계신 ‘순수체’들은 그때 신전에 있던 민간인들이었겠군요.”
“자비는 스스로 떠나지 않는 자를 내치지 않습니다.”
“그들이 생산한 ‘신성력’ 덕분에 가까스로 저주의 안개를 밀어내고, 지금처럼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고.”
“그렇지요.”
“….그렇다면.”
스으윽-
“제가 찾던 흔적이, 왜 여기에 있는 겁니까.”
“….성도님.”
“아멜다는 아직 저렇게 될 정도로 저주에 물들지 않았을텐데요!”
검끝을 들어 가리킨 곳에는 ‘순수체’들 사이에 파묻힌 옷자락이 있었다. 주교를 따라간 아멜다가 입고있던 옷.
“그렇게 대단한 ‘순수체’니까, 여기 있는 모두를 저렇게 바꿔버릴 생각인 겁니까? 신전의 환자들은 조만간 저렇게 될 것이니, 밖에 아직 남아있는 사람들까지 잡아들여서?”
‘아멜다’라는 이름에 반응했는지, 그 옷 위에 뭉쳐있던 고깃덩이중 하나가 이쪽을 향해 몸을 기울였다. 안에 든 것과 달리 정갈한 지하 신전은 누군가 일부러 한 것처럼 한쪽 귀퉁이만 부서져 있었으며, 그 부서진 귀퉁이에서 흘러든 보랏빛 안개가 ‘아멜다’였던 고깃덩이 위로 내려앉고 있었다.
“저주의 원천으로 생명력을 빨아내는 것! 신성의 원천으로 신성력을 수집하는 것! 저 황제가 저들에게 한 짓과 네놈이 한 짓이 뭐가 달라!“
“….라투라.”
물기 어린 주교의 눈꺼풀이 조용히 들어올려졌다.
“성도께서는…. 여신의 뜻을 받아들이기엔 너무나도 눈이 어두우시군요. 모두 신전을 지키기 위한 일이거늘.”
“여신께서 사람을 이따위로 만들라고 가르쳤냐!”
“변한 것은 없습니다. 형태만 바뀌었을 뿐 그 생명도, 믿음도 그대로이지요. 자비는 누구의 손이든 마다하지 않습니다.”
“이 ‘순수체’가 신앙하는 것은…. 여신이 아니라 네놈이잖아!”
그렇지 않으면, 저들의 신성력이 주교의 손에 모여들지 않았을테니까.
주교는 족히 수만은 될법한 순수체의 ‘맹목’이 모여든 자신의 손끝을 보며 자애롭게 웃어보였다.
“제가 곧 여신의 종이니, 그 또한 문제 없지요.”
광륜과 함께 주교의 몸이 떠오르며 강맹한 신성의 기운이 지하실에 몰아쳤다.
“미쳤군.”
크게 치떠진 주교의 눈동자는, 저주의 안개보다 더 짙은 자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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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드 형제. 뭔가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소.”
“나세이라 형제여. 혹여, 주교님께서 어디로 가셨는지 못 보셨소.”
무언가 잘못되었다, 성기사 프라우크는 그런 기묘한 감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프라우크 형제. 최근 신전 밖을 너무 자주 돌아다닌 것이 아닌가 싶군.”
“주교님께선 우리보다 여신의 뜻에 더 가까운 분이니 그만큼 더 바쁘시겠지요.”
불안한 마음에 다른 형제 자매들에게도 물었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그의 신경이 예민함을 탓할 뿐이었다.
‘어쩌면. 내가 정말로 저주에 물들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지난 3년간 수도의 저주가 어떻게 사람을 바꾸는지 분명히 목도하였다. 강인한 의지와 단련된 영혼을 가진 기사도, 스스로의 세계를 세상에 내어놓는 마법사도 뒤틀려 미쳐가곤 하였다. 어쩌면, 그 또한 저 자색 안개에 홀려 불필요한 의심을 키워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으음….”
비록 주교님의 명으로 신전 외부로 나가는 일은 대부분 그가 도맡아 하고 있다지만. 강한 은총을 받은 이가 가장 험난한 곳에 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곳에서 가장 강한 성기사라 칭송받는 그가 가장 먼저 저주에 침습당하다니. 변명할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다.
“라투라. 자비여, 이 부족한 이를 이끄소서.”
프라우크는 믿음이 부족한 스스로를 책망하며 무릎을 꿇었다. 다른 신앙의 형제들처럼 굳건한 믿음이 돌아올 때까지, 이 자리에서 기도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그의 무릎이 바닥에 닿는 순간.
….쿵.
…-쿵.
“이건….”
아주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무언가 울리는 듯한 감각이 바닥에 닿은 무릎을 통해 전해지는 것이 아닌가.
“지하 신전인가.”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그도 알고 있었다. 지난 3년간 여러 가지 일로 죽거나 쇠약해진 이들의 유해를 염해둔 장소다. 신전을 지키던 도중 죽었던 사제와 성기사 들도, 너무 쇠약해져 저주체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없는 환자들도 더 늦기 전에 ‘자비’를 베풀어, 교단의 방식으로 장례를 치러둔 곳.
이 저주받은 땅에서 함부로 시신을 태우거나 묻으면 고스트, 언데드 등으로 거듭날 수 있기에 부득이 지하 신전에 유해를 모아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죽은 이도, 죽어가는 이도 없는 날에 왜 지하에서 저런 소란이.
“….”
근처에 느껴지는 이들 중 사라진 이는 없었다. 구해온 민간인과 함께 사라진 주교님을 제외하고는.
그러고 보면 수도에 저주가 퍼진 이후 지하 신전을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었다. 비록 교단의 방식으로 염을 했다지만 저주에 당한 유해가 가득한 곳이라 장례를 주도하는 주교님과 그분이 동행한 형제들 외에는 그 누구도 들어갈 수 없었지.
프라우크는 몸을 일으켜,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가 숨겨진 곳으로 향했다.
철컥.
“….델마. 하울드 형제.”
그가 입구가 숨겨진 판석을 향해 손을 뻗자, 성기사 둘이 그의 앞을 막아섰다.
“물러나시오, 프라우크 형제.”
“주교님은 저 안에 계시오.”
“그대는 불필요한 의심에 사로잡혀있소. 바깥의 안개에서 돌아온지 채 한 시간이 안되지 않았소?”
“내게 잘못이 있다면 추후 여신의 성상앞에 무릎꿇고 회개하도록 하겠소. 허나, 지금은 저 아래에 계신 주교님을 만나 봬야겠소.”
….철컹!
짧은 검과 방패. 그리고 단창이 그의 앞길을 막아섰다.
신앙의 형제들이, 그를 향해 무기를 뽑아들었다.
고작 신전 안에 위치한 지하 신전을 향하려 한다는 이유로.
그가 태어나 자라온 신전이거늘.
저주가 퍼지기 전에는, 몇 번이고 다녀왔던 곳이거늘.
그곳또한 신전의 일부일 텐데 어째서.
“우릴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오, 프라우크 형제.”
“형제여.”
“그대는 저주의 속삭임에 홀려있소!”
“형제여!”
“물러나시오! 그대가 우리 중 가장 강한 형제라 한들, 이런 식의 폭거는 용납될 수 없소!”
쿠-웅.
순간, 보다 선명한 울림이 바닥을 통해 퍼졌다.
형제들의 무기는 이제 그를 겨누고 있었다.
“….형제여.”
프라우크는 그의 메이스를 손에 쥐었다.
환상이기를. 형제들의 눈동자에 어린 자색 기운이, 저주에 홀린 그의 망상이기를 기도했건만.
“….여신의 손끝을 상하게 한 죄는 평생에 걸쳐 회개하리다.”
“우리 또한. 여신의 가장 부지런한 손끝을 상하게 할 테니.”
큰 싸움이 벌어질 상황에도 사제들은 그들 주변의 환자들을 챙기지 않았다.
오직 자신을 막는 것만을 사명처럼 여기는 모습.
신전 밖을 지키러 나가있는 이들을 제외하고 이곳에 남은 모두. 성기사 여덟, 사제 열 다섯 모두가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고작 지하 신전을 봐야겠다 말한 것으로.
먼저 떠난 이들의 유해밖에 없는 곳을 확인하겠다 말한 것으로.
그의 의심이 과한 것인가.
모두 저주가 만들어낸 환상인가.
아니면….
“….라투라, 엘-사미아.”
“라투라, 엘-사미아.”
“라투라, 엘-사미아.”
“라투라, 엘-사미아.”
같은 기도문을 입에 담은 이들이 격돌하였다.
고성과 기도, 금속과 신성이 마주하는 굉음속에.
자색 안개는, 그 모습을 희롱하듯 신전을 감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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