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47
Chapter.4 눈꺼풀(19)
***
타닥, 타다닥!
그날 밤, 교수는 토브룬의 북동쪽, 산업지구로 숨어들었다. 락샤샤와 나눈 계획에서 작전의 결행 시간은 새벽 1시. 지금부터 한 시간 가량 뒤였다.
산업지구라고 했지만 거창하게 공장 같은 게 늘어서 있는 곳은 아니었다. 그저 다닥다닥 붙은 허름한 집에 가내 수공업 수준의 공방이 죽 늘어서 있는 것뿐.
다양한 아티펙트로 유명한 토브룬의 이면이었다.
‘이런 작은 공방에서 주어진 도면에 따라 아티펙트의 주변기기를 만들고 그 안에 회로를 세기면, 마탑에서 납품을 받아 주문을 새겨넣고 마나석을 가공하여 완성하는 구조.’
언뜻 듣기에는 제법 균형 잡힌 분업인 것으로 보이지만, 공방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말도 안 되게 낮았다.
‘입에 겨우 풀칠할 정도만 주고, 그마저도 가공에 사용되는 마력을 인두의 사용료로 대부분 가져간다고 했지.’
굳이 이런 제반 지식이 없어도 암울한 거리의 분위기만 봐도 마탑의 하청을 받는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팍팍한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공방거리의 끝에, 교수가 목표로 하는 시설이 있었다.
우웅- 우웅-
다가갈수록 강하게 느껴지는, 머리털이 곤두서는듯한 감각.
‘제대로 찾아온 것 같군.’
토브룬 북동쪽 성벽에 거의 붙이다시피 지어진 낡은 목조 건물. 이번 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물건이 저 안에 잠들어있었다.
교수는 주변을 살피며 천천히 건물에 접근했다.
‘인구 밀집도가 높아 골목이 사람이 지나다니기 힘들 정도로 좁은 토브룬에 이런 텅 빈 공터라니.’
지금까지 빽빽하게 들어차 있던 공방거리의 건물들이 무색하게, 기이한 보랏빛이 새어 나오는 목조 건물 주변에는 그 어떤 건물 하나도 세워져 있지 않았다. 누가 저기서 살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저 주변을 피하게 된 것이다.
‘어디를 가나 혐오시설은 사람들이 꺼리는 법이니까.’
교수의 눈앞에 있는 건물, ‘공마석 저장소’도 그런 대표적인 혐오시설 중 하나였다.
***
공마석.
정식 명칭으로는 공허 마나석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어있지만, 결국 산업 폐기물이다.
토브룬에서는 저렴한 마법 물품을 많이 만드는 만큼 많이 사용하기도 한다. 락샤샤가 사용하던 차의 온도를 유지시켜주는 찻잔이라던가, 알아서 강을 왕복하는 작은 배라든가 하는 물건들은 모두 마탑에서 만든 물품이며, 하급, 최하급 마나석을 사용해서 움직인다.
문제는 그렇게 쓰고 남은 마나석, 그러니까 마나를 다 써버리고 텅빈 마나석이다.
마나는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모여드는 성질이 있다. 그런데 마나석처럼 마력을 담을 수 있는 매개를 인공적으로 텅 비워버리면?
자연적으로는 발생하지 않는 ‘마력 0’의 상태가 되며, 보라색 빛을 내뿜으며 주변의 마나를 강하게 밀어내는 이상한 돌이 되는데, 이것을 공마석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리고 토브룬에서는 하루에 100kg이 넘는 공마석이 쏟아져 나오지.’
마나는 생명력과 일맥상통하는 에너지다. 당연히 살아있는 사람도 자연적으로 어느 정도 가지고 있으며, 그래서 공마석 주변에 있으면 괜히 불쾌해지고, 쉽게 지치며, 노출 시간이 길어지면 시름시름 앓기도 한다. 그래서 공마석 저장소 근처에 집이 한 채도 없는 것이다. 아무리 먹고 사는 게 팍팍해도 죽을 자리로 기어들어갈 수는 없으니까.
여기 말고도 공마석 저장소가 두 개 정도 더 있는데, 락샤샤가 공마석이라는 단어에 눈살을 찌푸린 것도 그 때문이다. 공마석 저장소는 하나도 빠짐없이 빈민가에 있으니까. 토브룬의 빈민가에서 살거나 장사하는 사람이라면 공마석을 싫어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래도 이걸 마을 밖에다 설치하든가 해야지, 마탑 사람들도 참 너무하는군.’
공마석은 처리하기가 굉장히 까다로운 폐기물이다. 땅에 묻으면 주변 땅의 지기가 빠져나가 쓸모없는 땅으로 변하고, 물에 던지면 수질이 나빠진다.
그나마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장점이라면, 저렇게 잔뜩 모아두면 공마석의 마나 반발장에 밀려나던 마나들이 하나의 마석에 몰려들면서 가뭄에 콩 나듯 마나가 채워지며 생겨나는 마나석이 있다는 것 뿐.
저 공마석 저상소는, 그렇게 가끔씩 나오는 마나석을 회수하기 위한 시설이다. 저 시설을 굳이 도시안에 세운 이유도, 혹시나 회수되는 마나석을 시민들이 가져갈까 싶어서 감시가 가능한 곳에 세워둔 것이리라.
끼이익-
문을 열자 관리되지 않은 시설의 낡은 문이 비명을 지르며 얇은 나무 벽 안에 갇혀 있던 보라색 빛무리가 그 틈을 비집고 밖으로 나왔다.
우우웅-
[윽, 기분나빠.]교수도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 지독한 멀미에 시달리는 것처럼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
“그럴 수 밖에. 이만큼 공마석이 쌓여있으면 몸에 남아있던 잔존 마력 같은 건 벌써 저 멀리 빠져나갔을 테니까.”
그래서 공마석 저장소가 마나석을 생산하는 제법 중요한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도시 외곽에 있는 것이다.
수련을 통해 체내에 마나를 축적하는 기사들은 물론, 건강식품에 눈이 벌개진 노인처럼 수계 마나에 안 좋은 것이라면 치를 떠는 마법사들은 공마석 주변에 얼씬도 하려 하지 않는다. 나만 해도 내 마법 실력이 조금만 더 높았더라도 이 방법을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나는 정말 기연을 얻지 않는 한 속성으로 쌓는 방법이 없으니까.
새로 얻은 마나라는 감각이 사라지며, 팔이라도 한 짝 잃어버린 것처럼 허무한 느낌이 가슴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 허무함이 교수를 설레게 했다.
제대로 마법을 배우기 시작한 지 하루도 안 된 내가 이 정도인데, 마법에 평생을 바친 마법사들의 상실감은 어느 정도일까?
“그럼, 준비를 해볼까.”
교수는 인벤토리에서 도시에 들어올 때 입고있던 넝마를 꺼낸 다음, 그 자리에 락샤샤가 선물해준 옷을 집어넣었다.
‘상의는…. 굳이 입을 필요없겠지.’
지금부터 그가 하려는 일은 국가 단위의 불법행위다. 최대한 뮤트처럼 보이는게 좋겠지.
‘어이, 기생충.’
[응? 불렀냐?]‘어. 너, 저번에 내 몸 안에 있는 감염인자들을 자극할 수 있다고했지? 혹시 감염 인자가 얼굴 표면에 좀 몰리게 해줄 수 있냐?’
[얼굴을 감춘다…. 그럼 그렇게 번거로운 수단을 쓸 필요도 없지. 껍데기, 얼굴 가죽좀 찢어봐.]‘….뭐?’
[못 들었어? 겉에 피부만이라도 좋으니까 좀 넓게 상처를 내 보란 말이야. 내가 알아서 꾸며 줄테니까.]교수는 꺼림직 했지만 놈의 말을 들어주기로 했다. 최근들어 악몽을 꾸는 일도 없고, 기생충 녀석도 상당히 협조적이었으니까.
근처에 떨어진 공마석 조각으로 힘껏 얼굴을 긁자, 날카로운 파육음과 함께 얼굴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깊은 상처가 생겼다.
‘아으으윽! 됐냐!’
[어. 이정도면 충분하겠는데.]놈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달콤한 향기가 흘렀다. 상처를 비집고 나온 피가 꾸물거리며 얼굴을 뒤덮더니, 새로운 피부조직으로 얼굴을 뒤덮어버렸다.
[짠. 이렇게 하면 누가봐도 뮤트지롱.]교수는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더듬어보았다. 빈틈없이 울퉁불퉁한 살점으로 뒤덮힌 얼굴. 과연 누가봐도 뮤트 같은 얼굴이다.
‘음. 생각보다 괜찮은데? 고맙….다? 그런데 너 왜이렇게 요즘 내 말을 잘 들어주냐? 징그럽게?’
[징그러울 것 까지야. 그냥. 어차피 세들어 사는 입장에서, 집주인에게 좀 협조적으로 사는거지. 결국 네가 살아야 나도 사는거니까.]…. 모르겠다. 좋은 현상인 것은 분명한데, 아직 녀석을 완전히 믿을수 없어서.
“아무튼 얼굴은 됐고. 옷도 됐고. 마지막은, 역시 이거지.”
교수는 주머니에서 그의 얼굴만 한 가죽 주머니를 뒤집어 썼다. 미리 뚫어 놓은 눈과 입 부분의 구멍 덕분에 숨을 쉬고 앞을 보는데는 불편함이 없었다..
“강도질에는 역시 복면이지.”
[너 바보냐? 그거 뒤집어 쓸 거면 뭐하러 얼굴을 바꿨어?]‘모르면 가만히 있어 임마. 이건 전통이라고 전통.’
과거부터 전해 내려오던 유구한 전통. 자고로 커다란 기관을 테러하는 사람은 이런 걸 써줘야 하는 법이지! 안쪽의 얼굴은 어디까지나 전투중에 복면이 벗겨질 때를 대비해서다!
“흐흐흐흐…. 아이작, 기대하라고…..”
교수는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공마석을 향해 다가가며 음산한 웃음을 지었다.
***
피이이익- 펑!
교수가 저장소에서 공마석과 씨름하는 사이, 날카로운 소리가 밤의 정적을 가르고 울려퍼졌다.
‘신호다!’
계획대로라면 지금 당장 공마석을 자루에 가득 담아서 마탑으로 달려가야 한다. 그런데….
“이이익! 이거 왜 이렇게 안 떨어져!”
– 스피드 웨건 : 그러니까 공략 좀 꼼꼼히 읽어보라고 했잖. 공마석은 모아두면 자기들끼리 붙는 성질이 있음. 부피에 비해 질량도 상당한 편이라 저렇게 엉겨붙으면 깎아내기 전에는 옮길 수 없다고. 내가 알기론 공마석이 같은 부피의 쇠보다 무거울 껄?
“그런 건 진작 얘기해줬어야지!”
원래 계획이라는 게 항상 완벽하게 들어맞을 수는 없다. 그래서 어느 정도 틈을 두고 계획을 수정해나가면서 일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 ‘공마석을 들고 뛴다’는 부분은 수정이 불가능 했다. 이게 없으면 아예 계획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고!
교수의 손은 잔뜩 엉겨 붙은 공마석을 떼어내다 떨어진 손톱으로 피투성이가 되어있었다.
“으아아악! 제기랄! 좋아! 다 못 들고가면 딱 하나! 제일 큰 거 하나만 들고간다!”
[제일 큰 거?]“그래! 이거!”
콰악!
교수는 공마석 더미의 중심부, 아예 완전히 녹아 붙어 결정처럼 된 공마석 밑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 간장게이바 : 그게 어떻게 제일 큰 거야, 그냥 전부 다 들고간다는 소리지.
– Jokass : 들 수나 있음? 공마석 무게가 강철 정도만 돼도 저거 몇 톤은 가뿐히 넘어갈 텐데?
“어차피 못하면 이 작전은 나가리야!”
후우우우-
잠시 숨을 몰아쉰 교수는, 단숨에 전신에 힘을 주어 공마석을 잡아 당겼다.
뚜둑, 우두둑!
교수의 전신 근육이 터질 듯 부풀어 오르며 핏죽이 툭 불거져 나왔다. 그야말고 괴물과 같은 모습.
“크으읍! 으으으으으!!!”
– 간장게이바 : 야, 상식적으로 무리라니까! 그냥 들어 올리는 것도 아니고, 지들 끼리 녹아 붙어서 땅에 뿌리를 내린 공마석이야! 보통 그런 일은 크레인 같은걸 끌고 와서 하는 거라고!
“시끄러! 원래 파워 리프팅은 자기가 들 수 있는 무게가 아니라, 못 들어 올리는 무게를 뽑아 올리는 거라고!”
뚜드드득!
피싯! 피시싯!
과도하게 부풀어 오른 허벅지와 어깨 혈관이 터지며 피가 새어 나왔다. 동시에, 미동도 없던 공마석 덩어리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 홀리 : 어어, 저거….!
“크아아악!”
쩌적, 쩍!
한계 이상의 힘을 받은 공마석이 갈라지기 시작하였다. 교수가 잡은 부분에서 손가락이 파고 들어가며, 그 끝에 단단한 심 같은 것이 느껴졌다. 교수는 젖먹던 힘을 다하여 손가락이 파고든 부분을 손잡이 삼아 그 부분을 뽑아올렸다!
“우아아아악!”!
쩌엉-!
마침내, 공마석 덩어리가 깨어져 나가며 그 중심에 위치한 결정이 뽑혀져나왔다.
거대한 수정처럼 생긴 그것은 겉에 붙어있던 공마석을 다 털어냈다고 해도 교수의 몸에 세 배에 가까운 크기였다.
“후우, 후우! 흐히히히! 거봐! 되잖아! 안된다던 새끼들 다 나와!”
– 흥안만두 : Wow! Magic! 기적을 일으키는 힘!
– 간장게이바 : 저…. 마법사님? 세상에 의지를 투영한다는게 그런 식이었던 겁니까?
– Jokass : 물(리) 마법사의 각별한 뇌근육 매직.
쿠웅!
거대한 공마석 결정을 내려놓고 부서져 버린 팔 관절을 재생시키며, 교수는 저 멀리 푸른 마나에 휘감겨있는 마탑을 보고 있었다.
“원래는 안에 잠입해서 공마석을 잔뜩 뿌려줄 생각이었지만…. 이만큼 있으면 그럴 필요도 없겠지!”
쿠우웅-
저 멀리, 서문 부근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는 것이 보였다. 여유 부릴 시간이 없었다. 작전은 이미 진행중 이었으니까.
***
‘정말, 시작됐네요?’
작전 결행 3분 전.
락샤샤는 사전에 교수와 얘기한 대로, 마탑에 잠입해 있었다.
길드원들과 원거리에서 의사소통을 나눌 때 사용하는 발광 신호기가, 그녀의 품 안에서 다급하게 깜박였다.
‘[모두 제자리에 위치했고, 준비도 완벽하다.] 음~ 공들여 키운 보람은 있네요?’
락샤샤는 고심 끝에, 시민들의 눈을 이용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뮤트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가 된 지금, 놀랍게도 암시장에서는 살아있는 8급 뮤트가 판매되고 있었다. 최근 들어 늙은 귀족 사이에서 완벽하게 구운 뮤트의 고기는 감염위험이 없으며, 그것을 먹으면 뮤트의 생명력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기이한 유행 덕분에 암시장에 잡혀온 뮤트는 한 마리에 7만 실링이라는 터무니 없는 가격에 팔리고 있었으며, 락샤샤는 길드의 공금을 사용해 시장에 나와 있는 여섯 마리의 8급 뮤트를 모두 사들였다.
여섯 마리 정도면 충분했다. 어차피 목표는 토브룬 경비대와 기사단의 시선을 끄는 것이었으니까. 약속한 장소에서 미리 준비해둔 ‘디토네이션’ 스크롤로 폭발을 일으킨 다음, 소란에 놀라 뛰쳐나온 시민들 앞에 뮤트를 풀어놓으면….
띠딕, 띡 띠딕.
[그림자 3호로부터. 시민들이 혼란에 빠졌음.] [그림자 1호로부터. 준비된 바람잡이 셋, 투입.] [그림자 7호로부터. 영주성에서 기사단이 움직이는 것을 확인. 서문을 향하여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 [그림자 5호로부터. 바람잡이 둘, 투입. 혼란을 가중시키며 시민들을 도시 외곽으로 유도.]그녀의 길드원들은 애초에 전투가 아니라 이런 방향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훈련해뒀었다. 모든 대원이 작전에 따라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받으며, 기대하는 마음으로 다음 신호를 기다렸다.
‘서문으로 무장 병력이 몰려 마법사들만 남은 마탑에, 대량의 공마석을 쏟아부어 일시적으로 마나 진공상태를 만든다니. 정말 상상도 못 한 작전이에요?’
공마석. 모두가 기피하는 물질. 마법사들은 기피하고, 엄청나게 무거운 주제에 가공이 용이한 것도 아니라 쓰레기 취급받던 물건을, 그 남자는 세상에 다시 없을 귀물처럼 얘기하였다.
‘정말 재미있는 남자라니까…. 어머?’
쿵- 쿵-
지축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마법사들이 웅성거리며 마탑의 창문으로 달라붙기 시작했다. 계획에는 없던 소란.
‘이상하네요. 사전의 계획에는 조금 더, 조용한 방식으로 접근하기로 했는데?’
상황이 변한 것을 느낀 락샤샤는 은신을 유지한 상태로 마탑의 창문에 접근하였다.
“푸훕-!”
그리고 창문 밖을 본 그녀는, 은신중이라는 것도 잊은 채 기함을 내뱉고 말았다.
쿠웅- 쿠웅-
저 멀리서, 거대한 보랏빛 기둥이 도시의 밤을 집어삼키며 다가오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