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nd of the world, Cry Clear RAW novel - Chapter 83
Chapter.6 영광의 이름으로(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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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광채가 공동을 가득 채우다 못해 하늘을 꿰뚫을 듯 퍼져나가던 순간, 교수는 화들짝 놀라 악마의 심장에 틀어박힌 손을 회수하고 있었다.
[item : 넬피아의 빛 / 신성력 증폭 / 잔존 신성력이 모두 소모될 때까지 파괴 불가(374/4500) / 빛이 있는 곳에 두면 천천히 신성력 회복 / 잠김 / 잠김 / 잠김 ]“워메 씨부럴! 좆될뻔 했잖아!”
– 간장게이바 : 아깝다! 악마가 조금만 더 튼튼했더라면!
– takealook : 저게 여기서 또각! 하고 박살이 났어야 재밌는 건데.
– 공수래만수거 : 그런데 여기 사람들은 왜 이렇게 교수가 잘되는 꼴을 못 봐서 안달이 났음? 얘 정도면 겜도 잘하고 인성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 Jokass : 햐, 신입이 많이 늘어서 그런가, 이런 사람도 다 있네.
– 하이웨이나초맨 : 만수님, 그건 님이 처음부터 얘 하는걸 안 봐서 그럼. 이 정도는 교수 플레이에서 위기 축에도 못 들어요.
– 간장게이바 : 고롬고롬. 얘 내구도 90짜리 몸으로 에데오르나랑 다이까서 쫓아낸 용자 중에 용자임. 우리가 아무리 저주를 퍼붓고 절망의 구렁텅이에 집어넣어도 혓바닥 나불거리면서 잘 살아나올걸?
– 공수래만수거 : 90? 녹슬고 부러진 직검 내구도가 115인데? 그걸 어케함?
– 간장게이바 : 그걸 어떻게 비비더라고. 요즘 커뮤니티에 유명하잖아. 기적의 사나이, 미확인 히어로 수집가, 47구역의 혀, `professor`님. 햐, 새삼 감회가 새롭네. 47구역 대화방에서 교수가 자살하고 싶다고 징징거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하나의 캐러밴을 이끄는 수장에다가 랭커급 방송인에 월드 3의 희망이라고도 불리고 있으니.
– 무카바 : 지금도 봐. 아무 생각 없이 5위계 흑마법사, 그것도 악마 소환도 할 줄 알 정도로 짬이 높은 놈이 온갖 수고를 들여 준비를 마친 영역에 기어들어 가더니 성물로 배 빵 먹여서 죽여버렸잖음. 이제 우리가 알던 ‘걷기만 해도 과다출혈로 죽을 걱정을 하던’ 교수가 아니라니까? 랭커야 랭커.
– 노루Drug해요 : 다 필요 없고 저기서 성물이 박살 났으면 그대로 대륙 공적 확정이었는데! 그럼 대사막으로 냉큼 튀어서 아나야랑 알콩달콩 살 수 있었을텐데! 멍청한 빡대가리 새끼가 하늘이 주신 기회를 걷어차다니!
– 스피드 웨건 : 머리가 좋은 건 인정해야 함. 성물을 저런 식으로 쓸 생각은 어떻게 한 거임?
“아니, 나는 그냥 단단하고 신성력이 어린 무기이니까…”
– Jokass : 무기 아니라 성물이라고! 넬피아의 빛은 원래 목에 걸고 다니면서 저 가운데 구멍으로 홀리 레이(Holy ray)같은걸 뿌려대는 그런 물건이라니까?
“뭐 어때. 단단하고 딜 잘박히면 그게 무기지. 나라고 성물이 저렇게 급발진할 줄 알았겠냐?”
한 방에 90퍼센트에 가까운 신성력을 소모한 덕분에 악마의 사체는 부서지다 못해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중이었지만, 성물을 날려먹을뻔 했다는 사실에 내 멘탈도 가루가 되고말았다.
“어우, 진짜. 가는 길에 슬쩍 몸이나 풀고 가려고 했는데 5위계 흑마법사가 왜 튀어나오는 거야.”
투덜거리며 손에서 넬피아의 빛을 빼낸 교수는 목에 거는 줄 부분이 사라진 그것을 냉큼 인벤토리에 넣어버렸다. 빛이 있는 곳에서 신성력을 회복한다고 했지만, 이곳은 흑마법사가 타락시킨 영역. 괜히 광합성 시킨다고 쭐레쭐레 들고 다니다 아직 흑마법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에 닿아 또 빛을 뿜어내면? 그러다 진짜 신성력이 0이라도 된다면?
‘파괴 불가’라는 옵션은 이 성물이 물리법칙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신성력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의미했다. 아마 신성력이 0이 되는 순간, ‘파괴 가능’으로 변하는 게 아니라 그대로 파삭! 하고 부서질 것이 자명했다.
“으으음…. 용사행을 떠난 지 며칠 만에 교단에서 내려준 성물을 부숴먹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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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투라아아아!!!! 로 하라아아아아아아악! 아아악!! 으아아아악!!!’
‘우리는 어찌하여 저 악적을 놓아줬단 말인가! 성물이! 로 하람의 성물이이이이!!!!’
‘불찰이로다, 인세에 다시 없을 뼈 아픈 불찰!’
‘죽여야한다!’
‘가죽을 벗겨라!!!’
‘살점을 씹을지어다!’
‘라투라!’
‘라투라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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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만 해도 끔찍하군.”
신성력이 간당간당한 성물을 보고 있자니 머릿속에 피눈물을 흘리며 광전사처럼 메이스를 휘두르는 성기사들이 절로 떠올랐다. 으, 무서워라. 이건 그냥 인벤토리에 처박아뒀다가 곱게 반납하자.
“어어이- 대장! 괜찮소-!”
교수가 그렇게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던 순간, 저 위에서 보르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옆에 알드리치와 오트만의 얼굴도 보이는 게, 이 근처에 더는 위협이 될만한 것이 없는 것 같았다.
‘하긴. 악마의 육체도 갈아버릴 정도의 신성력이 폭발했는데. 일반 언데드들이 살아남았을 리가 없지.’
교수는 대충 위로 손을 흔들어 상황이 종료됐음을 알린 다음, 그대로 하얀 가루가 소복한 구덩이에 누워버렸다. 그 모습에 오트만이 구덩이 너머로 몸을 쑥 내밀며 소리쳤다.
“-이보게! 교수! 괜찮은가-!”
괜찮은가- 괜찮은가- 괜찮은가-
“예에에! 그냥 좀 힘이 없어서 그러니까! 좀 끌어 올려 주십쇼-!”
주십쇼- 주십쇼- 주십쇼-
텅 빈 공동에 메아리치며 울리는 목소리. 잠시 후, 근처 지면에서 물이 스며 나와 천천히 교수의 주변으로 흘러들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저걸 이용해 내 몸을 위로 끌어올릴 모양.
“음?”
그렇게 물이 차오르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악마의 뼛가루가 물살에 휩쓸려 사라진 자리에 뭔가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좀 리얼하긴해도 일단 내가 지금 있는 곳은 게임이고, 방금 겁나 커다란 악마를 죽였고, 그 시체에서 뭔가가 나왔다는 건-
“아이템!”
근처에 모여든 물이 교수의 몸을 들어 올리기 직전, 교수는 그 반짝이는 것을 잽싸게 주머니에 넣은 다음 작은 기둥처럼 솟아오른 물살을 타고 위로 향했다.
***
철푸덕!
“어이쿠, 좀 살살 좀 내려놓읍시다 영감님!”
“죄, 죄송합니다! 제가 아직 진정이 안돼서….”
“응? 아아, 다른 마법사님이셨구나.”
물을 타고 공동 밖으로 나오자 뒤에 남겨두고 왔던 마법사와 노툼이 합류해 있었다.
“노툼, 그쪽에는 별일 없었어?”
“그우어. 썩어 문드러진 동족을 봤다. 제법 많이. 힘들었다.”
역시. 노툼과 마법사들이 있는 쪽으로도 언데드들을 제법 보낸 모양이다. 언데드 트롤 다수. 상당한 전력이다. 아마 약해보이는 노툼일행을 생포하던가 해서 우리 쪽 약점으로 사용할 생각이었겠지.
“축축한 약골들, 재주가 좋다. 덕분에 편했다.”
“아,아닙니다! 노툼님이 아니었으면 저희는 다 죽었을 겁니다! 대형 언데드가 열 마리도 넘게 달려드는데, 노툼님이 정말 필사적으로 저희 앞을 막아주신 덕분에 주문을 완성할 시간을 벌었으니까요.”
“그우우. 축축한 인간. 착하다.”
마법사의 말에 흐뭇하게 그의 머리를 쓰다듬는 노툼. 마을에 들어오기 전과 비교도 안 되게 친해진 모습이다.
‘전장에서 서로의 목숨에 한 발씩 걸쳐놓고 싸워보면 금방 친해지니까. 나만 해도 오트만이랑 보르카, 알드리치가 훨씬 가깝게 느껴지거든?’
아참, 그러고보니 깜빡한 게 있었는데, 알드리치하니까 생각나네.
광폭화의 영향으로 힘이 다 빠진 교수는, 바닥에 누운 상태 그대로 옆으로 몸을 굴려 알드리치에게 다가갔다.
“알드리치.”
“뭐, 뭔가?”
공동 밖으로 나온 뒤로 계속 교수를 곁눈질로 살피고 있던 알드리치는, 갑자기 그의 옆으로 굴러온 교수에 화들짝 놀라며 답했다.
“혹시 여력이 좀 남아있습니까?”
“여력이라면, 흑마법 말인가?”
“예. 간단한 거로 좀 부탁할까 하는데.”
“글쎄, 잔여 마력이 그리 많지 않으니 주문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네만. 정확히 뭐가 필요하지?”
“초혼(招魂)술. 죽은 흑마법사 불러서 뭣 좀 물어보려고요.”
어쩌다 보니 ‘리치화에 실패해서, 미쳐날뛰는, 악마의 몸에 들어간, 흑마법사’ 라는 말하기도 힘든 괴물을 잡게 되었지만, 처음 이 마을에 들어올 때의 목표는 가벼운 예행연습 겸 정보수집이었다. 서부 전선에서 한창 쌓여가는 고급 시체를 가지고 언데드를 만들며 희희낙락해야 할 흑마법사가 왜 동부 깡촌에 처박혀서 취미생활이나 하고 있는지. 그걸 물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다들 피곤한 거야 알지만, 이런 주문은 대상이 죽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가장 쉽다고 들어서.”
“그야 그렇지. 초혼이라…. 그래. 그 정도는 가능하겠군.”
“그럼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대신 끝나고 자네를 좀 살펴봐도 되겠는가?”
“….예?”
알드리치의 눈이 마치, 긴 사막을 헤매다 물을 발견한 수계 마법사의 그것처럼 기이한 열망에 불타오르고 있었다.
“자네 목에 걸려있는 동안 넬이 분명히 봤다고 하더군. 한 사람의 몸에 두 영혼이, 그것도 꽤나 친근한 모습으로 협력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말이야.”
“넬? 그건 또 누굽니까?”
“내 나중에 전부 설명해주겠네! 그래서, 대답은?”
“음….예, 뭐. 안될 것 없죠.”
좀 눈빛이 심히 변태같긴 하지만…. 흑마법사도 마법사인걸 감안하면, 정상적인 반응이지. 알드리치는 영혼술사니까.
교수의 허락이 떨어지자 알드리치는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마나를 끌어모았다.
“흐음. 방금 죽어서 그런지 찾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은데…. 영혼이 좀 많이 조각나있군.”
“그럼… 대화가 어려운겁니까?”
“어느 정도는. 혼은 곧 기억이니까. 기다려봐. 조각난 영혼을 좀 그러모아 볼 테니. 원래 나 같은 영술사들은 이런 일에 거부감이 있는 편이지만….”
훅!
순간, 알드리치의 손위에 모인 어둠이 확! 하고 흩어지며 잔뜩 몸을 움츠린, 희끄무레한 곱추 노인의 형상이 나타났다.
“이놈은 고통을 받아 마땅한 영혼이니, 부담 없이 할 수 있겠군.”
“이제 물어보면 됩니까?”
“어허, 기다려 보라니까. 이것도 나름대로 절차가 있는 일이라.”
알드리치는 노툼이 가져온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전에 교수가 선물해준 더러운 커튼을 들어 햇빛을 가렸다.
“흑마법사가 살아있을 때는 그의 힘이 햇빛을 가리고 있었지만, 지금은 죽고 없으니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금방 흩어져버리고 말거든.”
과연, 그의 말대로 그림자 안에 들어온 흑마법사의 영혼이 눈에 띄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게 준비를 마친 알드리치는 크게 숨을 들이마신 뒤, 영혼과 대화를 시작했다.
“귀를 기울일지어다.”
스으윽-
알드리치의 명령과 함께, 노인의 영혼이 고개를 들었다.
“죄 많은 이의 영혼아, 나의 이름은 알드리치 콘웰, 천구에 새겨진 진명을 앞에 두고 묻나니, 네가 첫 숨을 뱉어내던 순간 세상이 너를 무엇이라 불렀는지 말할지어다.”
알드리치의 영혼을 관통하는듯한 목소리가 다시 한번 울리자, 나사가 하나 빠진 듯 부자연스럽게 움직이던 노인의 영혼이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울….만. 울만 폰 라스테아….]영혼의 말에 교수는 의외라는 얼굴로 말했다.
“귀족이었어? 아니, 뭔 귀족이 흑마법사같은걸 하고있냐.”
“나이가 제법 있어 보이니, 귀족 전쟁시절의 인물이겠지. 하나의 흑마법사는 하나의 비극을 의미하니. 자, 이제 그의 이름을 대면서 물어보면 전부 답해줄게야. 흑마법사한테 이름은 꽤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거든.”
“어… 방금 제 앞에서 그냥 본명 밝히지 않았습니까?”
“자네한테는 어차피 그냥 밝혀질 예정이었어. 넬이 자네와 자네 친구를 꽤 마음에 들어 했으니까.”
“어…. 도대체 그 넬이 누구길래.”
“계속 잡담이나 할 생각인가? 불안정한 영혼이라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데?”
음, 그럴 수야 없지.
알드리치의 핀잔에 우선 영혼의 앞으로 다가간 교수는 재빨리 질문을 입에 올렸다.
“울만 폰 라스테아. 흑마법사의 영혼. 맞지?”
[그렇다…. 위대한 흑마법사이자 저주와 사령의 대종사가 나를 칭하는….]“그래그래. 확실하게 본인이 맞는군. ”
“말하는 것도 그렇고, 5위계 주제에 한계 이상의 주문을 마구 남발하다 저 꼴이 난 것도 그렇고 허풍이 심한 친구였어.”
킬킬거리는 알드리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교수는 질문을 시작했다.
“좋아, 울만. 질문이다. 너는 5위계, 혹은 그 이상의 흑마법사이다. 뮤트와 로드릭의 전쟁이 한창인 지금, 왜 서부 전선이 아니라 이곳에 있었지? 뮤트와 따로 얘기를 나눈 것이 있나?”
흑마법사, 울만의 영혼은 교수의 질문을 잠시 곱씹어 보는 듯하더니, 이내 영혼을 한층 짙게 나타내며 얼굴을 찌푸렸다.
[뮤테이션 블러드는, 흑마법의 역사를. 통틀어 만들어진 피조물 중. 최고라 칭할만한, 걸작이다.]“그래. 너희 흑마법사들이 모여 뮤트를 창조해냈지. 그래서, 아직 그들을 너희가 움직이고 있나?”
화아악!
[처음에는. 퀸은, 고통에 약했다. 우린 놈이 성장하기를 바랐고, 그녀는 명령에 따라 수많은 실험체들을 흡수했다.]“울만, 그건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니다. 그래서 여왕이 지금 너희들의 말을-”
“쉬이이, 조바심 내지 말게. 저 영혼은 분명 자네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있으니. 그저 기억을 더듬어가고 있을 뿐이야.”
알드리치가 영혼을 다그치는 교수를 말리는 동안, 울만의 영혼은 느릿하게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퀸의 첫 번째 권속이 세상에 나온 뒤로, 놈들이 우리를 고깝게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여전히 퀸은 우리 말을 들었고, 놈들은 퀸의 말을 들었으니. 이변이 생긴 것은, 세 번째 권속. ‘샛별의 팔카투스’가 태어난 다음부터였다. 여왕의 권속은 모두 여왕에게 각별한 충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놈은 유별나게 심한 편이었다.]‘샛별의 팔카투스?’
– professor : 혹시 들어본 사람?
– 간장게이바 : 없음. 근데 어차피 여왕의 자식들은 몇 명 무조건 나오는 놈들 말고는 시드마다 조금씩 달랐잖아?
– 스피드 웨건 : 순서, 혹은 에데오르나가 수집한 히어로 유닛에 따라 다르지만 월드에 존재하는 히어로 유닛이 한정되어 있으니 결국 뭐가 나올지 확률에 달려있을 뿐, 아웃풋 테이블은 같은 거임. 아예 데이터에 없는 새로운 자식이 나타났다면 월드 데이터가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된, 그러니까 플레이어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을 확률이 높음.
– 무카바 : 커뮤니티에서 찾아왔음. 무조건 나오는 놈들이 에데오르나, 지그닐, 테르마키안, 독스, 바즈유르 이렇게 다섯 마리고, 시드에 따라 변동이 있는 놈들은 니그미, 아달루아, 욜, 투크…… 등 30 마리. 팔카투스는 한번도 등장한 적 없음.
‘그럼, 저게 내 플레이어 데이터에서 기반한 여왕의 권속이라는 소리네?’
그러고보니 투란에서 에데오르나가 내 피를 좀 빨아갔었지. 아마 두 번째 권속은 샬롯의 정보를 이용해 태어난 놈일 것이고. 세 번째, 팔카투스가 내 정보를 이용해 만들어진 놈일 것이다.
“팔카투스. 놈이 뭘 어떻게 했길래 이변이 일어난 것이지?”
교수의 질문에, 흑마법사의 영혼은 색이 변할 정도로 짙은 감정을 내비쳐 보였다.
[그 사악하고, 더럽고, 교활하고,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벌레 같은 권속이! 우리 흑마법사 전부를 속였다! 달콤한 말로 고위 흑마법사들을 꼬드겨 편을 가르고, 분열시키고! 그 틈을 타 흑마법사들이 보관하고있던 여왕의 심장을 탈취한 것이다!]“이것 참…. 놀라운 정보로구만. 음? 교수, 자네 표정이 왜 그러나?”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누가 똥이라도 퍼먹인 것 같은 표정인데?”
“….쯧.”
나한테 욕하는 건 아닌데, 묘하게 기분이 더럽네? 흑마법사 자식, 곱게 죽이지 말고 자근자근 다져버릴걸.
얼굴도 모르는 뮤트의 권속이지만, 팔카투스가 욕먹는 것을 듣고 있노라니 괜히 찔리는 부분이 있는 교수였다.
***